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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5일 10시 43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1877 7 2 독일 남부 시인의 고장 슈바벤 주의 뷔르템베르크 소재 소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선교사이던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와 어머니 마리 군데르트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남편을 잃고 아버지의 제자로 있던 요하네스 헤세와 32세에 재혼하였는데, 당시 어머니가 5 연상이었다. 요하네스 헤세는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선교사였고, 외삼촌 빌헴름 군데르트는 일본에서 활동한 교육가로 불교연구의 권위자였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헤세는 동양사상에 관심을 가질 있었고, 어머니와 새아버지 사이에 누이 아델레, 동생 파울, 게르트루트, 마리, 한스가 있다. 1881년에 가족들과 함꼐 바젤로 이사했고, 83년에는 아버지가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고, 헤세가 아홉살 되던 해에 다시 칼프로 돌아갔다. 서로 다른 국적으로 구성된 가족의 결합으로 그에게는 다른 나라의 문화적 차이라는 성장의 경험을 있었다.

     

    1889년까지 실업학교에 다녔다. 1890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녔으며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 신학자를 위한 관문을 통과했다. 이를 위해 아버지는 뷔르템베르크 국적을 얻었다. 14세인 1891년에 개신교 신학교이자 수도원인 마울브론 기숙신학교에 입학했지만, 부적응과 신경쇠약증이 발병하여 입한 다음 해에 도망쳐 나왔다. 당시 그는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는' 이유로 중퇴했다. 6월에는 짝사랑으로 인해 자살기도를 하고 정신요양원 생활까지 한다. 11월에 칸슈타트 김나지움에 입학하고, 이때 신학교에서의 경험은 이후 헤서의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 속에서 비판적으로 묘사되었다. 1893년에 다시 학업을 중단한 시계부품공장 견습공이 된다. 2년간 일하며 방황을 헤세는 튀빙겐에서 서점 점원으로, 바젤에서는 골동품 가게 직원으로 일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하고, 비로소 안정을 찾을 있게 되었다. 1899년에 <낭만의 노래> 시집을 발표한다. 산문집 < 밤중의 한시간> 발간하고 가을에는 바젤의 서점으로 옮기게 된다. 1901 이탈리아 여행을 첨으로 떠나고, 다음해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후 1904년에 <페터 카멘친트(향수)> 통해 독일어권에서 유명 작가로 발돋음 하게 되고, 성공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1 세계대전 당시 반전주의적인 태도로 극우파의 애국주의에 반대했다가 독일에서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는 당시 지식인들이 전쟁을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전쟁을 지지하고 다른 민족에 대한 미움을 부추기기까지 하는 극우성을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헤서는 식민지로 전락한 아시아를 보며 환멸을 느꼈지만, 1911 아시아 여행 경험으로 사해동포주의를 느끼게 되고, 이것이 애국주의를 반대하는 집필의 배경이 되었다. 이때 나온 작품이 바로 <데미안>이다. 1923 헤세도 스위스 국적을 취득했다. 2 세계 대전 당시, 헤세의 작품은 나치의 탄압으로 종이가 배달되지 않아 인쇄되지 못했다. 1946 <유리알 유희>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에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상을 수상, 1955년에는 독일 서점의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에게 영향을 서양철학자는 플라톤, 스피노자, 쇼펜하우어와 니체, 그리고 역사가 야곱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철학가들의 영향력은 훗날 인도와 중국철학의 영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음악과 미술을 좋아했으며, 그의 작품 곳곳에서 예술적인 감각들을 찾아볼 있다.

     

    <헤세 문학의 특징>

    헤세의 작품에서 등장 인물의 모델은 주로 본인이나 자기 인생에서 인상 깊게 경험한 인물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는 인간적인 냄새가 난다. 원초적 인간본능이라 있는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자연을 향한 동경, 자유를 꿈꾸는 인간 해방의 가치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 현대문명이 자연과 유리되면서 대중은 외톨이로 전락했고, 인간소외는 강화되었고, 우울증은 깊어지고 있다. 섬세한 심리의 소유자로서 일찍이 정신병적 고통을 경험하는 그는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 음악, 그림 등을 통해 자연과 사회에 화합하는 삶의 길을 모색했다. 이런 그의 경험과 심리과정은 오늘날 정신적 외로움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영감과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그가 추구했던 것은 인간 내부에 공존하는 양면성을 발견하고, 존재를 인정하면서 통일과 조화를 꾀하는 것이다. 낮과 , 남자와 여자, 선과 , 이성과 감성, 신성과 마성 자연과 인간내면 세계의 양면성을 관찰하고 그것들의 어울림을 꿈꿨다. 이질적 대립을 통해 양자가 맞서는 긴장을 아름다운 형태로 지향함으로써 보다 높은 통일을 추구한 것이다. <데미안>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어둠과 밝음의 세계를 하나로 통일하기 위한 싸움이었다. <로스할데> 남성과 여성, 속박과 자유, 시민성과 예술성이 끝없는 대립상태로 이어지면서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을 그렸다. <크놀프>-떠돌이 인생 이야기- 인간의 사회적 정주본능과 인간의 원초적 방랑본능의 대립을 통해 인간적 삶의 길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지와 사랑(나르치스와 골트문트)>에서도 신학교라는 지성적 세계에 속했던 골드문트가 항상 지성적 인물 나르치스를 그리워하면서도 자유와 감성의 세계를 탐구하고픈 열망으로 끝없이 방랑하였다. 감성의 힘으로 미술과 조각등을 통해 예술적 세계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처럼 헤세는 안정된 기성의 세계에서 부자유와 억압을 느꼈다. 그리고 세계에서 끝없이 인간해방을 탐구하는 원초적 인간 감성을 향한 그리움과 인간성 복원을 추구했다.

     

    <About 데미안>

    에밀 싱크레어는 독심술에 빠져 인간의 영혼에 대해 회의를 품고 방황하는 소년이다. 작품은 저자의 유년시절을 그린 자전적 소설이다. 그의 고향 슈바벤을 배경으로 당시의 절망을 절실하게 묘사했고, 엄격한 교육제도 아래서 희생되는 학생들의 창조적 개성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1 세계 대전이 끝난 헤세는 재출발을 다짐하며 작품을 발표했으며, 당시에 '싱클레어'라는 익명을 사용했다. 싱클레어라는 이름은 헤세와 동향인인 광기의 천재시인 휠더린의 친구로 독일에서 공부한 스코틀랜드계의 작가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데미안'이란 이름은 악령에 붙잡힌 것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마력을 지닌 데미안의 인도로 소년 싱클레어는 운명을 개척하고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을 가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그리스도교의 신을 비롯해 기성의 다양한 것들, 특히 혼을 잃은 유럽 문화에 비판적일 밖에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데미안' 유럽문화가 거듭나기 위한 과정의 진통이라고 있다. 자기를 발견하고 자기를 구축해 가는 과정인 작품 속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내부의 상반된 세계 속에서 괴로워하며 상반된 개의 혼이 위태로운 방황을 한다. 데미안으로부터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라는 메시지를 받고 자기 인식의 눈을 뜨게 된다. 내면에 울려 퍼지는 운명의 목소리에 드디어 눈을 뜨게 것이다. 여기서 아프락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술 부리는 악마의 이름이다.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관례를 지닌 일종의 신이라고 생각할 있다.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포괄하는 신은 끊임없이 변화와 자연의 반항 속에서 창조적이고 지속적인 세계원칙으로서 군림하는 전우주적 존재로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하는 상징적 신을 의미한다. 또한 어려서부터 시를 좋아했던 헤세가 학생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나 교사, 교육에 대한 비판적인 모습도 조금 보인다.

     

    <헤세의 연보>

    • 1883년 아버지가 스위스 국적을 얻음.

     

    hesse.jpg

     

    헤르만 헤세를 만났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중학생 책을 읽었다면,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책으로 때부터 뭔가 변할 있었을까? 하지만 그냥 술술술 읽고는 ! 구석 어딘가에 던져 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최근 '' 찾는 과정에 있다고 인지하게 후에 읽어서 그런지, 헤세의 글을 읽는 내내 감동의 도가니였다. 싱클레어가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마치 이야기 같았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배울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던 덕분에 헤세는 일찍 이런 깨달음을 얻을 있었던 것일까? 문득, 다른 이들처럼 평범에서 비범으로 가게 결정적 계기가 그에게는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졌다. 나도 헤세의 <데미안> 같은 책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렇게 쉽게 읽히지만, 깊고 깊은 의미가 담긴 책을 쓰고 싶다.

     

    <참고자료>

    1. http://ko.wikipedia.org/wiki/%ED%97%A4%EB%A5%B4%EB%A7%8C_%ED%97%A4%EC%84%B8

    1. http://user.chol.com/~moon2923/H.%20Hesse.htm

    2. http://www.nobelprize.org/nobel_prizes/literature/laureates/1946/hesse-autobio.html

     

    1. 내가 저자라면

    작품 소개 부분에서 책의 컨셉 혹은 구성에 도움이 팁들을 많이 얻을 있었다.

    • 자아의 삶을 추구하는 젊음의 통과의례 기록이다

    • 책의 모토는 <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 바로 그것을 바로 살아 보려고 했다.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 모토를 앞세운 짧은 철학적 성찰로 책은 시작한다. 그래서 헤세는 < 사람,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이며 누구나 나름으로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 <나를 찾아가는 > 인식의 단계는 바로 '기존 규범으로부터의 떠남' 이다. : 에밀 싱클레어는 자신을 둘러싼 낡은 규범들의 속박에 괴로워하고 점검한다. 하지만 속박들은 유년의 맑고 밝은 세계와 그를 나누는 것들이며, 나를 찾아가는 길에 투쟁하여 스스로 벗어나야 하는 것들이다.

    • 그러다가 구도자인 '데미안' '에바부인' 만나게 된다. 이들을 만나 세상을 다르게 있음을 알게 된다.

    • 압락사스를 찾아 떠나는 모험이 시작된다. 그리고 압락사스가 결국 그를 둘러싼 주변 곳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 마침내 데미안과 에바부인에게서 모습을 보았고 그가 목표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서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전쟁은 새로운 창조의 위업을 완수하기 위한 장소다. 그리고 그곳에서 데미안과 마지막으로 만나며, 에바부인을 대신해, 구도자를 대표하는 데미안과 마지막 입맞춤을 한다.

    • 데미안이 사라진 , 젊음이 고통스럽게 찾아낸 자아의 소중함을 '데미안' 신처럼 드높임으로써 표현하며 끝을 맺는다.

     

    1.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 서문 :::

    그리고 내게는 이야기가, 어떤 작가에게든 그의 이야기가 중요한 이상으로 중요하다.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P7

    헤세가 자전적 소설을 많이 작가임이 좋다. 그가 작품을 대부분 주변이들을 등장인물로 등장시켰다는데. 나도 표현력이 많이 풍부하면 헤세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

     

    아무튼 현실적으로 살아 있는 인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혼미해져 버렸다.

    그런 사람 사람은 그저 자신일 뿐만 아니라 일회적이고, 아주 특별하고, 어떤 경우에도 중요하며 주목할만한 존재이다. 세계의 여러 현상이 그곳에서 오직 한번 서로 교차되며, 다시 반복되는 일은 없는 하나의 점인 것이다.

     

    사람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느끼기는 한다. 그리고 느끼는 만큼 수월하게 죽어간다. 나도 이야기를 쓰고 나면 좀더 수월하게 죽게 것이다.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는 구도자였으며, 아직도 그렇다. P8

    구도자. 말이 좋다. 나도 이런 삶을 살고 싶다. 구도자의

     

    이야기는 유쾌하지 않다. 꾸며낸 이야기들처럼 달콤하거나 조화롭지 않다. 무의미한 혼란, 착란과 꿈의 맛이 난다.

    사람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부분도 좋았따. 꾸며낸 얘기처럼 달콤하거나 조화롭지 않다는 . 운명이란 느닷없이 다가오기 때문이겠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있는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P9

     

    세계

    그리고 모든 다른 것들, 소란하고 요란한 , 음침하고 폭력적인 것이 존재하며 그래도 그런 것들로부터 걸음이면 어머니한테로 피신할 있다는 것도 경이로웠다. P12

     

    인생에서의 목표가, 우리 아버지 어머니처럼 되는 , 그렇게 밝고 맑게, 그렇게 뛰어나고 단정하게 되는 것임을 나도 때로는 알았다. 그러나 거기까지 이르는 길은 멀었다.

    '멀었다' 부모님처럼 사는 . 사실 단어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라는 의미로 들린다.

    길은 자꾸자꾸 하나의 어두운 세계 옆을 지나거나 세계를 꿰뚫으며 이어져서 세계에 머무르고 안에서 가라앉아버리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P13

     

    악과의 접촉이 자주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럽던, 어두운 세계에 훨씬 가까이 있던 나와는 같지 않았다.

    누이들과 다투었어도, 나중에 자신의 양심 앞에서 보면 자신이 나쁜 사람, 용서를 빌어야 할 원흉이었다. P14

     

    그들 하나로 나는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P15

     

    친구는 처음부터 나와는 거리를 두었고 크로머편이라고 공언한 터라 나는 그들 속의 이방인이어서, 옷차림이며 태도가 그애들에게 거슬리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P16

     

    순간 나는 이상 내일의 공포를 느낀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나의 길이 이제 점점 비탈로, 암흑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무서운 확신을 느꼈다. P25

     

    여기까지 이야기한 모든 체험에서는 순간이 중요한 순간이다.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칼자국이었다.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기둥에 그어진 칼자국이었다. 26

     

    나의 세계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나의 삶이 과거가 되며 나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나는 얼어붙는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처음으로 나는 죽음을 맛보았다. 죽음은 쓴맛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탄생이니까, 두려운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니까. P27

    밝은 인생과 어두운 인생의 경계를 느끼게 번째 순간이다. 그의 밝은 세계의 죽음과 동시에 새로운 세계인 어두운 세계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래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그러나 나는 이미 자주 그랬던 만큼 단지 조금 몸이 아플 뿐이었고, 정도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P29

      어두운 세계를 살다보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 생각이 든다. 어떤 이에게는  번정도로 끝나고, 어떤 이에게는 지속적으로 찾아온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정말 죽어버린다.

     

    양말바람으로 살금살금 어머니 방으로 들어가 어머니 책상에서 저금통을 집어 들었을 때는 기분이 나빴다. 그러나 어제 일처럼 나쁘지는 않았다. P30

     

    멋진 옷을 입고 있고, 나보다는 점심으로 뭔가 좋은 걸 먹겠지. P32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가 갑자기 다시 들린다면, 오늘일지라도 나는 놀라리라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자주 소리를 들었으며 지금도 소리가 자꾸 들리는 같다. 나를 예속시킨, 이제 나의 운명이 되어버린 휘파람 소리가 뚫고 들어가지 않는 장소도, 놀이도, 일도 생각도 없었다.

      트라우마.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에 대한 싱클레어의 트라우마가 생겼다.

     

    나는 얼마만큼은 나보다 어린, 아직 선하고 자유롭고 죄없고 안정감 있는 소년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가운데로, 예상하고 있음에도 놀라게 하는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가 어딘가로부터 울려와, 줄을 끊었고, 상상들을 짓부수었다. 그러면 나는 가야했다. 나쁘고 추한 곳들로 나의 고문자를 따라가야 했다. P33

    숨막히는 순간이다. 절대 다시 떠올리고 싶은 순간일 것이다.

     

    시절 상태는 일종의 착란이었다. 우리 집안의 정돈된 평화의 가운데에서 나는 소심하게, 그리고 고통 받으며 유령처럼 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활에 관여하지 않았다. 잠깐이라도 자신을 잊는 일은 드물었다. 자주 흥분하여 해명을 요구하시는 아버지에게는 마음을 닫고 냉정했다. P35

    '착란'이라는 단어가 아주 마음에 든다. 주변이들은 누구도 나와 같지 않다. 그들은 과거와 다름없이, 변화없이 그렇게 각자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변했다. 그래서 혼자만 힘들다. 이런 나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다른 이들의 삶에 관여할 여유가 없고, 내게 주어진 상황과 스스로를 생각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카인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쪽에서 왔다.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의 안으로 들어왔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 P36

     

    우리가 배우는 대부분의 것들은 분명 완전 진실이고 올바른 것이지만, 그것들 모두를 선생님들이 보시는 것과는 다르게 수도 있어. 그러면 대체로 훨씬 나은 뜻을 갖게 되지. P39

     

    <사람들> 언제나 자기들한테 편하고 자기들이 옳다고 하는 것을 원하지. P40

     

    하나가 우물 안에 던져졌고, 우물은 나의 젊은 영혼이었던 것이다. P44

      하나, 데미안을 만난 것일까?

     

    어쨌든 크로머에 대한 나의 나쁜 관계는 나름대로 진행되었고, 내가 작은 도둑질들을 해서 그애에게 빚진 돈을 마침내 갚고 났을 때도 끝나지 않았다. 끝날 없었다. 애는 내가 저지른 도둑질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어디서 돈이 나오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어느 때보다 단단히 그애 손아귀에 들어 있었다.

    여기에서 '크로머'라는 캐릭터가 바로 싱클레어가 벗어나야 하는 '기존규범, 속박' 등이다.

     

    위에 어떤 숙명이 드리워져 있고 그것을 깨뜨리려는 시도는 소용없는 일 같았다. P47

     

    매우 아끼면서도 나를 끊임없이 비참하게 만들었던 그들의 태도 속에서, 내가 일종의 신들린 사람이라는 , 자신의 상태로 하여 비난당하기보다는 탄식을 받아야 사람, 그러나 속에 바로 악이 둥지를 틀고 앉은 사람이라는 것이 똑똑하게 드러난 것이다.

    너무 공감 된다. '매우 아끼면서도 나를 끊임없이 비참하게 만들었던 그들' = 주변의 누군가가 번뜩! 떠올랐다.

     

    자신의 감정들의 부분을 생각 속에서 수정하기를 익힌 어른은,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생각을 잘못 측정하고, 이런 체험들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에서 당시처럼 깊게 체험했으며 괴로워했던 때도 드물다. P48

     

    무언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여 나를 놀라게 하고, 나에게 굴욕을 주고 다음에는 서서히 자기와 협상하게 했다. P49

    !!! 우리 엄마가 맨날 내게 하는 건데.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고. (굴욕은 모르겠지만) 서서히가 아니라 '어쩔 없이' 협상하게 만든다. 이것도 내가 집을 벗어나고 싶은 이유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을 지배할 힘을 내주었다는 것에서 비롯하는 거야. P52

     

    그러나 이제 나는 고해를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낯선 사람한테다. 그리고 구원의 예감이 짙은 향기처럼 내게로 풍겨왔다. P57

    내게 구원의 예감을 사람. 바로 사부님인듯.

     

    나의 조력자이자 구원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빨리 잊어버리려 했다는 것도 이제는 이해하겠다. 손상당한 영혼의 모든 충동과 힘을 쏟아 나는 내게 내렸던 저주의 고해로부터, 크로머에의 무서운 예속에서부터 도망쳐 돌아왔던 것이다.

     

    고해를 것이다. 어머니에게로 가서, 자물쇠가 망가지고 대신 장난감 돈으로 채워진 저금통을 보여드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의 죄로 하여 사악한 자에 묶여 있었던가를 이야기해 드렸다.

     

    어머니는 나를 아버지께로 데려가셨고, 이야이기는 되풀이되었으며 질문과 놀람의 탄성이 터져 나왔고, 부모님 분은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마음의 짓눌림을 떨치고 안도의 숨을 내쉬셨다. 모든 것이 근사했다. 모든 것이 이야기 같았다. 모든 것이 놀랍도록 순조롭게 풀렸다.

     

    그럼에도 그걸로 모든 일이 해결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내가 데미안을 잊은 이유가 진정으로 해명될 있다. 그에게 나는 고해를 했어야 했다! 그랬었더라면 고해가 집에서처럼 화려하고 감동적이진 않았을 테지만 결과는 나에게 보다 유익했을 것이다. P61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허용된 밝은 세계에서는 숨기고 은폐해야 하는 하나의 원시적 충동이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해야만 했던 시절이 왔다. P65

    숨기고 은폐해야 하는 하나의 원시적 충동을 발견한 시절이 내게는 요즘인 같다. '행복하지 않다' 나의 삶을 은폐하며 살아왔음을 깨달은 순간.

     

    자신을 다스리고, 나의 길을 찾아내는 것은 자신의 일이었던 것이다.

     

    자기 삶의 요구가 가장 혹심하게 주변 세계와 갈등에 빠지는 , 앞을 향하는 길이 가장 혹독하게 투쟁으로 쟁취되어야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운명인 죽음과 새로운 탄생을 경험한다. 삶에서 오로지 , 유년이 삭아가며 서서히 와해될 , 우리의 사랑을 얻었던 모든 것이 우리를 떠나가려고 하고 우리가 갑자기 고독과 우주의 치명적인 추위에 에워싸여 있음을 느낄 경험하는 것이다. p66

    고독과 우주의 치명적인 추위라니…

     

    다음에는 이따금씩, 그의 다정함 속에 냉소와 묘한 비난의 섬세한 울림이 섞여 있는 것같이 보였다. 그렇지만 그것은 상상이었을 수도 있다. p67

     

    그는 좋은 학생이었지만 누구의 마음에 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P68

     

    언제나 물어야 , 언제나 의심해야 하구.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 자기가 필요로 하는 , 자기가 가져야만 하는 , 그것만 찾는거야.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믿을 없는 일도 이루어지는 거지. 그는 자기 외에는 다른 동물은 갖지 못한 마법의 6감을 개발하는 거야! P76

     

    십자가 수난 이야기는 자신이 집처럼 편안히 확신해도 된다고 믿었었는데 지금 비로소, 얼마나 개성 없이, 얼마나 상상력과 환상 없이 내가 그것들을 듣고 읽었었는지 알았다. P82

    부분을 보니 중학생 책을 읽었어도 감흥이 없었겠다 싶다.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 해. P86

     

    교회 공동체 안으로 장엄하게 받아들여지는 의미를 가지는 견진성사가 닥쳐오는 것을 보면서 내게는 대략 년간의 교리 수업의 가치가 우리들이 교실에서 배운 가운데 있지 않고, 그보다는 데미안의 곁에 있고 영향을 받은 것에 있다는 생각이 물리칠 없게 밀려오는 것이었다. P87

     

    그가 죽었다! 나는 생각했다. 크게 소리 내어 말할 뻔했다. 그러나 그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마법에 걸린 시선을 그의 얼굴에서, 핏기 없고, 같은 가면에서 떼지 못했다. P89

     

    나는 번도 저토록 고독해진 적은 없었다. 나는 그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나에게 그는 도달할 없는 사람이었다. 나에게는 그가 세상의 가장 섬에 있는 것보다 멀리 있었다. P90

    중요한 시점이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도달할 없는 사람이었다.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유년은 나의 주변에서 폐허가 되었다. 부모님은 어느 정도 당황하여 나를 바라보셨다. 누이들은 아주 낯설어졌다. 익숙한 느낌들과 기쁨들을 나에게서 각성이 일그러뜨리고 퇴색시켰다.

    낯설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까지도.

     

    나무는 죽는 것이 아니다. 기다리는 것이다. P91

     

    베아트리체

    지금 나는 완전히 변해 버렸다. 바깥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런 관심도 없이 행동했으며 여러 날을 자신의 내면에 귀기울이고, 강물 소리를, 거기 마음속 지하에서 출렁이는, 금지되어 있는 어두운 강물 소리를 듣는 데만 열중했다.

    역시 이렇게 변해 버려서, 너무 괴로웠다. 그런데 싱클레어가 그랬듯, 내면의 소리를 듣는데 열중하는 것이 지금 내게는 어떤 것보다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나를 별로 사랑할 없다는 것을 자신도 느꼈으며 스스로도 자신을 결코 사랑하지 않았다. P93

    슬픈 일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순간이기도 하다. 이것을 느끼는 순간이 말이다. 그리고 점차 나락의 늪으로 빠진다.

     

    그렇게 나는 어느 저녁 축축하고, 안개 어스름에 도시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거닐었다. 시립 공원의 넓은 가로수 길이 완전히 버려진 나를 부르는 듯했다. P94

     

    그는 웃음을 터뜨리더니 곁에서 걸으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내가 전혀 익숙지 않은 방식으로였다 p95

     

    그가 나를 천재적인 멋들어진 녀석이라고 불렀을 때는 말이 감미로운 독주처럼 영혼 속으로 번졌다. 세계는 새로운 색깔로 불타고 있었다. P96

     

    소녀들은 자기들에게 아첨하고 예절 바르게 구는 것만 바라는데 그거야 실로 근사하지만, 진짜는 아니라는 것이었다.p97

     

    그러면서도 기분은 참담했다. 나는 자신을 파괴해 가는 방탕 속에서 살아갔다. P100

     

    내가 번도 동행자들과 하나가 되지 않았다는 , 그들 가운데서 외로웠고 그래서 그렇게까지 괴로웠다는 ,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술집의 영웅이었지만 아주 거친 것은 심정적으로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혼자였고 사랑에 대한 타는 그리움으로, 절망적 그리움으로 가득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을 누가 들으면 나는 분명 후안무치한 향락자였을 텐데, 누구도 나만큼 쉽게 상처 받지 않았고, 누구도 나만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p101

     

    내가 이제 새로운 친구들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외롭고 남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 알수록, 그만큼 나는 거기서 떨어져 나오지 못했다.

     

    내게 가장 결핍된 가지, 그건 친구였다. 내가 바라보기를 아주 좋아하는 두셋의 친구가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들은 착한 사람들에 속했고, 나의 악덕은 오래 전부터 이미 누구에게도 비밀이 아니었다. P102

     

    신이 우리를 외롭게 만들어 우리들 자신에게로 인도할 있는 길은 많이 있다. 그런 길을 신이 나와 함께 갔던 것이다. P103

     

    내가 무엇이 되건 나로서는 아무래도 좋았다. 특별하고 별로 곱지 못한 식으로, 술집에 앉아 의기양양하게 굴면서 나는 세상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이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같은 사람들에게 좀더 나은 자리, 좀더 높은 과제를 갖고 있지 못하다면, 이제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망가지는 거라고. 세상이 손해를 보겠지 .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사투일지도 모른다.

     

    누이들은 뒤로 물러나 킬킬거렸다. 모든 유쾌하지 않았다. 서재에서 나눈 아버지와의 대화가 씁쓸하였으며 유쾌하지 않았다. P104

    가족을 보는 같다.

     

    나는 지금까지 마음을 빼앗긴 여성에게 접근하는 것에 성공한 적이 없었는데, 소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인상은 이전의 모든 여성들보다 깊었고, 이번에 빠진 사랑이 나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강력했다. P106

     

    베아트리체 예배는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어제만 해도 조숙한 냉소주의자였는데, 나는 지금 성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지닌 사원의 하인이었다. 나는 내가 익숙했던 평범한 삶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바꾸려고 했다. P108

     

    마침내 어느 거의 의식 없이 얼굴 하나를 완성했는데, 전에 그린 것들보다 강하게 나에게 말을 던져오는 것이었다. P110

     

    베아트리체라고 부른 소녀는 여전히 자주 마주쳤다. 이제는 아무런 동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가닥 부드러운 일치감, 한가닥 감정 넘치는 예감을 느꼈다. 나와 연결되어 있어. 그러나 네가 아니고, 영상만 말이야. 운명의 일부거든. P113

     

    하지만 그렇게 홀짝홀짝 잔을 마셔대는 것은 아마 진짜가 아닐걸? 이를테면 저녁이면 저녁마다 단골 술집 식탁에 앉아 있는 파우스트를 상상할 수 있겠어? P115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들 자신보다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 말이야. P116

     

    아버지도 이제는 비난도 위협도 없이 다시 같은 어조로 편지를 쓰셨다. 그렇지만 나는, 아버지에게나 누구에게 어떻게 나에게 변화가 일어났는지 설명할 충동을 느끼지 않았다. 변화가 우리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소망과 일치한 것은 우연이었다.

     

    꿈들, 기대들, 내면의 극심한 변화에 대해 나는 아무에게도 한마디도 말할 없었던 같다. 설령 그렇게 하고자 했더라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그걸 원할 수 있었겠는가? P121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우리들은 폴렌 선생의 지도로 헤로도투스를 읽고 있었다. P123

     

    그러나 압락사스는 훨씬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같습니다. 우리는 이름을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과제를 지닌 어떤 신성의 이름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P125

     

    상상들이, 영상들 혹은 소망들이, 안에서 솟아올라 나를 바깥 세계로부터 분리시켰다. 현실의 환경보다 마음속의 영상들, 꿈들 혹은 그림자들과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교류하며 살았다.

    특정한 , 혹은 거듭 나타나는 환상의 유희 하나가 나에게는 극히 중요해졌다. ,p127

     

    사랑은 이제 이상, 처음에 겁을 먹고 느꼈던 것처럼 동물적인 어두운 충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또한 이상 내가 베아트리체의 영상에다 바친 같은 경건하게 정신화된 숭배 감정도 아니었다. 사랑은 다였다. 다이며  훨씬 이상이었다. 사랑은 천사상이며 사탄이고, 남자와 여자가 하나였고, 인간과 동물, 지고의 선이자 극단적 악이었다. 양극단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을 보는 것이 나의 운명으로 보였다. 나는 운명을 동경했고, 운명을 두려워했지만, 운명은 거기 있었다. 위에 있었다.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베아트리체 시절의 주일, 달의 다정한 안정이 오래전에 사라졌다. 하나의 섬에 도달했고 평화를 찾아냈다고 그때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그랬다. 하나의 상태가 나에게 좋아지자마자, 하나의 꿈이 편안해지자마자, 그것은 어느 벌써 시들고 흐려졌다. 부질없다. 뒷모습을 보며 탄식함은! P129

    괴테의 베아트리체와 싱클레어의 베아트리체는 비슷한 하면서도 다르다. 그들의 인생에 영감을 것은 비슷하지만, 그들의 태도는 전혀 다르다. 평생을 잊지 못한 자와, 금새 시들어 버린 .

     

    겨울을 나는 묘사하기 어려운 내면의 폭풍 속에서 보냈다. 외로움에는 오래 전부터 익숙해 있었다. 외로움은 나를 짓누르지 않았다. 나는 데미안과, 새와, 운명이자 연인이었던 위대한 꿈속의 영상과 함께 살았다.

     

    나는 나에게 열중해 있었다. 자신에게. 그리고 이제 마침내 인생의 토막을 살아보기를, 나에게서 나온 무엇인가를 세계 안에다 주기를, 세계와 관계를 가지고 싸움을 벌이게 되기를 열렬히 갈망했다.

     

    모든 것이 때로는 견딜 없이 고통스러워 죽어버릴 작정도 했었다.

    당시에 나는 흔히들 말하는 대로 <우연> 의해서 특이한 도피처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면,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의 욕구와 필요가 그를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P131

     

    저기서 연주하고 있는 사람은 음악 안에 보물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자신의 생명을 얻듯 보물을 얻어내려고 구하고, 가슴 뛰고, 애쓰고 있다고. 나는, 테크닉 면에서는, 음악을 별로 많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바로 이런 영혼의 표현은 어린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이해했으며 속에서 음악적인 것을 자명한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P132

     

    우리 지금 철학을 해봅시다. 철학한다는 <아가리 닥치고 깔고 엎드려 생각하기>라고 하오. P138

     

    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안에 잠재되어 있었지만 사실 번도 보살핀 없었던 내면의 성향들을 강화하고 확인시켜 주었다. 차츰 내게는 부분 부분 그것들이 명확해졌다.

    안에 잠재되어 있지만 사실 번도 보살핀 없었던 내면의 성향들. 나는 어떤 것들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와 자연 사이의 경계가 흔들리고, 흐려지는 것을 보고, 분위기를 알게 된다. 분위기 속에서 우리 망막 위의 영상들이 바깥의 인상들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내면의 인상에서 비롯된 것인지 구분할 없게 된다. P141

     

    우리는 , 우리가 개인적이라고 구분해 놓은 , 상이하다고 인식하는 것만 개성이라고 생각해.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총체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하나하나가 말이야.

     

    세계를 그냥 자기 속에 지니고 있느냐 아니면 그것을 알기도 하느냐, 이게 차이지. 미친 사람이 플라톤을 연상시키는 생각을 내놓을 있고, 헤른후트파 학교의 신앙심 깊은 조그만 학생이 영지파나 조로아스터에서 나타나는 신화적 연관을 창조적으로 숙고할 수도 있어. 그러나 그들은 세계가 자기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몰라.

     

    모든 대화가, 나의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모든 대화가 허물을 벗는 일에, 껍데기를 부수는 일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화 하나하나에서 짓부수어진 세계의 껍데기를 뚫고 마침내 나의 노란색 새가 머리를 조금 높이, 조금 자유롭게 쳐들어, 아름다운 맹금의 머리를 불쑥 내미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렇듯 차라리 날기를 포기하고 규정에 따라 인도 위를 걷는 쪽을 택하지. 그런데 자네는 아니야. 자네는 계속 날고 있어. 유능한 젊은이에게 합당한 대로 말이야. 그리고 보게, 자네는 놀라운 것을 발견하네. 자네가 점차 주인이 되는 것을 말이야. P144

     

    자네는 그것을 새로운 기관, 하나의 호흡조절기를 가지고 하고 있어. 이제 자네의 영혼이 근본에 있어서 얼마나 <개인적이지 못한가를 있을 거야. 이런 조절기를 고안해 자네 영혼은 아니니까 말이야. 조절기란 새로운 아니야! 그것은 일종의 차용이지. 수천 전부터 존재하는 거야. P145

     

    야곱의 싸움

    나는 당시에, 열여덟 살의 평범치 않은 젊은이었다. 수백 가지 일에서 조숙하고, 다른 수백 가지 일에서 몹시 뒤처지고 무력했다. 때때로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자주 우쭐하고 교만했으나, 그만큼 자신을 비교하면 자주 우쭐하고 교만했으나, 그만큼 자주 의기소침하고 굴욕스러워했다.

     

    또래들의 기쁨과 생활을 같이 하는 것이 되질 않았고, 자주 비난과 근심으로 자신을 소모했다. 마치 내가 절망적으로 그들로부터 떨어져 있기라도 하듯이, 마치 내게 삶이 닫혀져 있기라도 하듯이.

     

    더러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자신을 나무라지. 그런 나무람을 그만두어야 하네. 불을 들여다보게, 구름을 바라보게. 예감들이 떠오르고 자네 영혼 속에서 목소리들이 말하기 시작하거든 곧바로 자신을 목소리에 맡기고 묻질랑 말도록, 그것이 선생님이나 아버님 혹은 어떤 하느님의 마음에 들까 하고 말이야. 그런 물음이 자신을 망치는 거야. 그런 물음들 때문에 인도로 올라서는 것이며 화석이 되어가는 거지. P147

    불이란 바로 내면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소리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싱클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은 쉬워. 우리들의 길은 어렵고. 우리 함께 가 보세. P152

    남들처럼 사는 그리고 나답게 사는

     

    영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꿈속에서 살고 있어. 그걸 네가 감지했구나. 다른 사람들도 꿈속에서 살아. 그러나 자기 자신의 꿈속이 아니야. 그게 차이지 p154

     

    그러니까 여자하고 적이 없지? P155

    '없는데' 내가 말했다. '그럴 상대를 찾았어.'

     

    '이봐 크나우어, 금욕이 그렇게 대단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겠어. 자신의 성을 억누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 정결하다> 건지. 아니면 너는 성을 모든 생각과 꿈에서도 배제해 버릴 있다는 거니?' p156

     

    누군가가 나에게서 충고를 구했는데, 아무런 해줄 말도 없다는 사실에 굴욕을 당한 느낌이었다.

     

    나는 끄덕였지만 해줄 말이 없었다. 그가 지루해지기 시작했고, 그가 공공연하게 드러낸 괴로움과 절망이 나에게 그다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에 내심 놀랐다. 나의 느낌은 다만, 너를 도울 없어, 라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말해 있는 없구나, 크나우어. 사람들은 그런 일에서는 서로 도울 수가 없단다. 나를 도와준 사람도 아무도 없었어. 스스로 생각해 내려고 애써야해, 그러고는 정말로 본질로부터 나오는 , 그걸 하면 . 다른 길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네가 자신을 찾아낼 없다고 생각해, 다른 영들도 찾아낼 없다고 생각해. p158

    오직 나만 나를 있다. 해석할 있는 것도, 들을 있는 것도 ''뿐이다.

    나의 생애를, 가장 비밀스러운 것까지 되풀이하는 듯한 기억들은 어제 오늘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계속 나아갔고, 미래를 비추었고, 나를 오늘로부터 낚아채어, 새로운 삶의 형식들 속으로 넣었다. P160

     

    ' 그러니까 죽으려 해구나, 크나우어?'

    그가 추위와 두려움으로 몸을 덜덜 떨었다.

    '그래, 그러려고 했어. 그럴 있었을지 없었을지는 모르겠어. 아침이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어'

    나는 그를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수직의 새벽 빛이 잿빛 공중에서 말할 없이 차갑고 냉담하게 어렴풋이 빛나고 있었다.

    얼마간 그의 팔을 잡고 데리고 갔다. 나에게서 말이 나왔다. '이제 집으로 , 그리고 아무한테도 무슨 하지 말아! 길을 잘못 들어 헤맸던 거야. 그냥 길을 잘못 들었던 거라구! 그리고 우린 생각처럼 돼지가 아니야. 우린 인간이야. 우린 신을 만들고 신들과 싸우지. 그러면 신들이 우리를 축복해.'

     

    기분 좋았던 , 자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감이었다. 자신의 , 생각, 예감에 대한 커가는 신뢰였다. 그리고 내가 자신안에 지니고 있는 힘에 대한 늘어나는 앎이었다. p163

     

    자살 실패자 크나우어가 나와 맺게 관계는 특이하고 이따금씩은 코믹했다. 내가 그에게로 보내졌던 밤부터 그는 나에게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기이했던 것은, 자주 그가 놀랍고도 멍청한 질문들을 들고 나를 찾아오는 것이 바로 마음속에서 어떤 매듭 하나가 풀려야 때였다는 점과 그의 변덕스러운 착상들과 관심사들이 나에게는 자주 화두이자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다는 점이다. 충직한 그가 종종 귀찮아 보내버리면서도, 또한 나에게 보내진 사람임을 나는 느끼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것이 갑절이 되어 그에게서도 나와 마음속으로 되돌아옴을, 또한 나에게는 하나의 인도자이고, 하나의 길임을 느낄 있었다. 그가 속에서 자신의 구원을 찾았고, 나한테로 들고 오는 놀라운 책들과 글들은 나에게, 내가 순간에 통찰할 있었던 이상의 가르침을 주었다.

     

    우리들 마음속의 이끌어가는 물결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져 가려함을 갑자기 알아차렸다는 생각이 말이다. 거기서는 친구이자 스승을 거부하는 생각 하나하나가 독침으로 우리 자신의 심장을 찌른다. P165

     

    청년 시절 극히 중요한 동안 내가 체험했던 것은 그와의 우정이었고 그의 충고, 그의 위로, 그의 친근함이었다. 그를 통해 신이 나에게 말했다. 그의 입으로부터 꿈들이 나에게로 되돌아왔다. 밝혀지고 해석되어서. 그는 나에게 자신에게로 가는 용기를 선사했다. , 그런데 이제 서서히 자라가면서 나는 그에 대한 저항을 감지한 것이다. 이제 들으니 그의 말에는 지나치게 많은 가르침이  담겼고, 그가 완전히 이해하는 나의 부분뿐이라고 느껴졌다. P166

    그를 통해. 크나우어의 역할을 것이 내게는 그리고 사부님, 동기들인 같다.

     

    그가 자신을 불신하지 않을 없는 바로 점을 내가 건드렸던 것이다. 그의 이상에서는 <골동품 냄새가 났다>. 그는 과거를 향한 구도자였다. 그는 낭만주의자였다. 그리고 갑자기 나는 깊이 느끼게 되었다. 피스토리우스는, 그가 나에게 것을 자신에게는 없었으며 눈에 비쳤던 그의 모습도 그의 실체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그는 길잡이인 자신도 넘어서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길로 나를 인도했던 것이다.

     

    그것이 운명이 되어버렸다. 나는 부주의한 작은 횡포를 저질렀는데 그에게는 그것이 심판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P169

     

    천번이나 나는, 나의 경솔했던 말을 후회했고 다시 거두어 담을 용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래도 그것은 사실이었다. 이제 비로소 피스토리우스가 이해되었다. 그의 모든 꿈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P170

     

    각성된 인간에게는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생각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게는 체험에서 얻은 열매였다. p171

    각성된 인간이라…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진실한 직분이라 다만 가지였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 시인으로 혹은 광인으로, 예언가로 혹은 범죄자로 끝장날 수도 있었다. 그것은 관심 가질 일이 아니었다.

     

    누구나 관심 가질 일은, 아무래도 좋은 운명 하나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찾아내는 것이며, 운명을 자신 속에서 완전히 그리고 굴절 없이 살아내는 일이었다.

    문장에서 가장 닿는 부분은 '' 살아내라는 것이다. 운명을 찾는 과정에서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 살아내야 한다.

     

    피스토리우스와 화해하려 하지 않았다. 우리는 변함없이 친구였다. 그러나 관계가 달라졌다. 다만 한번 우리는 그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니 사실은 그렇게 것은 그였다. P173

     

    나나 자네 같은 사람들은 정말로 고독해.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서로 가진 것이 있지. 우리는 남들과 다르다는, 거역한다는, 비범한 것을 원한다는 남모르는 만족을 가지고 있지. 만족 또한 버려야 . 길을 완전히 가고자 한다면 말이야. 혁명가가 되려 해서도 , 모범이 되려 해서도, 순교자가 되려 해서도 . 상상할 수도 없지만 말이야.

     

    스스로 갖겠다고 원할 잇는 오직 자신의 운명뿐이었다.

     

    어떤 대학에 갈지는 몰랐다. 철학을 학기 듣기로 했다. 다른 과목을 들었더라도 마찬가지로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P175

     

    에바 부인

    나는 여행을 떠났다. 특별한 여행이었다! 나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따라 이곳 저곳으로 쉬지 않고 돌아다녔다.

     

    내가 그렇게 찾아 다니고 있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를 통찰하는 다른 날들이 있었다. 그런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딘가에, 공원에 호텔 정원에, 대합실에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았고 마음속의 살아 있게 만들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부끄럼 타듯, 도망치듯 사라지곤 했다. P177

     

    내가 들은 철학사 강의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젊은이들의 방랑과 똑같이 실체 없고 공장식이었다.

    그리고 소년티 나는 얼굴들에 어린 달아오른 즐거움은, 보는 사람이 우울할 정도로 비고 기성품처럼 보였다! 그러나 나는 자유로웠다.

    곁에 있는 이들과 다르다. 자유롭다. 이런 희열은 매우 크다. 기분이 좋아진다.

     

    패거리를 뒤쫓지 않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드물어요. 여기에도 조금 있을 뿐입니다. P179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던 다른 문제도 데미안의 가운데서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P181

     

    어디서나 연합과 패거리짓기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고, 그러나 어디서도 자유와 사랑은 없다고 그가 말했다.

     

    진정한 연대는, 개개인들이 서로를 앎으로써 새롭게 생성될 것이고, 한동안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놓을 거야. 지금 연대라며 저기 저러고 있는 것은 다만 패거리짓기일 뿐이야. 사람들이 서로에게로 도피하고 있어. 서로가 두렵기 때문이야

    그런데 그들은 불안한 걸까?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P182

     

    자주 나는 때로는 결핍감을 느끼며, 때로는 비웃으며 그들의 코믹한 즐거움과 나의 외로운 삶이 대립되어 있음을 느꼈다.  P184

     

    대학생들이 그들의 술집을 멀리하고 얼굴에 문신을 새기든, 세계가 썩어 몰락을 기다리고 있든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나는 오로지 기다리고 있었다. 나의 운명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향해 오는 것을.

     

    나에게 중요한 하루가 밝았다고 느꼈고 나를 에워싼 세계가 변화했음을, 나와 깊은 관련을 갖고서 장엄하게 기다리고 있음을 보았고 느꼈다. p185

     

    '결코 집으로 아주 돌아오지는 못하지만' 그녀가 다정하게 말했다. '친한 길들이 서로 만나는 , 거기서는 세계가 잠깐 고향처럼 보이지요.' p188

     

    이것은 운명이 나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준 새로운 영상이었다. 이상 엄격하지 않고, 이상 고립시키지 않으며, 아니, 성숙하고 흔쾌하게 흥겹게 보여주었다. 나는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 맹세도 하지 않았다. 나는 목적에 도달해 있었던 것이다.

     

    가까운 행복의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고, 가까운 갖가지 즐거움의 정원들에서 식혀진 길이었다. 어떻게 되어가든 나는 행복했다. 세상에서 여성을 안다는 것이, 목소리에 젖어 든다는 것이 그녀 곁에서 숨쉰다는 것이. P189

     

    '그래요.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길은 쉬워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P191

     

    뒤로 문을 닫고 들어설 때면, 멀리서 정원의 나무들이 나타나는 것이 보이기만 해도, 나는 벌써 풍요롭고 행복했다. 바깥에는 <현실> 있었다. 바깥에는 거리와 집들, 사람과 시설들, 도서관과 강의실들이 있었다. 그러나 여기 안에는 사랑과 영혼이 있었다. 여기에는 동화가, 꿈이 살고 있었다.

     

    다만 우리는 다수의 사람들과 어떤 경계선에 의하여 갈라져 다른 벌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다르게 바라봄에 의하여 갈라져 있었다. 우리의 과제는 세계 안에서 하나의 섬을 제시하는 , 어쩌면 하나의 모범을, 아무튼 살아가는 다른 가능성을 알리는 것이었다. 내가, 오래 고립되어 있던 사람인 내가, 완전한 혼자임을 맛보고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동체를 알게 되었다. 다시는 행복한 사람들의 연회를, 즐거운 사람들의 축제를 갈망하지 않을 것이다. P194

    오로지 다르게 바라봄에 의하여 갈라져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너무나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모든 사람들과 우리는, 누구든 다른 사람의 비밀스러운 꿈을 존중한다는 외에는 사실 아무런 정신적인 공유도 없었다. P195

     

    유럽은 세계를 획득했는데, 그러느라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미래에 어떤 모습을 것인가에 대한 근심은 우리 표적을 지닌 사람들의 책임이 아니었다.

     

    불확실한 미래가, 그것이 가져올 어느 것에나 우리가 준비되어 있음을 발견할 만큼 우리들 누구든 그토록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고, 자기 속에서 작용하는 자연의 싹의 요구에 그토록 완전히 따르며 기꺼이 살리라는 .

     

    인류가 가는 길에 영향력을  발휘했던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그들에게 닥친 운명을 받아들일 자세였기 때문에. 오로지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었어. P197

     

    누가 전에 그들의 안에서 보수주의자, 현상 유지주의자들이었는지, 혹은 괴짜며 혁명가였는지, 우리는 지금 몰라. 다만 그들은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그래서 모든 너머로 그들의 종을 건져 새로운 발전 속으로 구해낼 있었어.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어. 그래서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으려는 거야.

     

    운명은 여전히 가려져 있었다.

     

    더러 그녀는 나에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당신의 꿈은 완전치 않아요, 싱클레어, 최상의 것을 잊어버렸어요.'

     

    때때로 나는 만족하지 못했고, 욕망에 시달렸다.

     

    그러나 당신은 소망하고, 다시 후회하고 그러면서 두렵지요. 모든 것은 극복되어야만 합니다. P199

     

    '사랑은 간청해서는 돼요.' 그녀가 말했다. '강요해서도 됩니다. 사랑은, 자체 안에서 확신에 이르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사랑은 이상 끌림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끕니다. 싱클레어, 당신의 사랑은 나에게 끌리고 있어요. 언젠가 내가 아니라 당신의 사랑이 나를 끌면, 그러면 내가 갈겁니다. 나는 선물을 주지는 않겠어요. 쟁취되겠습니다.'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인을 소유하지 못하느니 차라리 죽어 썩어버렸으면 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그의 마음속의 다른 모든 것을 불태워 버렸음을 감지했다. 사랑은 힘차게 되어 당기고 당겼으며 아름다운 여인은 따를 밖에 없었다. 그녀가 왔다. 그는 팔을 활짝 벌리고 서서 그녀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겼다. 그러나 그녀가 앞에 서자,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자기가 잃어버린 모든 세계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겨 놓았음을 그는 전율하며 느꼈고 보았다.

     

    그저 여자 하나를 얻는 대신 그는 마음속에 세계를 소유했다. 하늘의 하나하나가 그의 안에서 불타고 그의 영혼을 통해 기쁨의 빛을 뿜어냈다. 그는 사랑했고 그러면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면서 자신을 잃어버린다. P201

    사랑하면서 자신을 발견한다는 . 행복한 기분일 같다.

     

    그녀의 모습이 생각 하나하나 속으로 녹아 들고, 생각 하나하나가 그녀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바다였고, 안으로 나는 흘러들고 있었다. 그녀가 별이었고, 자신도 하나로 그녀에게로 가는 도중에 있었는데, 우리는 서로 만났고 우리가 서로를 끌어당겼음을 느꼈다. P203

     

    종말의 시작

    이따금씩 삶의 평화로움에 놀라곤 했다. 나는 워낙 오래 홀로였고, 포기를 연습하고, 자신의 고통으로 힘들게 허우적 거리는 익숙했던 터라 H시에서의 달은 꿈의 섬처럼 느껴졌다. P210

     

    나는 잠시 심장에 수정 덩이를 지니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자아라는 것을 알았다. 냉기가 가슴까지 차올랐다.  P211

     

    그것은 감상적으로 받아들일 일이 아니었다. 그토록 외로운 일인 <운명> 내가 이제 그토록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과, 세계와 공동으로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었다. P216

     

    알은 세계였고, 세계는 짓부수어져야 했다. P218

     

    이마 위에 표적이 있었다. 그것은 막스 데미안이었다.

     

    너는 나를 다시 어쩌면 다시 한번 필요로 거야. 크로머에 맞서든 혹은 밖의 다른 일이든 뭐든. 그럴 네가 나를 부르면 이제 나는 그렇게 거칠게 말을 타고, 혹은 기차를 타고 달려오지 못해. 그럴 자신 안으로 기울여야해. 그러면 알아차릴 거야. 내가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듣겠니? 그리고 뭔가 있어! 에바 부인이 말했어. 언젠가 지내지 못하면 날더러 네게 당신의 키스를 해달라고. 나에게 함께 해준 키스를….

     

    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 작품 소개 :::

    자아의 삶을 추구하는 젊음의 통과의례 기록인 책은 <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라는 모토를 앞세운 짧은 철학적 성찰로 시작된다. 책에서 헤세는 < 사람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이며 누구나 나름으로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나를 찾아가는 > 인식의 단계는 기존 규범으로부터의 떠남이다.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에 있으며 낡은 규범들-아버지 , 종교, 도덕- 속박에 괴로워하면서도 그것들을 점검한다. 속박들은 유년의 맑고 밝은 세계와 그를 나누며,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에서 투쟁하여 벗어나야 것들이다. p224

     

    그는 목표에 도달한다. 그러면서도 도달하지 못한다.

     

    싱클레어의 눈에 그녀는 이따금씩 깊이 자기 자신 속에 이르려는 ,자신의 내면의 상징>처럼 비친다. 점차 에바 부인 가운데서 현실과 상징이 결합된다. 끝은 거의 불협화음이다.

     

    데미안이 사라진 싱클레어는 말한다. <완전히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 거기서 나는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p225

     

    그러한 데미안이 마지막에 < er>라고 대문자로 표기됨으로써 신처럼 드높여져 있다. 젊음이 몹시도 고통스럽게 찾아낸 자아의 소중함이 간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머리말을 제외한 전체 8장은 유년으로부터 자아에 이르는 과정을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성장의 경험들을 통하여 성찰해 나간다. p226

     

    금기로 , 유혹과 죄악으로 들이닥친 시절, 허용된 밝은 세계로 나올 없는 원시적 충동이 이제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야만 했던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하여 차원의 의식 지평의 확대를 경험한다. P227

     

    학교에서 쫓겨나는 일만 남았는데, 그걸 기다리는 나날 속에서 유년과는 최종적 결별이 이루어진다.

     

    모든 대화가 나의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모든 대화가 허물을 벗는 일에, 껍데기를 부수는 일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p229

     

    종말의 예감 속에서 싱클러어는 푸른 혼돈을 떨치고 날갯짓으로 짙게 구름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새의 영상을  본다. 낡은 세계의 와해를 피부로 느낀다. p230

     

    헤세의 주제 <자신에 이르는 > 그만큼 범세계적인 관심사인 같다.

     

    <나를 찾아가는 >,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고 하여도 누구도 근본에서 피해 없는, 시절의 아픈 방황과 끝을 책은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러운 투쟁의 기록이 바로 작품 전체이기 때문이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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