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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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나 로마 신화의 신들 중에는 올림포스의 12신 말고도 생활의 여러 부분을 담당하는 하위급 신들이 무수히 많이 있었습니다. 어떤 여신은 아이의 첫걸음을 담당하고, 어떤 여신은 아이의 첫이빨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아이의 첫 마디의 말을 담당하는 여신도 있고, 아이의 시원한 방귀를 담당하는 여신도 있었겠지요? 그러다보니 특별한 장소나 특별한 사람들을 책임지는 요정들도 있게 마련입니다. 로마인들은 이 요정들을 게니우스 Genius라고 불렀습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들 보다 특별히 지능이 뛰어나거나 창의력이 남다른 때 마치 그가 누군가의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처럼 느겼습니다. 초자연적인 존재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일개 인간으로 그렇게 뛰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이 요정들을 게니우스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뛰어나 재능 자체를 게니우스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개인적으로 초자연적인 요정에 의해 특별 관리를 받은 사람을 게니우스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게니우스 genius는 천재, 즉 영어의 지니어스genius 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각각의 사람을 담당하여 일깨워 주는 개인의 요정을 그리스어로는 다이몬 Daimon 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한 인간을 지배하는 요정들은 악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다이몬, 즉 영어의 demon은 일종의 '악마'를 뜻하게 되었던 것이랍니다. 예를 들어 파우스트 속에 등장하는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에게 엄청난 능력과 힘을 부여하는 개인 악마였지요.
엄격한 질서가 강요되는 사회에서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시선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기이한 악마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다양성에 눈을 돌린 자유로운 사회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천재 즉 지니어스로 받아들입니다. 특이한 사람을 어떤 사회에서는 악마라고 부르고, 어떤 사회에서는 천재라고 부른다는 것, 그리고 이 두 단어의 기원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내 안에도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어떤 귀여운 요정이 들어 와 있을까요 ?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은 바로 우리 속의 작은 요정을 찾아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얀 맨발로 마음의 울창한 숲 속의 나무 가지들을 밟으며 바람처럼 거니는 마음 숲 님프는 나의 어떤 특별함을 관장하는 작은 여신일까요 ? 나도 무엇인가를 특별하게 잘할 수 있을 텐데, 그리하여 그 특별함으로 나를 빛낼 수 있을텐데. 수많은 베일에 싸여 있는 내 안의 울창한 마음 숲. 신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내면 탐험의 시작입니다. 자기 경영의 가장 흥분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부디 그 안에서 여러분 모두 자신을 인도하는 작은 게니우스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알려드립니다. 7월 20일 - 22일 (2박 3일) 동안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다음을 참고하여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dream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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