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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2일 09시 51분 등록

셰익스피어에 대하여

 

셰익스피어 1564 ~ 1616

 

1.인생의 개괄

셰익스피어는 1564년 영국 중부의 스트랫퍼드 온 에이번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당시 2천여명의 인구를 가진 작은 읍이었다. 셰익스피어라는 성은 중세 때부터 많이 발견되는 영국인의 성이다. 그의 부친은 활동적인 사업가로 활동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경제적 성공으로 1557년 지역 유지가 되었고 1561년에는 읍의원, 1568년 자치읍의 최고직이며 읍장인 High bailiff가 되었다. 그러나 후기에는 아내의 재산마저 저당잡혀 매각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의 어머니는 재산이 많은 편이었으나 지식이 많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셰익스피어는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셰익스피어 사이에서 세 번째 자식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앞선 두 명의 자식은 조사하여, 윌리엄이 장남이 되었다.

셰익스피어는 문법학교에 다녔고 1578년에 졸업하였다. 졸업 후의 기록은 사실적 기록이 없고 전설과 같은 이야기만 만아있다. 존 오브레이에 의하면 푸줏간을 경영하는 부친을 도왔다거나, 시골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는 전기가 전해지지만 기록으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18세 때 8살 연상의 여인 앤과 결혼하였다. 이 결혼을 셰익스피어의 부친은 찬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결혼 후 6개월이 채 안되어 첫 딸을 낳았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의 결혼 이야기는 수 많은 추측을 낳았다. 그 후 쌍둥이 남매를 더 낳은 그는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20세 무렵 런던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관해서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셰익스피어가 좋지 못한 친구들과 더불어 루시경의 공원에서 사슴을 훔치다가 붙잡혀 그 신사에게 처벌당하고 그 분풀이로 그를 조롱하는 발라드를 썼다. 그런데 이 발라드가 적발되어 가중 처벌되게 되자 런던으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오브리가 기록한 대로, "원래 시와 연기에 취미가 있어서 런던으로 갔다."고 보는 편이 무방할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그 곳에서 체임벌린 컴퍼니 극장에서 일하면서 배우, 극작가, 무대감독, 극장 주주 등의 과정을 밟았다. 26세 경부터 적극적으로 극작가로 활약했다. 23년 간 장시 2, 소네트 154, 희비극 37종을 창작하였다. 40대 말에 작품에서 손을 놓고 고향으로 돌아와 52세에 생을 마감하였다.

 

2. 셰익스피어의 지적 배경

셰익스피어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은 아니었다. 벤 존슨이 언급했듯이, 그는 '라틴어는 좀 알고 그리스어는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이탈리아어도 잘 몰랐다. 그러나 르네상스 문학이나 라틴극을 충분히 음미하고 또한 대학 재사들의 작풍을 열심히 연구하고 모방도 했다. 그는 어떻게 문학사 최고의 별이 될 수 있었는가?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였으며 근면하였다. 그는 새벽녘에 일어나 자신의 일, 즉 글을 쓰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뛰어난 극작가라는 의식이 별로 없었으며 그저 20여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 글쟁이에 불과하였다. 셰익스피어가 영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난지 약 200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이다.

 

3. 셰익스피어의 인생관

인간현상의 온갖 것을 긍정하고 포옹하며, 구원받을 수 없는 학행, 어리석고 더러운 것도 너그럽게 수용한다. 인간의 태생적 모순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였다. 셰익스피어의 시대, 영국에서는 르네상스의 인본주의가 꽃피고 있었다. 그 곳은 과거의 문명과 현대가 만나고 세계 각 지역에서 유입되고 나가는 모든 문화의 충돌지이자 융합지였다. 셰익스피어는 무한한 문화들 간의 콜라주를 즐겼으며 이를 자신의 작품에 적극 반영하였다.

 

4. 셰익스피어의 작품 특성

그의 작품은 예술적 표현력의 극치라 할만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구절 구절들은 이제 지식인들의 상식이 되어 있으며, 그 구절들을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가 지식인을 판별해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로 작용한다. 그의 작품 구성은 "극적" 장치들이 정형화되어 있다. 가령, 대부분의 등장 인물들은 절정으로 가면 정신을 놓는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광기는 주요 화두이다. 리어 왕이 미치고 햄릿은 미친 척을 하고 오필리어 역시 미쳐버린다. 맥베스의 아내는 몽유병에 걸려 밤을 방황한다. 광기는 연극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거의 유일무의한 정신적 장치이다. 연기자에게도 광기의 연기는 가장 흥미로운 역할일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연극을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무엇이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예술은 "자신을 놓아버림"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 구성의 또 다른 특징은 종국이 곧 죽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햄릿과 리어왕의 대단원의 막은 거의 모든 사람이 죽음으로써 끝이 난다. 맥베스 역시 종국에는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이란, 가장 간단한 종결의 도구이면서 동시에 갈등의 종결을 상징한다.

이런 전통적이고 "천편일률적"이라고 여겨지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가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다양한 주제를 다뤄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갈등의 요소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주인공들의 광기를 이해하며 죽음의 불가피성 역시 이해한다.

 

 

 

 

 

 

 

 

 

 

 

 

 

 

리어 왕

 

15 너희들 중에서 대체 누가 제일 나를 사랑하는지 말해보지 않겠나? 효심이 지극한 사람에게 나는 가장 큰 재산을 주게 될 것이다.

è 애정을 물질로 계량

 

16 저도 언니와 지금이 같사옵니다. 그러하오니 언니와 같은 값을 매겨주시옵소서.

è 맏이 고너릴의 힘겨운(?) 호소에 무임승차한다.

 

17 아무것도 없습니다.

è 왜 하필, Nothing my lord.라고 말한 것인지? 청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가?

 

18

리어왕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그렇게도 매정하단 말이냐?

코딜리어           이렇게 젊기 때문에 이렇게 정직하옵니다.

리어왕             마음대로 하렴! 그러면 그 정직을 네 재산으로 삼아라.

 

19 그 애는 스스로 '정직'이라고 부르는 '오만'과 결혼하면 된다.

 

20 활을 굽혀 당겼으니 화살을 피하오!

 

권위가 우행에 농락당할 때 명예는 직언의 의무를 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22 폐하의 양의를 죽이시고, 더러운 병독에 진찰료를 지불하십시오.

 

26 중심에서 벗어난 지엽적인 하찮은 말에 얽매이면 그 사랑은 이미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공주님과 결혼하시겠습니까? 공주님 자신이 재산입니다.

 

버건디             황공하오나 리어 왕 폐하, 폐하 자신이 말씀하신 영지만이라도 주십시오. 그러면 지금 이 자리에서 코딜리어 공주님의 손을 잡고, 버건디 공작부인으로 삼겠습니다.

 

그럼 유감임지만 코딜리어 공주님께서는 아버님을 잃으셨기 때문에 남편까지도 잃으시게 되었습니다.

 

코딜리어           안심하십시오. 버건디 공작! 재산을 노리는 애정이라면 나는 아내가 되고 싶지 않아요.

è 그렇다면 무엇을 노린 애정이어야 할까? 결혼은 원래 조건의 교환일 뿐.

 

프랑스왕           아름다운 코딜리어 공주! 그대는 가난하지만 더없이 풍부하고, 버림을 받았기 때문에 더없이 훌륭하고, 멸시를 당했기 때문에 더없이 사랑스러운 분이 되셨습니다!

 

28 시간이 흐르면 아무리 교묘히 접쳐진 위선심도 폭로가 되고, 누구든지 허물을 감추고 있는 사람은 마침내 치욕의 조소를 받게 되는 것이오. 안녕히 계세요!

 

30 대체 무엇 대문에 내가 질병과도 같은 습관 따위에 좌우되고, 세상이라는 그럴 듯한 번거로움에 구속되어, 상속권을 빼앗기지 않으면 안 된단 말이냐?

 

피로하고 지쳐버려 김빠진 침대 속에서, 자는지 깼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타성으로 만들어진 이 세상의 바보들과는 다르단 말이다!

è 사생아의 가치

 

23우리는 재산에서 멀리 격리되어, 양도받았을 때에는 이미 늙어서 그것을 향락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 그들이 지배하는 것은 힘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인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36 에드먼드       정말 우스꽝스런 이야기가 아닌가. 운이 나빠지면그것도 대개는 자업자득, 자신의 실수로 그렇게 되는 것인데, 제 재난을 태양이나 달이나 별의 탓으로 돌려버린다.

 

37 이 사생아님이 태어나실 대, 하늘에서 제일 순결한 별이 반짝이고 있었더라도 나는 역시 이대로의 나였을 것이다.

 

39 잘 속아 넘어가는 아버지! 형도 사람이 좋아 남을 해칠 줄 모르는 성질이기 때문에 절대로 남을 의심할 줄 모른다. 그 어리석은 고지식함 때문에 내 계략은 용이하게 진전도리 것이다!

 

è 리어 왕은 치매로, 분노 조절이 안되고 있다.

è 리어 왕은 왕을 은퇴할 시기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들이 없고, 국가는 분산된다. 코딜리어에게 여왕의 자리를 주었으면 되었을텐데.

 

48

왜라니, 쇠퇴해가는 사람의 편을 드니까 그렇지. 안 그래? 바람 부는 대로 웃음 짓지 않으면 이내 감기 들걸. , 이 볏 모자를 쓰라고.

 

53 광대            딸들은 내가 참말을 한다고 매질을 하고, 당신은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매질을 하니.

 

55 너는 내 딸이냐?

 

누가 여기서 나를 아는 사람은 없나? 이것은 리어가 아니다. 리어가 이렇게 걷나? 이렇게 말하나? 눈은 어디 있지? 머리의 기능이 둔해져서, 지력도 마비돼버렸다. 도대체 내가 깨어 있는 현실일까? 그렇지 않다. 이 내가 누군지, 누가 내게 가르쳐주지 않겠나?

 

58 부모의 은혜를 모르는 자식을 두는 것은 독사의 이빨에 물리는 것보다 더 아프다는 것을 느끼게 해다오.

è 인간의 슬픔 중 가장 지독한 것. 자식이 부모를 부정하면, 자식을 길러낸 시간 모두가 부정된다. , 부모는 인생을 낭비한 것이다.

 

61 고너릴         지나치게 신용하는 것보다는 안전합니다. 저는 항상 걱정하기보다는 그 걱정의 씨를 제거해버립니다. 아버님의 마음은 알고 있어요. 아버님이 말씀하신 것을 편지로 동생에게 알리겠어요. 내가 안 된다는데도, 그 애가 여전히 아버님과 기사 1백 명을 부양하겠다고 한다면.

è 위하는 듯 하지만, 실상은 악마의 계략이다. 악의 입장을 포장하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선악의 분별력은 타인의 혀 끝에서 흐려진다.

 

64 광대            아저씨, 당신이 내 광대바보라면, 나는 당신을 때려주었을 거야. 늙을 때도 아닌데 늙어버렸다고 말이야.

리어 왕            그건 또 왜 그래?

광대                지혜로워지기 전에는 늙어선 안 돼.

 

72 에드먼드       아버지가 너를 약간이나마 믿고, 약간의 덕이나 가치가 있으면, 세상 사람들이 네 말을 믿어주기라도 할 줄 아느냐? 천만에! 내가 반대 증언을 하면 - 물론 나는 그렇게 하겠지만 - 비록 네가 나의 진짜 필적을 증거로 내놓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나는 네 교사, 음모, 책략으로 돌릴 수가 있어. 내가 죽으면 네가 득을 본다는 생각이 내 목숨을 노리는 너의 명백하고도 유력한 동기라고 세상 사람들이 여기지 않으리라고 네가 생각한다면, 세상은 그것을 우롱하는 짓이야.

 

77켄트             악한이고, 비겁자이며, 부엌에서 음식 찌거기나 얻어먹는 놈이지. 야비하고, 거만하고, 천박하고 거지 근성을 가진, 1년에 세 번밖에는 옷을 못 갈아입고, 연 수입 1백 파운드가 자랑인 벼락 신사 놈이고, 더러운 털양말 밖에 못 신는 악한이야.

è 왜 가난을 비난하나?

 

82 솔직하다고 칭찬을 받으니까, 일부러 무례하고 난폭한 짓을 할 뿐 아니라, 본성과는 맞지 않는 태도를 억지로 가장하는 놈이야.

 

87 역경과 비운이 닥치지 않으면 기적은 바랄 수 없는 것

 

92 운명의 여신은 이름난 창부, 가난뱅이에겐 문을 열지 않는다오.

è 돈의 속성이 창부의 것을 따라가는 이유는, 사람들의 속성이 창부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거의 없어진 세상.

 

리어 왕            화 덩어리야! 내려가거라! 복밫여 오르는 슬픔아! 네가 있을 곳은 훨씬 아래 쪽이다!

 

93 주인은 폭풍우 속에서 외톨이가 된다네

하지만 나는 남으리, 바보는 있으리.

 

102

리건                아버님, 제발, 아버님께서는 약하시니 약한 사람답게 하세요.

 

104

리어 왕            흉학한 놈도, 더 흉악한 놈이 나오면, 예쁘게 보이는 법이지.

 

105 자연이 우리에게, 살기에 필요한 이외의 것을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활은 짐승이나 다름없는 무의미한 것이 될 것이다. … 네가 지금 입고 있는 그러한 사치스런 의복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 하늘이여, 제게 인내력을 주십시오. 제게는 인내력이 필요합니다 - .

 

106 너희는 내가 울 줄 알겠지만, 나는 울지 않을 테다. 울 만한 이유는 산더미만큼 있다.

 

고너릴             자업자득이야. 스스로 안락한 생활을 버리셨으니까. 자기의 어리석음을 실컷 맛보셔야 해.

è 자신들의 아버지의 고통의 원인이면서 이를 자업자득이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배반에 의한 아버지의 고통을 조소어린 눈으로 보다니.

 

112

켄트 그런데 누가 왕을 모시고 있소?

신사 광대 이외에는 아무도 없소.

 

125 머리에는 덮을 것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구멍투성이인 누더기를 걸친 사람들아, 어떻게 이러한 폭풍우의 밤을 견디려는가? , 나는 지금까지 너무도 그런 일을 모르고 지냈다. 영화를 누리는 자들이여, 이것을 약으롱 삼아라. 불행한 사라들의 처지를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네 자신이 이 비바람을 맞아봐라. 그러면 너희도 남은 것을 그들에게 나누어주고, 하늘의 정의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130

리어 왕            너는 무덤 속에 있는 편이 낫겠다. 맨몸으로 이 극심한 추위를 견디기 보다는. 사람이 이렇게밖에 될 수 가 없느냐? 이 사람을 잘 보아라. 너는 누에한테서 비단도 빌리지 않았으며, 양한테서더 털도, 사향묘한테서 사향도 빌리지 않았구나. ! 여기 있는 우리 세 사람은 타락했다! 너야말로 사물 그 자체야. 분식 없는 인간은 이처럼 애처롭고 알몸뚱이만 있는 두 발 가진 동물에 지나지 않아, 벗자, 벗어, 이런 빌려 입은 묾건들을!

è (역주) 모든 분식을 버린 "그것 자체", 곧 코딜리어의 '아무것도 없습니다.'라는 진리에 대한 통찰이여, 그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144 에드거 [방백] 너무도 애처로워 눈물이 쏟아지네. 이래선 내 위장도 탄로나겠다.

 

146 리어왕        저녁은 아침에 먹자.

      광대         그럼 나는 점심때에 자러 갈 테야.

 

145

리건 왜 도버에 보냈어?

글로스터 왜냐하면, 나는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왕에써 맨머리로, 지옥같이 어두운 밤에, 그 심한 폭풍우를 다 맞으셨을 대는 대해의 노도도 충천하여, 별의 광채를 꺼버렸을 것이다.

 

154

콘월 다시 못 보도록 선수를 치자. 나와라, 더러운 젤리? , 아직도 빛이 보이느냐?

 

159

에드거 이런 모양으로 드러내놓고 경명ㄹ당하는 편이 은근히 경멸당하면서도 남이 아첨하기 때문에 속는 것 보다는 그래도 나을 것이다. 밑바닥에 떨어져, 운명의 여신에게 버림을 받고, 최저의 경애에 빠지면, 남는 것은 희망 뿐, 공포는 사라져버리는 법이지. 슬픈 변화란 절정에서 떨어지는 일이야. 최악의 사태에 이르면 항상 돌아가는 곳은 웃음이 아닌가.ㄴ 그렇다면 기꺼이 맞이하겡ㅆ다. 보이지 않는 바람이여. 나는 너를 이 가슴에 껴안겠다. 네 덕분에 밑바닥까지 불려갔지만, 이제 네 폭풍우 따위는 두렵지 않다. 그런데 이리로 오는 것은 누굴까?

 

160

글로스터 나는 갈 길이 없어. 그러니 눈이 필요 없어. 눈이 보일 때는 넘어지기도 했지. 우리가 흔히 보는 사실이야. 편리한 수단이 있으면 오히려 방심을 하지만, 없어지면 도리어 강해지지. 아아! 아들 에드거야! 너는 속아 넘어간 네 아비의 노여움의 희생이 되었구나! 만일 살아서 네 몸을 만져볼 수 있다면, 나는 다시 눈을 회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방백] 아아, 신들이여! "내가 제일 밑바닥에 떨어져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노인 가여운 미치광이로구나.

 

에드거 [방백] 더욱 비참해질지도 몰라. "이게 밑바닥"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동안은 결코 밑바닥이 아닌 것이다.

 

글로스터 신들이 우리 인간을 대하는 것은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벌레를 대하는 것과 같아.

 

163

글로스터 이 벌거벗은 자가 몸에 걸칠 것을 좀 갖다 주게. 나는 이 자에게 길을 안내해달라고 할 테니까.

 

노인 하지만 백작님, 이 사람은 미치광이입니다!

 

글로스터 이 세상이 나쁜 거야. 미치광이가 장님 길잡이 노릇을 한다는 것도. 내 말대로 해주게. 그렇지 않아면 마음대로 해. 아무튼 돌아가게.

 

171

고너릴 동생이 과부가 되어, 나의 글로스터와 같이 있게 된다면, 내가 굼에 그리던 누각은 다 무너져 버리고, 남는 것은 저주스런 생활뿐일 테지 -.

 

174

켄트 코딜리어 왕비를 만나시는 일은,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막무가내시오.

 

신사 왜 그러실가요?

 

켄트 더 ㅇ벗이 부끄러운 새악이 왕의 마음을 억누르는 탓이겠죠. 자신의 무자비한 처사, 왕비한테너 어버이로서의 축복을 박탈하고, 위험을 알면서도 외국으로 추방하여, 왕비의 귀중한 권리를 개만도 못한 딸들에게 주어버린 - 이러한 일들이 살모사의 독니처럼 왕의 마음을 찌르기 때문에. 불타오르는 듯한 치욕감이 생겨 왕께서는 코딜리어 왕비를 피하시는 거요.

 

179

리건 에드먼드님은 틀림없이, 자기 아버지의 불행을 동쟁해서 광명을 못 보는 그의 생명을 속히 해치우고, 또 적군의 병력을 탐지하기 위해서 여기서 떠난 듯 하오.

 

183

에드거 [방백] 아버님의 절망을 이렇게 농락하는 것도, 다만 그것을 고쳐드리려는 일념에서 그러는 것이지.

 

184

글로스터 참상이 사신이라는 폭군의 무도를 기만하여 그 오만스런 의도를 분쇄할 수 있었다면 그래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을 텐데.

è 자살을 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에드거 이 밑에서 바라보니, 그놈의 눈깔은 두 개의 만월같이 보이고, 코는 천개나 되고, 뿔이 나 있는데, 일그러져서 성난 바다처럼 물결치고 있었소. 그건 악마였소. 그러니 당신은 운수 좋은 아저씨요. 영예로운 신들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신답니다. 당신은 그 덕분에 살아난 것이오.

 

글로스터 잘 기억해두겠소. 이제부터는 어떤 고통이든 참도록 하겠소.

 

188

리어 왕 그 때 그놈들의 정체를 알았지. 그 놈들의 말은 믿을 수가 없어. 그놈들은 내가 전능하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나 역시 학질에 걸리니까.

 

그녀의 얼굴은 마치 두 가랑이 사이도 눈같이 희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191 법복이나 모피 가운은 모든 걸 감추지.

 

리어 왕 네가 내 불운을 울어준다면, 내 눈을 주겠다. 나는 너를 잘 안다. 네 이름은 글로스터지. 참아야 해. 인간은 울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거야. 너도 알다시피, 처음으로 공기를 마셨을 때에는 울음을 터뜨렸지. 네게 설교를 할 테니 잘 들어봐.

 

글로스터 아 슬프다!

리어 왕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는 바보들만 있는 이 커다란 무대에 오른 것을 누는 거야.

 

194

에드거 저는 운명의 타격에 익숙해진 아주 가엾은 사람인데, 여러 가지 슬픔을 알고, 느꼈기 때문에 남에 대한 동정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202

리어 왕 네 언니들은, 나는 잘 기억하지. 나를 몹시 학대했어. 네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만, 그것들에게는 그럴 이유가 없다.

 

리어 왕 같이 와다오. 제발 잊고, 용서해다오. 나는 늙고 어리석으니까.

 

211

고너릴 [방백] 차라리 전쟁에 지는 편이 낫겠다. 동생한테 져서 저 사람을 뺏기느니보다는.

 

214

내게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이지, 결코 이론을 따지는 일이 아니다.

 

216

글로스터 여기면 됐어. 여기서도 죽을 수 있어.

에드거 아니, 또 이상한 생각을 하세요? 사람은 참아야 해요. 이 세상을 떠날 때나, 이 세상에 태어날 때나. 때가 성숙하는 일이 중요해요. .

글로스터 그것도 맞는 말이야.

 

227

올버니 지금까지 어디 숨어 있었나? 아버님의 재난은 어떻게 알았나?

 

에드거 아버님을 돌봐드렸기 때문에 알았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지요. 이야기가 끝나면, , 이 가슴도 터져버렸으면! 그 잔혹한 추붕 포고문에 쫓겨 - , 산다는 것은 즐거운 일! 시시각각으로 죽으므이 고통을 맛볼지라도 단번에 죽어버리기보다는 나으니까요! - 미치광이 거지의 누더기를 걸치고, 개조차 멸시할 듯한 몸차림을 할 것을 생각했습니다.

 

236

에드거 기절하셨다! 폐하, 폐하!

켄트 터져라, 이 가슴, 제발 터져라!

에드거 정신을 차리세요. 폐하.

켄트 폐하의 영혼을 고룁히지 마오. 아아, 이대로 가시도록 하오! 이 냉혹한 현세의 고문대에 이 이상 폐하의 수족을 묶어두려는 사람을 폐하께서는 원망하실 것이오.

에드거 숨을 거두셨습니다.

 

에드거 이 슬픈 시대의 중압은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합니다. 지금은 느낀 바를 솔직히 말해야 하며, 신중히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가장 나이 많은 붙들이 이 가장 많은 괴로움을 당했소. 젊은 우리는 그토록 큰 불행을 안 날 것이고, 그토록 오래 살지도 않을 것입니다. (장송곡과 함께 모두 퇴장.)

è 고통을 견디며 오래 살지 않겠다는 뜻?

 

 

 

 

 

 

 

 

 

 

 

 

 

 

 

 

 

 

 

 

 

 

 

 

 

 

햄릿

대학고전총서 [1] 서울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36

선왕의 모습이 아닌가? 자세히 보게나, 호레이쇼.

아주 흡사하네, 두렵고 놀라와 몸이 떨리는군

말이 걸려오면 하는 눈치이네. è 소통하고 싶어하는 영혼

말을 걸어보게, 호레이쇼.

대관절 무엇 때문에 그대는 이 야밤중을

장사지낸 선왕께서 가끔 취하시던 그 의젓한 전투테세로서

누비고 다니는가? 하늘에 걸어 명하노니 대답하거라!

화를 내는데.

è 완전 귀엽다. 말을 걸어주기 바라면서 동시에 얼척 없는 상대의 반응에 화를 낸다. 그만큼 "제대로 된" 소통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è 기이한 대상과의 조우에 호기심이 발동한 장면. 외계영화, 소설에서 리어왕의 이 장면을 패러디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를 내는데?" 만약, 외계인이 곤경에 처해서 우리가 그를 구해주기 바라는 장면에서 우리가 엉뚱한 짓거리를 하고 있다면 그 외계인은 분명히 화를 낼 것이다.

 

선왕과 닮지 않았던가?

자네가 자네를 닮은 것만큼이나.

 

237

호레이쇼 [수탉이 운다] (리어왕의 영혼을 향해) 그 일을 알려다오. 멎거라! 말해라! 정지시키게, 마셀러스.

마셀러스 내 창으로 내리칠까?

호레이쇼 그렇게 하게. 서지 않으면.

è 셰익스피어는 코믹한 구석이 있다. 인간으로 확인되지 않은 "무엇"이기 때문에 창으로 내리치는 것에 서슴없다.

 

238

그런고로 전에는 짐의 형수이고 지금은 짐의 비인 동시에 이 용맹한 나라의 과부 상속자가 되는 이 사람을 짐은 이를 테면 좌절된 기쁨으로,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맛보면서 장례식에는 환희를, 결혼식에는 비통을 갖고 똑 같은 양의 기쁨과 슬픔을 갖고서 아내로 삼았다.

è 장례식에서는 이제 곧 자신이 왕이 된다는 환희를 숨기지 못해 애를 먹었을 것이며, 결혼식에서는 슬픔을 가장해야 했을 것이다.

 

239

햄릿     [방백] 숙질 이상의 인척관계가 되었지만 아버지가 될 수는 결코 없는 일.

è 오히려 지나치게 가까워 짐으로써 적이 된 존재

è Distance management의 실패

        구름이 아직도 몸에 끼어 있으니 어찌된 일인가?

햄릿     천만의 말씀입니다. 폐하, 소인은 햇빛을 너무 많이 받고 있어서 탈입니다.

è 마음이 이미 너무 우울한데 태양은 어울리지 않게 나를 내리쬐어 더욱 괴롭습니다. 우울하고 싶은데 해가 지나치게 들어(모두가 나의 의중에 관심을 두고 이를 낱낱이 알아낼 수 있어) 제대로 우울할 수도 없습니다.

왕비     착한 햄릿, 어두운 안색일랑 거두어 버리고

           정다운 눈으로 덴마크의 왕을 쳐다보도록 해라. è 현실에 순응하라.

           그리고 내려깔린 눈을 하고 언제까지나

           흙 속으로 들어가니 고상하진 아버지만을 찾지 말아라.

è 눈을 내리깐다. 아버지는 흙 속, 즉 아래 방향에 있다. 흙 아래는 생명의 근원이자 생명이 묻히는 회귀의 공간이기도 하다. 햄릿은 자신의 근원인 아버지가 죽어 묻힌 땅으로 시선을 둠으로써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자신이 난 곳"으로 퇴행하고 싶어한다.

           생자필멸, 인간이 한번 태어났다가 영원한 죽음의 세계로 떠나감이 인간의 상사임을

           너도 알고 있음이야.

햄릿     , 어머니, 그것은 인간의 상사입니다.

왕비     그렇다면 어째서 그것이 너에게는 유별나 보이느냐?

햄릿     보인다구요, 어머니! 아닙니다. 저는 [보인다]를 알지 못합니다. 저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이 검은 옷만이 아닙니다, 어머님. 또한 관례적으로 입는 상복이나 일부러 길게 내쉬는 한숨만이 아닙니다. 더구나 눈에서 펑펑 쏟아지는 눈물만도 아니며, 낙담의 표정이나 기타 온갖 종류의 모습들, 침울한 모습들, 슬픔의 외양만도 아닙니다. 이러한 것들이야말로 겉으로 보이는 것들이지요. 왜냐하면 그것들은 다 연기로 꾸며낼 수 있는 행동들이기 때문이지요. 헌데 저의 가슴속에는 겉치레를 초월하는 무엇이 들어 있으며 이 겉치레들은 다 슬픔의 허식과 겉모양에 불과할 뿐입니다.

 

241

        이성이 항상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는 것은 어버이의 죽음은 당연하다는 것이며 처음 인간이 죽었을 때부터 오늘 죽은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것이 외쳐온 것은 곧 [생자필멸]인 것이다. 바라건대 이 무익한 슬픔일랑 몸에서 완전히 없애버리고 나를 아버지로 생각하여라.

è 당연한 것(아버지의 죽음, 생자필멸)과 당연하지 않은 것(삼촌이 새아버지가 되는 것)을 패키지로 묶어서 끼워 팔고 있다.

è [생자필멸]은 죽음의 당위성이 될 수 있는가? 죽기 전까지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다. 시작한 연극은 반드시 끝나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종류의 결말이 당위성을 가지지는 못한다.

 

        `사랑이 가장 지긋한 아버지가 아들에 대해 주는 것에 못지 않은 총애로서 나는 너에게 술회하는 것이다. 윗텐베르그 대학으로 돌아가려는 너의 의사는 나의 뜻과는 아주 반대된다. 간청하는데 너의 뜻을 굽혀서 기꺼읍고 안락한 이곳 내 슬하에서 가장 높은 조신, 조카, 내 아들로 지내려무나.

è 조직에서 우두머리 수컷은 단 하나 존재한다. 왕이 되는 수컷 아래에서 장성한 수컷은 무리를 떠나야 한다. 햄릿과 왕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아니며 왕권의 경쟁관계이다. 햄릿이 왕의 슬하를 떠나면, 그는 왕의 지배권 밖에서 자신의 힘을 키울 수 있다. , 온전히 성인 남자가 될 수 있다. 그것을 왕은 두려워한다. 만약 나눌 재화가 충분히 넓고 활동 범위가 사파리처럼 넓다면 왕은 햄릿이 떠나는 것을 권장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나눠가질 재화는 오로지 덴마크 하나이기 때문에 왕은 햄릿을 "아버지의 이름"으로 자신의 슬하에서 견제하고 싶어한다.

è 원래 "가족의 이름"이라는 명분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가장 치사한 것이다.

 

243

햄릿     아아, 너무나 너무나 더럽혀진 이 살이 녹고 또 녹고 풀어져서 이슬이 되었으면! 아니면 영원하신 분께서 자살을 금하는 율법을 내지 않으셨다면 좋았을 것을! 오 하나님, 하나님! 세상 만사가 저에게는 어째서 이렇게 지루하고 김빠지고 맛없고 소용없이 보입니까! 지겹구나, 지겨워! 자라서 열매는 맺는 것은 잡초 우거진 정원뿐이로구나. 성품이 막되고 거칠은 것들만이 그것을 독점하는구나. 이 꼴이 되고 말다니! 헌데, 돌아가신 지 두 달. 아니, 그렇게 길지도 않지. 두 달이 아니지. 그렇게도 훌륭했던 임금이시라 지금의 왕과 비교하면 그분은 하이피어리온과 새터의 차이이지. 어머니를 그렇게도 사랑하시어 바람이 어머니의 얼굴을 너무 세차게 스치지 못하게까지 하셨지.

è 햄릿의 상황은 왕자라는 특수성을 염두해두고 생각해야 한다. 햄릿은 만약 그의 아버지인 왕이 죽지 않았더라면 아무런 변수의 위협 없이 왕이 될 운명이었다. 비록 현재 자신의 삼촌이 자신에게 자신의 뒤를 잇는 왕위를 약속하는 듯이 보이지만 삼촌과 왕비 사이에서 자신의 경쟁자가 될 아이가 태어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è 만약 햄릿이 왕자가 아니고 햄릿의 삼촌과 어머니도 현대의 평범한 개인이었다면, 상황은 현격히 달라진다. 만약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삼개월만에 어머니가 아들의 삼촌과 결혼을 한다면 햄릿은 어머니가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으며, 삼촌과 모종의 연인 관계였으리라고 의심할 것이다. 그러나 햄릿은 실제로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로지 그녀의 "도덕성"만을 문제 삼는다. 햄릿 역시, 왕과 왕비 사이의 부부의 연을 지속시키는 조건이 사랑이 아니라 권력의 조건임을 알고 있다. 왕비의 입장에서 왕의 사후, 자신의 지위를 유지할 가장 훌륭한 방편은 왕의 동생과 결혼하는 것이었을 테다. 왕의 동생은 이미 장성한 상태이며, 왕비에게는 햄릿과 같은 어린 아들만이 있을 뿐이다. 왕비가 햄릿의 바람대로 정절을 지키면서 햄릿이 왕의 본분을 다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분명 왕의 동생은 왕권을 찬탈할 것이다. 왕비에게 햄릿의 지위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새로운 남편 사이에서 낳을 자식 역시 자식이며, 왕비는 왕의 어머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è 엘렉트라와 상황이 비슷하다. 왕비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남편을 죽이고 자신의 내연남을 취한다. 이 때문에 엘렉트라는 공주로서 전망 밝던 자신의 미래가 닫혀버린 것을 깨닫는다. 엘렉트라는 햄릿보다 직설적으로 말한다. "나는 아직 결혼도 하지 못했어요."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기 인생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한 행위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희생당한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엘렉트라는 어머니를 증오한다.

è 결국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이권 다툼이다. 자식들은 선택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부모 세대의 "이기적 행동"에 분노하고 있다. 엘렉트라와 햄릿 둘 다, 자신의 권리의 근원이 되는 아버지의 부재를 안타까워 하며 이를 이상화하고 있다.

 

è 햄릿은 적자이고, 왕이 된 그의 삼촌은 "서자"이다. 삼촌은 자신의 형이 젊은 나이에 죽는 "천운"이 없었다면 왕권을 노려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즉 햄릿은 "순종"이고, 삼촌은 "잡종"이다. 햄릿은 순종인 자신이 살아남지 못하고 억센 잡종만이 살아남는 "불의" 앞에 짜증이 난다.

è 적자를 보호하려는 노력은, 왕권정치 하에서는 반란을 잠재우기 위한 주요 덕목이었으리라.

 

248

레어티즈           햄릿과 그분의 성가신 애정의 표시에 대해서인데, 그것일랑 젊은이들의 버릇으로, 혈기의 단순한 욕정으로 생각해라. 그것은 청춘에 피어난 오랑캐꽃으로서 조숙하였으되 영원성이 없고, 달콤하되 지속성은 없어서 순간적인 향기와 유희 이상이 못 된단다.

è 그럴 듯한 말이다. 그와 동시에 질문이 인다. 왜 영원하고 지속 가능한 것이 가치를 가지는가? 오랑캐꽃과 같은 모든 꽃은 때가 되면 시들지만 꽃이 변함없는 황금이 아니라고 해서 "순간적인 향기와 유희 이상이 못 되는 것"은 아니다.

è "영원한 것", 경제성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지 늘 궁금했다. "영원하다"는 것 자체가 궁극적 가치가 될 수 있을까? 마치 ""이나, "정의", "도덕"처럼.

 

오필리어           그 이상이 못될까요? è 나와 동일한 질문을 하고 있다.

레어티즈           그 이상이 못된다고 생각해라. è 증명할 순 없지만, 그 편이 현명하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최고의 이상()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A B 사이의 부등식은 늘 세울 수 있다.

è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회고록 [리처드 파인만]을 보면, 그가 어린 시절 자신의 여자 친구와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서 데카르트는 "가장 이상적인 것이 없으면 비교를 할 수 없는데 우리는 비교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은 존재한다(?)"는 이론을 세운다. 파인만을 이를 반박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것이 없어도 무엇이 더 나은지는 비교할 수 있다."고 말한다.

 

244

그러나 네가 염려해야 할 것은 그의 높은 지위를 감안할 때, 그의 뜻은 그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왕자라는 신분의 지배를 받는 몸이기 때문이다. 그는 보잘것없는 자들처럼 제멋대로 행동할 수는 없는 일이다. , 그의 선택에 국가 전체의 안녕과 복지가 달려있으므로 해서 그의 배우자 선택은 그가 머리로 있는 국가 전체의 동의와 협조에 일치되어져야 한다.

è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은 용기를 낼 수 없다.

è 과연 햄릿이 부적절한 여자와 결혼한다고 해서 국가의 안녕과 복지가 달라질까? 햄릿이 미쳐버리면 영국이 망할까? 거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웬만한 지위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권능이 전지전능한 것처럼 믿는, 이른 바 유아기의 "전지전능성"으로 퇴행한다. 그러나 권력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유기체다. 권력에게 햄릿이라는 아바타가 적절한 집이 되지 못한다면, 권력은 다른 아바타에게 옮겨갈 뿐이다.

 

그러니 주의해라. 최선의 안정책은 두려움에 있는 것이다. 젊은이의 열정이란 곁에 아무것도 없어도 자체에 반역한단다.

 

247

타고난 성격상의 결함 때문에, 이를테면 출생상의 결함이라든지 - 그러나 인간이란 조상을 선택하여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그들의 죄가 될 수 없지만 -

또는 어떤 성벽의 과도성장 때문에 이성의 보루를 종종 무너뜨리며, 혹은 어떤 습성이 너무 지나치게 효소작용을 일으켜서 원만한 형태의 인품을 파괴하므로 해서 이 사람들은 재언하지만 한 가지의 오점을 타고났건 불운에 의해서 생긴 것이건 간에 항상 지니고 다니기 때문에 기타 다른 훌륭한 자질들이 제 아무리 순결하고 무한하다고 할지라도 세상 사람들은 그 한 가지 결점만을 규탄하고 많은 미덕들을 간과해 버리는 것이다.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라도 그 조그만 결점 때문에 큰 불명예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è 매우 비효율적인 평가방법이다. 단 하나의 결점도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은 모두 야누스적이다.

è 자클린 뒤 프레는 영국의 천재 첼리스트로, multiple sclerosis라는 희귀병으로 요절하였다. 그녀는 역시 같은 영국의 작곡가인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기가 막히게 연주하여 졸지에 엘가의 그 곡마저 유명하게 만든, 영국의 영웅이다. 그러나 뒤 프레의 다른 연주들 중에는 그리 출중한 것을 찾아볼 수 없다. 그녀는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연주는 무엇인가 "지독한" 느낌을 풍긴다. 그러나 바로 그 연주법이 엘가의 협주곡에는 잘 들어맞았다(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 평가). 나는 오로지 엘가의 첼로 협주곡 단 한 곡 때문에 뒤 프레를 높게 평가한다. 제 아무리 인간 말종이라 하더라도 단 하나 매우 훌륭한 점이 있다면 귀감이 될만하다.

è 햄릿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혼령을 보게 된다.

 

이 독약은 사람의 피와는 절대 상극이라 그것은 수은처럼 신속히 정맥과 동맥에 흘러들어가서 갑자기 그 효력을 발휘하여 우유 속에 떨어뜨린 식초 몇 방울 같이 맑고 건전한 피를 응결시키는 것이다. 내 피도 그와 꼭 같이 되었다. 순식간에 피부가 부풀어올라 흡사 문둥이 같이 보기에도 진절머리나는 딱지가 반반한 나의 몸 전체에 입혀졌다.

è 무슨 독약을 모델로 썼을까? 뱀에 물리면 혈액응고장애가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혈액응고가 일어나면서 응고에 쓰이는 물질(응고인자, 혈소판 등)이 소모되어 다른 부위에서는 오히려 혈액응고장애가 일어난다. 뱀독을 모델로 한 듯.

è 햄릿은 술에 취해 자신이 보고 싶은 환영을 본다. 원래 꿈을 잘 꾸면 종교 창시자도 될 수 있는 법.

 

250

오필리어           아버지, 안방에서 바느질을 하고 있을 때 햄릿 왕자께서 웃옷의 끈을 달 풀어젖히고 머리엔 모자도 없이, 양말은 진흙이 묻고 대님은 동이지도 않아 흘러내려 차꼬 모양이 된 채, 안색은 그의 샤쓰색과 같이 창백해가지고 몸을 떨어 두 무릎을 서로 부딪치며 마치 지옥에서 풀려나와 그곳의 무서움을 이야기하려는 사람인양 그분은 제 앞으로 다가오셨어요.

è 금치산자의 혜택

 

251

오필리어           아녜요, 아버지, 하지만 명령하신 대로 전 그분의 편지들을 물리칙로 접근을 거절하였어요.

폴로니어스        그것이 그를 미치게 했구나.

è 사람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다. 심리학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이 앉아있는 방에, 특이한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한 사람이 방에 들어갔다가 나온다. 티셔츠의 사람은 방에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티셔츠의 그림을 50% 정도는 기억하리라고 생각했으나, 사실 방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è 햄릿의 마음 안에는 지금 왕의 죽음과 어머니의 변절, 그리고 자기 정체성의 앞날이라는 큰 문제가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필리어와 폴로니어스는 그들이 햄릿에게 취했던 자신들의 전략이 햄릿을 "미치게 할 정도로" 큰 일이자, 거의 유일무이한 사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햄릿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한다면 이런 오해를 하는 실수를 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252

왕비     그 주된 원인은 바로 그 애 아버지의 죽음과 우리의 조급한 결혼 이외에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

è 오로지 "범죄"의 당사자만이 그 원인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253

폴로니어스        고상한 아드님은 미쳤사옵니다. 미쳤다고 소신은 그것을 부릅니다. 왜냐하면 진자 광증을 정의한다면 그것은 미쳤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지 않겠사옵니까?

è 감맛이 나서 감이라고 하였는데, 어째서 감이냐고 물으시온다면

 

254

소신은 딸을 하나 갖고 있사옵니다. 그 애가 소신의 딸인 한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è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사람들은 어느 순간 have라는 동사를 남발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이 햄릿의 어법 A, B냐를 오마주로 쓰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이 딸애가 의무감과 복종심에서, 보십시오, 이것을 애비에게 넘겨주었지요.

è (더 정확한 해석) 이 딸애가 의무감과 복종심을 가장하여, 자신의 가치를 자랑하기 위해 지체 높은 남자의 사랑을 뽐내었지요.

è 아직 오필리어는 부모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한 개체가 아니다.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과 남자의 가치를 부모의 판단에 내맡긴다. "이것은 먹어도 되는 건가요, 못먹을 것인가요?" 세상에 직접 대면할 용기가 없기 때문에 오필리아는 아직 캥거루 주머니에 남아 있다. 햄릿의 불운이 싹트는 주머니.

è 이제부터 햄릿의 오필리어를 향한 사랑을 증명해 내는 것은 폴로니어스와 오필리어의 자존심을 건 문제가 되었다. 한 부녀의 허영이 이 비극의 주요한 원인.

 

255

햄릿     태양도 죽은 개 - 죽은 개고기는 입맞추기에 적합하지요 - 몸에다 구더기를 만들어내는 세상이니 말이오. 당신에게 딸이 있던가요?

폴로니어스        있습니다, 왕자님.

햄릿     딸이 햇빛 속에 나다니지 못하도록 하시오. 세상물정이 머리속에 들어가는 것은 축복이오만 뱃속에 들어가 딸이 임신할 수도 있으니 - 친구 양반, 주의하오.

폴로니어스        그건 무슨 뜻입니까? [방백] 항상 내 딸만 생각하는구나.

è 왜 햇빛일까? 앞서서 햄릿은 "소인은 햇빛을 너무 많이 받고 있어서 탈입니다."라고 말한다. 햇빛은 생의 에너지이다. 생이란 하늘의 이상과 거리가 멀다. 해가 이상적인 하늘의 조형물로 여겨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햇빛은 지상에 내려와 생의 원천인 "먹거리"를 만든다. 이 먹거리 사이의 먹고 먹히는 관계를 햇빛이 만든다. 동시에 햇빛은 생을 밝히기도 하는데 그만큼 생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햄릿은 딸이 햇빛이 비치는 광장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 햇빛이 있는 곳은 세상물정이 있는 곳으로 이 물정을 이성인 "머리"로 받아들인다면 지혜를 얻겠지만, 탐욕스러운 ""로 받아들인다면 순결한 처녀였던 오필리어도 임신을 하게 된다(즉 타락한다).

è 폴로니어스는, 술취한 햄릿이 자신이 "보고싶어한" 아버지의 환영을 보듯이, 햄릿의 뼈있는 말 속에서도 "딸을 생각하는 연정"만을 읽어낸다.

è 왜 폴로니어스는 물고기 장수일까? 나중에 오필리어가 물에 빠져 죽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을까? 물고기는 물에서 건져져 올려와 죽는다. 물고기 장수는 이 물고기를 팔아넘긴다. 오필리어는 물고기인가? 물고기는 햄릿이다. 폴로니어스는 자신의 딸 오필리어를 미끼로 햄릿을 낚시바늘에 꿰어올리고 싶어한다. 햄릿을 낚고 싶어하는 이유 역시 낚시만큼 하찮은 놀이욕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덕분에 미끼로 쓴 자신의 딸 오필리어는 물 속에서 익사한다.

è 물은 예전부터 "음의 기운"을 의미. 폴로니어스는 젊음을 지나치게 "맹목적인 치기의 열정"으만 해석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지나친 단순화의 실수.

 

256

폴로니어스        왕자님, 무엇을 읽고 계십니까?

햄릿                말들, 말들, 말들.

 

257

햄릿                나의 다정한 친구들이여! 어떻소, 길던스턴? , 로즌크랜츠! 그래 둘은 요새 재

                     미가 어떠하오?

로즌크랜츠        지상의 보통 아이들처럼.

길던스턴           지나치게 행복하지는 않다는 점에서 우린 행복하지요.

è 아이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적당히 행복하다.

è 원래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것.

햄릿                그녀의 구두의 밑바닥은 아니오?

로즌크랜츠        그것도 아닙니다, 왕자님.

햄릿                그렇다면 자네들은 그녀의 허리 주위에서, 혹은 그녀의 호의의 한 가운데서 산

                     다는 말이군?

길던스턴           사실 우리는 그녀의 은밀한 부분입니다.

햄릿                행운의 여신의 음부 속에서 말이오? , 사실이구 말구. 그녀는 창녀니까. 무슨

                     소식을 갖고 왔소?

 

258

햄릿                나에게는 덴마크는 감옥이지.

로즌크랜츠        그렇담, 당신의 야심이 덴마크를 감옥으로 만드는 겁니다. 덴마크는 당신의 마음에는 너무 좁은 것이지요.

è 그저 상황을 인정하고 현재의 조건에 만족하며 사세요.

 

햄릿                천만에, 나 호두껍질에 감금되어도 만약 악몽들만 꾸지 않았다면 나 자신을 무한한 공간의 왕으로 생각할 수 있소.

è 나는 내 야심 때문이 아니라, 정의와 이상이 왜곡된 지금 상황이 감옥 같은 것이오.

 

길던스턴           이 꿈들이야말로 야심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야심가의 성공은 그의 야심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è 햄릿 당신이 말하는 이상은 결국 당신 야심의 명분일 뿐입니다. 당신 마음의 실체는 곧 야심입니다.

è 야심이 먼저 존재했기 때문에(물체), 성공이 존재한다(그림자). 인과관계.

 

햄릿                꿈 자체가 그림자에 불과하지.

è 내가 야심을 쫓아서 무엇하겠소? 나는 야심이 허망한 것임을 알고 있소.

 

로즈크랜츠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 야심이란 것은 아주 공기처럼 가벼운 성질을 갖고 있는지라 그림자의 그림자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è 정말 그러합니다. 야심은 허망한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미친 짓(꿍꿍이짓)을 그만 두시오.

 

햄릿               그렇담, 거짓들은 실체이고, 군주들과 야심만만한 영웅들은 거지의 그림자가 된다. 궁성 안으로 들어가 볼까?

è 지금 거짓된 자가 왕(실체)노릇을 하고 있고, 원래 덴마크의 왕이자 영웅이 될 운명인 나는 가짜왕의 하수 노릇(그림자)이나 하고 있다. 나에게 그만 강요해라.

 

259

햄릿                나는 요즈음 -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는데 - 모든 기쁨은 다 잊어버리고, 평소의 운동도 아 버리고, 진정 마음이 몹시 우울해져서 이 훌륭한 구조인 지구가 나에게는 황폐한 바다의 바위 봉우리처럼 보여. 저 수려한 천 개인 대기, 보라! 이 찬란한 우리 머리 위의 창궁, 황금 불빛으로 수놓은 이 장엄한 지붕 - 이것아 나에게는 다름 아닌 더러운 흑사병균의 집합체로 보인단 말이오.

è 인식의 왜곡. 햄릿이 앓고 있던 병은 우울증이었던 듯.

 

261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 배우가 오직 허구 속에서, 상상적인 감정 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자신의 상상한 일과 일치시킬 수 있고, 거기에 감동되어 그의 얼굴 전체가 창백해지고, 눈속의 눈물, 낯빛에 미칠 듯한 표정, 끊기는 목소리 기타 모든 몸의 기관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그의 상상에 맞추어지니 말이다. 또 이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이지! 오직 헤큐바 때문인 것이다. 헤큐바가 그와 무슨 관계가 있고, 그가 헤큐바와 무슨 관계가 있길래 그녀를 위해서 울어야 할까?

è 상상력의 중요성. 조앤 롤링 - 하버드 대학 졸업 연설

 

263

폴로니어스        저희들은 이것을 너무나 자주 경험하는 바입니다만 이렇나 일에 자주 죄를 짓습니다. , 겉으로만 나타내는 신앙심과 경건한 행동으로써 우리들은 악마의 심보를 사탕발림합니다.

        [방백] , 그건 얼마나 사실이냐! 그 말은 매서운 채찍을 나의 양심에 가하는구나! 화장술에 의해서 미화된 창녀의 볼이 화장품 그 자체보다 더 추악하다고 한들 나의 행동이 나의 가장된 언어보다 추한 것에 비할 수 있겠는가?

, 무거운 죄고로다!

 

햄릿    

살 것이냐 죽을 것이냐 이것이 문제로다.

사나운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허용하는 것이

고상한 정신이냐 아니면 바닷물처럼 많은 고난들과 싸워

물리치는 것이 고상한 정신이야? 죽는 것은 잠자는 것.

그것 뿐이다. 잠에 의해서 우리가 마음의 아픔과

육체가 받는 수만 가지 충격들을 끝낼 수 있다면

잠이야말로 우리가 열열히 바란 최적의 결론이다.

죽는 것은 잠자는 것. 잠을 잔다면 아마 꿈을 꿀 것이다.

그렇다, 여기에 난점이 있다. 우리가 생의 굴레라는 속박에서

벗어나 죽음의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갈 때 무슨 꿈을 굴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불행을 오랫동안 끌고 가는 이유인 것이다.

아니면 누가 시대의 채찍과 멸시를, 압박자의 불의들을,

오만한 자의 불손을, 버림받은 사랑의 쓰라림을, 법의 지연을,

관리의 오만불손을, 유덕한 사람들이 보잘 것 없는 자들에게서

잠자코 받아야 하는 모욕들을 참을 수 있겠는가?

단도 하나면 자신을 깨끗이 청산할 수 있는데 말이다.

누가 이 짐들을 지고 지루한 인생을 신음하고 땀 흘리며 살아가겠는가?

단지 죽음 - 어떤 나그네도 아직 되돌온 적이 없는

그 미지의 나라 - 다음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이

우리의 뜻을 망설이게 하고 우리가 모르는 다른 곳에

날아 가느니 차라리 그 많은 고난들을 참아 가도록 만든다.

이리하여 분별심은 우리 모두를 겁쟁이로 만들며,

이리하여 결심의 본색은 우울이란 창백한 색으로 덮여진다.

또 지고의 그리고 극히 중요한 일들은 이 때문에

그것들의 코스를 바꾸게 되고, 실행의 이름조차 잃어버린다.

è 알베르 까뮈의 질문(우리는 왜 자살하지 않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대답

è 그러나 동의할 수 없다. "천국을 믿는 사람들도 죽어서 그 곳에 도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è 왜 우리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싶어하며, 죽음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가? 가장 물질적 껍질의 설명을 하자면, 존재는 시간을 따라 "/" 중 한 쪽으로 분류되게 되는데 ""로 분류된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애초에 없는 것이 되는 반면 거듭해서 ""에 속하게 된 것들은 계속 존재하게 된다. ""로 선택되는 과정은 처음에는 약간 더 "생존경쟁력을 가진" 것들이 남는 확률론이었다. , "살고자 하는 의지"는 유/무의 이진법을 따르는 확률론 속에서 "의지 없이" 탄생하였다.

è , 우리가 살고 싶어하는 이유는 우리가 2012년까지 ""의 확률을 타고 내려온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죽어도 되고 살아도 상관없다. 다만, 우리는 "살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 존재라서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현상일 뿐.

 

264

오필리어           왕자님, 전 당신이 주신 사랑의 선물들을 오래 전부터 되돌려 드리고 싶었어요. ,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햄릿                아니, 난 그럴 수 없소. 난 당신에게 아무것도 준 것이 없소.

오필리어           존경하옵는 왕자님, 주신 것 잘 알고 계시면서 그러세요. 선물들뿐만 아니라 달콤한 말씀까지 곁들이시어 그 물건들을 한층 더 값지게 만드셨어요. 이제 그 향기가 없어졌사오니 이것을 다시 받으셔요. 마음이 고상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값진 선물이라도 보낸 사람의 정이 변하면 빈약해 진답니다. 자요, 왕자님.

햄릿                , ! 당신 정숙하오?

è 오필리어는 지금 마음이 혼란스러운 햄릿에게 사랑(확인)놀이를 권하고 있다. 햄릿은 오필리어의 의중을 간파하곤 기가 막혀 한다. 오필리어의 간계는 매우 얕다.

 

오필리어           왕자님, 무슨 말씀?

è 오필리어 스스로 자신의 가치로 여기던 "정숙"을 남자가 되묻자 당황한다.

 

햄릿                만약 당신이 정숙하고 미모라면 당신의 정숙은 당신의 미모와 친교를 가지면 안되오.

오필리어           미모하고 정숙 사이의 교제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어요, 왕자님?

è 미모와 정숙을 동시에 가진 최고의 여성 = 오필리어, 자신

 

햄릿                , 있구말구요. 정숙이 미모를 자기와 같은 것으로 만드는 일보다는 더 빨리 미모는 정숙을 음란으로 바꾸어 버리지요. 이것은 예전에는 역설이었지만 이제 시간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소. 나는 과거에 당신을 사랑한 적이 있소.

è 오필리어, 당신은 당신의 미모를 믿고 나에게 간계를 띄우는 중이군. 나는 그 음란을 혐오하오.

è 햄릿은 어머니에 대한 애증을 모든 여성에게 투사시키는 중.

 

오필리어           정말이지 왕자님, 당신은 저를 그렇게 믿도록 해주셨어요.

è 아직 애정을 확인하려고 거기에만 매달리는 오필리어. 안타깝다.

 

햄릿                당신은 내 말을 믿지 않았어야 했소. 우리의 천성에 아무리 숙덕을 접붙혀 본들 옛 맛은 남아있게 마련이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소.

오필리어           저는 그만큼 더 속은 것이 되지요.

햄릿                수녀원으로 가시오. 어째서 당신은 죄인을 낳는 사람이 되려 하오? 내 자신 꽤 유덕하지만 어머니가 나를 낳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나는 자신을 비난할 것이 많소. 나는 매우 오만하고, 복수심이 강하고, 야심이 있소. 나는 얼마나 많은 죄악들을 부릴 수 있는지 그것들을 옷입힐 생각이나 그것들에게 형체를 부여할 상상력이나 그것들을 시행할 시간 등을 가질 여유가 없소.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하늘과 땅 사이를 기어다니면서 무엇을 하겠소? 우리는 다 철두철미 잡놈들이오. 우리를 하나도 믿지 마오. 수녀원으로 가시오. 당신의 아버지는 어디에 있소?

è 햄릿, 네가 이래라 저래라 할 바는 아니야. 라고 말하는 오필리어를 상상한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è 햄릿은 오필리어의 행위의 배후에 그녀의 아버지가 있음을 간파한다.

오필리어           집에요, 왕자님.

햄릿                문을 꼭 잠그시오, 그가 자신의 집안에서만 바보짓을 하도록 말이오. 잘 있으오.

오필리어           그대 하늘이여, 저분을 살펴주소서!

è 오필리어는 자존심이 상해, 황망하게 상대를 "용서하는 입장"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되찾고 싶어한다.

 

햄릿                만약 그대가 결혼한다면 나는 그대에게 이 저주를 채단으로 주겠소. , 그대가 제 아무리 얼음과 같이 정숙하고 눈과 같이 깨끗하다고 할지라도 그대는 중상을 면치 못하오. 수녀원으로 가시오. , 잘가오. 만약 그대가 결혼을 꼭 해야겠다면 바보와 하시오. 현명한 남잠들은 당신네 여인들이 그들을 얼마나 흉측한 뿔 솟은 괴물로 만드는가를 잘 알고 있소. 수녀원으로 가시오. 속히! 잘 가시오.

è 햄릿은 초반에 [수녀원]을 언급할 때는 진심어린 충고를 할 생각이었으나, 오필리어가 "하늘"을 운운하는 바람에 짜증이 나서, 오히려 같은 종교적 가치를 지닌 [수녀원]을 한번 더 언급한다. 그렇게 정숙한 척 할 거면 수녀원에나 가버리라구. 딱 되었네. 정숙한 척은 다하더니. 정말로 정숙하다면 수녀원이나 가라구.

 

오필리어           오 천상의 신들이여, 이 분의 정신을 바로 잡아 주옵소서!

햄릿                나는 당신들의 분칠에 관해서도 많이 들었소. 하나님께서 당신들에게 준 얼굴을 당신들은 다른 얼굴로 만들지요. 당신들은 멋부리며 이상야릇하게 걷고, 허튼 소리를 하면서 하나님의 창조물에 별명을 붙이고 방자한 짓을 무지 때문으로 돌리고 있소. 안돼.(여기서 단호히 진저리를 치는 햄릿.) 난 그것을 더 이상 용납 않겠소. 그것이 바로 나를 미치게 하였소. 더 이상의 결혼은 없도록 하겠다 이 말이오. 이미 결혼한 사람들은 한 사람만 제외하고 살려주겠소. 결혼하지 않은 나머지는 그 상태로 있도록 하겠소. 수녀원으로 가시오. [ 퇴장 ]

è 이제는 대놓고 악담을 하기 시작하는 햄릿.

è 햄릿은 자신을 배신한 어머니에게 분노하는 중. 결혼이란, 믿음으로 두 사람이 결합하는 것인 것 햄릿은 그 어떤 여인도 믿을 수 없으므로 결혼은 곧 파멸이다.

è 햄릿은 결혼을 거부함으로써, 도리어 "영원한 엄마 아들"로 남게 된다. 아들로서 어머니에게 배반당한 상황을 영원히 답습하며 자신을 학대하는 것. 스스로 고통을 당하는 자가 됨으로써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싶어한다.

 

오필리어           , 그처럼 고상하던 정신이 여기 무너졌구나!

è 오필리어의 방어 기제. 내가 이상한 게 아니고 저 놈이 이상한 것이다.

 

267

햄릿     너무 무기력해도 안되오. 분별심을 스승 삼으시오. 연기를 대사에 대사를 연기에 맞추시오. 이것을 특별히 지키면 자연의 절도를 벗어나지 않게 되오. 왜냐하면 무엇이나 지나치면 연극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진다오. 연극의 목적이란 그것이 처음 생겼을 대나 지금이나 과거에나 현재에나 이를 테면 거울을 들이대서 자연을 비추는 것이오. 그리하여 미덕과 악덕에게 그대로의 모습과 형상을 보여주는 일이며, 시대의 참다운 연륜과 몸매에 그것의 형체와 모습을 보내주는 것이오.

 

단 한 사람의 식견있는 관객의 평은 당신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을 얻는 데 있어서는 극장을 채운 오합지중의 관객들 전부의 칭찬보다도 무게가 더 있소.

 

272

햄릿     지금은 마술이 판치는 한밤중이구나. … 가만있자! 이제 어머니에게로 가야지. , 가슴이여, 천륜의 정을 잊지 말아라. 네로의 영혼이 이 튼튼한 가슴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자. 잔인하게 대하되 천륜에 벗어나지는 말라. 단도 같은 말을 어머니에게 하되 진짜 칼을 쓰지는 않겠다. 이 일에 있어서는 나의 혀와 영혼이 위선자가 되어라. 말로는 어머니를 제 아무리 꾸짖는다고 하여도 말을 행동하하지는 않을 것에 내 영혼이여, 동의해다오!

è 햄릿은 어머니를 죽일 수 없다. 이 점이 오레스테스와 다르다. 햄릿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직접 죽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è 햄릿에게는 어머니가 필요하다. 어머니는 햄릿이 "비난하고 꾸짖어서" 다시 쟁취해 와야 할 대상이다. 햄릿은 아직 어머니와 소통하고 싶어한다.

 

è 멕베스와 햄릿의 삼촌은 무엇이 다른가? 삼촌은 양심의 가책으로 광기로 접어들지 않으며, 거의 완전범죄를 저지를 정도로(심증은 있으되, 물증이 없다) 주도면밀하다.

 

275

햄릿     그래, 어머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왕비     햄릿, 넌 너의 아버지를 몹시 화나게 하였어.

햄릿     어머니, 어머니는 제 아버지를 몹시 화나게 하셨습니다.

 

278

왕비     이것은 너의 머리가 꾸며낸 것이다.

           광증은 이와 같은 형체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데 용하다고 한다.

햄릿     광증이라구요! 저의 맥박은 어머니의 것과 같이 순조롭게 일정한 간격으로 뛰고 있으며 건강하다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제가 한 말은 광증 대문이 아닙니다. 시험해 보십시오어머니, 제발 당신의 영혼에 진통의 고약을 발라가지고 저의 질책을 어머니의 죄과 때문이 아니라 저의 광증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고약은 헐은 곳의 피부만을 덮는 것뿐이고 화농은 속으로 파고 들어가 보이지 안흔 상태에서 전신에 감염됩니다. 하나님께 참회하십시오. 과거의 일을 뉘우치고 앞 일을 삼가십시오. 그리고 잡초에 거름을 뿌려 더욱 무성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저의 이 덕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렇게 병적으로 비대한 시대에는 덕이 악덕에게 사과해야 하며 더욱이 그에게 선을 행하게 해달라고 몸을 굽혀 간청해야 된답니다.

 

281

햄릿     그가 먹는 데가 아니고 먹히는 데 입니다. 일단읜 정치구더기들이 모여 이 순간 그를 먹고 있습니다. 구더기는 먹는 데에는 유일무이한 황제지요.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을 살찌우기 위해서 기타 모든 생물들을 살찌게 하죠살찐 왕이나 여윈 가지는 서로 다르게 만들어진 동류의 음식입니다. 두 접시의 음식이 한 식탁에 오르게 되지요. 그것이 끝이랍니다.

 

왕 저런! 저런!

 

햄릿     우리는 왕의 살을 뜯어먹은 구더기로 물고기를 잡고, 그 구더기를 먹은 물고기를 먹습니다.

 

286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하고자 하는 마음이 날 때 행해야지,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잡음과 말리는 손들과 여러 가지 사태들이 많이 생기게 됨에 따라서 변하고 감소되고 지연된다.

 

왕비

시냇물 가 비스듬히 버드나무가 한 그루 자라고 있지요.

회색의 버드나무 잎들이 그 유리 같은 시냇물에 비치는데,

그곳으로 그 애가 미나리아재비 꽃, 쐐기풀, 데이지 꽃, 자난 꽃 -

방자한 목동들은 보다 상스러운 이름으로 부르지만

정숙한 처녀들은 죽은 남자의 손가락이라고 부르지요 -

등으로 희한한 화간을 만들어 가지고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에 걸려고 올라갈 대 시기심 많은 가지가 부러졌어요.

그 때 화관과 사람이 흐느껴 우는 시냇물에 떨어진 거지요.

오필리어의 옷이 활짝 퍼져서 마치 인어 모양으로 잠시

물 위에 떠있었어요. eon 줄곧 오필리어는 옛 찬송가들의

귀절들을 노래하였는데 자신의 고통을 느낄 줄 모르는

사람 같았고, 아니 물에서 태어나고 물어서 살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자처럼 보였어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고, 마침내는 물을 먹어 무거워진 옷은

그 불쌍한 아가씨를 글어들여 아름다운 곡조를 더 이상

부르지 못하게 하였고 진흙에 박혀 죽게 하였지요.

 

288 햄릿 왕자가 태어난 지 30년 되었음을

 

293

햄릿     자네 어떻게 생각하나? 이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 나의 부왕을 죽이고 나의 어머니를 간음하고 불쑥 끼어들어 내가 왕위를 잇는 희망을 부숴버리고, 바로 나의 목숨을 잡으려고 낚시를 드리워 놓고 기타 등등의 속임수를 쓴 자인데 -

è 모든 추측에서 벗어나지 않는 햄릿의 심리

 

294

햄릿     첫만에 나는 예감을 무시하네. 참새 한 마리 떨어지는 데에도 특별하신 섭리가 있다네. 죽음이 이제 오면 장래에는 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오지 않는다면 장래에 올 것이다. 그것이 지금 안온다고 해도 장래에는 꼭 올 것이다. 준비가 제일 중요한 것이라네. 누구나 언제 떠나가냐는 것이 적시에 떠나가는 것인지 모르고 있는 이상 이에 대해 마음 쓸 필요가 무엇 있겠나? 될 대로 되는 거지.

 

296 죽음이란 천복을 잠시 연기시키고 이 모진 세상에 고통의 숨결을 끌어가면서 나의 이야기를 알려주게.

 

 

 

 

 

 

 

 

 

 

 

 

 

 

 

 

 

 

 

 

 

 

 

 

 

맥베스

 

9

마녀 일동 예쁜 건 추한 것, 추한 건 예쁜 것. , 안개와 더러운 공기 속을 날아가자.

 

19

뱅코 너희가 '시간' 속에 들어 있는 씨앗을 들여다볼 수 있고, 어느 씨앗이 자라나고 어느 씨앗이 자라나지 않을 것을 예언할 수 있다면, 내게도 그것을 말해봐라.

 

24

뱅코 흔히 지옥의 앞잡이들은 우리를 파멸의 길로 몰아넣으려고 사소한 일에는 진실을 말하여 유혹하고, 중대한 일에 관해서는 우리를 배반하여 함정에 빠뜨리는 수가 있소.


맥베스 [방백] 이 신비로운 유혹은 나쁠 리가 없다.

è [역주] 맥베스의 의문이나 사유 형태는 햄릿적 이분법인 '좋으냐, 아니면 나쁘냐'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유의지의 선택이면서 그것이 악마의 유혹이라는, 맥베스의 비논리가 내포한 비극의 중핵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è 햄릿은 A or B?의 흑백 논리를 보인다. 선과 악, 단 두 가지 밖에 없다. 그러나 햄릿 역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의 이상은 욕망의 명분일 뿐. 맥베스와 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è 예언과 자유의지의 문제 : 맥베스는 예언 없이는 왕을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예언은 듣기 전에는 실현되지 않는다.

 

27

맬컴 죽는 이상은 어떻게 죽어야 할지 충분히 아는 사람처럼 가장 소중한목숨을 보잘것없는 지푸라기처럼 미련없이 버렸다 하옵니다.

 

30

맥베스 별들도 빛을 감춰라! 나의 검고 깊은 야망을 비추지 마라.

 

33 야심이 없으신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조종할 사악한 마음이 없습니다. 몹시 원하시는 것을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려 하십니다. 잘못은 범하지 않으려 하면서 부당한 것을 바라십니다.

è 남에게 악을 권할 때는 거리낌이 없는 법이다.

 

41

맥베스 그리하여 이 일격이 영원한 시간의 흐름인 이승에서 전부가 되고 종국이 된다면, 저승은 어떻게 되건 뛰어들어 기꺼이 모험을 하리라. 그러나 이런 일은 반드시 현세에서 심판을 받는 법이다.

 

43 맥베스 부인 발을 적시지 않고 물고기를 얻으려는 고양이처럼 살아가실 작정이십니까?

 

44 천진스레 웃으며 젖을 빠는 아이의 말랑한 잇몸에서 젖꼭지를 빼버리고 머리를 둘러메쳐 뇌수를 꺼내 보일 거예요. 그때의 당신처럼 일단 하겠다고 맹세한 이상은.

è 극도의 잔인성. 그러나, 이 잔인함을 피하되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완곡한 죄"를 저지르는 "정치적 인사"들보다 차라리 정직한 구석이 있다. 악인의 제왕으로서 악을 배반하지 않는다.

 

52

뱅코 영달을 바라다가 도리어 몸을 망치거나 하면 곤란하지만, 마음도 상하지 않고 충성심도 더럽히지 않는다면 의논대로 하겠소.

 

맥베스 그럼 편히 쉬시오!

è 영원히 쉬시오!

 

59 그날그날의 생의 적멸 è

 

70

맥베스 내가 한 시간 전에만 죽었다면 나의 일생은 축복받은 것이었을 텐데, 이 순간부터 이 세상에는 중대한 일이라곤 하나도 없어져 버렸다. 있는 것이라곤 보잘것없는 것 뿐, 영예도 덕도 생명을 잃었다. 인생의 술은 죄 말라버리고 이 창고에 남은 것은 단지 술지게미뿐이다.

 

73

도널베인 그럼 나는 아일랜드로 도망치겠어요. 서로 헤어져 다른 운명을 걷는 편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여기선 사람들의 웃음의 그늘에 단검이 숨겨져 있습니다. 피가 아까운 자일수록 피비린내 나는 짓을 할 위험성이 더 많습니다.

 

맬컴 이 살육의 화살은 활시위를 떠나 아직 하늘을 날고 있으니, 몸을 지키려면 무엇보다도 과녁을 벗어나야 한다. , 어서 말에 오르자. 거추장스런 작별 인사 같은 건 그만두고 몰래 탈출하자. 누구의 힘도 될 수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훔쳐가는 일도 허용될 것이다.

 

 

84 그리고 그 두려움을 모르는 기질에 더하여 자기 용기를 안전하게 행동에 옮기는 분별이 있다.

 

90 맥베스 부인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것은 헛일이다. 소망을 이루어도 만족을 얻을 수 없다면 차라리 죽음을 당하는 편이 훨씬 편한 것이다. 죽여놓고 마음에도 없는 기쁨을 맛보기보다는.

 

91 맥베스 덩컨은 지금 무덤 속에 있소. 살아가는 불안의 발작에서 벗어나 조용히 잠들어 있소.

 

93 일단 악업으로 시작한 일은 학한 일로 지탱해갈 수 밖에 없소.

 

106 맥베스 나를 위해서라면 대의도 명분도 알 바 아니오. 피비린내 나는 유혈 속에 이왕 발을 들여놓은 이상, 이제 새삼 물러설 수는 없소. 감연히 건너버려야 하오.

è [데미안]에서 데미안은, 예수가 십자가에 박힐 때 양쪽에 같이 매달려있던 죄수들의 이야기를 한다. 한 사람은 죽음 직전에 회개하여 천국으로 가고 다른 한 사람은 끝까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악인으로서 죽는다. 데미안은 회개한 죄수보다 끝까지 악마에 대한 의리를 지킨 죄수를 더욱 높게 평가하였다.

 

108 운명을 무시하고 죽음을 조롱하는 사나이, 욕망이 커서 지혜도 은총도 공포심도 헌신짝처럼 내던진 사나이. 너희도 아다시피 자만심이야말로 살아 있는 자의 대적이다.

 

120 여섯 마녀 입으로는 말할 수 없는 일이오. è 너무 무시무시해서.

 

121 마녀2 제 새끼 아호 마리를 먹어버린 암퇘지 피를 퍼부어라. 교수대에서 흘린 살인자의 기름도 모두 불 속에 집어넣어라.

è 죄를 지은 자의 피와 기름을 사용한다. 그들과 일체가 된다. 암퇘지와 실인자는 피를 흘리고 교수대에서 죽음으로써 죗값을 치른 자들이다. 맥베스의 운명을 예언으로 점지한다.

 

122 환영 2가 나타난다.ㄴ 피투성이가 된 어린아이 모습을 하고 있다.

123 환영 3이 나타난다. 역시 어린아이인데 왕관을 쓰고 손에 나뭇가지를 들고 있다.

è 왜 어린 아이일까? 어린 아이는 아직 덜 자란 성인이다. , 가능성을 상징한다. 아이는 시간의 씨앗이다.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되듯, 예언이 현실이 된다.

 

124

환영 3 맥베스는 결코 멸망하지 않는다. 저 버남의 대삼림이 던시네인의 언덕까지 쳐들어오지 않는 한.

è 말하기 방식 : 반드시 말을 해주긴 해야하는데, 말해주기 싫을 때 쓸만한 방식이다. "당신은 언제 멸망할 것이다."라고 직언하지 않는다. 말의 강세를 "멸망하지 않는다.무엇무엇 전까지는."이라는 조건어법으로 꼬아서 청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è 맥베스는 이를 "비유"라고 생각하지만, 환영은 "수수께끼"를 낸 것이다.

è 같은 이야기를 듣더라도 어디에 key point를 둘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Nere Die, or Maybe Die. 사람은 자기가 보려고 하는 것만 본다. 같은 경제 동향을 보아도 전문가마다 분석 결과가 다르고, 투자처도 달라지는 것처럼.

 

125

맥베스             뱅코의 자손으 대체 이 나라를 통치할 것이냐?

모두                그 이상은 알려고 하지 마오.

è 원래, "대답을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대답"임을 깨달아야 했는데, 맥베스는 저주의 바로 앞자리에 놓인 성공이라는 사탕에 눈이 어두워 이 사실을 읽지 못한다.

 

129

로스 두려운 나머지 풍설을 믿지만, 실은 무엇이 두려운 지도 모릅니다. 다만 미쳐 날뛰는 파도 위를 이리저리 떠다닐 뿐입니다.

 

130 맥더프 부인 가엾게도 아버지가 있으면서 아비 없는 자식이나 다름 없습니다.

 

맥더프 부인 얘야,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넌 어떻게 하겠니? 어떻게 살아가겠니?

 

소년 새같이 살지요. 어머니.

 

131

소년 대체 누가 목을 졸라요.

 

맥더프 부인 그야 정직한 사람이지.

 

소년 그럼 그 맹세했다 거짓말했다 하는 사람들은 바보들이군요. 맹세했다 거짓말했다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으니 언제든 정직한 사람을 몰매질하여 목매달아 죽일 수 있을텐데.

è 죽음의 복선

è "거짓말쟁이(죄인)"으로 몰려 죽은 이들은, 사실 정직한 사람(무고한 이)이며, 이들을 죽이는 자들이야말로 죄를 뒤집어씌운 거짓말쟁이들이다.

 

132

맥더프 부인 어디로 피한단 말이냐? 나쁜 일이라곤 해본 일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여기서는 나쁜 일을 하면 도리어 칭찬받고, 착한 일을 하면 위험하고 어리석은 짓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 나쁜 일이라곤 해본 일도 없다는 말은 결국 어리석은 여자의 변명에 불과하단 말인가?

 

140

맬컴 그러한 인간도 나라를 다스릴 자격이 있는지, 기탄없이 말해주오. 거짓말을 하지 않소. 나는 지금 말한 것과 같은 위인이오.

맥더프 나라를 다스릴 자격! 천만에요, 살아 있을 자격도 없습니다.

 

142 맥더프 희망과 절망이 동시에 몰려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149

맬컴 사나이답게 참으시오, 맥더프.

맥더프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나이이기 때문에 느끼기도 합니다.

è 그는 홀로 도망갈 때, 자신의 식솔이 살해당할 것임을 몰랐단 말인가?

 

153

시의 지금 무얼 하시는 겁니까? 보세요, 손을 심하게 비비고 계십니다.

시녀 늘 저러십니다. 손을 씻으시는 것처럼. 저렇게 15분쯤 계속 하십니다.

è 강박적인 손씻기. 속죄하려는 방어기제.

 

맥베스 부인 아직도 여기 얼룩이 있다.

 

157

시의 좋지 않은 유언이 돌고 있습니다. 부자연스러운 행위는 부자연한 번민을 낳는 것입니다. 병든 마음은 귀가 없는 베개라도 그 비밀을 털어놓으려 합니다. 왕후에게 필요한 것은 의사보다 신부입니다.

 

159

앵거스 이제 왕위라는 것도 미끄러질 듯이 어깨에 매달려 있을 뿐, 거인의 의상을 훔쳐 입은 소인의 처참함을 맛보고 있을 것이오.

è 새 실험. 새 종류 중, 테스토스테론 남성 호르몬이 많을수록 가슴에 검은 깃털이 수북히 나는 것이 있다. 이 새는 검은 깃털이 많을수록 무리에서 서열이 높고 암컷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검은 깃털이 많을수록 호르몬의 영향으로 덩치도 크고 힘도 세다. 실험자들은 그 무리에서 왜소한 수컷의 가슴에 매직펜으로 검은 깃털 표시를 한 후 돌려보냈다. 그러자 새들 무리는 처음에는 당황하는 듯 하며 그를 피했으나, 이내 실험새를 공격하였다. 후에 실험자들은 이 실험새의 용기를 북돋기 위해 남성 호르몬 등을 주사하기도 하였는데, 덕분에 용기를 얻은 실험새는 무리로 돌아가 호기롭게 굴기도 하였으나 이미 그의 힘을 간파한 다른 수컷들에 의해 결국 죽임을 당했다.

 

è 햄릿과 맥베스를 잇는 거대한 주제는, "적자"가 모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적자"는 정의로운 자로 일반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자"는 욕망을 실현한 가능성이 태초부터 박탈당한 상태다.

 

163 맥베스 이 나라에서 영국병들을 쓸어낼 무슨 설사약은 없소?

 

165 추측은 불확실한 희망을 말할 뿐, 확실한 결과는 격돌만이 결정해줄 것입니다. , 그 목적을 향하여 진군합시다.

 

1676 맥베스 내일이 오고, 오늘이 가고, 그리하여 하루 하루가 작은 발걸음으로 시간의 계단을 미끄러져 내려간다. 이 세상의 종말에 도달할 때까지, 어제라는 날은, 항상 어리석은 자들이 티끌에 묻혀 죽어가는 길을 비춰준다. 꺼져라. 꺼져라. 잠시 동안의 밝음!

사람의 생애는 흔들리는 그림자에 불과하다. 자기가 나가는 짧은 시간만은 무대 위에서 장한 듯이 떠들지만, 그것이 지나면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가련한 배우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백치가 떠드는 한바탕 이야기, 소란을 피우지만 아무 뜻도 없는 것이다.

 

174

맥더프 이 맥더프는 어머니 배를 가르고 달이 차기 전에 나왔단 말이다.

맥베스 그런 말을 지껄이는 혓바닥에 저주가 있으라. 그 한마디로 나의 사나이다운 용기가 꺾였다! 거짓말하는 악마들을 이제 믿지 않겠다. 이중의 뜻이 있는 애매한 말로 사람을 농락하여 약속의 말은 지킨다고 하면서 그에 희망을 걸면 깨버리는구나.

è 사실 맥더프가 제왕절개로 출산한 아이라는 점은, 그의 전투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è 자기 예언으로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것은 맥베스이며, 그 예언을 한 사람을 악마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설사 진짜 악마였다 하더라도. 악마는 우리 마음 속에 있다.

 

 

 

 

 

 

 

 

 

 

 

 

 

 

 

 

 

 

 

 

 

 

 

 

 

 

 

 

내가 저자라면

 

셰익스피어에게서 배울 점은, 표현의 예술성에 앞서 탁월한 구성적 창의력이다. 시나리오가 잘 짜여지면 표현은 자연히 탄생하게 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예술적 극치감을 맛볼 수 있는 명장면이 있다. 작품들은 모두 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간다. 리어 왕에서 미쳐버린 리어 왕과 이를 지켜보는 켄트, 광대, 에드거가 막사 안에 함께 있는 모습, 맥베스에서 왕을 죽인 후, 다음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 숲이 움직이는 순간 깨닫게 되는 운명의 배신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 예를 좀 더 심층적으로 보자면, 에드거가 자신의 아버지 글로스터에게 단번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아니고, 글로스터를 구원하기 위해 연극적 요소를 도입하는 장면을 보자. 장님이 된 글로스터에게 절벽이 아닌 곳에서 절벽으로 뛰어내리게 함으로써 참신성이 배가된다. , 절망에 빠진 글로스터에게 그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게 하므로써 "절망의 욕구"를 해소시킨다. 그런 후, 에드거는 한 번 더 창의력을 발휘한다. 자신을 분리시켜 여러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셰익스피어가 극본을 쓰고 있는 극본가이자, 연극계에 오래 몸 담은 사람으로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상상력이다. 에드거는 더 나아가 아까의 안내자가 사실은 "악마"였다고 말함으로써 극적 전율감을 불러 일으킨다. 하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개의 창의적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훨씬 가치를 높이게 된다.

이런 것이 가능하였던 이유는, 셰익스피어가 극적 내용을 위해 많은 고심을 하였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그러나 나는 생각을 오래한다." 한다고 말하였다. 셰익스피어는 연극에서 스토리 자체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 같다. 때문에 그는 잘 만들어진 구성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였고 창의에 창의를 더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극본을 읽거나 연극을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곱해가며 종국에는 예술적 극치미를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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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2 09:55:25 *.68.172.4

오늘 정말 너무 바쁩니다. 도저히 수정할 시간이 없네요. 그렇지만 제 일이 더 중요해서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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