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미나
  • 조회 수 243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2년 6월 12일 17시 07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 헤르만 헤세

<헤세에게 찾아 운명적인 순간들>

  1. 시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할 '이라는 체험을 하게
  2. 학교를 떠날 밖에 없었던 순간
  3. 방랑의 시기 - 서점의 직원, 도제와 견습공 등으로 여기저기를 전전하게 년의 시간
  4. 책과의 만남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함.
  5. 스물여섯, 문학상을 받고, 여러가지 억압 혹은 강요되는 것들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6. 마흔, 그림이라는 새로운 기쁨을 발견함.

 

  1. 내가 저자라면

1) 파트 전에 헤르만 헤세의 시가 나온다. 좋다.

2) <청춘이란 무엇인가> 목차

::: 프롤로그 내 삶의 작은 이야기 :::

::: Part1. 청춘의 낙서 :::

첫 경험

사랑의 종말

노을빛 사랑

작은 우화

시인의 꿈

 

::: Part2. 청춘의 사색 :::

방황하고 아파하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젊음은 자유다

고독은 여행이다

영혼은 찬란하다

죽음은 어떻게 오는가

종교는 구원인가

자연은 신의 선물이다

 

::: Part3. 청춘의 여행 :::

방랑자의 이별

방랑자의 여행

방랑자의 고향

초원의 노래

목가의 수채화

부질없는 소망

나라면 책을 어떻게 썼을까? 일단 개의 파트로 나눈 것이 마음에 든다. 청춘의 낙서/사색/여행 이란 가지 키워드로 나눈 것도 좋다. 각각에 소제목들도 마치 이야기처럼 마음에 든다. 물론 파트에서 이야기한 사랑얘기는 딱히 얘기가 없지만 말이다. 여전히 고민이다. 책에 대한 목차가. 지금까지 써온 글들을 정리하고 다시 쓰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계속 하지를 않고 있다. 고민이다.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 ;;;

 

  1.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프롤로그 삶의 작은 이야기 :::

그러나 나는 오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시인은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체험하게 것이다. 시인은 언제 어디에서나 찬미와 찬탄을 받으며, 그러한 운명을 갖고 있는 다른 모든 존재들처럼 비범한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나는 비로소 절감하게 것이다.

시인은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존재할 뿐이다. 헤세는 타고난 철학자인가? 아니면 타고난 시인인가? 비범한 운명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 시인이라는 말이 부러우면서도 쉽지 않은 길인 같다.

 

그것은 억압받은 청춘의 갈등이 나로 하여금 그곳을 마침내 떠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뒤에도 학교에서의 공부는 주위 사람들의 열망과 자신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리하여 나는 여러 방면의 기술을 가진 전문가에게 도제(어려서부터 스승을 따라 기술을 배우는 제자) 견습공으로 년간을 전전하지 않으면 되었던 것이다.

학업에 실패하고 , 나는 스스로 가고자 하는 선택의 길에서 잘해보기 위해 나름대로의 수업을 시작했다. 조부 때부터 내려온 많은 장서 속에 묻혀서 독서와 습작에 전념할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행복한 순간순간의 시간들이었다.

억압받은 청춘의 갈등. 표현 너무 좋다. 훌륭한 작가들에게는 대부분 갈등과 방랑의 시기가 있었으며, 그들에게 힘이 되어준 것들 중에 책이 있다는 것도 내게는 힘이 되곤 한다.

스무 살에 이르기까지 나는 눈에 모든 문학서적들을 이상 읽었으며, 철학과 예술사와 언어학 등에도 끈질기게 집념을 보이면서 수많은 습작을 있었다.

스무살에 이르기까지 많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부럽다. 나도 책을 일찍 알게 되고, 글쓰기를 일찍 시작했다면, 지금 겪는 방랑의 시기가 빨리 찾아 왔을까? 그들이 무작정 부럽지는 않다. 단지 그들에게 찾아온 시기와 내게 찾아온 시기가 '다를 '이니까.

 

나는 속에 묻혀서 처음에는 새로 나온 것들에만 집착하여 읽었는데, 점차 오래된 책과의 관계를 통해 보다 정신적인 위안을 받으며 지혜를 터득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완전! 나도 요즘 오래된 책이 좋다. 오래된 책을 통해 그들의 지혜를 터득해 있어서 너무 기쁘다.

스물여섯 최초로 문학상이라는 것을 수상하면서 나는 동안 호구지책으로서의 책과의 씨름을 그만두기로 하였다. 이제 나는 시인으로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삶과의 지루하고 쓰디쓴 생존의 싸움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고통의 기억들을 잠시 잊을 수가 있었다.

 

이때까지 나에게 실망하고 있었던 가족과 친지들도 다시 미소를 지어 주었다. 비로소 나는 위안과 승리를 누리게 되었다. P8

 

동안 얼마나 무서운 고독과 금욕과 위험 속에서 살아온 것인가를 나는 절감하고 있었다. P9

 

자기 성찰을 통하여 나는 자신의 고통과 책임이 나의 외부에서부터가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서 추구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음을 알았다. P10

헤세가 자기 성찰을 통해 내부에서 강요하는 고통과 책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점차 그것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까? 예를 들면, 밥벌이에 집착하던 어떤 이가 그것을 벗어날 있게 되었다는 ?

 

그리하여 나는 차츰 세상의 사소한 분쟁거리는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체의 혼란과 죄과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적당히 관여하게 되었다. P11

 

짧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또는 붕괴되는 사이에 끼어 목숨만을 유지하려고 발버둥치는 삶을 살고 있는 인간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나 조화 따위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내가 자신을 투시하는 지옥의 순례 같은 괴로운 여정에서 눈을 돌린 것의 대부분은 하찮고 무가치한 것들이었다. P14

 

나의 새로운 체험이 때로는 동방의 비유로 가득 말로써 표현되었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나를 '불교도'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는 불교 신앙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나에 대한 그러한 별명 속에는 어떤 진실, 알의 진리가 들어 있는 것이다. 사실을 나는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p15

 

시인으로서의 존재와 나의 문학 작품의 가치에 대한 신념은 이렇게 변화를 겪으면서 내면세계에서 뿌리가 뽑히고 말았다.

그런 이유로 글을 쓴다는 것은 기쁨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이란 결국 기쁨을 찾을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역시 어떠한 고통을 당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요구하고 절실하게 원했던 것이다.

 

그런 어느 갑자기 나는 새로운 기쁨을 발견했다. 어느덧 나는 마흔 살이 되어 있었는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P16

 

창작을 나는 흔히 교양 있는 독자가 정당한 저서에 대해서 요구하는 바를 망각해 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현실이란 복잡하게 생각하거나 신경까지 써야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냈다.

 

현존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까마득히 멀어 보이기 때문에 나는 대개의 경우 남들처럼 미래까지도 과거와 연관 지어서 이렇다 구별 없이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나는 적지 않는 시간을 미래 속에서만 살고 있었던 것이다.

공감된다. 나도 적지 않은 아니 대부분의 시간을 미래 속에서만 살고 있었다. 지금도 완전히 바뀌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시간들을 '현실' 데려오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전기도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이어갈 삶을 통하여 끝없이 끝없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있을 것이다. P17

 

::: Part1. 청춘의 낙서 :::

경험

그러나 언젠가 번쯤은 산책길이나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중에, 혹은 이루는 밤에 완전히 잊었던 지난 , 조각 삶의 파편이 다시 떠오를 때가 있다. 무대의 세트처럼 눈부신 색색의 불빛을 받아 모든 것이 하나씩 되살아나면서 이름과 장소, 소음과 냄새까지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P24

 

토요일까지 나는 들뜬 감정과 기쁨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 다음에는 없는 불안감 같은 것에 휩싸였다. 그녀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없었기 때문이다. P27

 

그녀는 팔을 황급히 잡아 자기에게로 끌어당겼다.

" 현명하게 굴어요."

그녀가 속삭였지만 끝내 나는 말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작별을 다음, 우리는 곧장 정거장으로 달려가 간신히 표를 사서 차에 올랐다. 그러나 나는 없는 허탈감에 빠졌다. 도저히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허탈감. 어떤 기분인지 너무 알겠다. , 헤세는 깨달았을까?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후로 나는 가량을 일요일, 혹은 늦은 저녁에 세틀링겐으로 찾아가 격자문 밖에서 귀를 기울이다가는 정원 주위를 배회하곤 했다.

 

그러나 이상 하인이 나를 그녀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는 일도, 개가 달려들지 못하다록 보호해 주는 일도 없었따. 또한 그녀의 손이 손을, 그녀의 입술이 입을 스치는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꿈속에서 번인가 그런 순간을 맛보았을 뿐이다. P33

 

사랑의 종말

맞아, 지금 우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지? 그래,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죽는다는 , 오늘날엔 정도까지 되는 일은 거의 없지.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있어 으레 따라오게 마련인 키스나 동침,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야. 인생의 유일한 감정으로 승화된 사랑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거야. 그러한 사랑은 고독하기 마련이지. 속된 말로 '대가를 바라는 '이라 할지라도 말이야. 그것은 인간의 모든 소망과 능력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열정적으로 타오르며, 희생이 환희로 모습을 바꾸는 사랑을 말하지. P39

 

그녀에게 봉사하는 것만으로도 쾌락을 느꼈어. 그녀가 생각하고 고안해 내는 모든 소원을 들어주지 못한다는 것은 나에게 있을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내가 여인을 정복한 것은 아니었어. 한동안 미로와 같은 행복을 꿈꾸며 이상 아무런 희생을 치를 필요가 없어졌을 , 아무런 노력 없이도 그녀로부터 미소와 키스와 사랑의 밤을 얻게 되었을 , 나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P40

 

고통에서 벗어나고 치유하기 위해 애인을 소유하기 시작했을 ,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 왔던 거야. 얼마동안은 그런대로 견디어 나갔지만 점점 감당하기 어려워지더군. 결국 여인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지. 그래서 휴가를 얻어 여행을 했던 거야. P41

 

그러나 치욕스런 처벌을 당하고 몸에 걸친 마지막 양복까지 잃어버리는 것도 불꽃이며 정열이고, 사랑의 대가라는 것을 이해할 있겠나? 사랑에 빠지면 말일세. P44

 

노을빛 사랑

나는 옷을 벗고 샤워를 다음에 덧문을 닫은 셔츠 차림으로 레몬주스를 마시고 책을 읽으면서 적당히 오후 시간을 보냈다.

저녁 무렵이 되자, 별로 서늘해지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역시 그들과 함께 공원의 산책로를 걸었다. P47

 

저녁 무렵, 즐거움이 넘치는 거리의 그늘진 곳을 한가롭게 배회하는 사람들, 거리 모퉁이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 먼지투성이의 대리석 탁자에 앉아 저녁 어스름과 함께 마시는 베르무주. 아름답고 밝은 아가씨들의 모습과 무도곡의 가사를 맵시 있게 따라 부르는 목소리가 저녁 하늘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P50

 

현명한 젊은 사람이라면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이 저녁 내내 호텔 발코니에 홀로 서서 사람들이 춤추는 모습이나 바라볼 생각이 아니라는 것쯤은 당연히 알아야겠지요. 어떻습니까? P53

 

나는 오늘 저녁에 당신을 가까이 하면서 청춘시절과 너무도 흡사한 모습을 보았어요. 아무래도 우리 사람은 모험을 하기 위해 여자를 정복하는 부류의 남자는 되나봅니다. 우린 그저 발코니 위를 쳐다보며 포도주나 마시는 외로움이 많은 남자들인 같습니다.

 

어렸을 가졌던 수줍음은 가난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했지요. 그러나 부자가 뒤에도 사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더군요. , 그럼 갑니다. 안녕히…." p55

 

작은 우화

그녀의 입맞춤이 너무도 달콤했기 때문에, 나는 행복에 겨운 나머지 슬픔을 느꼈다. 그래서 황급히 인사를 하고는 길을 뛰어 내려왔다. P63

 

"되돌아 길은 없어. 세상을 알려면 오직 앞으로 나아가는 뿐이야. 갈색 눈의 소녀한테서 이미 아름다움을 발견했었지. 그녀와 멀리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소녀는 한층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좋아.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가거라. 노를 너에게 넘겨 줄테니…. " p67

 

아름다운 방랑의 나날도, 브리킷드도, 아버지도, 고향까지도 여름 밤의 꿈에 지나지 않는 같았다. 자신이 이제까지 늙고 외로운 몸으로 오랜 시간 어두운 속에서 강물을 흘러온 듯이 생각되었다.

 

그러자 검은 강물에서 날카롭고 진지한 얼굴이 잿빛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세상을 깨달은 노인의 얼굴이었다. 그것은 바로 나였다.

되돌아갈 길을 발견할 수가 없었으므로 나는 어둠 속에서 강물 위를 계속 전진해 갔다. P69

되돌아갈 길이 없다. 내가 한걸음씩 떼어 앞으로 갈수록 뒤는 절벽으로 변하는 것만 같은 그런 기분. 그래서 앞에 뭐가 있는지 어떤 길인지 모르지만 그저 걸어갈 뿐이다.

 

시인의

그는 자신이 지상의 어떤 즐거움이나 축제 속에도 도취될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세상 한복판에 있는 하나의 섬처럼, 그는 언제나 고독한 방관자를 머무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영혼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상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있는 순간에도 이방인과 같은 은밀한 열망을 잊을 없는 운명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스스로의 모습을 깊이 성찰해 보면서 그는 진정한 행복과 깊은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속한 세계를 정화하여 불멸의 것으로 승화된 완전한 편의 속에 집어넣을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P72

 

왜냐하면 그가 그리던 아름다움과 우아함은 현실 속에서는 얻을 없는, 오직 시인의 속에만 깃들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P77

 

그는 스승 곁에 머물면서 더욱 열심히 비파 뜯는 기술을 전수받았다. 다음엔 피리, 다음에는 스승의 엄격한 지도를 받으며 시작에 몰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간단하면서도 소박한 표현으로 바람이 수면을 흔드는 듯한, 사람의 깊은 영혼을 부르는 오묘한 비법을 배웠다. P79

 

수면에 있는 등불과 진짜 등불이 구별되지 않는 것처럼, 그의 마음속에서도 지금의 축제와 젊은 시절 이곳에 서서 낯선 스승의 피리소리를 듣고 그의 말을 따랐던 최초의 축제가 이상 구별되지 않았다. P81

 

하지만 마지막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나은

지혜나 능력은 없다.

그래, 결국 인생은 독고다이. 혼자 가는거니까.

 

::: Part2. 청춘의 사색 :::

방황하고 아파하고

나는 이미 온갖 죽음을 체험했다.

앞으로도 갖가지의 죽음을 맞이하리라. P100

 

키스를 하기 위하여 인생을 버리고, 어리석은 일을 하기 위해 세계를 돌보지 않은 옛날의 젊은이들이 지금 부인을 동반하고 와서 토지의 가격이며, 기차 시간표가 달라진 등에 관한 자질구레한 세상 이야기에 꽃을  피우고 있었다.

모든 것이 변했으나 객실 그리고 이곳의 좋은 백포도주만은 조금도 변함이 없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p103

 

지나간 청춘의 시간들을 다시 만날 있다 하더라도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과 날씨가 지닌 생명력에 비하면 그리 흥분이 된다거나 중대하고 압도적인 것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P106

 

나는 지난날의 연애를 생각하고 율리에의 모습, 고상한 눈썹과 검고 눈을 가진 갸름한 얼굴을 회상하였다. P111

 

지나간 일들이여! 그러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그녀와의 키스도, 저녁의 산책도, 그리고 사람의 눈을 속인 사랑도 아니었다. 그것은 사랑으로부터 마음에 흘러 들어 힘이었다. 사랑을 위해 살고 싸우며 어떤 고통이라도 인내하게 만드는 초월된 힘이었다. P112

 

참으로 어리석고 쓸데없는 일이지만 타향이 되어버린 곳에서 살고 있는, 이제는 거의 잊어버린 애인을 다시 만나려고 밤의 추위 속에서 숲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P116

 

그들은 분명히 나를 상인이나 관리로 생각하고 꺼려하는 눈치였다.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P121

 

그녀들을 바라보면 욕망이 일어난다기보다 다만 즐거울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인생의 꽃과 같은 그네들의 젊음과 아름다움도 언젠간 늙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슬퍼지고 만다. p126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길을 걷는다고 생각할 때조차 실은 걸음 정도, 아주 짧은 동안만 서로 교차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우리가 느끼는 공통점이라든가 근접성, 우정 같은 것들도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P128

외롭다 외롭다 외롭다. 외롭지 않으면 인생이 아닌걸까? 세상에 외롭지 않은 인생이란 존재하기나 할까? 어린아이들은 외롭지 않을까?

 

인생은 외로운 !

아무도 남을 모르니

모두가 혼자다. P129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가 세계의 중심이다. 세계는 그의 둘레를 멋대로 빙빙 돌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 또한 누구에게든 하루하루가 바로 세계사의 종점이다. P133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각성 상태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을 두려워한다. P134

 

어둠, 위안이 없는 암흑, 그것은 생활의 무서운 순환을 뜻한다. P136

 

사랑은 아름다워라

사랑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사랑에는 특별히 고통이 따른다. 그러나 고통을 받든 받지 않든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P137

 

 죽음과 쾌락은 하나였다. 생명의 어머니 이브는 사랑과 기쁨으로 불리지만 그것은 또한 무덤이며 부패라고 부를 수도 있는, 행복의 원천인 동시에 죽음의 원천이기도 것이었다. p138

 

사랑한다는 것과 안다는 것은 거의 같은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는 가장 사랑하고 있는 사람을 또한 가장 잘 안다. P139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행복하고, 사랑하는 것은 사랑 받는 것보다 아름다우며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젊은 시절 때의 열정적인 사랑과 오랜 결혼생활에서 얻은 사랑은 서로 다르다. P142

 

행복을 체험하려면 무엇보다도 시간으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두려움과 희망으로부터의 해방을 필요로 한다.

행복이란 희망을 지니는 자의 것이다. P145

 

나이 먹은 사람들이 언제 최고의 행복을 느꼈었는지 돌이켜 때는 가장 먼저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행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간에 지배되지 않는 , 또한 공포나 희망에 지배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개의 사람은 나이를 먹게 됨에 따라 이러한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P147

어쩌면 행복하다는 감정과 외로움이란 감정은 반비례해서 느끼게 되는 같은데, 유년시절은 대부분 행복하다는 생각이 크게 자리하고 있으므로 외로움을 상대적으로 느끼게 되는 같다.

 

젊음은 자유다

정열이라 정말 멋진 것이다. 그것은 때때로 젊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어울리는 말이다.

스스로가 덧없는 저녁 구름의 유희 같은 존재인 것처럼, 모든 일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항상 세상을 관망하며 비유로 바라보는 , 사물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148

 

, 젊음은 아름다운 것이었다. 때는 참으로 좋았다. 물론 죄나 슬픔도 이미 숨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분명 행복한 세월이었다. 무렵의 나처럼 그런 식으로 술을 마시고, 그런 식으로 춤을 추고, 그런 식으로 사랑의 밤들을 칭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정도로 끝냈어야 했다. 후로는 다시 그런 행복한 시절은 오지 않았다. 그래, 그것이 젊음의 마지막이었다. P151

 

고독은 여행이다

인생이란 어떤 것인가. 자연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잠시라도 느끼면서 정말 슬퍼졌을 , 사람들은 어딘지 동물을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 사람들은 비록 슬픈 얼굴을 하고 있어도 평소보다 훨씬 진실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P155

 

우리의 빠른 인생에 있어서 영혼을 의식할 있는 시간, 감각의 생활과 정신의 생활이 뒤로 물러서고, 회상과 양심의 거울 앞에 영혼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간은 매우 드물다.

이러한 일이란 대개 커다란 고통을 체험하고 뒤에 일어난다. P156

커다란 고통을 체험하고 뒤에 일어난다. 영혼을 인식할 있는 시간이란.. 그런 같다. 지금의 고통이 인생에서 겪게 고통들 중에 얼마나 고통일지는 모르겠지만.

 

영혼은 찬란하다

그대가 있는 곳에 혁명이 있고 새로운 길이 열리며,

신이 있고, 새로운 삶이 있다.

영혼은 사랑이고 미래다. P159

 

죽음은 어떻게 오는가

우리의 속에서 가장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죽음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죽음은 생존의 마지막이며 가장 위대한 체험이다. 모든 인식과 체험 속에서 우리가 마지막 순간에 기꺼이 생명을 던지는 것은 인생에 있어 가장 의미를 지닌다. P162

 

태어나는 순간 이미 우리는 죽음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과 같다. 사람이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죽음을 우리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P164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최초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슬픔과 고통의 눈물이다.

 

우리의 마음속에 그에 대한 올바른 기억과 회상을 지니고, 사랑했던 존재를 우리의 내면세계에 다시 재건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보상이다. 우리가 이와 같이 추모하며 마음에 안식을 갖는다면, 죽은 사람은 우리 곁에서 새로운 삶을 계속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으며, 그에 대한 슬픔이나 고통은 생의 열매로 승화하게 된다. P165

 

종교는 구원인가

어떤 종교라도 신화에는 인류의 지식이 담겨져 있따. 신화는 우리 스스로가 신성시하지 않는다면, 허위처럼 돼버리지만 신화는 하나하나가 세계의 중심으로 통하는 열쇠다. P172

 

경건한 인간은 신화에 끌린다.

어떠한 종교에 속하는가 하는 것보다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인생은 무의미한 가운데서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지성으로 파악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의미를 찾고 싶은 신앙을 갖고 있다면 오직 스스로 체험에 의해서 있을 뿐이다. P173

 

삶의 의미를 찾는 길은 어디서나 같다. , 인생의 의미는 오로지 사랑의 길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자신을 헌신할 있는 만큼 우리 인생의 의미도 깊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세상에는 다양한 현상이 서로 교차하는데, 오직 번씩 엇갈리는 진귀하고 중요한 지점이 바로 인간이다. 따라서 개개인의 역사란 중요하고 신성하며 영원한 것이다. P175

그래서 나는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의 양심이라는 것은 삶의 최고재판소다. 그러나 나는 양심이 신의 목소리라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다른 재판소, 순수한 생활 본능이 양심과 대립된다는 것은 확실히 일종의 행복이다.

종교와 신화는 마치 시와 같다. 그것은 표현할 없는 어떤 것을 사람들이 합리적인 것으로 옮겨 어떤 이미지 속에 표현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p176

 

자연은 신의 선물이다

우리 마음속에는 하나의 고요한 장소, 하나의 피난처가 있다. 누구든 언제나 속에 들어가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인간은 참으로 적다. 누구나 있는 일인데도 말이다.

대개의 인간은 바람에 흩날려 솟구쳐 올랐다가 비틀거리며 땅으로 떨어지는 나뭇잎과 같다. 그러나 같은 인간도 있다. 그들은 확고한 궤도를 걸으며, 어떠한 강풍도 그들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그럴 밖에 없는 것이 그들은 스스로의 내부에 자신의 법칙과 자신의 궤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P182

 

신의 창조에 의해서 설계된 인간, 세계의 모든 국민이 문학이나 지혜를 통해 천년에 걸쳐서 일깨워져 인간은, 어떤 사물이 유용하지 못한 조건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찬양하는 기관을 가지고서 그것을 즐길 있는 능력이 부여되어 있다.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기쁨에는 언제나 정신과 감각이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p183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고 파생된다. 그러나 진실하고 훌륭한 언어는 그다지 많지 않다. P185

 

대부분이 그렇듯 생애의 반을 훨씬 넘을 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행복이란 말은 확실히 무언가 적극적이며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것처럼 쓰인다. 그러나 나는 근본에 있어서 단어가 지극히 평범한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 행복이란 좋은 출신에 남보다 뛰어난 교육을 받고, 화려한 경력을 지니며, 흠모의 대상이 되는 결혼을 하여 가정을 훌륭히 번성시키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신망 받는 생활을 의미한다. 또한 지폐로 가득 지갑과 보화로 가득 금고, 그와 같은 것들을 뜻하기도 한다. p189

 

::: Part3. 청춘의 여행 :::

방랑자의 이별

이것이 진정 이별이라고 한다면, 나는 한층 애정을 갖고 고향을 그리워하게 하는 모든 것들과 다시 사랑을 나누고 싶다. P194

 

! 나는 세상 어느 곳에 있던지 마음과 함께 있으리라.

 

나는 꿈꾸며 방황하는 나그네이다. 자신의 사랑을 세상 어느 곳에 연연하여 남겨두는 것을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또한 나는 우리들이 집착하며 사랑하는 것은 하나의 덧없는 꿈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P195

 

나와 같은 감정과 이성을 지닌 순수한 방랑자라면 향수라는 고독에 이르는 길은 걷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완전하지 않으며,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 적도 없었다. 오직 나는 방랑하고 꿈꾸면서, 즐거움을 맛보는 것처럼 나의 향수를 즐길 뿐이다.

바람, 내가 꿈꾸며 떠나는 방랑의 길에는 세상의 바람과 너머 저쪽 나라의 분수령과 낯선 언어, 처음 보는 산맥, 그리고 이국의 말할 없는 향기가 풍기고 있었다. 그곳은 없는 약속으로 빛나고 있었다. P197

 

방랑자의 여행

하지만 나는 미소를 짓는다. 입뿐만 아니라 영혼으로, 눈으로, 온몸 전체로 웃음을 짓는다.

 

이제 세상은 옛날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참으로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워졌다. 하지만 나는 고독하다. 그러나 고독한 것을 슬퍼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자신이 다른 나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언제나 태양처럼 불타오를 자신이 있다. 오직 성숙해질 것을 원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나는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일 용기가 있고 다시 태어나고 싶은 욕망도 있다.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졌음을 절감하고 있다. P201

 

방랑자의 고향

남쪽에 기다리듯 자리 잡고 있는 최초의 마을, 여기서부터 나의 방랑생활은 시작된다. 목적지도 없고, 찾아야 사람도 없는 시간이 정지된 거울 속을 걸어가는 같은 방랑, 거기서 때때로 맛보게 되는 한낮의 휴식, 해방된 시간과 나날이 있을 뿐이다. P202

때때로 맛보는 한낮의 휴식과 해방된 시간을 느낄 있는 삶이란. 누구나 꿈꾸는 그런 삶이지 않을까? 하지만 방랑을 누구나 선택할 수는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

 

아름답고 밝은 금발의 유쾌한 여자, 그녀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꿈꾸었으며, 지금 산촌의 작은 길을 걸어가면서 그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들 방랑자는 사랑의 실현이 불가능하면 할수록 그것에 더욱 연연해하고, 처음에는 사랑의 상대를 여성에 집착하다가는 점치 시골 마을이나, , 호수, 한적한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 아이들, 다리 밑의 거지, 목장의 , 숲속의 , 나비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두를 연인으로 생각하는 마음의 깊이를 지니고 있다. 이렇듯 삶을 방관하는 인생의 나그네에기도 우리 방랑자들에게는 사랑,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목적도 없이 홀연히 떠나는 즐거움, 여행길의 즐거움을 찾아 방황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청순한 여자여, 나는 너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너에 대한 사랑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또한 너는 사랑의 목적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의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P205

 

어떤 약점 때문에 몰래 모습을 감춘 은둔자의 태도와 달리 베토벤이나 니체처럼 운명을 극복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의 바람이 그들을 스치며 소리를 내고 있지만, 뿌리는 자신을 지켜내고 생명을 다해서 가지의 목적을 이뤄내려고 끊임없는 노력한다. 그들 속에 깃들어 있는 자신의 법칙을 실현하고, 그들 본래의 모습을 완성해서 무엇인가를 나타내려고 한다. P206

 

나무들은 제각기 이런 말을 자주한다. 속에는 하나의 핵이, 하나의 불꽃이, 하나의 사상을 지닌 완전한 생명이 깃들어 있다.

 

어떤 나무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힘은 신념이다. 나는 나의 조상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수가 없다. 해마다 나에게서 떠나는 천의 자식들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 오직 나는 근원의 비밀을 끝까지 살아봄으로써 터득할 뿐이다. 외에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P207

 

우리들이 고통 받으며 슬프게 사는 삶이 이제는 견딜 없는 것이라고 여겨질 때에 어떤 나무는 이런 말을 한다. 조용히 나를 보라.

 

고향이란 여기에 있다든가 저기에 있다든가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P208

 

그러나 번만이라도 그들에게 귀를 기울여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되면 비로소 우리들의 좁은 생각과, 작은 일에도 흥분하여 곧잘 감정을 상하게 하는 , 어린애 같은 행동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행위인가를 깨닫게 된다. 슬프거나 괴로울 나무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배운 사람은 이상 나무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또한 이외의 다른 것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고향인 것이다. 바로 그것이 행복이다. P209

 

초원의 노래

지금까지의 생활은 왜곡되고, 괴롭고 무서운 불안으로 가득 불면의 밤을 가져왔으나 이제 다시 가을 안개처럼 투명한 대기 속으로 사라져가려고 한다. 그리하여 다시 가을 안개처럼 투명한 대기 속으로 사라져가려고 한다. 그리하여 어느 날엔가 번은, 마지막 피로를 느끼며 진정한 평화를 맞이하게 되면 어머니의 품안 같은 대지는 기쁨으로 나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은 마지막이 아니라 재생을 의미한다. 그것은 낡은 것을 벗어버리고 새것을 맞이하는 창조인 것이다.

그때가 오면 나는 다른 모습, 다른 사상을 가지고 길을 다시 떠나고 작은 시냇물에 귀를 기울이고, 저녁 하늘을 우러러 보고 싶어질 것이다. P212

 

목가의 수채화

신학은 총소리와 포연, 고함소리와 반역, 경멸의 역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신학은 깊고 사랑스러우며 성스러운 것들과 지혜와 구원, 천사, 성찬 등으로 표현된다. P213

 

어느 날은 조용히 앞을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것이다. 또한 나의 관심과 사념은 정답고 친절한 시선으로 애정을 품고 그들의 발걸음을 쫓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그네들은 나와 같은 안주자의 안일한 생활보다는 삶을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세상의 성실한 손님으로서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기 때문이다. P214

 

밤이 되어도 옷을 갈아입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아침이 밝아도 그냥 누운 뒹구는 나태함, 어쩌면 그런 상태에서 세상의 끝을 맞이하고 싶은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P215

 

또한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극히 중요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한 본성이 있음을 안다. 혀에서 느끼는 쾌락이나 마음 속으로 찾아드는 고통, 따지고 보면 그것 역시 같은 성질의 것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그것을 요구하고 갈망한다. 만일 그와 같은 갈망의 대상이 없다면 오히려 죽음을 선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P216

 

부질없는 소망

당신이 나그네라면 담장 옆이나, 바위, 나무뿌리, , 어디에도 앉고 싶은 곳에 자유로이 몸을 맡기면 된다. 그러면 그림과 시가 당신을 에워싸고, 주변은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으로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이곳에 머무르고 있으면 사색이나 근심까지도 모두 덮인 너머 저쪽에 있는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귀찮은 사람들과 싫증나는 사건들 속에서 우리 인간들은 얼마나 많은 걱정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까!

 

자기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행복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피나는 삶의 다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P220

 

악마의 거문고

신앙의 기초

우리가 믿어야 신은 우리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신을 찬양할 수 없다. P228

 

알프스의 향기

처음 너를 발견했을 무렵, 방랑벽은 극에 달해 있었고, 젊음은 온통 불분명한 것으로 가득 있다.

그러나 너를 발견하고는 지난 잊어버렸던 젊음의 노래를 다시 불러본 것처럼 나의 마음은 휴식과 위안을 받았다. P231

 

이런 마음의 고향에 나를 맡기고 안주하게 된다면 비로소 나의 생활에 중심이 생기게 것이고, 중심에서 새로운 삶의 힘이 솟아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나의 생활은 중심이 없고, 때때로 물결처럼 흔들리면서 수많은 극과 반대극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고향에 머물고 싶은 끊임없는 동경, 여행에 대한 짙은 향수, 고독과 절망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사랑에 대한 강렬한 충동…. P232

 

나는 오로지 시인이 되려고 했으며 결국은 시인이 되었다. 나는 집을 갖기를 원했고, 그래서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충족은 불행을 내포하기도 한다.

나는 시를 짓는 것을 의심하게 되었고, 집은 나에게 비좁은 공간으로 변해 갔던 것이다. 또한 제대로 도착한 목적지도 없었다.

어느 길이나 돌아오는 지점은 있게 마련이고, 휴식은 새로운 동경을 잉태한다.

아직도 나의 삶은 멀고 길을 가야 한다. 또한 충족될 없는 것들이 나를 실망하게 만들기도 것이다. 그리하여 언제인가는 모든 것이 그리움으로 남게 것이다.

대립이 없어지는 곳에 천국이 있다. 나에게는 아직도 동경의 그리운 별들이 밝게 불타고 있다. p234

 

IP *.131.0.3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