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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8일 01시 34분 등록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8/28~1832/3/22

 

선한 행위, 아름다운 말, 예술가의 인생은 유한할지라도,

이들은 불멸이다.

괴테, <예술가의 신격화>에서.

 

 

독일이 낳은 대문호. 문학가이자 자연철학자.

 

괴테의 아버지는 법률가로 제실고문관의 직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머니는 시장의 딸이었다. 전형적인 엄부현모의 구도였던 것으로 생각되며 집안은 부유하여 고등 교육의 기회 역시 활짝 열려 있었다. 그러나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며, 프랑스와의 7년전쟁(1756∼1763) 당시에는 적군에 의해 집이 점령되어 프랑스 민정장관의 숙소로 쓰일 지경에 이르렀다. 계획되었던 교육에는 차질을 있었으나, 대신 괴테에게는 프랑스 문화를 접할 기회가 되었다. 괴테는 8세 때부터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배웠고 16세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법률가가 되기 위해 라이프치히 대학에 갔다.

 

대학 생활은 자유롭고 즐거운 것이었다. 그러나 3년 만에 각혈하는 병을 얻어 별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몸이 쇠약해진 그는 이 시기에 중세의 연금술 등 신비주의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어머니의 친구였던 그레텐베르크의 영향으로 신앙에 감회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훗날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의 모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양을 한지 2년 뒤인 1770, 괴테는 스트라스부르에서 법학 공부를 계속해 나갔다. 이 곳에서 J.G.헤르더와 친분을 쌓으면서 셰익스피어에 빠지게 되었고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로코코 취미의 문학관을 과감히 버렸다. 이 시기에 마을 목사의 딸 프리데리케 브리온과 사랑에 빠졌다. 괴테는 브리온을 사랑하여 약혼까지 하였으나, 결국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기하였다. 이로 인한 죄책감과 회한은 훗날 괴테의 시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1년 뒤, 괴테는 변호사가 되어 고향에서 변호사업을 개업하였고 바로 다음 해에는 제국 고등법원의 실습생으로서 몇 달 동안 베츨러에 머물렀다. 이 때 세기의 연인 샬로테 부프를 만났다. 괴테는 그녀와의 슬픈 사랑을 배경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썼는데, 작품의 비극성과 대조적으로 괴테는 이 작품으로 일약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젊은…>의 영향력은 가히 파괴적이어서, 당시 베르테르를 모방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젊은이들이 줄을 이었다고 전해지며 이를 "베르테르 효과"라고 명명할 정도였다. 이후 괴테는 독일적 개성해방의 문학운동인슈투름 운트 드랑(Sturm und Drang:질풍노도)’의 중심인물로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였다.

 

괴테는 불과 26살인 1775년부터 바이마르 공국의 대공 카를 아우구스트의 요청으로 그 곳에서 여러 공직에 앉았으며, 결국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 무렵 괴테는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과 12년에 걸친 연애를 하며 작품에도 영향을 받았으나 1786년에 이탈리아로 떠나면서 관계는 종말을 향해 갔다. 이탈리아로의 여행은 괴테의 인생에서 주요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이 여행을 계기로 괴테는 '현재에서의 완성을 지향하는' 독일 고전주의 문학으로 방향을 확고히 하였다.

2년 뒤 바이마르로 돌아온 후,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를 만나 동거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조화업을 하는 가난한 집의 딸이었으나 괴테에게 가정의 행복을 선사하였다. 이 시기에 <타소>, <로마 애가>, <식물 변태론> 등을 썼다. 1791년에 궁정극장의 감독이 되면서 고전주의 연극활동에 매진하였다. 1789년 경 프랑스 대혁명의 격동을 체험한 괴테는 이후 실러와 잡지 출간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실러의 격려에 힘입어 이 시기에 많은 작품을 출간하였으며 23세부터 구상하였으나 집필을 오랫동안 쉬고 있던 <파우스트>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도제 시절>, 서사시 <헤르만과 도로테아>가 이 시기 작품이다. 1805년 오랜 친구 실러의 죽음으로 괴테 역시 자신의 인생이 말년으로 접어들었음을 깨달았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를 집필하였으며, 일생의 대작 <파우스트>를 완성하였는데 이는 괴테가 사망하기 불과 1년 전이었다. <파우스트>의 집필 당시, 괴테는 자기 자신조차도 신비하게 여긴 재능으로 이를 썼다고 술회하였다. <파우스트>는 괴테의 타고난 재능과 그가 긴 인생 동안 정진해온 결과 얻어진 창조력으로 써낸 인류의 자산이다. 그는 과학 연구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 14권의 저술을 남겼다. 괴테는 문학작품이나 자연연구에 있어서, 신과 세계를 하나로 보는 범신론적 세계관을 전개하였다.

괴테는 82년 간의 생애 동안 "경지"의 철학과 문학을 보여주었으며 그의 작품들은 초월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괴테는 74세에 19세의 처녀 우를리케 폰 레베초를 사랑하는 등 말년에도 세 차례의 연애를 경험했을 정도로 생의 경험에 과감하였으며 여지없이 자신을 내던졌다. 이는 괴테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자유도 생명도 그것을 매일 매일 싸워 얻는 자만이 누릴 자격이 있다"는 그의 말처럼, 자신의 생의 철학을 스스로의 삶에 실천한 것으로 오히려 완벽한 합일성을 이룬다.

 

 

 

 

 

 

 

 

 

 

 

 

 

 

 

 

 

 

파우스트 - 문예출판사, 정경석 옮김

 

è 파우스트는 정말 메피스토를 만났을까? 파우스트는 인생의 허무를 깨닫고 진지하게 자살을 시도하였고, 이 계기가 발상의 전화점이 되었다. 그래서 마치 이중 인격자처럼 자신의 내면에 늘 존재하던 "악마성"과 대화하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è 영화 [필립 모리스] : (Daum 영화 해설) 자상한 남편이자, 좋은 아빠, 성실한 경찰이었던 스티븐 러셀(짐 캐리).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다 살아난 그는 갖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럭셔리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바로 돈! 결국 스티븐은 천재적인 두뇌로 보험사기, 카드사기, 식품사기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결국 감옥에 들어간다. 거기서 운명적인 사랑(?)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를 만나게 되고, 이번엔 그와 함께 하기 위해 78기 탈옥사기에 도전하는데

 

9

파우스트의 전설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첫째, 주인공의 성격이 거인적이고 모든 욕망을 향유하려 하며, 둘째, 이 모든 욕망이 하느님의 힘이나 광명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악마와 결탁해야만 이루어지며, 셋째, 주인공이 멸망하고 영혼은 영원히 지옥으로 떨어지는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는 점이다.

è 하느님과 악마의 차이는 무엇인가? 어째서 파우스트의 욕망을 하느님은 이루어줄 수 없고 악마는 이루어질 수 있는가? 어떤 점에서 악마는 하느님보다 더욱 능력이 있는가?

 

10

<파우스트>의 근본 사상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괴테가 파우스트 전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티타니스무스(거인주의)이다. 모든 것을 지니고 우주의 근본에 가까이 가려는 동경과 노력인 것이다. 여기에 따르는 모든 타락이나 향락, 절망 같은 것도 천국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파우스트는 구제받게 된다.

 

괴테가 어떠한 근본 이념으로 파우스트를 썼는지를 나타낸 것이 바로 <천상의 서곡>이다. 여기서 만물의 주인이 라파엘, 가브리엘, 미하엘의 삼대천사를 부려서 통치하는 전 우주는 하나의 통일체로서 이해되고 있으며, 만물은 시초 당시와 조금도 다름없이 숭고하고 엄숙하다. 그러나 모든 질서와 조화와 변화의 근본 원리는 천사도 모른다.

è 만물의 주인은 알고 있나?

 

인간의 활동은 너무나 쉽사리 이완하며 인간은 무조건 안락을 취하려한다. 그래서 인간을 자극하고 향상시키기 위하여 인간의 이성을 조소하는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끊임없이 향상하려는 인간 파우스트를 맡기는 것이다. 인간은 향상하려고 노력하는 동안은 헤매나 지상 생활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한층 더 높은 생명의 목표를 자아 안에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 생활은 지상에서의 인간의 요구만으로는 지배될 수 없으며 우주의 주, 자연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깨끗한 경지로 구제될 운명을 지니고 있다. 또 인간이 가진 고유의 본성에는 파우스트적인 것과 메피스토펠레스적인 것이 있어 결국에는 파우스트적인 것이 승리를 거둔다.

 

12

주는 그의 창조물인 파우스트를 메피스토에게 맡기면서 그를 유혹하여 지옥으로 타락시킬 수 있다면 해보라고 한다. 그러나 주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결국에 가서는 구제되며, 다만 무한한 휴식을 바라는 인간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 악마에게 맡기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è 마치 어항 속의 문어처럼, 비행기로 열대어를 옮겨오는 스트레스로 대부분의 물고기는 죽게 되는데, 이 때 어항 속에 문어를 넣어두면 대부분 살아서 운반된다. 삶의 스트레스(비행). 자극(문어).

 

è 스토리를 미리 알게 될 것 같아(스포일링) 줄거리 요약을 건너 띄고 본문으로 들어감

 

드리는 말씀

 

31

처음에 나의 노래를 들어 주던

그들은 이제 나의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하게 되었으며

정다웠던 모임도 흩어지고 말았다.

아아, 처음에 울렸던 반향도 사라지고

나의 노래를 낯선 무리들에게만 울리게 되었구나.

그들의 박수 갈채까지도 내 마음을 두렵게 하는구나.

나의 노래를 듣고 즐거워할 친구들이 아직 살아 있기는 하나,

이제 이 세상 방방곡곡 흩어져 헤매고 있다.

è 괴테는 과연, 자신의 지인들과만 작품을 공유하는 수준의 야망만 가졌을까?

è 유명해지는 것의 목표 또한,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한 수단에 불과?

 

저 고요하고 엄숙한 영들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에

이제 나는 다시 사로잡히는구나.

나의 속삭이는 노래는 아이올로스의 수금과도 같이

가냘픈 소리를 내며 바람에 스쳐가니

마음이 서늘하고 눈물이 흐른다.

굳은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고

눈앞에 있는 것이 아득히 보이며,

사라진 것이 다시 살아나는구나.

 

무대에서의 서언

 

33

단장 하긴 그자들이 늘 걸작만 보아 온 것은 아니지만,

사실 읽은 것이 많단 말일세.

어떻게 모든 것을 새롭고 신기하고,

게다가 뜻 깊고 마음에까지 들게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초만원을 이루는 것을 보고 싶고

구경꾼이 물결치듯 우리 가설 극장에 몰려들어,

고래고래 아우성을 치며 밀치며 밀려나고,

그 비좁은 은총의 문에 들어가려고 법석을 떨며,

네 시도 안 된 대낮부터 벌써

서로 부딪치며 매표구에 몰려들어

흉년에 빵집 문 앞에 소동이 나듯

표 한 장을 위해서 목이 부러질 지경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 같은 기적을 각계 각층의 구경꾼들에게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시인뿐일세. 여보게, 이번에 그렇게 좀 해보게나.

è 나 역시 걱정스럽게 꿈꿔왔던 욕망. 괴테도 고민하였다. 앞서 내가 괴테를 의심하였는데, 괴테 역시 세속적 성공을 고민하였다.

 

시인, 제발 그 가지각색의 난잡한 무리들 말씀은 마십시오.

그들을 보기만 해도 시인들의 정신은 날아가 버립니다.

자기도 모르게 우리들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는

그런 들끓는 오합지졸은 보이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제발 나를 고요한 천국의 한구석으로 데려다 주십시오.

거기서만이 시인의 순수한 기쁨이 꽃피는 것입니다.

거기서만이 사랑과 우정이 성스러운 손길로

우리들 마음의 축복을 창조하고 길러 내는 것입니다.

è 초월적 가치는 들끓는 오합지졸로부터 격리될 때 탄생한다.

 

34

황홀하게 번쩍이는 것순간을 위해서 태어난 것이고,

참된 것후세에까지도 길이 남는 법입니다.

è 시인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말해준다.

è 역시 "영원한 것, 지속 가능한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영원성"은 절대적 가치인가?
è "영원성"이란, 가치의 증명이다. 가치가 있는 것만이 영원하다. è 고전의 영원성

è 그런데 인간은 "필멸"의 존재이고, 자신의 작품이 영원의 시간을 두고 어떻게 판정될지 안단 말인가? 내가 살아서는 오직 40권을 판 "니체"인지, 아니면 정말 바보지만 합리화에 있어서는 천재인 "Q"인지설사 내가 현세에 성공을 했다면 내가 "살리에르"인지 "모차르트"인지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결코 알 수 없다 - 가 답인가?

 

37

무엇으로 시인은 모든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것일까요?

무엇으로 수///토의 네 큰 요소를 이겨 낼 수 있단 말이요?

그것은 가슴 속에 치밀어 올라

세계를 자기 심장 속에 다시 잡아 들이는 화음의 힘이 아닐까요?

자연은 끝없이 긴 실을

되는대로 물레에 감아 넣습니다.

           è DNA의 실타래를 연상시킨다. 섬뜻할 정도로 기막힌 표현. 생명은 원래 우연한 DNA

           실타래의 산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삼라만상이

엉클어져 어수선하게 소리를 냅니다.

이처럼 단조롭게 한없이 흘러나오는 연줄을 갈라 내어

가락을 만들고 생생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누구란 말입니까?

하나하나 보편적 조화로 불러들여,

희한한 화음을 울리게 하는 것은 누구란 말입니까?

그 누가 휘몰아치는 폭풍우를 정열의 광란으로 만들며,

붉은 저녁 노을이 엄숙한 뜻을 지니고 타오르게 한단 말이오?

그 누가 사랑하는 님이 가는 길에

온갖 아름다운 봄꽃을 피게 하는 것일까요? è 극도로 아름다운 표현

보잘것없는 푸른 잎을 엮어서

갖가지 공훈의 명예로운 관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일까요?

올림푸스를 진정시키고 신들이 함께 모이게 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39

시인 그때 나는 아무것도 갖지 못했지만

진리에 대한 충동환상을 즐기는 마음에 충만했지요.

그 때 억제할 수 없었던 충동과

그 깊은 고동에 가득 찬 행복을,

그 증오할 수 있는 힘과 사랑의 위력을,

나의 청춘을 나에게 돌려 주시오. è 청춘을 가진 자도 청춘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대목

 

어릿광대 하지만 친구여,

그대가 청춘을 필요로 하는 것은

전쟁이 나 적이 쳐들어왔을 때라든가,

아주 귀여운 아가씨가 당신 목을 힘껏 끌어안고 매달렸을 때라든가,

그리고 경주할 때 아직 멀리 보이는 결승점에서

승리의 월계관이 아련히 손짓할 때나,

아니면 맴도는 춤이 끝난 후에,

며칠 밤이고 잔치를 벌여 술로 세월을 보낼 때겠지요.

그러나 손에 익은 현악기를

대담하고 맵시 있게 켜는 일,

그리고 스스로 정해 놓은 목표를 향하고,

흐뭇한 환상 속을 이리저리 헤매는 일,

è 젊을 때 꿈꾸었고, 지금은 현재가 된 환상? 혹은, 단련된 상상력의 산물로서의 환상?

그것은 바로 연로한 당신네들의 일입니다.

그렇다고 당신들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듯이 늙으면 어린애 같지는 않다지만,

천만에, 우리는 늙어도 참으로 어린애다운 데가 있지요.

 

40

단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대들도 알다시피

독한 술을 마시고 싶다는 것이라오. è 극한의 경험을 해보고 싶다.

, 주저하지 말고 어서 빚어 달란 말입니다.

오늘 안 된 일이 내일 될 리 없지요.

하루라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오.

마음을 결정하고 우선 될 수 있는 것부터

과감하게 머리채를 휘어잡아야 하오.

그리고 결심한 이상 놓쳐 버리고 싶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할 수 없이 일은 끌고 나가게 마련이고,

알다시피 우리 독일의 무대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수가 있단 말입니다. è 마음대로 살아도 돼.

그러니 이번에는 배경이건 도구이건

아낄 필요가 없소.

햇빛이건 달빛이건 마음대로 쓰고,

별빛 따위도 마음껏 써도 상관이 없소. è 대담하게 살아라. 마음껏 가능성을 시험하며.

물도 좋고 불도 좋고 돌벽도 좋고,

짐승이나 새들까지도 마음대로 해보시구료.

그러나 이 비좁은 판잣집이지만 è 비록, 미천한 배경이라 하더라도

피조물의 전 영역을 끝까지 거닐며

신중하게, 서둘지 말고,

천국에서 이 지상을 지나 지옥에까지 사건을 끌어가 보게. è "가보자. 갈 데까지."

 

천상의 서곡

 

42

미하엘 또한, 폭풍우는 바다에서 육지로

육지에서 바다로 다투어 몰아치고

광란하며 그 주위에다

길고도 깊은 작용의 사슬을 빚어 낸다.

è 생명체는 뭍에서 만들어진다. 폭풍우와 같은 섞임 작용.

 

셋이 함께 그 광경을 보면 천사들은 힘이 솟는다.

아무도 그 근본을 캐내지는 못하지만,

온갖 당신의 고매한 성업으로

천지개벽의 그날처럼 여전히 장엄하다.

è 후렴구.

 

메피스토펠레스

태양이니 천지니 하는 것은 저도 모릅니다.

제 눈에 띄는 것은 오직 인간들이 고생하는 꼴뿐입니다.

하긴 이 지상의 어린 신들언제나 같은 꼬락서니를 하고 있어서

천지개벽하던 날과 조금도 다름없이 기묘하기만 합니다.

차라리 그들에게 하늘의 불빛 같은 것을 주시지 않았으면,

좀 더 잘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è 이상을 모르고 오로지 "생만 유지"하며 짐승처럼 살았더라면 더욱 화평했으리라.

è 인간이 고생을 하는 이유가, "하늘의 불빛" 때문인가? , 이상을 바라기 때문에? 생의 조건이 아닌 것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마치 신처럼)?

 

그놈들은 그것을 이성이라고 부르고 오직 그것을,

어느 짐승보다도 더욱 짐승답게 사는 데에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44

메피스토 그 작자(파우스트)는 묘한 꼴로 영감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그 어리석은 녀석이 마시고 먹는 것은 지상의 것이 아닙니다.

가슴 소겡 들끓는 것이 그 작자를 아득한 곳으로 몰아 대고 있습니다.

자기의 미친 꼴도 절반은 알아차리고 있습니다.

하늘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별을 갖고자 하고

지상에서는 최상의 쾌락을 모조리 맛보겠다고 덤비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 혼돈 속에서 나를 섬기고 있지만

내 머지 않아 그를 맑고 밝은 곳으로 인도하리라.

è [역주] 파우스트도 인간인 한 방황하게 마련이지만, 진실하게 노력만 한다면 하늘의 구원을 얻을 수 있다.

è 무슨 "진실한 노력?"

è 구원의 의미 : 왜 구원을 받아야 하지? 괴테의 구원은 단테의 구원과 동일한가? 구원을 받으면 무엇이 좋아지나? 구원이란 무엇인가?

è 구원 救援

           1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

           2 .<기독교> 인류를 죽음과 고통과 죄악에서 건져 내는 일. è 애매한데?

 

메피스토 무슨 내기를 하겠습니까? 만일 영감님께서 저에게,

그 작자를 슬쩍 제 길로 끌어들이는 것을 허락만 해 주신다면,

그 놈을 영감님에게서 빼앗아 내겠습니다.

 

그 자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한,

그대에게 그런 짓을 못하게는 않겠다.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에는 헤매느니라.

è "하나님"은 인간을 "시험"에 빠뜨리는가?

 

다음에라도 오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너라.

나는 한 번도 너의 무리들(악마의 무리)을 미워한 적이 없다.

è악마 역시 조물주의 창조물

è 선과 악 모두의 신이 되려고 하는가? 헤르만 헤세의 아브락삭스

 

부정을 일삼는 온갖 영혼들 중에서,

제일 짐이 안 되는 것이 짓궂은 장난꾼이니라.

인간의 활동은 너무나도 이완하기 쉽고,

자칫하면 무조건 휴식을 좋아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친구를 붙여 주어,

그들을 자극하고 정신차리게 하며 악마의 일을 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 참된 신의 아들들아,

이 생생하고 풍성한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하라!

영원히 살아서 움직이는 생성의 힘이, è 생성 = 시작. 생명의 탄생과 죽음의 cycle이 영원함.

사람의 부드러운 울타리로 그대들을 둘러싸듯이 è 사람 역시 그 cycle 내에 있다.

변화하며 떠도는 현상을

끊임없는 사상으로 잡아매어 두도록 하라.

è 인간은 (노력하는 동안) 헤맨다(=떠돈다). 인간을 울타리로 둘러싸듯 잡아매는 것은 끊임없는(영원한) 사상.

è Core value를 말하는 듯. 인간 활동의 구심점이 되는 core value

è 아무리 돌아다녀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비극 제 1

 

파우스트! 이제 나는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신학까지

열성을 다하여 속속들이 연구를 했다.

그런데 나는 이처럼 가련한 바보구나.

그렇다고 전보다 더 현명해지지도 않았다.

è 예전에 서울대 수학과 출신의 스님을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 있다. 그는 세상의 진리를 깨치기 위해 수학과를 갔다. 피타고라스처럼 만물은 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해답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불교에 귀의하였다.

더구나 석사니 박사니 하면서,

그럭저럭 10년 동안이나

학생들의 코를 쥐고

아래위로 이리저리 잡아 흔들고 있지만 ----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è 소크라테스 :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그 후에는 어떻게 되나? 모두가 파우스트처럼 절망에 빠지게 되나?

그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타 버릴 것만 같다.

하긴 나도 박사니 석사니 저술가니 목사니 하는 따위

온갖 바보들보다는 그래도 나을는지 모른다.

나는 회의나 의혹으로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지옥도 악마도 무섭지 않다 ----

그 대신 나는 모든 기쁨을 빼앗기고 말았다.

제법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있다는 자부심도 없거니와

인간을 선도하고 개심시키기 위하여,

무엇을 가르칠 만한 자신도 없다.

그렇다고 재산이나 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세상 명예나 영화도 갖지 못했다.

이런 꼴로 더는 살아 간다는 것은 개라도 싫다 할 것이다.

 

49

그럴 때면 슬퍼 보이는 친구여,

너는 책이나 종이 위에 그림자를 비추어 주었지.

아아! 너의 정다운 빛을 받으며

높은 산마루를 거닐 수는 없을까.

산 속 동굴 근처를 영들과 떠돌 수는 없을까.

풀밭 위를 너의 은은한 빛 속에 거닐며

온갖 지식이 빚어내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벗어나,

너의 이슬에 몸을 씻어 건전해질 수는 없을까.

 

è 괴테는 "파우스트의 고민"을 생각해낸 후, 평생을 할애하여 연구하였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멈춘 빛을 볼 수 있을까?"의 질문 하나를 끝없이 생각한 것처럼.

 

50 이것이 너의 세계다! 이것을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느냐 말이다!

 

52

이를 보라. 모든 것이 함께 모여 혼연일체를 이루고

하나하나가 어울려 살아서 적용하고 있구나.

하늘의 모든 힘이 오르내리며

서로 황금빛 두레박을 주고받는구나!

그 모든 것이 축복의 향기가 그윽한 날개로

하늘에서 내려 이 땅에 스며들어

조화를 이루며 우주 만물 속에 울려 퍼지는구나!

이 무슨 장관이야! 그러나 슬프다. 한낱 장관에 지나지 않는구나. è 기막힌 표현!

è 한낱 장관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이 시들해진다. "재미있는 것이 없다."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다." è 우울증 : 우울증은 상실이 원인인데, 파우스트는 현재 구도의 희망을 상실한 상태이다. 그는 이제 어떤 것도 놀랍지도 두렵지도 않으며 "사는 재미"를 잃었다.

è 유년 시절, 동대문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이었다. 길목에는 기독교 서점이 있었는데 그 곳 직원들이 마침 점심 휴식 시간에 건물 밖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초여름이라 거리에는 녹음이 우거졌다. 커트 머리의 금욕적으로 생긴 한 여인이 환희에 찬 얼굴로 말했다. "정말 아름다운 나무죠? 하나님의 은총이란 얼마나 놀라운가요?"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 식상함에 귀를 버린 것 같았다. 마치 푸른 시금치 한 조각을 게워내듯 속 깊은 곳에서부터 몸의 거부를 느꼈다. 경이로움을 남발하면 재미가 없다.

 

무한의 자연이여, 내 그대의 어디를 붙잡아야 좋으랴?

너희들의 젖가슴은 어디란 말이냐?

너희들은 하늘도 땅도 유아처럼 거기 달려 있는 온갖 생명의 원천이다.

메마른 가슴이 목말라 달려드는 원천이여 --

너희들은 샘솟고 만물의 목을 축여 주지만, 나만은 헛되이 애태워야 하는가!

è 젖가슴이 과연 실체의 본질일까? 아기들은 엄마의 젖가슴을 본능적으로 찾지만 엄마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우리도 자아가 없던 시절부터 젖가슴에 매달려있지 않았던가? "내 너의 젖가슴을 붙들고 살았지만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

 

54

영 초인인 네가 그 무슨 가련하기 짝이 없는 공포심에 사로잡혔단 말이냐!

영혼의 부르짖음은 어디로 갔느냐?

자기 속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여,

그것을 품어 길러 내고 기쁨에 떨면서, 우리들 영과 겨루어 보겠다고 부풀었던 가슴은 어디 있느냐?

è 괴테의 자전적 상황. 창조하는 행위는 작가 고유의 행위.

 

55

파우스트 넓은 세계를 두루 떠돌아다니는 부산한 영이여,

나는 얼마나 너와 가깝게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è 이 부분이 자살을 생각하는 부분인가?

 

56

바그너

아아, 저희들처럼 연구실에 갇혀 있어

세상 구경을 하는 것도 겨우 휴일 정도인데다

그것마저 멀리서 망원경으로 내다보는 처지에,

어떻게 연설로 세상 사람들을 지도할 수 있겠습니까.

è 포괄수가제에 관한 심야토론을 시청하였다. 의사들은 자기 일이 바빠 의료의 사회정책에 무심하였고, 그 때문에 의료 정책은 정치적 도구가 되어 방향타를 놓친 채 산으로 가고 있다. 이제 비로소 의사를 대표할 수 있는 의협 회장이 선출되어 매우 기쁘다. 그가 최고력의 전투력을 가진 쌈닭이어서가 아니라 철학에서 태어난 용기를 가진 사람이어서 더욱 감사하다. 지도자의 힘이라니사실, 심야토론을 보고 나서 바로 읽은 대목이 이 부분이다. 경이로운 순간이다.

 

파우스트

자네가 진정으로 느끼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강력한 흥미를 가지고

모든 청중의 심금을 찌르지 못하면

자네가 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을 것일세.

어디 그런 꼴로 줄곧 앉아만 있어 보게나, 아교로 붙임질이나 하고,

남의 잔칫상 찌꺼기나 주워 모아 잡탕이나 만들고,

긁어모은 쥐꼬리만 한 자네 자신의 잿더미로

초라한 불이라도 불어서 일구어 보게나.

그래도 어린애나 원숭이는 감탄할는지 모르니까.

그런 것이 자네의 구미에 당긴다면 말일세.

그러나 진정 자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면

결코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지 못할 것일세.

 

바그너

그렇지만 웅변가는 말솜씨로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요.

저도 그것은 잘 알고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우스트

분수에 맞는 성공을 바라게나.

종만 울리는 바보는 되지 말게. è 빈 수레가 요란하다. 종처럼 요란하기만 한 바보.

두뇌가 있고 마음만 곧으면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연설은 절로 나오는 법일세.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면

말투를 꾸미려고 애쓸 필요가 있나.

 

바그너   아아! 예술을 길고

인생은 짧습니다.

è 히포크라테스

 

파우스트

그런 고서 따위가 그래 한 모금 마시면

그것이 갈증을 영원히 가셔 주는 샘물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그것이 자네 자신의 영혼에서 솟아나지 않는 한

시원한 생기는 얻지 못하는 법일세.

 

58

파우스트

그 인식이란 것이 문제지!

누가 갓 낳은 어린아이의 참된 이름을 부를 수가 있겠나?

적으나마 참된 것을 인식했던 소수의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자기들의 벅찬 마음을 숨겨 두지 못하고,

천민들에게 자기들의 감정, 자기들의 관조를 밝혔기 때문에,

예부터 십자가에 못 박히고 화형을 당하곤 했단 말일세.

미안하지만 여보게, 밤도 깊었으니,

오늘 밤엔 이만 이야기하세.

è 참된 것을 정수를 이해하게 되면, 결국 세상에 초연해지는 단계가 되나?

 

바그너   저는 지금까지 열심히 연구에 몰두해서, 아는 것이 많기는 합니다만 모든 것을 다 알고 싶습니다.

 

파우스트 (혼자서) 저 친구의 머리에서 아직 모든 희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니.

언제까지나 헛것에 들려 가지고

탐욕스런 손으로 보물을 파내려다,

지렁이를 발견하고 좋아서 날뛰는구나.

 

60

우리가 이 세상의 부귀 영화에 도달하면,

더욱 높은 영적인 것을 허망이고 망상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한 아름다운 감정도

속세의 붐비는 혼란 속에서는 굳어 버린다.

è 괴테가 너무 맞는 말만 해서 다 써내기가 힘들다.

 

60

나는 신과 닮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닮은 것은 쓰레기 속에서 꿈틀대는 구더기다.

쓰레기 속에서 살찌며 목숨을 이어나가다가

길 가는 사람에게 밟혀 죽어 묻혀 버릴 뿐이다.

 

61

내게는 아무 소용 없는 낡은 도구들이여,

너희들은 내 부친이 사용했기에 여기 있는 것이다.

è 결국 열쇠가 되어야 할 도구(기계문명, 과학)들은 과거에서 온 것들로 내 앞의 문을 열지 못한다.

è 62 페이지 : 조상한테 물려받은 것을 진정한 제 것으로 하자면 제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쓸데없는 물건은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65

천사들의 합창    그리스도 부활하셨네!

괴로움은 크셔도

구원하고 단련시키려

시련을 이겨 내시고

사랑을 베푸신 주여, 축복 있으라.

è 자살하려고 하는 파우스트에게 들려오는 "부활"의 메시지

 

파우스트

복음 소리는 들려오지만, 나에게는 신앙이 없다.

기적이란 신앙이 낳은 가장 귀여운 자식.

자애로운 소식이 울려 오는

그런 세계로는 감히 나는 들어가지 않으련다.

하지만 저 노랫소리는 어린 시절부터 젖었던 것이기에

지금도 나를 삶의 속으로 다시 불러들이는구나.

è 신앙 때문에 자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미련을 일깨워서(어린 시절에 대한 애정으로) 죽음을 망설인다.

è 신을 믿는 자들에겐, 파우스트가 우연히 자살을 피하게 된 일 자체가 "기적"이겠지. 기적이란 확률의 이야기다. 매우 적은 확률의 일이 "마치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일어나면 기적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은 "우연히" 일어난다. 일이 일어난 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66

기도는 그대로 열정적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사랑스런 그리움에 끌려서,

나는 숲과 들을 헤매었다.

한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위해 하나의 세계가 나타난 듯 느꼈던 것이다.

저 노랫소리는 젊은이에게 즐거운 놀이를

봄의 축제의 행복과 자유를 알려 주었다.

추억은 이제 어린 시절의 감정으로,

나를 이 최후의 엄숙한 발걸음에서 구해 주고 말았구나!

è 자살을 단념한 중요한 Text이다. 어째서 파우스트는 자살을 포기하는가? 파우스트는 삶의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깨달음 때문에 생의 의미를 상실했다. 그러나 생을 다시 붙들게 한 것은, 결여되었던 답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추억이다.

 

67 내 번째 견습공 산성 마을로 올라가세. 거기는 틀림없이 계집도 제일 에쁘고, 맥주 맛도 최고이고, 멋들어진 싸움판도 벌일 수 있을걸세.

=> 올라가고 싶은 욕망. 가장 높은 계급의 피라미드로.

 

71

파우스트 그러나 태양은 모든 흰 것을 허용치 않는다. 어디에 가나 생성과 노력이 약동하며 태양은 만물에 빛을 주어 생기를 돋우려 한다. 그러나 이 근처에 앙직 꽃이 피지 않아, 그 대신 울긋불긋한 차림의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그들은 주님의 부활을 축복하지만,

그것은 자기네들 스스로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낮은 집 침침한 방에서

직공이나 상인의 번거로움에서

박공이나 지붕의 육중한 중압에서

붐비는 좁은 거리에서

교회의 엄숙한 어둠에서

그들은 모두 밝은 햇빛을 찾아 나온 것이다. ... 여기야말로 인간의 참다운 천국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흐뭇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여기서는 나도 인간이다. 여기서는 나도 인간다워질 수 있다.

 

바그너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소풍을 한다는 것은, 영광이며 얻는 바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거친 것은 무엇이나 싫어하므로, 혼자 이런 곳을 헤매고 싶지 않습니다.

è 삶을 거부

 

바그너

선생님, 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시니, 기분이 얼마나 좋으시겠습니까. 자기의 재능으로 이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하리라 생각합니다.

è 맞는 말인데 왠지 불안하다.

 

파우스트 지금 저 사람들이 칭찬하는 소리가 나에게는 비웃음으로 들리네. 자네는 내 손을 모르겠지만,

우리 아버지와 나는 칭찬받을 만한 일을 못하였네. 우리 아버지와 나는 칭찬받을 만한 일을 못하였네. 우리 아버지는 숨은 군자라고 할 수 있는 분이라. 자연과 그 신성한 운행에 대해서 성실했지만 그러나 그분대로 망상에 가까운 노력을 하며 연구하셨다네. 연금술사들의 무리들과 어울려서 컴ㅌ컴한 부엌에 틀어박혀 수없는 처방에 따라 서로 성질이 맞지 않는 것을 조화시키려고 했었지. 그래 대담한 구혼자인 붉은 사자를 미지근한 탕 속에서 나리꽃과 짝을 지웠지. 그리고 이 두가지를 타오르는 불로 지지며, 이 신방 저 신방을 몰아치곤 하였네. 그러나 오색 찬란한 젊은 여왕이 유리 그릇 속에 나타났지. 바로 그것이 약이었지만 환자는 죽었다네. 나은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이는 하나도 없었지. 그와 같이 우리는 터무니 없는 탕약을 가지고 이 근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흑사병보다 더 해독을 끼치며 날뛰었네. 나 자신 그 도약을 수천 명에게 주어, 그들은 말라 죽었는데 나는 이렇게 살아남아서 파렴치한 살인자가 칭찬을 받게 되었네.

 

바그너 그런 일로 상심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선인들에게서 물려받은 기술을

양심껏 정확하게 시행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넉넉히 훌륭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이 젊은 시절에 아버님을 존경하신 이상, 그분이 물려주신 것을 기꺼이 받으셔야겠죠. 만일 어른이 되신 후에 학문을 쌓으시면, 아드님은 좀 더 높은 목적을 이루시게 될 테니까요.

 

78

파우스트

아아, 이 미궁의 바다에서 헤어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얼마나 행복하랴.

우리는 모르는 것을 반드시 필요로 하며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소용이 없는 것이다.

 

80

아아,나의 가슴에는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서로 떨어지고 싶어한다네. 그 하난는 음탕한 애욕에 불타서 달라붙는 관능으로 현세에 집착하고, 다른 하나는 억지로 속세를 떠나 숭고한 선인들의 영계로 오르려고 하네. 이 하늘과 땅 사이를 지배하며, 대기 속에 영이 떠돌고 있다면, 황금빛 안개 속에서 내려와 나를 새롭고 찬란한 삶으로 인도해 다오!

 

81

놈들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의 재앙을 달콤하게 여기기 때문이며, 선ㄴ뜻 순종하는 것은 우리를 속이려는 수작이지요. 놈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듯 꾸미고 거짓을 말할 때도 천사처럼 속삭입니다.

 

서재 (1)

 

85

기록하여 가로되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 나는 이 대목에서 벌써 막히고 만다. 누가 나를 도와 앞으로 나아가겍 할 수 없을까.

나는 말이란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가 없다. 만일 내가 영의 계시를 올바르게 받고 있다면, 그와는 달리 옮겨 놓아야 할 것이다. 기록하아ㅕ 가로되 "태초에 뜻이 있었나니라." 경솔하게 붓을 휘둘지 않기 위하여 첫 구절을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 만물을 창조하고 움직이는 것이 과연 뜻일까? 이렇게 적어야 할 것이다. "태초에 힘이 있었느니라." 하지만 내가 이렇게 써 내려가는 동안에, 벌써 그것으로도 안 되겟다고 깨우쳐 주는 것이 있다. 영의 도움이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확신을 가지고 이렇게 쓴다.

"태초에 행동이 있었느니라."

è행동, 괴테가 지향하는 인간.

 

89

안개가 사라지며 메피스토펠레스가 여행하는 학생 차림으로 난로 뒤에서 나타난다.

è 악마가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고는 읽는 사람을 전율케한다.

 

자넨 도대체 무얼 하는 자인가?

메피스토 항시 악을 원하지만, 그러나 항상 선을 행하는 그런 힘의 일부분이오.

 

파우스트 그런 수수께끼 같은 말은 무슨 뜻이지?

 

메피스토 나는 항상 부정만 하는 영이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죠. 생겨 나는 모든 것은, 의당 말하는 가치밖에 없을 뿐 아니요? 그러나 차라리 생겨 나지 않는 것이 좋지요. 그래서 당신네들이 죄라든가  파멸이라든가, 요컨대 악이라고 부르는 것이, 모조리 나의 특성이죠.

è 말하는 가치, (앞서 파우스트가 말한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 가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말씀은 실체가 아니다?) 즉 실존의 가치가 아닌 허구의 가치만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있으니만 못하므로 차라리 없어지는 것이 더 낫다.  more better. 없는 편이 나은 것을 파괴하는 것은 선한 행위이다.  그러므로 악마는 자신을 항상 선을 행하는 힘의 일부분이라고 설명.

, 마이너스(-)를 의미한다.

 

 

è 만화 중에서 비슷한 철학을 다룬 것을 본 적이 있다. 세상은 이미 타락한 상태이고, ""의 편인 남자는 이미 세상은 구제할 수 없으니 아예 모두 파괴한 후 새로운 세계를 만들려고 하고 ""의 편인 만화의 주인공들은 그 악의 사도를 제지하고 "세계를 구하려고" 한다. 여기서 악은 과연 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컴퓨터에서 delete를 누른다든지 format을 한다든지... 이것만이 방도라고 여겨질 때도 있잖아?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싫은 일이 아닐 수 없겠지.

è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선을 실현"하는 전략에 따라 전혀 다른 지향으로 치닫을 수도 있다. 중국 영화 "영웅"인가? 여기서는 중국을 통일하기 위해 온갖 살육을 일삼아 부족국가들의 원수가 된 진시황을 시해하려는 전국의 무술 고수들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절대 최강인 이연걸은 함께 한 영웅들의 희생으로 계락을 잘 짜서 결국 진시황을 살해할 수 있는 자리에까지 간다. 그러나 또 다른 선인은,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을 죽이지 않는 것이 작금의 춘추전국시대를 종결하여 더 이상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선인의 철학에 감화된 이연걸은 결국 진시황을 시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최후를 받아들인다. 진시황 = 부족국가의 소멸을 야기하는 악마. 그러나 악마가 존재해야 "빛과 물체"의 죄악들이 사라진다.

 

 

파우스트 자넨 스스로 한 부분이라고 부르면서 내 앞에는 전체로서 있지 않느냐?

è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부분이 곧 전체에 미치는 영향. 부분은 곧 전체이다.

 

 

메피스토 어리석은 인간은 자기를 소우주라 하고, 흔히 자기를 전체라고 생각하지만 - 나 같은 놈은 처음엥는 일체였던 것의 일부분의 또 일부분이지요. 빛을 낳은 어둠의 일부분이지요.

è 세상의 시작을 의미하는 듯. 세상의 모든 특성이 하나에서 갈라져 나왔으므로.

나 같은 놈은 처음에는 일체였던 것의 일부분의 또 일부분이지요. 빛을 낳은 어둠의 일부분이지요. 그 교만한 빛은 이제 와선 모체였던 밤을 ㅇ상대로 해묵은 지위와 공간을 서로 빼앗으려고 하지만, 그러나 될 일이 아니지요. 제 아무리 몸부림을 쳐 봐도 빛은 물체에 묶여 떨어지지 않으니 별 수 있소.

è 오히려 빛이 부모인 어둠을 배은하는 망덕한 존재이다. 빛과 어둠, 선과 악의 이진법적 대조, 대치, 대결. 그러나 빛은 물체가 있어야만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물체가 "보임으로써" 빛이 거기에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에. 빛읒 물체에서 흘러나와 물체를 아름답게 하지만, 그러나 물체는 빛의 진로를 막아버리지요. 그러니까, 오래지 않아 빛은 물체와 더불어 멸망하고 말 것이오.

è 물체는 ""을 증명해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의 가능성은 그 물체에 한정되어 버린다. 빛은 물체에 부딪치면서 존재하였으나 동시에 소멸한다. 물체는 유한하다. 그러므로 빛과 물체는 함께 소멸한다. 소멸의 세계는 어둠의 세계이고 빛은 다시 모체인 어둠으로 귀의한다. 이것이 마이너스로 가는 길.

è 메피스토의 허무주의. 결국 파괴와 소멸로 귀납될 것이다.

 

 

파우스트 이제 나는 너의 그 굉장한 임무를 알았다. 자네는 전체를 파괴할 수는 없으니, 조그만 일부터 시작하잔 수작이구나.

 

 

91

파우스트 그래서 자네는 영원히 쉬지 않고 복된 창조를 하는 힘에 대해서 차가운 악마의 주먹을 들이대고 덤비는 모양인데.

 

 

98

메피스토

당신도 나와 같은 옷차림을 하시구려ㅛ. 그리고 모든 속박을 떨치고 자유롭게, 인생이 어떠한지 체험해 보시구료.

 

 

파우스트

어떤 옷차림을 하든 이 비좁은 지상 생활의 괴로움은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놀고 먹기에는 너무 늙었고 아무런 요ㅕㄱ심도 내지 않기에는 아직 너무도 젊다. 세상이 대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인가? 곤란을 참아라, 없는 대로 만족하라!

이것이 영원한 노래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일생 동안 목쉰 소리로 ㄹ끊임없이 누구의 귀에도 울려 오는  것이다. 나는 아침마다 눈을 뜰 때 공포만을 느낀다. 오늘 해가 지기까지 한 가지 소원조차 이루어질 수 없고, 모든 쾌감의 예감까지도 고집 센 세인들의 시비로 부서지고, 나의 넘치는 가슴의 창조력도 온갖 추악한 세상에 의해서 방해받을 것을 생각하면

나는 쓰라린 눈물을 흘리며 울고 싶어진다. 그리고 밤이 닥쳐와도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자리에 누워야만 하며 잠자리에서도 안식을 얻지 못하고, 사나운 꿈에 놀라게 마련인 것이다. 내 가슴 속에 살고 있는 신은 나의 가장 깊은 마음의 밑바닥까지 뒤흔들어 놓을 수는 있지만 나의 온갖 힘을 지배하는 이 영은 외부의 것은 하나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에겐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무거운 짐이 되고 죽음만이 바람직하고, 삶이란 그저 저주스럽기만 하다.

 

 

100

우선 인간의 정신이 저 스스로를 잘났다고 하는 오만 불손한 마음을 나는 저주한다. 우리의 오관을 매혹하는 현상의 현혹을 저주하고 꿈을 가지고 우리를 속이는 명성이니 불멸의 명예니 하는 거짓을 저주한다. 처자가 되고 종이 되고 쟁기가 되어 우리 마음에 아첨하는 모든 것을 저주한다. 재물로 우리에게 대담한 행동을 하도록 자극하고 안일한 쾌락을 취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자리를 펴 주는 황금의 영도 저주한다. 포도의 영액도 나는 저주한다. 지고의 사랑의 은총도 저주한다. 희망도 저주한다! 신앙도 저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주스러운 것은 인내다.

è 정말 그러하다. 카페에서 바로 내 옆에 앉은 남자가 지나치게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것을 저주한다. 제발 딴 자리로 가버리라구!

 

 

영들의 합창

슬프다, 슬퍼!

그대는 아름다운 세계를 억센 주먹으로 산산이 부수었구나. 세상은 무너져 쓰러진다. 반신의 인간이 그것을 때려 부쉈다. 우리는 부서진 조각들을 허무 속으로 나르며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서러워한다. 이 땅의 아들 중 억센 그대여, 보다 아름답게 세계를 재건하여라. 그대의 가슴 속에 이룩하여라! 청신한 마음으로 새로운 생의 걸음을 내디뎌라! 그러면 새로운 노랫소리 울려 퍼지리!

 

 

메핗스토 저것들은 우리 집 어린것들이지요. 얼마나 점잖은 투로 "환락과 행동"을 권하고 있나 들어보시오. 오관의 움직임과 피의 흐름이 막힐 듯한, 고독의 경지에서 당신을 넓은 세상으로 그네들은 당신을 유혹하려 하오. 독수리처럼 당신의 생명을 쪼아 먹는 번민을 가지고 희롱하는 짓은 그만두시오. 아무리 졸렬한 인간이라도, 어울려 보면, 당신도 인간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è 파우스트에게 지금까지의 생활을 접고, 새롭게 부활하라고 말하고 있다. 파우스트가 자살을 하려고 하였으나 부활절의 찬송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는 것은 의미심장한 상징이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죽이고 악마를 만나서 새롭게 태어난다. 악마는 곧 소멸을 의미한다. 파우스트는 악마와 만나서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다. 그리하여 "환락과 행동"으로 삶을 살게 된다(진정 살아있는 "내 마음대로의, 전지전능한" ). 파우스트가 악마와의 계약이 끝나 저승으로 가게 되는 순간, 그는 악마의 노예가 된다. 파우스트는 애초에 죽으려 했던 때와는 달리 이 죽음을 애석하게 생각하게 된다. "생을 누리며 살았기 때문에" 죽음이 두려워진 것이다. 진실로 죽음을 인식하게 되는 파우스트.

 

104

파우스트 만일 내가 한가하게 안락의자에라도 눕게 되는 날이면 나는 끝장을 본 것일세. 만일 자네가 감언이설로 나를 속여, 나를 내로라하게 할 수 있고, 환락에 취해 떨어지도록 농락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게는 마지막 날이지! 내기를 하자꾸나!

è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나는 피로를 증오하였다. 피로는 곧 권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 쉬는 것은 죽은 후 영원히 쉬는 것으로 족하다.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과 괴테의 파우스트는 비슷한 구석이 참 많다. 이 둘의 활동 연대는 어떠할까?

 

 

104

파우스트 자, 그럼 다시 한 번 약속이다. 내가 어느 순간을 보고, 섰거라. 너는 정말 아름ㄹ답구나 하고 말한다면, 너는 나를 꽁꽁 묶어도 좋다. 그대로 나는 망해도 좋다. 그때는 내 죽음을 위로하는 종이 울려도 좋다. 그리고 자네도 머슴살이에서 풀려 나거라. 시계는 걸음을 멈추고 바늘이 떠러질 것이다. 나의 일생은 그것으로 마지막인 것이다!

è 희대의 아이러니. 파우스트는 악마가 자신을 "환락에 취해 떨어지도록 농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우스트는 이미 세상의 가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악마에게 과감한 내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생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순간, 악마와 함께 저승으로 떠나야 한다.

è 왜 악마는 파우스트에게 제안하는가? "모든 속박을 떨치고 자유롭게, 인생이 어떠한지 체험해 보시구료." 왜왜왜? 소멸을 관장하는 악마는 어째서 파우스트에게 생을 권하는가? 메피스토는 에덴의 동산에 있는 뱀과 같은 존재인가? 파우스트는 에덴의 이데아를 추구하다가 염세주의에 빠진 자로, 뱀을 따라서 생의 세계로 내려오는 것인가? 하늘 --> --> 지옥.

 

106

일체의 지식에 대하여는 이미 구역질이 난 지 오래다. 제발 관능의 세계 속에 파묻혀, 불타는 정열을 진정케 해 다오!

è 카마수트라를 보면서 도를 닦는 인도의 수행자들처럼.

 

107

파우스트 아까도 말했지만 쾌락 같은 것은 무넺가 아닐쎄, 나는 오직 도취와 흥분에 몸을 던져 보고 싶을 뿐일세. 비통한 향락도, 사랑에 눈이 먼 증오도, 속이 후련히 풀리는 화풀이도 좋네. 지식에 대한 욕구에서 벗어난 나의 가슴은, 이제부터 어떤 고통일지라도 사양하지 않겠네. 전 인류에게 주어진 것을 나는 내부의 자아로서 맛보겠네. 나는 정신을 가지고 가장 높고 가장 깊은 것을 휘어잡고 인류의 행복과 인류의 고통을 이 가슴에 쌓아 올려, 내 자신의 자아를 인류의 자아에까지 넓히고 끝내는 인류 그 자체와 더불어 나도 멸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è 내 방송작가 친구는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결혼을 꼭 하고 싶어. 그리고 아이도 낳을거야. 내가 방송 작가인데 삶의 체험을 다 해보아야 글도 쓸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메피스토 벌써 여러 천 년 동안 이 질긴 음식을 되씹어 내려온 나를 믿어 주시오. 요람에서 관 속으로 들어가기까지 누구 한 사람 이 해묵은 빵의 효모를 삭여 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네 무리들의 말을 믿으란 말이오. 이 모든 것은 온통 신 하나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오. 신은 자기만 영원한 광명 속에 있으면서 우리네는 암흑 속에다 처박아 넣었소.

 

109

메피스토 아니 선생, 당신은 사물을 그저 세상 사람들이 보듯이 그대로 보고 있군요. 삶의 기쁨이 달아나기 전에 좀 더 약삭빠르게 굴어야지요. 제기랄! 물론 손이나 발이나 그리고 대가리며 궁둥이는 당신 것이 뻔하지요. 그렇다고 자기가 새로이 향유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는 못할 거요. 가령 내가 말 여섯 필의 값을 치를 수 있다면, 그놈들의 힘은 내 것이 아닐까요? 나는 마구 달릴 수 있고 마치 다리를 스물네 개나 가진 듯한 당당한 사나이지요. 그러니 기운을 내시구료! 생각은 모조리 집어치우고 곧장 세상 속으로 뛰어듭시다그려! 말씀 여쭙지만 이리 궁리 저리 궁리하는 놈은 마치 마귀에 흘려서 메마른 황야를 뱅뱅 끌려 다니는 말이나 소와 같안 말씀이에요. 바깥 언저리에는 훌륭한 푸른 목장이 있는데 말이지요.

 

파우스트 그럼 어떻게 시작을 하지?

 

메핗스토 그래돌 떠나는 거죠. 여기야 정말 지독한 고문장이 아닙니까? 자기는 물론 젊은 친구들까지도 지루하게 만들면서, 무슨 인생을 산닫는 것입니까?

 

114

이런 이론을 어디서나 칭찬을 하지만 그런데 훌륭한 방직공이 된 자는 없단 말일세. 살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기술하려는 자들이 우선 정신을 그 속에서 내몰고자 한단 말이야. 그래서 부분적ㄷ인 것은 손에 넣고 있지만, 딱하게도 정신적인 유대가 없게 마련이거든. 이것을 화학에서는 "엥케레진 나투래"라고 부르지만 자기 스스로를 조롱하는 것밖에는 안 되는 것이면서도 그 이치를 모르고 있다네.

 

그 다음에 다른 모든 일은 제쳐 놓고 형이상학에 덤벼들어야 하네! 그러면 인간의 머리로서 알 수 없는 것으,ㄹ 심원한 의미를 붙여서 파악하게 될걸세.

 

117

의학의 정신은 파악하기 쉽지. 우선 자연계와 인간 세계를 두루 연구하고 다음엔 결국 신의 뜻대로 되어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지. 학문이니 연구니 하며 두루 헤매고 다녀도 소용없는 일일세. 누구나 제가 배울 수있는 것밖에는 못 배우는 법이니까. 그러나 기회를 잘 포착하는 인간이야말로, 잘난 사나이라고 할 수 있지.

 

118

메피스토  여보게, 모든 이론은 회색이요, 푸른 것은 인생의 황금빛 나무란 말일세.

 

학생 (읽는다.) 그대 신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되리라.

è 신은 선과 악의 야누스다.

 

메피스토 이 옛 문구와 나의 숙모인 뱀을 따르게나! 언젠가는 네가 신과 닮은 것이 두려워질 게다.

è 역시, 뱀이었군.

 

119

파우스트 그러나 내가 이런 긴 수염을 달고 있는 체면에 어찌 그런 허황스런 세상살이를 할 수 있겠나. 그렇게 해 본들 별로 잘될 것 같지 않네. 나는 여태까지도 세상과 어울려 지내지 못한 사람일세. 다른 사람 앞에 나서면 자기가 매우 옹졸하게만 느껴지니, 줄곧 망설이기만 할 뿐일세.

 

메피스토 여보시오, 그런 것쯤 다 어떻게 될 것입니다. ㅈ당신이 자신만 가지면 살아갈 수 있게 될 거요.

 

129

일동 (마개를 빼자, 각자의 잔에 원하는 술이 채워진다."아아, 아름ㄹ다운 샘이 솟는구나!

메피스토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일동 (노래한다.) 이거야말로 재미있구나. 유쾌하다. 유쾌해. 마치 500 마리의 돼지 떼처럼!

è 샐리 올리브님이 말한 도올 딸의 퍼포먼스가 생각난다. 혹시 이 대목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

메피스토 민중으로 자유스럽소. 얼마나 유쾌합니까.

파우스트 이제 떠나고 싶은데.

 

144

메피스토 아직도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나도 알고 있지만 저 책은 온통 저런 투지요. 나도 저것 때문에 꽤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럴 것이 완전히 모순된 것은 현자한테건 우자한테건 똑같이 신비롭게 마련이니까요. 여보세요, 학술이란 낡도고 새로운 것이란 말이오.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단 말슴이죠. 셋이 하나라느니, 하나가 셋이라느니 하며, 진리 대신에 오류를 퍼뜨릭 ㅗ있단 말슴이오.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지껄이고 가르쳐도 무방하거든. 이런 바보는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이죠. 흔히 인간은 말만 들으면 그 말엔 생각해 보아야 할 무슨 내용이 있으리라 믿고 있단 말씀이에요.

 

메피스토 그 약이 몸에 들어간 이상 네 놈은 모든 여자가 헬레네로 보이리라.

 

154

나라 안 고을을 모두 세어서 대를 이을 아들에게 중ㅆ지만, 그 잔만을 물리지 않았다네.

è ""이면서 "죽은" 왕비를 잊지 않는 "사랑의 의리"까지 있는 남자가 이상형. 불가능한 일을 꿈꾸고 있다.

 

156

그저 이 귀고리만이라도 내 것이었으면, 전혀 딴 얼굴로 보일 텐데! 얼굴이 잘나고 젊어야 무슨 소용이 있담. 그것도 물론 다 좋기야 하겠지만, 사람들은 단지 그뿐이라고 생각할 거야. 칭찬을 하면서도 반은 강볏ㅇ게 여기는걸. 모두가 돈 때문에 모여들고, 돈에 달려 있는 거지 뭐. 아아! 우리처럼 이렇게 가난해서야!

 

158

사랑하는 부인네들, 오직 교회만이 불의의 재물이라도 소화시킬 수가 있는 거요.

 

167

메피스토 당신이 허위 증언을 하는 것이 당신 생전에 이번이 처음이란 말이오? 그것도 뻔뻔스런 얼굴로, 대담스럽게 가슴을 내밀고 말이오. 하지만 당신ㅇ ㅣ곰곰 생각해 보면 솔직하게 말해서 당신의 그런 것에 대한 지식은 슈베르트라인 씨의 죽음에 대한 것보다도 더 많이 아는 것이 없지 않소!

 

168

메피스토 그렇소. 내가 좀 더 깊이 당신의 속을 모르고 있더라면, 그것도 그럴 것이 내일이면 온통 점잔을 빼고, 가련한 그레첸을 꾀어내서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맹세를 할 게 아니겠소?

 

파우스트 그것은 사실 진정에서지.

메피스토 좋소이다! 그럼 영원한 정성이니 사랑인, 유일의 전능한 마음의 충동이니 하는 따위도 역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일 테지요.

 

파우스트 그만두게! 진정야이. 내가 마음속에 느낄 때 그 감정 그 마음의 갈등을 나타낼 이름을 찾아도 발견 못해서, 오관을 모조리 동원하여 이 세상을 두루 헤매면서, 옹ㄴ갖 최상급의 말들을 휘어잡아 나를 불태우는 그 정열을 무한이나, 영원히 영원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악마들의 거짓말 놀이란 말인가?

 

메피스토 그래도 제 말이 옳습니다!

 

파우스트 알겠나! 이것만은 조심하게 -

더는 쓸데없이 혀를 놀리기는 싫지만

어떻게든 제 말이 옳가도 고집을 부리려고 한 가지 말만 하면 그야 이길 수도 있겠지. , 가자, 이제 나는 지껄잉는 것이 싫어졌다. 자네가 옳다. 그렇게밖에 나로선 할 수 없는 처지니 별 수 있나.

 

è 내 전 남자친구가 생각날 수 밖에. 그의 말은 악마들의 거짓말 놀이가 아니었을까? 필사를 하면서도 감정이 북받침을 느낀다.

è 왜 거짓말을 하지?

 

정원

 

172

그리고 날이 새면 일찍부터 빨래를 해야 하고 다음엔 시장에 가야 하고, 부엌일을 보살펴야 했어요. 그래서 요즘도 매일 그렇게 지냈지요. 그래서 늘 기분이 유쾌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 대신 밥맛이 좋았고, 잠도 잘 잤지요.

 

178

오오, 그러나 인간에겐 완전한 것은 하나도 주어지지 않음을, 이제사 나는 절실히 느낀다. 너는 나를 점점 신들에게 가까이 데려다 주는 이런 환희에다, 동시에 귀찮은 동행을 붙여 주었다. 그놈은 냉혹하고 뻔뻔스럽게도, 내 스스로 천하게 느끼게 하며 한마디 입김으로 네 선물을 허무로 돌려 버리는 놈이기는 하나, 나는 이젠 그자 없이는 지낼 수 없게 되었다. 그자는 나으 ㅣ가슴 속에 부산하게도 그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사나운 불길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욕망에서 향락으로 비틀거리며, 또한 향락 속에서 새로운 욕망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메피스토 당신도 이젠 그런 생각은 이만하면ㅁ 충분하시겠죠. 그렇게 질질 끌면 어찌 재미가 있을 수 있겠소. 하긴 한 번쯤은 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죠!

è 영원한 사랑이라니. 걷어치워라. 다른 재밌는 것을 하자. 인생은 짧다.

 

180 전체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대화

è 집어치워라. 구도자의 삶을 비꼼.

 

182

메피스토 좋소! 마음대로 하시오. 제게는 우습기만 하군요. 사내와 계집을 만들어 낸 신도 스스로 뚜쟁이 노릇을 하는 것이 가장 고귀한 사명이라고 곧 깨달았단 말씀이에요.

, 가 보시죠. 정말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당신으 ㅣ귀여운 애의 방으로 가란 말씀이오. 뭐 죽으러 가라는 것이 아니란 말이오.

 

188

당신은 가슴을 그런 기운으로 흠뻑 채우구료. 그리고 당신이 그런 느낌에 젖어 황홀감을 느꼈을 때, 그것은 행복, 진정, 사랑 혹은 신이라고 하든, 당신 좋을 대로 이름을 붙이면 되는 거요.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소! 감정만이 전부요.이름 따위는 천장의 불길을 어렴풋이 싸고 도는 허무한 울림이거나 연기와 같은 것이오.

 

189

파우스트 그런 이상한 녀석도 있어야 하는 법이오.

è 메피스토를 옹호하며.

 

191

메피스토 계집애들이란 사내가 옛날 식대로 신앙심이 깊고 정직한지 여간 마음을 쓰는 게 아니죠. 그쪽에 머리를 숙이는 사내면 이쪽 말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파우스트 네 놈 같은 도깨비 따위가 알 게 뭐냐? 저 귀여운 성심성의를 가진 애는 자기에게 축복을 주는 유일한 신앙을 가슴에 듬뿍 안고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길을 잃지나 않을까 진정으로 근심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è 같은 상황, 다른 해석. 메피스토는 동물학자같고 파우스트는 동화작가같군.

 

194

남이 한 짓이 검게 보이면 그의 검정색이 아직도 멀었다고 더욱 시커멓게 먹칠을 했지. 나는 잘됐다 하고 그렇게도 잘난 체했지. 한데 이제 내가 그런 죄에다 몸을 맡겼구나! 하지만! 그렇게 됙까지 모든 것은, 하나님, 얼마나 아름다웠으며! , 얼마나 즐거웠나요!

è ""는 저지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è 괴테,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

 

198

메피스토 그 계집애를 좀더 틀림없이 홀리기 위해, 도덕적인 노래를 부르겠소이다.

è 도덕을 찬양하는 이유가 계집을 꼬셔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고 싶어서이다. 계집에게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서. 그게 가능할까?

 

202

비록 하나님이 너를 용서해 준다 치더라도 너는 이 세상에선 저주받은 몸인 것이다.

 

209

한데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있는가?

아니면 계속해서 걷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모조리 돌고만 있는 것 같구나.

è 루이스 캐롤,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214

파우스트 하지만 나는 위로 가보고 싶다.

벌써 불길과 회오리치는 연기가 보인다.

많은 무리들이 마왕의 잔치로 밀어닥치고 있다.

거기면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겠지.

 

메피스토 풀리기도 하지만 많은 수수께끼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 커다란 세계는 떠들게 내버려 두시구료.

 

216

작가 요즈음 온건하고 현명한 내용의 책 같은 것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없단 말이오.

 

225

늙은 귀부인 우리는 워낙 행실이 바르니까

여기서 너희들과 입씨름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희들의 그 젊고 보드라운 몸뚱이가

그대로 썩어 문드러졌으면 좋겠다.

è 정말 쿨한 대화로군.

 

228

도깨비불 우리는 더러운 늪에서 태어나서

더러운 늪에서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곧장 춤추는 축에 끼면

제법 번쩍이는 멋쟁이라오.

è () 정변에 의해서 갑자기 우쭐해진 정치가들

 

231

메피스토 자, 이쯤이면 우리들이 가진 지혜의 한계도 끊어지고 당신들 인간은 자칫하면 미쳐 버릴 지경이 되지요. 하지만 끝까지 해 낼 수도 없는데 왜 나만 한 패가 되고자 했지요? 날고 싶짐나 눈앞이 어지럽다는 말씀인가요? 대체 내가 당신에게 억지로 매달렸나요? 아니면 당신이 우리한테 졸라 댔나요?

 

240

마르가레테 이젠 가 버리시나요! 하인리히 씨, 나도 같이 갔으면.

파우스트 갈 수 있단 말이오. 가자고만 마음 먹으면! 문은 연려 있소.

마르가레테 전 갈 수 엉ㅄ어요. 앞날이 없는 몸인걸요.

 

242

메피스토 그 애는 벌을 받았다!

목소리 (천상에서) 구원을 받았느니라!

 

247

우선 이 사람의 머리를 시원한 베개 위에 눕히고,

다음에 그를 레테 강물로 목욕시켜 주렴.

그가 고이 쉬고 새벽을 맞아 기운을 차리면,

경련을 굳어버린 사지도 곧 부드러워지리라.

 

248

이미 시간은 흘러서

괴로움도 행복도 간 곳 없구나.

이미 예감하리라, 그대는 회복하리.

새 말이 밝아 옴을 믿으시오!

산골짜기 푸르르고 언덕을 부풀어,

뭇멍한 나무들로 안식할 그늘 이루었다.

은빛 물결 파도치듯

추수를 기다리는 오곡이 술렁댄다.

 

가지가지 소원을 이룩하려는

저 아침 햇살을 우러러보라!

그대는 오직 가볍게 사로잡힌 몸이거늘,

잠이란 껍질이다, 그것을 벗어던져라!

세상 사람들은 주저하고 방황하더라도,

그대 늦지 않게 분연히 일어나라.

사리에 밝고 재빠르게 손을 쓰는

위대한 인물은 못할 것이 없느니라.

 

250

태양은 솟았다! - 허나 슬프게도 나는 벌써 눈이 부셔

눈 속으로 스미는 고통에 얼굴을 돌려야만 하는구나.

애닯게 바라는 희망이 추근추근하게,

지고의 소원을 향해 치달아 오르다가, 성취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을 발견하면 아마 이런 기분이리라.

è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가 물리 원리를 발견한 후, 산의 정상에 올라 해돋이를 보던 순간

 

하지만 그 영원한 밑바닥에서 무서운 불길이 터져 나오면,

우리는 기겁을 하고 걸음을 멈추는 것이다.

우리는 오직 생명의 횃불에 불을 붙이려 했건만

봄바다가 우리를 휩싸 버렸으니, 이게 웬 불이란 말인가!

우리를 삼키려고 활활 타는 이 불은 사랑인가, 미움인가?

쓰라림과 기쁨이 번갈아 무섭게 휘감기면,

우리들은 싱싱한 아침 안개 속에 몸을 숨기고자

다시금 대지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è 마르가레테와 사랑을 했는데, 그 봄바다에 마르가레테는 희생당하였다.

 

태양은 내 등 뒤에 머물러 있거라!

바위 틈에서 콸콸 쏟아지는 폭포수를

나는 점점 더해 가는 황홀한 기분으로 바라보노라.

줄을 이어 떨어지는 물줄기는 이제,

몇천 갈래 몇만 갈래로 흩어져 쏟아지고

하늘 높이 거품을 쭉쭉 내뿜는다.

하지만 이 빗발치는 거품 속에서

오색영롱한 무지개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그 모습은 얼마나 장엄하냐.

때로는 또렷이 그려지고 때로는 공중에 흩어지며,

사면에 향기롭고 시원한 빗발을 뿌리곤 한다.

무지개는 인간의 노력을 비치는 거울,

그것을 보고 생각하면 좀 더 잘 알게 되리라.

인생은 채색한 영상에 불과하다.

è 태양을 등지고 선다. 폭포는 위에서 아래로 쏟아진다. 폭포의 의미 - 위에서 아래로 몸을 던지는 결단력, 희생(왜냐하면 위에서 아래로 하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태양을 등지고 섰기 때문에 무지개를 볼 수 있다. 무지개는 물이 몸을 떨어뜨리지 않으면(노력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 채색은 무지개의 색깔을 연상시킨다. 인생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동안, 만져지는 실체인 몸과 사물은 없고 오로지 TV 속 무지개색 같은 영상으로만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우리는 삶이 "진짜"라고 믿지만 그런 것은 없다. 마르가레테와의 사랑, 그녀의 최후.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연관시켜 생각해보기.

 

263

보물이 있는 곳을 아는 자는

어떤 지하실이건 폭파를 해야 하고

어떠한 바위 틈이건, 어떤 갱도 속이건, 그리고

지옥 근처까지라도 대담하게 육박해 들어가야 하는 법이외다.

 

264

메피스토 백주에 사물을 인식하는 것쯤은 어린애 장난이며,

신비는 암흑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법이외다.

 

황제 신비 따위는 그대에게 맡기노라, 암흑이 무슨 소용이 닿는단 말인고? 값진 것은 햇빛을 보게 되어야 하는 법이다. 누가 깊은 밤중에 악한을 분간해 낼 수 있을까? 암소는 검고 고양이는 회색으로 보이게 마련이지.

 

271

별의별 파티를 다 열어 보았지만

만사가 허사였고,

벌금내기, 술래잡기 다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도 닿지 않았다.

오늘은 누구나 미친 듯이 날뛰는구나.

얘야, 너도 네 품을 헤쳐 보이려!

혹시 한 사람쯤 걸려들지 모르니.

 

279

적의의 여신 메게라 그것은 아직 장난이지요. 두 사람이 드디어 결혼을 하면, 이번에는 제가 도맡아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한없이 아름다운 행복을 변덕을 부려서 넌더리를 내게 만들어 놓지요. 인간은 변하는 것이며 시간도 변하는 것이니까요.

 

282

지혜 공포와 희망이란 인간의 가장 큰 두 가지 적이지요.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사슬에 묶어

사람들한테 떼어 놓고 있습니다.

 

288

수레를 모는 소년 낭비하는 놈이죠. 시 올시다. 시인이란 말이오. 자기의 가장 소중한 재물을 아낌없이 낭비함으로써 스스로를 완성하는 시인이란 말이오.

 

플루투스 밖에서 지금 무슨 일이 닥쳐올지 저 친구는 짐작도 못하는군. 마음대로 어기석은 짓을 하게 내버려 두시오! 곧 그런 장난을 칠 여지가 없어질 것이오. 법률의 힘도 크지만, 고난의 힘은 더욱 큰 것이오.

è 요즘 새로운 의료 수가제도 도입 때문에 고민이 많다.

 

304

그렇듯 풍성하던 황제의 영화도 하룻밤에 잿더미로 변하는 것입니다.

 

315

메피스토

길이 어디 있나요? 사람이 가 보지 않은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곳이지ㅛ. 아무도 바랄 수 없는

가 볼 수 없는 길이지요. 갈 용의가 있습니까?

열어젖힐 자물쇠도 빗장도 없습니다.

오직 외로움에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고 합니다.]

당신은 처량하고 고독한 뜻을 알고 있습니까?

 

파우스트 그런 말은 안 해도 되리라고 생각하는데.

어째 그 마녀의 부엌냄새가 나는군.

벌써 아득하게 지난날의 냄새가 말일세.

나도 전에는 세상하고 사귀어 본 일이 있었지?

그리고 공허한 것을 배우고 가르치지 않았나?

내가 나의 본대로 이치에 닿는 말을 할라치면,

반대되는 말이 갑절이나 시끄럽게 들려왔었지.

그래서 그 불쾌한 세상의 오해와 미움을 피해서

나는 고독한 곳으로 황량한 자연 속으로 도망쳤던 것일세.

그리고 그렇게 버림받고 혼자 살지 않으려고

끝내는 악마한테 몸을 내맡긴 것이 아닌가.

 

메피스토 그러나 당신이 망망대해를 헤엄쳐 다니고,

무한한 공간에 눈을 준 일이 있다 해도,

연달아 밀려오는 파도는 바라볼 수 있을 것이오.

혹은 당신이 익사할까 겁을 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무엇이든 볼 수 있는 거지요. 잔잔한 바다의,

초록색 물을 헤치고 지나가는 돌고래라도 볼 테지요.

흘러가는 구름이나 해//별들도 볼 수 있죠.

하지만 그 영원히 공허하고 아득한 경지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자기가 밟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몸을 쉬려 해도 단단한 자리조차 없습니다.

 

327

파우스트 (헬레네를 보고 나서) 세상은 비로소 바람직하고 견고하고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329

기사 누구나 때에 따라 제일 좋은 것을 취하면 된느 거죠. 나 같으면 저런 예쁜 찌꺼기라도 만족하겠소.

 

338

그자들은 케케묵은 낡은 책에서

알아낸 것이든지, 알고 있어도

자기도 믿지 않는 것으로 속여

제 생명과 내 생활까지 앗아가 버렸겠다.

è 그러나 사실을 스스로 알기 위해서는 일단 거짓을 배워야 한다.

 

341

사실 노령이란 차가운 열병과 같은 것이며,

변덕스러운 고민으로 사로잡히게 되지요.

인간이 서른이 지나면

이미 죽은 거나 진배 없죠.

당신 같은 사람은 적시에 때려 죽이는 게 상책이겠죠.

 

학사 내가 원하지 않으면 어떤 악마도 존재할 수 없소이다.

 

342 학사의 말

è 요즘 유행하는 "주관적 관념론자". [시크릿] .

 

343 잘 생각하오. 악마는 나이를 먹었단 말이오.

당신들도 나이를 먹으면 악마를 이해할 수 있으리오.

 

345

위대한 계획이란 처음에는 미친 지랄처럼 보이지만 이제 장차 우연이란 것을 비웃을 시대가 올 것입니다.

 

352

마음 속의 자아를 다스릴 줄 모르는 자일수록,

자기의 오만한 뜻 그대로 이웃의 의지를 지배하려 들지요

 

363

스핑크스

우리는 피라미드 앞에 앉았습니다.

홍수건 전쟁이건 또한 평화건

우리는 상 한 번 찡그리지 않았습니다.

 

367

케이론 제자란 것은 배우지 않은 것이나 진배 없어.

끝내는 누구나 제멋대로 훌륭해지는 법이지.

 

369

케이론 뭐요! … 여인의 아름다움이란 별 것이 못 되오.

자칫하면 굳어 벌니 모습이 되기가 일수지.

내가 찬양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오직

즐겁고 인생을 즐기는 데서 솟아나오는 모습이오.

아름다움이란 자기 만족으로 도취해 버리기 쉬운데,

애교가 있어서 비로소 거역하기 힘들게 되는 법이오.

마치 내가 태워다 주었던 헬레네와 같이.

 

370

케이론 신화 속의 여자란 아주 특수한 것이라오.

시인이란 제멋대로 그려서 내놓는지라

언제 어른이 되었다든지 늙은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없이

언제 보아도 군침이 넘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어

어려서도 꼬임에 빠지고 늙어서도 청혼을 받는 법.

요컨대 시인은 시간에 속박당하는 일ㅇ느 없지.

 

파우스트 그럼 그 여자도 세월에 얽애미지 않아야 하겠지.

 

372

파우스트 치료 따위는 받고 싶지 않소. 내 정신은 건전하오.

 

380

흉악한 무리들의 더러운 욕심이

왜가리의 기품 있는 장식을 앗아가는구나.

하지만 그것은 벌써 배불뚝이 꾸부정다리의

악한들의 투구에서 하늘거리고 있다.

 

385

라미에들 꼴에 더 나은 걸 바라다니? 기가 막혀서!

메피스토가 마녀들을 껴안을 때마다 이들은 빗자루, 지팡이 등으로 밝혀진다.

è 결혼 전 후의 여자의 이미지의 변화?

 

394

포르키스의 딸들 입을 닥쳐요, 욕심을 내게 하지 마세요!

설사 그것이 좋다고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지요.

밤에 태어나서 밤의 것들과 가까이 지내며, 어느 누구도 모르고 거의 우리 자신도 모를 지경에 있는 몸이니 말예요.

 

403

세이렌들

태양에는 달에는

신들이 어디 계시건

기도를 올림은 우리의 버릇.

기도는 언제나 보람이 있습니다.

 

409

프로테우스 일단 인간 따위가 되어 버리고 나면 이젠 너도 완전히 마지막이니 말이다.

탈레스 그때의 사정에 달렸지요. 그 시대 그 시대에 있어서, 훌륭한 사나이가 되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 않나요.

 

420

신들은 인간의 시시비비에도 불구하고

그 뜻하시는 바대로 이룩하실 것이나,

죽어야 할 운명을 지닌 인간은 참을 수밖에 없지요.

 

431

헬레네 사랑의 즐거움이라니 말도 말아요, 이 가슴과 머리는, 끝없는 쓰디쓴 괴로움으로 잠겨 있었다오.

 

440

포르키스 그 남자 때문에 당신께도 같은 짓을 할 것입니다. 미인은 둘이 나눌 수는 없지요. 미인을 독점한 이는 공유하는 것을 저주하는 나머지 차라리 죽여 버립니다.

 

è 파우스트와 헬레네. 구운몽과의 비교.

è 괴테는, 이제껏 신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헬레네 이야기 (그러나 정작 헬레네의 심리는 잘 다뤄지지 않았었다 )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그 역시도 헬레네의 캐릭터화에는 실패하는 것 같다. 그저 헬레네는 "지나치게 아름다울 뿐", 아름다움에서 오는 캐릭터의 특성조차 특별히 개성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상황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뿐.

 

455

사나이들의 사랑에 익숙한 여자는

좋다 나쁘다 가리지는 않지만

사나이의 진가를 아는 법이예요.

그래서 금발의 고수머리 목동이든

까칠까칠한 검은 머리의 판한테건

기회만 있으면 한결

포동포동한 그 수족을

송두리째 내어 맡긴답니다.

 

469

합창

무서운 할머니, 그대도 이런

은근한 음악은 좋아하는구료.

우리들은 지금 막 병이 다 나아서,

마음이 부드러워져,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태양의 빛을 없애 주세요.

마음속에 날이 밝아서

우리들 가슴 속에서, 온 세상에도

없는 것을 찾을 듯 하니까요.

 

470

헬레네 인간답게 복을 누리기 위하여

사랑은 고결한 두 사람을 가깝게 합니다.

하지만 신과 같은 황홀감을 주려면

사랑은 세 사람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놓지요.

è 자식을 낳다. 자식을 창조하는 행위는 신과 같은 행위. 황홀한 신비로움.

 

478

오이포리온 저더러 먼 데서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천만에, 나는 근심과 고통을 함께 하렵니다.

 

484

합창 제4부 당신ㄷ르은 마음대로 흘러가구료, 우리들은

빈틈없이 포돌르 심고, 세워 준 손에 덩굴이 푸르른 언덕을 둘러싸고, 떠들겠어요.

거기서는 연중 언제나, 포도 재배에 열을 올리고,

정성을 다해서 노력을 해도 수확이 줄 것을 염려하는 빛은 없지요.

갈고 파고 흙을 파올리고, 가지를 치기도 하고, 묶어 주기도 하면

모든 신에게, 특히 태양신에게 기도 올리지요.

……

그것도 그럴 것이 새 술을 담으려고 모두들 술부대를 비워야 하니까요.

è 오이포리온의 죽음과 상관 있을까?

è 수확이 줄 것을 염려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행할 뿐.

 

492

메피스토 그러면 명성을 얻고 싶으신 게로군요? 그럴듯도 하군요. 당신은 여걸한테서 돌아오셨으니까.

파우스트 지배하고 소유하는 것이다. 사업이 일체이며, 명성은 필요없다.

메피스토 그래도 시인이란 자가 나타나서 후세에 당신의 영광을 전하고 어리석은 이야기로 어리석은 일에 불을 지를 것입니다.

 

493

파도는 쉬었다간 다시 밀려서는

득의만만하게 도달한 목적에서 멀어져 가더군.

하지만 때가 오면 다시 이런 장난을 되풀이하는 법.

 

495

파우스트 커다란 잘못이다. 명령을 내려야 하는 자는

명령을 내리는 데서 법열을 느껴야 하는 법이다.

 

502

황제 황제를 자칭하는 놈이 나타난 것은 내게는 이롭다.

이제 비로소 나는 내가 황제임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 만일 그대들이 전쟁을 말리지만 않았던들,

지금쯤은 벌써 혁혁한 공훈을 세워 빛났으리라.

언젠가 내가 사면 불길 속에 갇히게 된 것을 보았을 때,

나는 내 가슴 소에서 자주 독립의 표시를 보았노라.

불길은 무섭게 나를 엄습해 왔다.

하긴 환영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환영은 훌륭했었다.

나는 승리와 명성을 막연히 꿈꾸고 있었지만,

거만하게 게을리한 것을, 이제 회복해야겠다.

 

509

파우스트 시칠리아의 해안에 길게 뻗친

안개의 띠에 대한 이야길 들으신 적이 없으십니까.

그곳에서는 백일하에 하늘거리면서 역력하게

중앙에 높이 솟아,

이상한 아지랑이에 반영되어

희한한 광경이 나타난다고 합디다.

여기저기에 도시들이 나타났다간 없어지고,

화원들이 떠올랐다간 가라앉곤 한답니다. 여하간

여러 가지 광경이 대기를 뚫고 나타나는 것입니다.

 

513

메피스토 용기를 가지십시오. 아직 패하지는 않았습니다.

최후의 난관에는 인내와 책략을 써야 합니다.

마지막 고비가 격렬해지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겠지요.

 

529

대주교 권리와 인내심을 가진 자에게는 언젠가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536

메피스토 바다에서 어느 놈이 사려 분별을 찾는단 말이냐!

무엇이든 잽싸게 움켜쥐면 그만이지.

물고기도 잡지만 배도 잡아야지.우선 세 척의 배를 가진 주인이 되면

네 번째는 갈고리로 낚아친단 말이다.

그렇게 되면 다섯 번째도 별 수 없게 되지.

힘이 있으면 권리도 쥐는 법.

무엇을 나꾸느냐가 문제지, 어떻게 잡느냐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배를 부리는 데 풋내기면 모르되,

전쟁과 무역과 해적질은

삼위일체로 떼어 놓을 수가 없단 말이다.

 

544

노인 내외는 별로 괴로워하지는 않고

놀란 나머지 넋을 잃고 쓰러졌지요.

è 은폐

 

합창 예부터 내려오는 말이 들리는 듯합니다.

폭력에는 순순히 순종하란 말이다!

만일 당신이 대담하게 한판 벌이려거든,

집과 터전 그리고 자기 생명까지 걸어라.

 

546

셋이 함께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군요.

안에는 부귀한 분이 살고 있어, 들어가기도 싫고요.

부족 그럼 나는 그들이 되어야겠다.

죄악 그럼 나는 없어져 버리겠다. è 죄가 있으나 죄를 모르게 된다.

곤란 호강만 하던 사람들은 나를 외면하지요.

우수 여러분은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서도 안 되오. 하지만 우수인 나는 열쇠 구멍으로 숨어 들어가지요. è 조용히 찾아든다. 그리고 열쇠구멍도 통과할만큼 "얼마든지" 찾아들 수 있다.

 

548

파우스트 나는 한결같이 세상을 줄달음질쳐 왔다.

온갖 환락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끌었고

흡족하지 않은 것은 놓아 버리고,

손아귀에서 빠져나간 것은 내버려 두었다.

나는 오로지 애타게 원했고, 그것을 이룩하였고

또다시 소원을 품고, 그렇게 기운차게

일생을 치달아 왔다. 처음에는 위세 당당했지만

이제는 현명하고 신중하게 해 나가고 있다.

이 지상의 일은 알고도 남는다.

허나 천상의 일은 아무것도 모른다.

눈을 꿈벅거리며 하늘을 쳐다보고

구름 위에 저 같은 놈이 없나 하고 꿈꾸는 놈은 천치로다!

그보다 이 땅에 확고부동하게 발을 붙이고 주위를 돌아보아라.

유능한 인간에게 이 세계는 침묵하지 않으리라.

무엇 때문에 영원의 천국으로 헤매어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자기가 인식한 것은 손아귀에 넣을 수가 있는 법,

이렇게 해서 이 땅 위의 나날을 보내면 된다.

유령이 나돌아도 내 갈 길만 갈 것이다.

앞으로 나가는 데는 고통도 있고 낙도 있을 테지.

어떤 순간에도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다.

 

549

우수

한 번 내게 붙잡히기만 하면

그 사람에겐 온 세상이 소용없이 되어서,

영원한 암흑이 내리 덮여

해가 뜨지도 지지도 않게 됩니다.

외부의 감각은 완전무결해도

내부에는 암흑이 들어 삽니다.

또한 온갖 보화 중 어느 하나도

제 것으로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행도 불행도 다같이 화근이 되어

풍족한 가운데서 허기질 것입니다.

기쁨이건 괴로움이건

모조리 내일로 밀어붙이고

오로지 앞날만을 기대할 뿐

완성이라고는 없을 것입니다.

è 이해할 수 없어. 우수가 현실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미래에 희망을 품는다는 것인가? 우울은 모든 희망을 부정하는 것이다.

 

우수

가는 것이 좋을지, 오는 것이 좋을지,

그런 사람은 결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훤히 뚫린 길 한복판에서

종종걸음으로 더듬다가 뒤뚱거리지요.

점점 깊숙이 길을 잃고서

무엇이건 뒤틀리게 보기만 해서

저나 남에게 귀찮은 짐이 되고

숨은 쉬면서도 질식할 것 같지요.

질식까진 안 해도 생기를 잃고 è Dysthymia

절망은 않는다 해도 제 몸을 내맡기지도 못하지요.

줄곧 이리저리 뒹굴기만 해서

그만두자니 괴롭고, 고통당하자니 불쾌하고,

때로는 풀려 나고, 때로는 압박을 받으며,

잠도 자는 듯 마는 듯, 휴식도 제대로 못하고 제자리에서 꼼짝달싹 못하게 되어,

지옥을 갈 차비나 차리게 되지요.

 

파우스트

저주받은 악령들아! 네놈들은 인간들을

헌 번 만 번 그런 꼴로 취급하는구나.

아무 탈도 없는 나마저 네놈들은

그물에 얽힌 번뇌의 흉측한 혼란으로 뒤바꿔 놓는 것이다.

악령들한테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은 안다.

영들과의 엄격한 결합이란 여간해서 풀 수가 없다.

하지만 우수여, 너의 아련한 크나큰 힘을

나는 인정하지 않으련다.

è 생의 긍정

 

우수

내가 저주를 해 놓고 잽싸게

당신한테서 떠날 때, 내 힘을 알 것이오!

인간은 일생 동안 장님이란 말이오.

그러나 파우스트 선생. 당신도 장님이 되세요.

è 리어왕의 글로스터가 장님이 되어서 비로소 마음의 눈을 뜨는 것과 비슷한 상황.

 

파우스트

(눈이 먼다.) 밤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구나.

하지만 마음속은 밝은 빛이 빛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일을 나는 서둘러 완성해야겠다.

주인된 자의 말처럼 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놈, 하인들! 자리에서 일어나라! 한 놈도 빠짐없이.

내가 대담하게 계획한 것을 훌륭하게 실현해 다오.

연장을 손에 잡아라! 삽을 써라, 괭이를!

지시한 일은 곧 해치워야 된다.

엄격한 질서를 지키고 열성껏 일하면

그지없이 훌륭한 보수를 받으리라.

이 지대한 사업을 완성하려면

천 개의 손을 부리는 정신이면 충분하다.

è 눈이 멀어버리는 신체적 상실에 대해 크게 절망하지 않는다. 이미 마음의 눈은 떴기 때문이다. 자신이 계획한 바를 실현. 자아실현을 이루어 냄.

 

파우스트

저 산줄기를 따라 늪이 있어서 그 독기가

이미 간척해 놓은 땅을 해치고 있다.

그 썩은 웅덩이 물이 빠질 수 있게 하는 일이

최후의 일이며 최대의 일이다.

그것으로 나는 수백만의 백성에게

안전하지는 못할망정 일하며 자유로이 살 수 있는 땅을 마련하겠다.

           è 민주주의 국가의 초석. 미국의 대통령 취임 연설을 읽어보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기회를 보장하는 국가"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괴테부터 시작되는 철학이

           그 바탕에 있는 거겠지.

들은 푸르고 비옥하여 사람도 가축도

곧 새로운 땅에서 즐겁게,

대담하고 바지런한 백성들이 쌓아 올린

육중한 언덕 곁으로 당장에 이주할 것이다.

밖에서 거센 파도가 미친 듯 제방까지 밀어닥쳐도,

그 안은 천국과 같은 복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해수가 억지로 집어삼키려고 덤벼들어도, 또한 밀물이 억세게 밀려와 무너뜨리면,

모두 합심해서 달려가 구멍을 메운다.

그렇다! 나도 어디까지나 이 생각에 따르리라.

인간의 예지의 최후의 말은 이렇다 -

"자유와 생명은 날마다 싸워서 차지하는 자만이

그것은 누릴 만한 값이 있는 것이다."

           è 민주주의에는 피냄새가 난다.

그러니 여기서는 아이고 어른이고 노인이고 간에,

위험에 둘러싸여 유익한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인간의 집단을 바라보며

자유로운 땅에 자유로운 백성과 살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나는 순간을 향해 이렇게 부르짖어도 좋을 것이다.

"멈춰 서라, 너는 진정 아름답구나!"

           è 순간이 모든 것(영원)을 말해준다.

내가 이 세상에서 남겨 놓은 흔적은

이제 영구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이런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나는 이제 지고의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파우스트, 쓰러진다. 죽음의 신들이 그를 받쳐 들어 땅 위에 눕힌다.)

 

 

메피스토

이 친구는 어떤 향락과 행운에도 만족 못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줄곧 찾아 헤매고

최후의 하찮은 허망한 순간을,

이 불쌍한 놈은 붙잡아 두고자 원했다.

내게는 억세게도 항거를 한 놈이지만

때로는 이기지 못해 늙은 것이 여기 누웠구나.

시계는 멎었다 -

è 괴테 문학의 묘미 : 두 가지 시점의 해석을 동시에 보여준다. 파우스트가 만족한 최후를 메피스토는 위와 같이 해석한다. 메피스토는 소멸과 부활의 안내자로서 베르길리우스나 베아뜨리체와 같지만, 그와 동시에 파우스트의 "반대 세상"을 의미한다.

è 대칭의 완전성이 증대된다.

 

합창 멎었다! 한밤중같이 고요하다.

바늘은 떨어졌다!

 

메피스토 그렇다, 바늘은 떨어지고 일은 끝난 것이다.

 

합창 지나갔다.

 

메피스토 지나갔다고! 어리석은 소리!

어째서 지나갔단 말이냐?

지나간 것과 전혀 없었다는 것과는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닌가!

영원한 창조란 도시 무엇이란 말이냐!

창조한 것을 모조리 무() 속으로 잡아채어 가게 마련 아닌가!

"지나갔다" - 여기에 무슨 뜻이 있느냐?

그러면 처음부터 없던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데 마치 무엇이 있는 듯이 뱅뱅 맴돌고 있다.

나는 오히려 영원한 허무가 좋단 말이다.

è 그의 확신에 들떠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 메피스토의 말은 나를 눈물짓게 한다. 파우스트의 주검 옆에 서서 메피스토의 말에 눈물 방울이 흔들리며 떨군다. 애도의 눈물일까? 의미를 긍정하거나 허무를 긍정하거나 둘의 입장은 지나치게 대칭적으로 완벽하다.

è 초기에 메피스토가 자신을 소개할 때 말하던 바와 동일하다. 작품의 앞/뒤 구조가 수미쌍관을 이루고 있다.

è 처음부터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등가원리. A B를 구분할 수 없다면 A B는 동일하다. 이는 조건부 참이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영원과 같은 순간만 있다면 "없어진 것" "없던 것"은 동일하다. 창조했다가 다시 사라지는 것. 결국 ""로 귀결된 필멸의 운명. 그렇다면 왜 우리는 "창조" ""을 긍정해야 하는 것일까? 메피스토의 답은, 긍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영원한 무가 아름다운 완전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깨끗한 방처럼). 파우스트는, 허무를 통해서 생을 깨닫는다.

è 폴 에어디시의 전기에 나오는 도박의 문제. 조건부 확률의 특이성을 잘 설명해준다.

 

558

저주받은 자들이 구원을 바라면서 헤엄쳐 나온다.

그러나 거대한 승냥이 같은 입으로 갈기갈기 물어 뜯기어,

그자들은 덜덜 떨면서 다시 불 구덩이로 돌아선다.

è 도리어 지옥으로 돌아선다. 임계점을 넘지 못하고.

è 가끔 생각한다. 유럽의 "유리의 밤"이 있던 날, 미국으로 도피 출항을 했던 유태인들은 미국의 해안에서 거부당하여 다시 독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죽음을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유태인들은 차라리 미국의 해안에서 죽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558

날개 돋친 나비를 닮은 영혼이다. 그놈의 날개를 잡아 뜯으면 흉측한 구더기가 되지.

 

560

저런 멍청한 것들이, 시치미를 떼고 오는구나!

저런 꼴로 저것들이 몇 사람을 가로채 갔는지 모른다.

우리들의 무기를 가지고 - 우리들을 잡자는 것이다.

저놈들도 악마다. 단지 가면을 쓰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 네놈들이 지면 영원한 치욕이란 말이다.

, 무덤 가까이 와서 언저리를 단단히 지켜라.

è 사실 맞는 말이다. 파우스트는 악마와의 계약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정의 아닌가?

 

메피스토

내 머리가 타는구나, 가슴이, 간장이 타는구나.

악마 이상의 불기운이구나!

지옥의 불보다도 더욱 쑤셔 댄다 -

그래서 실연한 남녀들이 버림을 받을 때면

목을 외로 꼬고 애인의 기색을 살피며

그다지도 지독하게 괴로워하는구나.

è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잃는 것을 괴로워하는 것인가? 아니면 천사에 대한 사랑을 느끼려는 "전조증상"인가? 나는 전자가 더 마음에 드는데. 영혼을 더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악마와 천사.

 

메피스토

è 천사들에게 욕정을 느낌.

è 늘 궁금했다. 욕정의 해소는 천국에 있나? 지옥에 있나? 간혹 성인들이 천국을 묘사할 때 "만명의 숫처녀가 기다리고 있으며 이 여인들은 하룻밤을 지내고 나면 다시 처녀성이 회복된다."고 묘사하지 않던가?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내세의 행복을 기원하여 착하게 살라고 하지 않던가?

 

567

법열에 잠긴 신부 (아래 위로 떠다니며)

영원한 법열의 불길,

불타는 사랑의 인연,

끓어오르는 가슴의 쓰라림,

거품 내는 내 신의 즐거움, è 레시피 대로 주물주물 거리고 있다. 볼에서 섞이는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가 뒤섞이며 괴로울 수밖에.

화살이여, 나를 꿰뚫어라.

창끝이여, 나를 찔러라.

곤장이여, 나를 짓이겨라.

번갯불이여, 나를 태워 없애라!

있어서 허망한 것

모조리 날려 보내고,

영원한 사랑의 정화인

영원의 별을 빛내듯이!

è 정말 괴테는 최고 중의 최고다.

è "있기 때문에" 오히려 허망하다. 그러므로 이를 소멸시켜야 한다. 소멸시키는 과정은, 생의 고통이다. 화살과 창끝과 곤장과 번갯불로 인간의 영혼은 죽었다 깨어나며 담금질 당한다. 그러면 "있기 때문에 허망한 것"들을 없애버릴 수 있다. 불순물의 제거. 더욱 단단하고 온전한 영혼.

 

 

568

내 마음속 정신은 혼란해서 냉정하고,

둔한 관능이 울안에 갇혀 괴로워하며,

굳게 얽어 매려는 사슬에 묶여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오오, 신이여! 이런 망상을 가라앉혀 주시고

저의 가난한 마음에 빛을 주십시오.

è 이런 것을 언어로 표현해내다니. 괴테는 정말 최고다! 외워서 기도문으로 쓰고 싶을 정도.

è 왜 혼란한데 냉정해지나? 그 이유는, 속세적 잣대로 휘둘린 후 피로해진 얼굴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세상에 대한 냉소자신에 대한 자조는 표정을 굳혀버린다.

 

569

승천한 소년들

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군요!

하지만 이곳은 너무나 음칭ㅁ하고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몸이 떨리는군요.

귀하고 착한 분, 우리를 내보내 주세요!

è 오히려 홍진의 세상을 겪지 못한 소년 천사들을 가여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è 사부님이 말씀하신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 왜 집을 나왔나? 불행을 찾아서요.

 

571

우리들의 꽃을 던지니 악마들은 달아났습니다.

è 악마들과 천사들의 도구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줌.

 

577

신비의 합창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일 뿐. è 깨닫기가 너무 힘들다. 내 몸은 현세에 붙들려 있으므로. 해낼 수 있을까?

미칠 수 없는 것

여기에 실현되고,

말할 수 없는 것

여기에 이룩되었네.

 

 

 

 

 

 

 

 

 

 

 

 

 

 

 

 

 

 

 

 

 

 

내가 저자라면.

 

파우스트가 가진 정신은 경지를 초월하였다. 내가 만약 괴테라면 죽는 순간에 극한의 희열을 느꼈을 것이다. 열반에 들며 눈을 감을 때 그의 정신은 빛보다 밝은 열락으로 춤췄으리라.

 

다만 장면 전환 시, 정황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해설을 읽지 않았다면 조금 어리둥절할 하다. 응당 알아챌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전개 상황을 좀 더 해설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괴테는 남자이고 파우스트 역시 남자이기 때문에 남성의 욕망이 잘 그려져 있다. 헬레네는 환상에 불과하다. 피그말리온의 그 녀처럼, 영상일 뿐인 헬레네가 특징적 인성을 가질 이유는 없다. 그녀의 가장 큰 특징은 "최고의 미녀"이며, 이것으로 모든 설명은 끝나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서구 문화의 대표적 사건인 트로이 전쟁, 그리고 이 사건의 핵심 원인인 헬레네에게는 지나친 처사이다. 특히 파우스트가 헬레네를 역사적 대작에서 다시 주요 인물로 거론하였을 때는, 그 동안 헤로도토스, 오비디우스가 놓쳤던 "헬레네의 입체화"를 해낼 수 있었을텐데! 괴테마저도 헬레네를 저버리다니 이 점이 가장 아쉬웠다. 남자들은 아름다운 여성을 쟁취할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그녀들이 어떤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여성의 머릿속으로 상상력과 창조력을 확장하는 것이 대문호 괴테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을까?

 

또한 파우스트가 그레첸과 헬레네와 사랑을 이루기는 했지만 보다 더 파격적인 시도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한다. 대부분의 경우, 파우스트는 관조자의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파우스트의 극적 긴장감과 해방감을 제한한다. 인간이 느끼는 동물적이고 악마적인 욕구는 보다 더 깊은 지옥으로부터 끌어 오른다.

 

파우스트의 훌륭한 점은 구조의 완전성에 있다.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대칭 구도(신과 메피스토의 구도가 아니다 결코. 대결하는 것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이다. 이 둘은 파우스트의 내면에서 싸우는 두 가지 입장이다.)가 어느 한 쪽의 쏠림 없이 완전하다. 그리고 둘은 처음 만나는 순간과 파우스트의 죽음으로 계약이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서로의 입장과 존재를 재차 표명한다. 이는 수미쌍관을 이루며 작품의 주제를 더욱 명확하게 한다.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은 "영원한 여성성이 우리를 인도한다"는 매우 파격적이면서 아리송한 수수께끼로 마무리되었다.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면서 선뜻 납득되지 않는 불협화음의 구절이다. 우리는 이로서 마지막 구절에 한 동안 매달려 있게 된다. 그리곤 어떻게든 해석해낸다. "여성성"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나의 경우에는, 포용력이다. 여성성이야말로 구원의 모티프와 상통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맹목적인 포용"을 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여성성이기 때문이다. 대문호의 말년에 그가 깨달은 바라고 하니, 진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영원한 여성은

우리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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