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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5일 03시 49분 등록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8/28~1832/3/22

<기존의 것에 추가하였습니다.>

 

선한 행위, 아름다운 말, 예술가의 인생은 유한할지라도,

이들은 불멸이다.

괴테, <예술가의 신격화>에서.

 

1749 8 28일 프랑르푸르트암마인에서 낮12시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괴테는 세상에 태어났다(괴테 자서전에서 인용). 괴테가 태어난 18세기는 계몽주의 시대로 중세 이후 약 2-3세기가 지난 시점이다. 이 시절 유럽에서는 신과 교회를 중심으로 한 인생관과 세계관이 극복되고 고대/르네상스적 인문주의가 발전 중이었다. 루소가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며 국가의 기원을 묻던 시절이며 19세기의 자연과학과 실증주의의 토대가 마련되던 시기이기도 하다. 문학사적으로는 고전시대에 해당한다.

괴테는 운이 좋았다. "좋은 가정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타고 났으며,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다 간 위인이다(최종고)." 괴테의 아버지쪽은 튀링겐 출신으로 수공업과 여관업에 종사하였다. 재단사였던 괴테의 할아버지는 마지막에 프랑크푸르트에 정착하여 여관업을 했다. 어머니 쪽은 남독일의 학자이자 법률가 집안으로 괴테의 외할아버지는 프랑프푸르트의 시장이었다. 괴테의 아버지는 법학을 공부하고 황실 고문관이 되었지만 공직은 없이 32세부터 연구와 취미 생활을 하였다. 괴테는 1782년 아버지 사망 후 어머니와 함께 30년을 프랑크푸르트에서 살았다. 괴테에게는 아끼는 여동생이 하나 있었으며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다. 1755 11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지진 소식은 청므으로 어린 괴테에게 세상의 불안과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였다. 그레첸이란 소녀와 잠시 사귄 기억, 1772년 수잔네 브란타라는 젊은 여자가 유아살해범으로 처형되는 장면을 목격하였는데, 이 때의 충격은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재현되었다. 그러나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며, 프랑스와의 7년전쟁(1756∼1763) 당시에는 적군에 의해 집이 점령되어 프랑스 민정장관의 숙소로 쓰일 지경에 이르렀다. 계획되었던 교육에는 차질을 있었으나, 대신 괴테에게는 프랑스 문화를 접할 기회가 되었다. 괴테는 8세 때부터 라틴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배웠고 1765, 16세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법률가가 되기 위해 라이프치히 대학에 갔다.

 

대학 생활은 자유롭고 즐거운 것이었다. 카타리나라는 여학생과 연애에 빠지기도 했으며, 아우어바흐 지하 술집에 드나들며 맥주를 마셨다. 대학 2학년때는 쇤코프라는 소녀를 만나 첫사랑을 경험하였다. 그러나 3년 만에 각혈하는 병을 얻어 별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몸이 쇠약해진 그는 이 시기에 중세의 연금술 등 신비주의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어머니의 친구였던 수잔나 폰 클레텐베르그의 영향으로 신앙에 감회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훗날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의 모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양을 한지 2년 뒤인 1770, 괴테는 스트라스부르에서 법학 공부를 계속해 나갔다. J.G.헤르더와 친분을 쌓았다. 헤르더는 "성서는 시일 따름이며, 시 또한 성서"라고 주장한 질풍노도운동의 선구자이자 천재주의의 주창자였다. 그는 괴테보다 다섯 살 많았으며 둘은 한 방에서 지내면서 그리스 고전과 셰익스피어를 공부하였는데 헤르더와 지낸 시기는 불과 반년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시절의 습득이 평생 영향일 끼쳤다. 특히 "사상과 감각이 표현을 창작한다"는 헤르더의 말에 따라 괴테는 프랑스어로 시를 쓰던 습관을 포기하고 독일어를 선택하였다. 이 때부터 괴테는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로코코 취미의 문학관을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파우스트>를 처음 구상하였다.

 

 내가 그(헤르더)에게 가장 조심스럽게 숨긴 것은 내게 뿌리를 박고 점차 문학적 형태를 이루려 하던 대상들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것은 [괴츠 폰 베를리항겐] [파우스트]였다. 전자의 인생 묘사는 내 마음을 깊이 사로잡았다. 미개한 무정부적 시대에서 자연 상태의 선량한 자주적 인물은 내 깊은 관심을 일으켰다. 후자의 중요한 인형극 이야기는 내 마음속에서 매우 다양한 소리의 반향을 일으켰다. 나 또한 온갖 지식을 얻기 위해 방황하다가 일찍이 그것의 공허함을 깨닫게 되었던 것다. 나도 삶에서 그것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더 불만에 차고 더 고통을 느끼며 되돌아왔다.

괴테 [자서전]

 

21살이던 괴테는 제젠하임의 목사 딸인 프리데리케 브리온과 사랑에 빠졌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괴테는 "정원을 덮은 밤하늘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별이 나타났다"고 기록했으며 <들장미>라는 시 역시 이 시기에 쓰여졌다. 괴테는 브리온을 사랑하여 약혼까지 하였으나, 결국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파기하였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폐병을 앓고 있는 애인을 두고 떠나야 했던 것이다. 프리데리케는 결혼도 하지 않고 수녀로 살다가 1813년 만하임에서 사망하였다. 이로 인한 죄책감과 회한은 훗날 괴테의 시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1년 뒤, 괴테는 변호사가 되어 고향에서 변호사업을 개업하였고 바로 다음 해에는 제국 고등법원의 실습생으로서 몇 달 동안 베츨러에 머물렀다. 그리고 1772 6 9일 세기의 연인 샬로테 부프를 만났다. 샤롯테는 열다섯살로 이미 케스트너의 약혼녀였다. 괴테는 그녀와의 슬픈 사랑을 배경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썼는데, 작품의 비극성과 대조적으로 괴테는 이 작품으로 일약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젊은…>의 영향력은 가히 파괴적이어서, 당시 베르테르를 모방하여 자살을 시도하는 젊은이들이 줄을 이었다고 전해지며 이를 "베르테르 효과"라고 명명할 정도였다.

 

177526살에는 릴리 쇠네만과는 약혼까지 하였으나 괴테가 바이마르 공국의 대공 카를 아우구스트의 요청으로 바이마르로 옮겨가면서 끝내 파경에 이르렀다. 괴테는 그 곳에서 여러 공직에 앉았으며, 결국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바이마르에서 만난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은 괴테 인생에서 여성으로서 최초의 지적인 교제자였다. 그녀에게 보낸 편지가 총 1700편에 이를 정도로 12년의 연애 동안 둘의 관계는 각별하였다. 그러나 1786년에 이탈리아로 떠나면서 관계는 종말을 향해 갔다. 이탈리아로의 여행은 괴테의 인생에서 주요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이 여행을 계기로 괴테는 '현재에서의 완성을 지향하는' 독일 고전주의 문학으로 방향을 확고히 하였다.

 

2년 뒤 바이마르로 돌아온 후, 39살의 괴테는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를 만나 동거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조화업을 하는 가난한 집의 딸이었으나 괴테에게 가정의 행복을 선사하였다. 그녀와의 사이에 6남매를 낳았으나 맏아들 아우구수트 외에는 모두 일찍 죽었다. 18년간 유지된 내연 관계는 사람들의 세간의 가십거리였으나 괴테는 개의치앖고 쉽일곱 살이 되었을 때야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 후 10년 뒤 아내는 쉰한 살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그녀의 품에 있는 동안, 괴테는 <타소>, <로마 애가>, <식물 변태론> 등을 썼다. 1791년에 궁정극장의 감독이 되면서 고전주의 연극활동에 매진하였다. 1789년 경 프랑스 대혁명의 격동을 체험한 괴테는 이후 실러와 잡지 출간을 함께 하며 우정을 쌓았다. 실러의 격려에 힘입어 이 시기에 많은 작품을 출간하였으며 23세부터 구상하였으나 집필을 오랫동안 쉬고 있던 <파우스트>에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도제 시절>, 서사시 <헤르만과 도로테아>가 이 시기 작품이다. 1805년 오랜 친구 실러의 죽음으로 괴테 역시 자신의 인생이 말년으로 접어들었음을 깨달았다.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를 집필하였으며, 일생의 대작 <파우스트>를 완성하였는데 이는 괴테가 사망하기 불과 1년 전이었다. <파우스트>의 집필 당시, 괴테는 자기 자신조차도 신비하게 여긴 재능으로 이를 썼다고 술회하였다. <파우스트>는 괴테의 타고난 재능과 그가 긴 인생 동안 정진해온 결과 얻어진 창조력으로 써낸 인류의 자산이다. 그는 과학 연구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 14권의 저술을 남겼다. 괴테는 문학작품이나 자연연구에 있어서, 신과 세계를 하나로 보는 범신론적 세계관을 전개하였다.

괴테는 82년 간의 생애 동안 "경지"의 철학과 문학을 보여주었으며 그의 작품들은 초월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괴테는 74세에 19세의 처녀 우를리케 폰 레베초를 사랑하는 등 말년에도 세 차례의 연애를 경험했을 정도로 생의 경험에 과감하였으며 여지없이 자신을 내던졌다. 이는 괴테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자유도 생명도 그것을 매일 매일 싸워 얻는 자만이 누릴 자격이 있다"는 그의 말처럼, 자신의 생의 철학을 스스로의 삶에 실천한 것으로 오히려 완벽한 합일성을 이룬다.

 

 

 

 

 

 

 

 

 

 

 

 

1독 파우스트 - 문예출판사, 정경석 옮김

    : 중요,     : 더 중요

2독 파우스트 - 범우사, 박환덕 옮김

    : 중요,     : 더 중요

 

è 파우스트는 정말 메피스토를 만났을까? 파우스트는 인생의 허무를 깨닫고 진지하게 자살을 시도하였고, 이 계기가 발상의 전화점이 되었다. 그래서 마치 이중 인격자처럼 자신의 내면에 늘 존재하던 "악마성"과 대화하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è 영화 [필립 모리스] : (Daum 영화 해설) 자상한 남편이자, 좋은 아빠, 성실한 경찰이었던 스티븐 러셀(짐 캐리).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다 살아난 그는 갖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다 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럭셔리 삶을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바로 돈! 결국 스티븐은 천재적인 두뇌로 보험사기, 카드사기, 식품사기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결국 감옥에 들어간다. 거기서 운명적인 사랑(?) 필립 모리스(이완 맥그리거)를 만나게 되고, 이번엔 그와 함께 하기 위해 78기 탈옥사기에 도전하는데

 

7

최고의 것만을 바라는 '슈투름 운트 드랑' 시대의 천재 괴테는 순결한 소녀를 죄악의 길로 빠뜨린 사실을 인정하고는 낭패해하고, 그 때문에 그는 자신의 파멸적인 감정을 가장 잘 격앙시키고 표현해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작품의 주제는 작가 괴테가 '슈투름 운트 드랑' 시대를 벗어나 인간적인 성장을 이룩함에 따라서 변화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파우스트 초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레트헨 비극은 '파우스트 제1'에서 상대적으로 그 비중을 감소시키고 '천상의 서곡'이 첨가되어 '파우스트 구제'라는 주제가 명확한 형태를 나타내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파우스트는 어떻게 해서 구제되는 것일까, 학문에 의해서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를 규명하려고 했던 파우스트는 지식의 무력 앞에 절망하며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동반하고 현세의 쾌락을 찾아 여행길에 나선다. 그는 순결한 소녀 그레트헨을 사랑하여 그녀를 손에 넣고, 오빠 발렌틴을 죽이고, 그녀로 하여금 어머니와 영아를 죽이는 죄를 범하게 한 뒤 마침내 사형을 당하는 그녀를 버리고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이끌려간다. 마음속으로는 심한 가책을 느끼고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파렴치의 악인이 된 파우스트가 어떻게 해서 구원되는 것일까. 우리들은 제2부를 잃은 후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1부의 작은 세계(시민 사회)에 있어서의 관능적인 쾌락에 의해서 만족을 얻지 못했던 파우스트는 신성로마제국으로 들어가서 황제의 신임을 얻고, 고대 그리스의 미녀 헬레네를 황천에서 다시 데려와서 그녀와 결혼한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오이포리온이 추락해서 죽자 헬레네는 그의 뒤를 쫓아서 다시 황천으로 사라진다. 파우스트를 만족시켜서 그 영혼을 얻으려고 하는 메피스토펠레스의 계획은 그레트헨에 의해서도 헬레네에 의해서도 성공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것은 파우스트로 하여금 마침내 이상을 추구하게 하는 결과가 되어 악마의 의도에 어긋나게 된다. 헬레네가 떠남으로써 미적인 음악은 끝이 나고, 파우스트의 마음은 차츰 예전의 무한에 대한 추구에서 다수자의 행복(복지)을 위한 활동으로 향한다. 그는 바다에 연한 넓은 토지를 얻어 병마가 깃들고 있는 그 땅을 매립해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일하면서 자유스럽게 살 수 있는 국토 건설에 착수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행위에서 비로소 인생의 의의를 찾은 파우스트는 순간을 향해서 '멈춰라' 하고 외친다. 그 순간 메피스토펠레스와 약속한 이 말을 입 밖에 냈기 때문에 파우스트는 쓰러져 죽는다.

그러나 파우스트가 말한 '순간'은 메피스토펠레스가 말하는 것 같은 관능적인 만족의 '순간'이 아니고, 과오를 거쳐서 겨우 도달한 진실된 행위의 순간이며, 만인을 위한 그리고 만인에 의해서 이어받게 될 상징적인 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우스트의 영혼은 악마의 것이 되지 않고 천사들에게 인도되어 천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9

파우스트의 전설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첫째, 주인공의 성격이 거인적이고 모든 욕망을 향유하려 하며, 둘째, 이 모든 욕망이 하느님의 힘이나 광명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악마와 결탁해야만 이루어지며, 셋째, 주인공이 멸망하고 영혼은 영원히 지옥으로 떨어지는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는 점이다.

è 하느님과 악마의 차이는 무엇인가? 어째서 파우스트의 욕망을 하느님은 이루어줄 수 없고 악마는 이루어질 수 있는가? 어떤 점에서 악마는 하느님보다 더욱 능력이 있는가?

 

10

<파우스트>의 근본 사상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괴테가 파우스트 전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티타니스무스(거인주의)이다. 모든 것을 지니고 우주의 근본에 가까이 가려는 동경과 노력인 것이다. 여기에 따르는 모든 타락이나 향락, 절망 같은 것도 천국으로 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파우스트는 구제받게 된다.

 

괴테가 어떠한 근본 이념으로 파우스트를 썼는지를 나타낸 것이 바로 <천상의 서곡>이다. 여기서 만물의 주인이 라파엘, 가브리엘, 미하엘의 삼대천사를 부려서 통치하는 전 우주는 하나의 통일체로서 이해되고 있으며, 만물은 시초 당시와 조금도 다름없이 숭고하고 엄숙하다. 그러나 모든 질서와 조화와 변화의 근본 원리는 천사도 모른다.

è 만물의 주인은 알고 있나?

 

인간의 활동은 너무나 쉽사리 이완하며 인간은 무조건 안락을 취하려한다. 그래서 인간을 자극하고 향상시키기 위하여 인간의 이성을 조소하는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끊임없이 향상하려는 인간 파우스트를 맡기는 것이다. 인간은 향상하려고 노력하는 동안은 헤매나 지상 생활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한층 더 높은 생명의 목표를 자아 안에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 생활은 지상에서의 인간의 요구만으로는 지배될 수 없으며 우주의 주, 자연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깨끗한 경지로 구제될 운명을 지니고 있다. 또 인간이 가진 고유의 본성에는 파우스트적인 것과 메피스토펠레스적인 것이 있어 결국에는 파우스트적인 것이 승리를 거둔다.

è 설사, 우리가 파우스트를 읽고 무엇이 승리할 것인지를 미리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인생을 쾌락으로 살아보기 전에는 결코 깨달음에 도달할 수 없다.

12

주는 그의 창조물인 파우스트를 메피스토에게 맡기면서 그를 유혹하여 지옥으로 타락시킬 수 있다면 해보라고 한다. 그러나 주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결국에 가서는 구제되며, 다만 무한한 휴식을 바라는 인간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 악마에게 맡기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è 마치 어항 속의 문어처럼, 비행기로 열대어를 옮겨오는 스트레스로 대부분의 물고기는 죽게 되는데, 이 때 어항 속에 문어를 넣어두면 대부분 살아서 운반된다. 삶의 스트레스(비행). 자극(문어).

 

드리는 말씀

 

31

처음에 나의 노래를 들어 주던

그들은 이제 나의 다음 노래를 듣지 못하게 되었으며

정다웠던 모임도 흩어지고 말았다.

아아, 처음에 울렸던 반향도 사라지고

나의 노래를 낯선 무리들에게만 울리게 되었구나.

그들의 박수 갈채까지도 내 마음을 두렵게 하는구나.

è #2 그들의 찬사는 도리어 내 마음을 두렵게 하는구나.

è 왜 두려울까? 무엇이 두려울까? 명성의 노예가 될까봐?

나의 노래를 듣고 즐거워할 친구들이 아직 살아 있기는 하나,

이제 이 세상 방방곡곡 흩어져 헤매고 있다.

è 괴테는 과연, 자신의 지인들과만 작품을 공유하는 수준의 야망만 가졌을까?

è 유명해지는 것의 목표 또한,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더욱 사랑받기 위한 수단에 불과?

è 파우스트는 결국,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 수 밖에 없음을 작품을 통해 피력

 

저 고요하고 엄숙한 영들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에

이제 나는 다시 사로잡히는구나.

나의 속삭이는 노래는 아이올로스의 수금과도 같이

가냘픈 소리를 내며 바람에 스쳐가니

è 멋진 표현

마음이 서늘하고 눈물이 흐른다.

굳은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고

눈앞에 있는 것이 아득히 보이며,

사라진 것이 다시 살아나는구나.

 

무대에서의 서언

 

33

단장 하긴 그자들이 늘 걸작만 보아 온 것은 아니지만,

사실 읽은 것이 많단 말일세.

어떻게 모든 것을 새롭고 신기하고,

게다가 뜻 깊고 마음에까지 들게 할 수 있겠는가?

물론 초만원을 이루는 것을 보고 싶고

구경꾼이 물결치듯 우리 가설 극장에 몰려들어,

고래고래 아우성을 치며 밀치며 밀려나고,

그 비좁은 은총의 문에 들어가려고 법석을 떨며,

네 시도 안 된 대낮부터 벌써

서로 부딪치며 매표구에 몰려들어

흉년에 빵집 문 앞에 소동이 나듯

표 한 장을 위해서 목이 부러질 지경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

그 같은 기적을 각계 각층의 구경꾼들에게 나타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시인뿐일세. 여보게, 이번에 그렇게 좀 해보게나.

è 나 역시 걱정스럽게 꿈꿔왔던 욕망. 괴테도 고민하였다. 앞서 내가 괴테를 의심하였는데, 괴테 역시 세속적 성공을 고민하였다.

 

시인, 제발 그 가지각색의 난잡한 무리들 말씀은 마십시오.

그들을 보기만 해도 시인들의 정신은 날아가 버립니다.

자기도 모르게 우리들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는

그런 들끓는 오합지졸은 보이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제발 나를 고요한 천국의 한구석으로 데려다 주십시오.

거기서만이 시인의 순수한 기쁨이 꽃피는 것입니다.

거기서만이 사랑과 우정이 성스러운 손길로

우리들 마음의 축복을 창조하고 길러 내는 것입니다.

è 초월적 가치는 들끓는 오합지졸로부터 격리될 때 탄생한다.

è 시대의 베스트셀러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고전을 만들 것인가? 시인은 고전을 쓰기 위해 베스트셀러의 욕망을 베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16

아아, 우리들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

입 안에서 조심스럽게 웅얼거려보는 것,

그것은 어떤 때는 잘 안되다가도, 어떤 때는 잘 되기도 하는,

그런 것들을 순간의 거센 힘이 삼켜버리지요.

몇 해 동안이나 애를 써서 비로소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è 작품을 집필하는 자세. 그러나 외압이 작용하면 방해받는다.

 

34

황홀하게 번쩍이는 것순간을 위해서 태어난 것이고,

참된 것후세에까지도 길이 남는 법입니다.

è 시인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말해준다.

è 역시 "영원한 것, 지속 가능한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영원성"은 절대적 가치인가?
è "영원성"이란, 가치의 증명이다. 가치가 있는 것만이 영원하다. è 고전의 영원성

è 그런데 인간은 "필멸"의 존재이고, 자신의 작품이 영원의 시간을 두고 어떻게 판정될지 안단 말인가? 내가 살아서는 오직 40권을 판 "니체"인지, 아니면 정말 바보지만 합리화에 있어서는 천재인 "Q"인지설사 내가 현세에 성공을 했다면 내가 "살리에르"인지 "모차르트"인지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결코 알 수 없다 - 가 답인가?

 

16

어릿광대 제발 후세라는 말만은 듣고 싶지 않군요!

내가 후세 같은 것을 운운하고 있다면

도대체 누가 현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겠습니까?

모두가 즐기기를 원하니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è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 죽으면 망노나니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 공급의 의무.

è 인간은 소우주인가?

뒷부분에서 괴테는 "어리석은 자들은 자신이 소우주인 줄 안다."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

1. 소우주 인식 = 나는 곧 소우주다. 내가 죽으면 우주가 끝난다. 그러므로 후세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 나르시스틱한 사고관. 프톨레마이오스적 사고관.

2. 내가 죽어도 이 세상은 아무 일 없이 존재할 것이 분명하다. 후세는 존재한다. 나는 인류의 일부이며 시간의 일부이다. 내가 몸으로 죽지만 정신은 죽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의미 있는 정신이 되는 것이다.

 

è [필멸인식]의 딜레마

"인간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직시하였을 때, 두 가지 반응이 가능하다.

1. 어차피 죽을 것이니 허무하구나. 사는 것과 죽는 것이 차이가 없구나.

2. 죽을 것이니 제대로 살자. 영원히 살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전자는 죽음에 삶을 통일시키는 것이고, 후자는 "죽음의 색깔 때문에 대비되어 드러나는 삶"을 직시한 것이다.

 

스스로 관중의 마음을 즐겁게 할 줄 아는 사람은

관중들의 변덕스러운 기분에 화를 내지 않고

관중들이 더욱 많이 모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관중은 많을수록 확실하게 감동시킬 수 있으니까요.

è 사람들의 대중심리를 이용한다. 많은 관객이 보았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얻는 영화를 생각해보자.

 

단장

여하튼 사건을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모두들 보러 옵니다. 무엇보다 보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관중이 놀라서 입을 벌린 채 보고 있도록

눈앞에서 온갖 사건이 다채롭게 벌어지면

당장에 널리 환심을 얻어

당신은 순식간에 인기 작가가 됩니다.

대중을 다루는 데는 질보다 양입니다.

è 그저 엔터테이닝을 해주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è 파우스트를 읽고, 오페라를 감상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오로지 상식을 위해 이름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왜 사람들은 명품을 소유하고 싶어하면서도 지성의 명품은 굳이 소유하려 들지 않을까? 자신들이 일하고 즐길 시간을 정신적 가치로 환원하는 일에 인색하다. 사람은 괴테의 생각대로 지나치게 쉽게 나태해지기 마련이니까.

è 그러나, B급 예술을 원하는 한낱 대중들을 옹호하자면, 다음과 같다.

김영하의 시 : 결혼하는 친구를 위한 시

 

다시 은둔을 꿈꾸는 친구에게

 

- H의 결혼에 부쳐

 

하늘의 빛깔은 여전히 어둡고 앞날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게 되지. 소설이 재미없어지기 시작하네. 코미디 영화가 좋아 지네.

è 오로지 이 부분 때문에, 나는 이 시를 기억하고 있었다. 서른 살에는 코미디가 좋아진댄다. 왜 일까?

 

그렇게 하면, 결국 제각기 무엇인가 찾게 됩니다.

많이 늘어놓아 주면 무엇이든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각자 만족하여 극장을 나갑니다.

è 창작과 비평

è 비평은 또 다른 창작 작업. 창조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산물로서의 작품은 스스로 존재한다. 부모가 자식을 만들지만 자식은 늘 부모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듯이. 제임스 조이스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읽다 보면, 이 작자가 도대체 뭘 의도해서 쓴 말일지 그저 내지른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미술 작품을 보아도 흰 캠버스에 점 하나 찍고, 선 하나 그은 미니멀리즘 작품들이 수백억 대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을 창조하고, 비평은 가치를 창조한다.

 

37

무엇으로 시인은 모든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것일까요?

무엇으로 수///토의 네 큰 요소를 이겨 낼 수 있단 말이요?

그것은 가슴 속에 치밀어 올라

세계를 자기 심장 속에 다시 잡아 들이는 화음의 힘이 아닐까요?

è#2 그것은 가슴속에서 우러나와 전 세계

그 가슴에 다시 집어넣는 조화의 힘 아닐까요?

è Connection, Harmony, Art

자연은 끝없이 긴 실을

되는대로 물레에 감아 넣습니다.

           è DNA의 실타래를 연상시킨다. 섬뜻할 정도로 기막힌 표현. 생명은 원래 우연한 DNA

           실타래의 산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삼라만상이

엉클어져 어수선하게 소리를 냅니다.

이처럼 단조롭게 한없이 흘러나오는 연줄을 갈라 내어

가락을 만들고 생생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누구란 말입니까?

하나하나 보편적 조화로 불러들여,

희한한 화음을 울리게 하는 것은 누구란 말입니까?

그 누가 휘몰아치는 폭풍우를 정열의 광란으로 만들며,

붉은 저녁 노을이 엄숙한 뜻을 지니고 타오르게 한단 말이오?

그 누가 사랑하는 님이 가는 길에

온갖 아름다운 봄꽃을 피게 하는 것일까요? è 극도로 아름다운 표현

보잘것없는 푸른 잎을 엮어서

갖가지 공훈의 명예로운 관으로 만드는 것은 누구일까요?

올림푸스를 진정시키고 신들이 함께 모이게 하는 것은 누구일까요?

 

20

마치 사랑의 모험이라도 하듯이,

우연한 일로 가까워져 마음을 움직여서, 걸음을 멈추고

점점 깊어지고 엮어지게 되지요.

행복이 더해지면 곧 방해가 뒤따르고

열중해 있으면 괴로움이 찾아오지요.

그러면 어느덧 소설은 되어 있죠.

연극도 그런 식으로 합시다!

충실해진 인간 생활에 손을 대는 것입니다.

누구나가 하고 있는 것이지만 알고 있는 사람은 적어요.

그것을 붙잡으면, 재미가 있어요.

알록달록한 그림 속에 그다지 분명치 않은

거짓투성이 혼돈 속에 한 점 진리의 빛을 밝혀요.

그렇게 하면 가장 좋은 술이 빚어져

그것이 온 세상 사람들의 원기를 북돋고 새롭게 해주지요.

그리하여 우수한 젊은이들이

당신의 연극을 보러 모여들고, 당신의 계시에 귀를 기울이지요.
……

완성된 인간은 만족을 시킬 수가 없지만

아직 성장하는 인간은 언제나 고맙게 영깁니다.

 

39

시인 그때 나는 아무것도 갖지 못했지만

진리에 대한 충동환상을 즐기는 마음에 충만했지요.

그 때 억제할 수 없었던 충동과

그 깊은 고동에 가득 찬 행복을,

그 증오할 수 있는 힘과 사랑의 위력을,

나의 청춘을 나에게 돌려 주시오. è 청춘을 가진 자도 청춘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대목

 

어릿광대 하지만 친구여,

그대가 청춘을 필요로 하는 것은

전쟁이 나 적이 쳐들어왔을 때라든가,

아주 귀여운 아가씨가 당신 목을 힘껏 끌어안고 매달렸을 때라든가,

그리고 경주할 때 아직 멀리 보이는 결승점에서

승리의 월계관이 아련히 손짓할 때나,

아니면 맴도는 춤이 끝난 후에,

며칠 밤이고 잔치를 벌여 술로 세월을 보낼 때겠지요.

그러나 손에 익은 현악기를

대담하고 맵시 있게 켜는 일,

그리고 스스로 정해 놓은 목표를 향하고,

흐뭇한 환상 속을 이리저리 헤매는 일,

è 젊을 때 꿈꾸었고, 지금은 현재가 된 환상? 혹은, 단련된 상상력의 산물로서의 환상?

그것은 바로 연로한 당신네들의 일입니다.

그렇다고 당신들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듯이 늙으면 어린애 같지는 않다지만,

천만에, 우리는 늙어도 참으로 어린애다운 데가 있지요.

 

40

단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대들도 알다시피

독한 술을 마시고 싶다는 것이라오. è 극한의 경험을 해보고 싶다.

, 주저하지 말고 어서 빚어 달란 말입니다.

오늘 안 된 일이 내일 될 리 없지요.

하루라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오.

마음을 결정하고 우선 될 수 있는 것부터

과감하게 머리채를 휘어잡아야 하오.

그리고 결심한 이상 놓쳐 버리고 싶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할 수 없이 일은 끌고 나가게 마련이고,

알다시피 우리 독일의 무대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수가 있단 말입니다. è 마음대로 살아도 돼.

그러니 이번에는 배경이건 도구이건

아낄 필요가 없소.

햇빛이건 달빛이건 마음대로 쓰고,

별빛 따위도 마음껏 써도 상관이 없소. è 대담하게 살아라. 마음껏 가능성을 시험하며.

물도 좋고 불도 좋고 돌벽도 좋고,

짐승이나 새들까지도 마음대로 해보시구료.

그러나 이 비좁은 판잣집이지만 è 비록, 미천한 배경이라 하더라도

피조물의 전 영역을 끝까지 거닐며

신중하게, 서둘지 말고,

천국에서 이 지상을 지나 지옥에까지 사건을 끌어가 보게. è "가보자. 갈 데까지."

 

천상의 서곡

 

42

미하엘 또한, 폭풍우는 바다에서 육지로

육지에서 바다로 다투어 몰아치고

광란하며 그 주위에다

길고도 깊은 작용의 사슬을 빚어 낸다.

è 생명체는 뭍에서 만들어진다. 폭풍우와 같은 섞임 작용.

 

셋이 함께 그 광경을 보면 천사들은 힘이 솟는다.

아무도 그 근본을 캐내지는 못하지만,

온갖 당신의 고매한 성업으로

천지개벽의 그날처럼 여전히 장엄하다.

è 후렴구.

 

메피스토펠레스

태양이니 천지니 하는 것은 저도 모릅니다.

제 눈에 띄는 것은 오직 인간들이 고생하는 꼴뿐입니다.

하긴 이 지상의 어린 신들언제나 같은 꼬락서니를 하고 있어서

천지개벽하던 날과 조금도 다름없이 기묘하기만 합니다.

차라리 그들에게 하늘의 불빛 같은 것을 주시지 않았으면,

좀 더 잘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è 이상을 모르고 오로지 "생만 유지"하며 짐승처럼 살았더라면 더욱 화평했으리라.

è 인간이 고생을 하는 이유가, "하늘의 불빛" 때문인가? , 이상을 바라기 때문에? 생의 조건이 아닌 것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마치 신처럼)?

 

그놈들은 그것을 이성이라고 부르고 오직 그것을,

어느 짐승보다도 더욱 짐승답게 사는 데에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44

메피스토 그 작자(파우스트)는 묘한 꼴로 영감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그 어리석은 녀석이 마시고 먹는 것은 지상의 것이 아닙니다.

가슴 소겡 들끓는 것이 그 작자를 아득한 곳으로 몰아 대고 있습니다.

자기의 미친 꼴도 절반은 알아차리고 있습니다.

하늘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별을 갖고자 하고

지상에서는 최상의 쾌락을 모조리 맛보겠다고 덤비고 있습니다.

è 정신적인 것을 추구함과 동시에 인간의 쾌락 역시 추구하는 모순??? 정신과 육체.

 

그는 지금 혼돈 속에서 나를 섬기고 있지만

내 머지 않아 그를 맑고 밝은 곳으로 인도하리라.

è [역주] 파우스트도 인간인 한 방황하게 마련이지만, 진실하게 노력만 한다면 하늘의 구원을 얻을 수 있다.

è 무슨 "진실한 노력?"

è 구원의 의미 : 왜 구원을 받아야 하지? 괴테의 구원은 단테의 구원과 동일한가? 구원을 받으면 무엇이 좋아지나? 구원이란 무엇인가?

è 구원 救援

           1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

           2 .<기독교> 인류를 죽음과 고통과 죄악에서 건져 내는 일. è 애매한데?

 

메피스토 무슨 내기를 하겠습니까? 만일 영감님께서 저에게,

그 작자를 슬쩍 제 길로 끌어들이는 것을 허락만 해 주신다면,

그 놈을 영감님에게서 빼앗아 내겠습니다.

 

그 자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한,

그대에게 그런 짓을 못하게는 않겠다.

è 하나님이 허락한 인간의 방종?? 네 맘대로 살아봐. 자유의지를 선물하다.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에는 헤매느니라.

è "하나님"은 인간을 "시험"에 빠뜨리는가?

 

27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에 휩쓸릴지라도

올바른 길을 결코 잊지 않는 것이라고.

 

다음에라도 오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너라.

나는 한 번도 너의 무리들(악마의 무리)을 미워한 적이 없다.

è악마 역시 조물주의 창조물

è 선과 악 모두의 신이 되려고 하는가? 헤르만 헤세의 아브락삭스

 

부정을 일삼는 온갖 영혼들 중에서,

제일 짐이 안 되는 것이 짓궂은 장난꾼이니라.

인간의 활동은 너무나도 이완하기 쉽고,

자칫하면 무조건 휴식을 좋아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친구를 붙여 주어,

그들을 자극하고 정신차리게 하며 악마의 일을 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 참된 신의 아들들아,

이 생생하고 풍성한 아름다움을 즐기도록 하라!

영원히 살아서 움직이는 생성의 힘이, è 생성 = 시작. 생명의 탄생과 죽음의 cycle이 영원함.

사람의 부드러운 울타리로 그대들을 둘러싸듯이 è 사람 역시 그 cycle 내에 있다.

변화하며 떠도는 현상을

끊임없는 사상으로 잡아매어 두도록 하라.

è 인간은 (노력하는 동안) 헤맨다(=떠돈다). 인간을 울타리로 둘러싸듯 잡아매는 것은 끊임없는(영원한) 사상.

è Core value를 말하는 듯. 인간 활동의 구심점이 되는 core value

è 아무리 돌아다녀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비극 제 1

 

파우스트! 이제 나는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신학까지

열성을 다하여 속속들이 연구를 했다.

그런데 나는 이처럼 가련한 바보구나.

그렇다고 전보다 더 현명해지지도 않았다.

è 예전에 서울대 수학과 출신의 스님을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 있다. 그는 세상의 진리를 깨치기 위해 수학과를 갔다. 피타고라스처럼 만물은 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해답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불교에 귀의하였다.

더구나 석사니 박사니 하면서,

그럭저럭 10년 동안이나

학생들의 코를 쥐고

아래위로 이리저리 잡아 흔들고 있지만 ----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è 소크라테스 :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그 후에는 어떻게 되나? 모두가 파우스트처럼 절망에 빠지게 되나?

그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타 버릴 것만 같다.

하긴 나도 박사니 석사니 저술가니 목사니 하는 따위

온갖 바보들보다는 그래도 나을는지 모른다.

나는 회의나 의혹으로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지옥도 악마도 무섭지 않다 ----

그 대신 나는 모든 기쁨을 빼앗기고 말았다.

제법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있다는 자부심도 없거니와

인간을 선도하고 개심시키기 위하여,

무엇을 가르칠 만한 자신도 없다.

그렇다고 재산이나 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세상 명예나 영화도 갖지 못했다.

이런 꼴로 더는 살아 간다는 것은 개라도 싫다 할 것이다.

 

49

그럴 때면 슬퍼 보이는 친구여,

너는 책이나 종이 위에 그림자를 비추어 주었지.

아아! 너의 정다운 빛을 받으며

높은 산마루를 거닐 수는 없을까.

산 속 동굴 근처를 영들과 떠돌 수는 없을까.

풀밭 위를 너의 은은한 빛 속에 거닐며

온갖 지식이 빚어내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벗어나,

너의 이슬에 몸을 씻어 건전해질 수는 없을까.

 

è 괴테는 "파우스트의 고민"을 생각해낸 후, 평생을 할애하여 연구하였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멈춘 빛을 볼 수 있을까?"의 질문 하나를 끝없이 생각한 것처럼.

 

50 이것이 너의 세계다! 이것을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느냐 말이다!

 

그런데도 아직, 너는 왜 너의 심장이 불안 때문에 가슴 속에서 짓눌리느냐고 묻느냐?

왜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너의 모든 생명의 발동을 저지하느냐고 묻느냐?

신은 인간을 살아 있는 자연 속에다

창조하여 넣어주셨는데, 그것을 모두 피하고

너는 그을음과 곰팡이 속에서

동물과 사람의 해골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è 스티브 잡스 : 실패를 감수하는 자가 진정한 예술가다.

 

34

영혼의 세계는 닫혀 있지 않다.

너의 오관이 막히고, 너의 심장이 죽은 것이다.

일어서라, 학생이여! 굴하지 말고

속세에 물든 가슴을 아침 노을 속에 씻어내라고.

è 파우스트는 구체적인 삶의 경험이 없다. 책만 파들었기 때문에. 내 친구들은 주로 의사이거나 법조계에 있는 이들이 많은데, 거의 30이 가까운 나이까지 공부만 해서 이제서야 연애를 시작하는 초보들이 많다. 세속을 학습하다.

 

52

이를 보라. 모든 것이 함께 모여 혼연일체를 이루고

하나하나가 어울려 살아서 적용하고 있구나.

하늘의 모든 힘이 오르내리며

서로 황금빛 두레박을 주고받는구나!

그 모든 것이 축복의 향기가 그윽한 날개로

하늘에서 내려 이 땅에 스며들어

조화를 이루며 우주 만물 속에 울려 퍼지는구나!

이 무슨 장관이야! 그러나 슬프다. 한낱 장관에 지나지 않는구나. è 기막힌 표현!

è 한낱 장관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이 시들해진다. "재미있는 것이 없다."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다." è 우울증 : 우울증은 상실이 원인인데, 파우스트는 현재 구도의 희망을 상실한 상태이다. 그는 이제 어떤 것도 놀랍지도 두렵지도 않으며 "사는 재미"를 잃었다.

è 유년 시절, 동대문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이었다. 길목에는 기독교 서점이 있었는데 그 곳 직원들이 마침 점심 휴식 시간에 건물 밖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초여름이라 거리에는 녹음이 우거졌다. 커트 머리의 금욕적으로 생긴 한 여인이 환희에 찬 얼굴로 말했다. "정말 아름다운 나무죠? 하나님의 은총이란 얼마나 놀라운가요?"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 식상함에 귀를 버린 것 같았다. 마치 푸른 시금치 한 조각을 게워내듯 속 깊은 곳에서부터 몸의 거부를 느꼈다. 경이로움을 남발하면 재미가 없다.

 

무한의 자연이여, 내 그대의 어디를 붙잡아야 좋으랴?

너희들의 젖가슴은 어디란 말이냐?

너희들은 하늘도 땅도 유아처럼 거기 달려 있는 온갖 생명의 원천이다.

메마른 가슴이 목말라 달려드는 원천이여 --

너희들은 샘솟고 만물의 목을 축여 주지만, 나만은 헛되이 애태워야 하는가!

è 젖가슴이 과연 실체의 본질일까? 아기들은 엄마의 젖가슴을 본능적으로 찾지만 엄마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우리도 자아가 없던 시절부터 젖가슴에 매달려있지 않았던가? "내 너의 젖가슴을 붙들고 살았지만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

 

54

영 초인인 네가 그 무슨 가련하기 짝이 없는 공포심에 사로잡혔단 말이냐!

영혼의 부르짖음은 어디로 갔느냐?

자기 속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여,

그것을 품어 길러 내고 기쁨에 떨면서, 우리들 영과 겨루어 보겠다고 부풀었던 가슴은 어디 있느냐?

è 괴테의 자전적 상황. 창조하는 행위는 작가 고유의 행위.

 

지령

생명의 조수 속에 행동의 모진 바람 속에

나는 물결치며 오르락내리락 한다.

저쪽으로 갔다가 이쪽으로 온다!

출생과 무덤

영원한 바다

변전하는 활동

불타는 생명!

이렇게 해서 나는 시간이라는 어수선한 옷감을 짜서

신의 생생한 옷을 만든다.

 

55

파우스트

넓은 세계를 두루 떠돌아다니는 부산한 영이여,

나는 얼마나 너와 가깝게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지령

너는 네가 이해하는 영을 닮았지

나를 닮지는 않았어!(사라진다.)

è 파우스트는 아직 삶을 모른다.

 

파우스트 너를 닮지 않았다고?

그럼 누구를?

나는 신을 본뜬 모습이다!

그런데 너를 닮지 않았다니!

 

56

바그너

아아, 저희들처럼 연구실에 갇혀 있어

세상 구경을 하는 것도 겨우 휴일 정도인데다

그것마저 멀리서 망원경으로 내다보는 처지에,

어떻게 연설로 세상 사람들을 지도할 수 있겠습니까.

è 포괄수가제에 관한 심야토론을 시청하였다. 의사들은 자기 일이 바빠 의료의 사회정책에 무심하였고, 그 때문에 의료 정책은 정치적 도구가 되어 방향타를 놓친 채 산으로 가고 있다. 이제 비로소 의사를 대표할 수 있는 의협 회장이 선출되어 매우 기쁘다. 그가 최고력의 전투력을 가진 쌈닭이어서가 아니라 철학에서 태어난 용기를 가진 사람이어서 더욱 감사하다. 지도자의 힘이라니사실, 심야토론을 보고 나서 바로 읽은 대목이 이 부분이다. 경이로운 순간이다.

 

파우스트

자네가 진정으로 느끼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강력한 흥미를 가지고

모든 청중의 심금을 찌르지 못하면

자네가 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을 것일세.

어디 그런 꼴로 줄곧 앉아만 있어 보게나, 아교로 붙임질이나 하고,

남의 잔칫상 찌꺼기나 주워 모아 잡탕이나 만들고,

긁어모은 쥐꼬리만 한 자네 자신의 잿더미로

초라한 불이라도 불어서 일구어 보게나.

그래도 어린애나 원숭이는 감탄할는지 모르니까.

그런 것이 자네의 구미에 당긴다면 말일세.

그러나 진정 자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면

결코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지 못할 것일세.

 

바그너

그렇지만 웅변가는 말솜씨로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요.

저도 그것은 잘 알고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우스트

분수에 맞는 성공을 바라게나.

종만 울리는 바보는 되지 말게. è 빈 수레가 요란하다. 종처럼 요란하기만 한 바보.

두뇌가 있고 마음만 곧으면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연설은 절로 나오는 법일세.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라면

말투를 꾸미려고 애쓸 필요가 있나.

 

바그너   아아! 예술을 길고

인생은 짧습니다.

è 히포크라테스

 

파우스트

그런 고서 따위가 그래 한 모금 마시면

그것이 갈증을 영원히 가셔 주는 샘물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그것이 자네 자신의 영혼에서 솟아나지 않는 한

시원한 생기는 얻지 못하는 법일세.

è 괴테의 [파우스트] : 작품의 자기 부정

 

58

파우스트

그 인식이란 것이 문제지!

누가 갓 낳은 어린아이의 참된 이름을 부를 수가 있겠나?

적으나마 참된 것을 인식했던 소수의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자기들의 벅찬 마음을 숨겨 두지 못하고,

천민들에게 자기들의 감정, 자기들의 관조를 밝혔기 때문에,

예부터 십자가에 못 박히고 화형을 당하곤 했단 말일세.

미안하지만 여보게, 밤도 깊었으니,

오늘 밤엔 이만 이야기하세.

è 참된 것을 정수를 이해하게 되면, 결국 세상에 초연해지는 단계가 되나?

 

바그너   저는 지금까지 열심히 연구에 몰두해서, 아는 것이 많기는 합니다만 모든 것을 다 알고 싶습니다.

 

파우스트 (혼자서) 저 친구의 머리에서 아직 모든 희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니.

언제까지나 헛것에 들려 가지고

탐욕스런 손으로 보물을 파내려다,

지렁이를 발견하고 좋아서 날뛰는구나.

 

60

우리가 이 세상의 부귀 영화에 도달하면,

더욱 높은 영적인 것을 허망이고 망상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한 아름다운 감정도

속세의 붐비는 혼란 속에서는 굳어 버린다.

è 괴테가 너무 맞는 말만 해서 다 써내기가 힘들다.

 

42

아아, 우리들의 괴로움과 똑같이 행위 그 자체가

우리들의 인생 행로를 가로막는다.

정신이 얻어낸 가장 훌륭한 것에도

끊임없이 점점 이질적인 물질이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우리들은 이 속세의 선에 도달하면

선한 것을 더 한층 '허위다, 환영이다'라고 부른다.

우리들에게 생명을 부여해준 아름다운 감정도

지상의 혼란 속에서 굳어져버린다.

è 선한 것을 알아보지 못하게 한다.

è 괴테가 80살에 17살 소녀를 사랑한다. 이 사랑은 생을 증명하는 "선한" 것이지만, 속세의 선은 괴테를 비난하겠지.

 

60

나는 신과 닮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내가 닮은 것은 쓰레기 속에서 꿈틀대는 구더기.

쓰레기 속에서 살찌며 목숨을 이어나가다가

길 가는 사람에게 밟혀 죽어 묻혀 버릴 뿐이다.

 

45

화염의 수레가 가벼운 날개에 실려

내게로 온다! 나는 새로운 궤도를 달려

푸른 하늘을 뚫고 순수한 활동의 신천지

향해 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느낀다.

이 거룩한 생활, 이 신성한 기쁨!

너는 아직 벌레에 지나지 않는데

이것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

그래, 다정한 지상의 태양에게

과감하게 등을 돌려라!

è 신이고 태양이고, 나를 부정한다면 내가 먼저 너희를 부정해주마!

모두가 그 앞을 살금살금 피해 가는 문을

대담하게 열어젖뜨려라.

남자의 위엄은 신들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공상이 스스로 그려내는 고뇌 속으로 떨어뜨리는

저 어두운 죽음의 동굴에 대해서도 겁을 내지 않고,

좁은 입구를 따라서 지옥 전체가 불길에 싸인

저 통로를 향해서 돌진하고,

비록 허무 속으로 흘러가는 위험이 따를지라도

대담하게 실천으로 옮길 결의를

행동으로 증명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

 

61

내게는 아무 소용 없는 낡은 도구들이여,

너희들은 내 부친이 사용했기에 여기 있는 것이다.

è 결국 열쇠가 되어야 할 도구(기계문명, 과학)들은 과거에서 온 것들로 내 앞의 문을 열지 못한다.

è 62 페이지 : 조상한테 물려받은 것을 진정한 제 것으로 하자면 제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

쓸데없는 물건은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è 오페라 [파우스트]에서는 독약을 마시면서, "오로지 나만이 내 운명의 주인이 되리라."라고 외치는데, 이 부분은 파우스트 원본은 아닌 모양이다. 멋진데

 

65

천사들의 합창    그리스도 부활하셨네!

괴로움은 크셔도

구원하고 단련시키려

시련을 이겨 내시고

사랑을 베푸신 주여, 축복 있으라.

è 자살하려고 하는 파우스트에게 들려오는 "부활"의 메시지

 

파우스트

복음 소리는 들려오지만, 나에게는 신앙이 없다.

기적이란 신앙이 낳은 가장 귀여운 자식.

자애로운 소식이 울려 오는

그런 세계로는 감히 나는 들어가지 않으련다.

하지만 저 노랫소리는 어린 시절부터 젖었던 것이기에

지금도 나를 삶의 속으로 다시 불러들이는구나.

è 신앙 때문에 자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미련을 일깨워서(어린 시절에 대한 애정으로) 죽음을 망설인다.

è 신을 믿는 자들에겐, 파우스트가 우연히 자살을 피하게 된 일 자체가 "기적"이겠지. 기적이란 확률의 이야기다. 매우 적은 확률의 일이 "마치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일어나면 기적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은 "우연히" 일어난다. 일이 일어난 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66

기도는 그대로 열정적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사랑스런 그리움에 끌려서,

나는 숲과 들을 헤매었다.

한없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나를 위해 하나의 세계가 나타난 듯 느꼈던 것이다.

저 노랫소리는 젊은이에게 즐거운 놀이를

봄의 축제의 행복과 자유를 알려 주었다.

추억은 이제 어린 시절의 감정으로,

나를 이 최후의 엄숙한 발걸음에서 구해 주고 말았구나!

è 자살을 단념한 중요한 Text이다. 어째서 파우스트는 자살을 포기하는가? 파우스트는 삶의 해답을 구할 수 없다는 깨달음 때문에 생의 의미를 상실했다. 그러나 생을 다시 붙들게 한 것은, 결여되었던 답을 찾았기 때문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추억이다.

 

67 내 번째 견습공 산성 마을로 올라가세. 거기는 틀림없이 계집도 제일 에쁘고, 맥주 맛도 최고이고, 멋들어진 싸움판도 벌일 수 있을걸세.

=> 올라가고 싶은 욕망. 가장 높은 계급의 피라미드로.

 

71

파우스트 그러나 태양은 모든 흰 것을 허용치 않는다. 어디에 가나 생성과 노력이 약동하며 태양은 만물에 빛을 주어 생기를 돋우려 한다. 그러나 이 근처에 아직 꽃이 피지 않아, 그 대신 울긋불긋한 차림의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그들은 주님의 부활을 축복하지만,

그것은 자기네들 스스로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낮은 집 침침한 방에서

직공이나 상인의 번거로움에서

박공이나 지붕의 육중한 중압에서

붐비는 좁은 거리에서

교회의 엄숙한 어둠에서

è #2 여러가지 생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들은 모두 밝은 햇빛을 찾아 나온 것이다. ... 여기야말로 인간의 참다운 천국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흐뭇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여기서는 나도 인간이다. 여기서는 나도 인간다워질 수 있다.

 

바그너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소풍을 한다는 것은, 영광이며 얻는 바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거친 것은 무엇이나 싫어하므로, 혼자 이런 곳을 헤매고 싶지 않습니다.

è 삶을 거부

 

바그너

선생님, 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시니, 기분이 얼마나 좋으시겠습니까. 자기의 재능으로 이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하리라 생각합니다.

è 맞는 말인데 왠지 불안하다.

 

파우스트 지금 저 사람들이 칭찬하는 소리가 나에게는 비웃음으로 들리네. 자네는 내 손을 모르겠지만,

우리 아버지와 나는 칭찬받을 만한 일을 못하였네. 우리 아버지와 나는 칭찬받을 만한 일을 못하였네. 우리 아버지는 숨은 군자라고 할 수 있는 분이라. 자연과 그 신성한 운행에 대해서 성실했지만 그러나 그분대로 망상에 가까운 노력을 하며 연구하셨다네. 연금술사들의 무리들과 어울려서 컴컴한 부엌에 틀어박혀 수없는 처방에 따라 서로 성질이 맞지 않는 것을 조화시키려고 했었지. 그래 대담한 구혼자인 붉은 사자를 미지근한 탕 속에서 나리꽃과 짝을 지웠지. 그리고 이 두가지를 타오르는 불로 지지며, 이 신방 저 신방을 몰아치곤 하였네. 그러나 오색 찬란한 젊은 여왕이 유리 그릇 속에 나타났지. 바로 그것이 약이었지만 환자는 죽었다네. 나은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 이는 하나도 없었지.

è 수술은 성공했지만, 환자는 죽었소.

è 아무도 권위를 의심하고 검증하지 않음.

그와 같이 우리는 터무니 없는 탕약을 가지고 이 근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흑사병보다 더 해독을 끼치며 날뛰었네. 나 자신 그 도약을 수천 명에게 주어, 그들은 말라 죽었는데 나는 이렇게 살아남아서 파렴치한 살인자가 칭찬을 받게 되었네.

è 루쉰, 외침 [자서] 아버지의 병을 고칠 처방전

겨울 갈대 뿌리와 3년 동안 서리를 맞은 사탕수수, 교미 중인 귀뚜라미, 열매가 달린 평지목 …… 등 대부분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 …

하지만 나는 이런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아직도 기억하는 옛날 의원들의 이론이나 처방을 오늘날 내가 아는 지식과 비교해 보면서 나는 점차 한의라는 것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일종의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동시에 여기에 속아 넘어간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깊은 동정심을 갖게 되었다. 아울러 번역된 역사책을 통해, 일본의 유신이 대부분 서양 의학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바그너

그런 일로 상심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선인들에게서 물려받은 기술을

양심껏 정확하게 시행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넉넉히 훌륭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이 젊은 시절에 아버님을 존경하신 이상, 그분이 물려주신 것을 기꺼이 받으셔야겠죠. 만일 어른이 되신 후에 학문을 쌓으시면, 아드님은 좀 더 높은 목적을 이루시게 될 테니까요.

è 매너리즘. 안이한 직업적 윤리 의식. 책임을 선대에 전가하고 있다. "위에서 시킨 대로 했을 뿐이다." 악의 평범성.

è  킬링필드 전범 재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에 관한 연구'

 

78

파우스트

아아, 이 미궁의 바다에서 헤어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는 얼마나 행복하랴.

우리는 모르는 것을 반드시 필요로 하며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소용이 없는 것이다.

è #2 알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필요하고,

알고 있는 것은 소용이 없다.

è 모차르트가 렛슨을 할 때: "이미 나쁜 버릇"에 길들여진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갑절 힘들다.

 

80

아아,나의 가슴에는 두 개의 영혼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서로 떨어지고 싶어한다네. 그 하나는 음탕한 애욕에 불타서 달라붙는 관능으로 현세에 집착하고, 다른 하나는 억지로 속세를 떠나 숭고한 선인들의 영계로 오르려고 하네. 이 하늘과 땅 사이를 지배하며, 대기 속에 영이 떠돌고 있다면, 황금빛 안개 속에서 내려와 나를 새롭고 찬란한 삶으로 인도해 다오!

 

81

놈들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의 재앙을 달콤하게 여기기 때문이며, 선뜻 순종하는 것은 우리를 속이려는 수작이지요. 놈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듯 꾸미고 거짓을 말할 때도 천사처럼 속삭입니다.

 

서재 (1)

 

파우스트, 삽살개를 데리고 등장.

è 윤동주의 또다른 고향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志操)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으로 가자.

è 굉장히 파우스트적 요소가 깔린 시가 아닌가?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눕다. 어둠을 짖는 개. 다만 윤동주의 시에서 어둠은 "무지" "암울"을 의미. 파우스트에게 어둠은 빛을 잉태하는 공간이자 악마의 생명력이 살아 있는 곳이다. 다음의 설명,

 

파우스트

깊은 밤의 장막에 덮인

들과 밭을 뒤에 두고 왔다.

밤은 예감에 넘친 신성한 두려움으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보다 나은 영혼을 일깨운다.

모든 분방한 행위를 수반하는 거친 충동은

잠이 들었다.

이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다.

è 파우스트 전체의 주제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어둠을 충동질 당하다. 어둠은 늘 설레는 두려움이다. "유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유혹에게 지는 법 뿐이다." 그렇게 잦아든 충동 끝에 신의 사랑을 깨닫는다.

 

85

기록하여 가로되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 나는 이 대목에서 벌써 막히고 만다. 누가 나를 도와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없을까.

나는 말이란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가 없다. 만일 내가 영의 계시를 올바르게 받고 있다면, 그와는 달리 옮겨 놓아야 할 것이다. 기록하여 가로되 "태초에 뜻이 있었나니라." 경솔하게 붓을 휘둘지 않기 위하여 첫 구절을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 만물을 창조하고 움직이는 것이 과연 뜻일까? 이렇게 적어야 할 것이다. "태초에 힘이 있었느니라." 하지만 내가 이렇게 써 내려가는 동안에, 벌써 그것으로도 안 되겟다고 깨우쳐 주는 것이 있다. 영의 도움이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확신을 가지고 이렇게 쓴다.

"태초에 행동이 있었느니라."

è행동, 괴테가 지향하는 인간.

è 메피스토를 만나 행동하게 될 것을 암시한다.

 

89

안개가 사라지며 메피스토펠레스가 여행하는 학생 차림으로 난로 뒤에서 나타난다.

è 악마가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고는 읽는 사람을 전율케한다.

 

파우스트 너의 이름은 무엇이지?

 

메피스토 하찮은 질문이군요.

''을 그토록 경멸하고

모든 외관을 멀리하고

오로지 본질 속 깊숙이 파고드시는 분으로서는.

è 주제의 반복

 

자넨 도대체 무얼 하는 자인가?

메피스토 항시 악을 원하지만, 그러나 항상 선을 행하는 그런 힘의 일부분이오.

 

파우스트 그런 수수께끼 같은 말은 무슨 뜻이지?

 

메피스토 나는 항상 부정만 하는 영이오. 그리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죠. 생겨 나는 모든 것은, 의당 말하는 가치밖에 없을 뿐 아니요?

è #2 왜냐하면 생기는 모든 것은 멸망하게 마련이니까.

그러나 차라리 생겨 나지 않는 것이 좋지요. 그래서 당신네들이 죄라든가 파멸이라든가, 요컨대 악이라고 부르는 것이, 모조리 나의 특성이죠.

è 말하는 가치, (앞서 파우스트가 말한 태초에 말씀이 있었느니라. 가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말씀은 실체가 아니다?) 즉 실존의 가치가 아닌 허구의 가치만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있으니만 못하므로 차라리 없어지는 것이 더 낫다.  more better. 없는 편이 나은 것을 파괴하는 것은 선한 행위이다.  그러므로 악마는 자신을 항상 선을 행하는 힘의 일부분이라고 설명.

, 마이너스(-)를 의미한다.

è 만화 중에서 비슷한 철학을 다룬 것을 본 적이 있다. 세상은 이미 타락한 상태이고, ""의 편인 남자는 이미 세상은 구제할 수 없으니 아예 모두 파괴한 후 새로운 세계를 만들려고 하고 ""의 편인 만화의 주인공들은 그 악의 사도를 제지하고 "세계를 구하려고" 한다. 여기서 악은 과연 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컴퓨터에서 delete를 누른다든지 format을 한다든지... 이것만이 방도라고 여겨질 때도 있잖아?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여간 싫은 일이 아닐 수 없겠지.

è 비슷한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선을 실현"하는 전략에 따라 전혀 다른 지향으로 치닫을 수도 있다. 중국 영화 "영웅"인가? 여기서는 중국을 통일하기 위해 온갖 살육을 일삼아 부족국가들의 원수가 된 진시황을 시해하려는 전국의 무술 고수들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절대 최강인 이연걸은 함께 한 영웅들의 희생으로 계락을 잘 짜서 결국 진시황을 살해할 수 있는 자리에까지 간다. 그러나 또 다른 선인은,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을 죽이지 않는 것이 작금의 춘추전국시대를 종결하여 더 이상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선인의 철학에 감화된 이연걸은 결국 진시황을 시해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최후를 받아들인다. 진시황 = 부족국가의 소멸을 야기하는 악마. 그러나 악마가 존재해야 "빛과 물체"의 죄악들이 사라진다.

è 나는 주말에만 손에 매니큐어를 바른다. 그리곤 일요일 밤에 지워버린다. 곧 다시 지워버릴 것을 굳이 바르는 것이 의미가 있느냐? 있다. 있고말고. 매니큐어는 나를 살아있게 한다.

 

파우스트 자넨 스스로 한 부분이라고 부르면서 내 앞에는 전체로서 있지 않느냐?

è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 부분이 곧 전체에 미치는 영향. 부분은 곧 전체이다.

è 사실 잘 이해가 안간다.

 

메피스토

어리석은 인간은 자기를 소우주라 하고, 흔히 자기를 전체라고 생각하지만 - 나 같은 놈은 처음에는 일체였던 것의 일부분의 또 일부분이지요. 빛을 낳은 어둠의 일부분이지요.

è #2 인간은 어리석은 작은 우주인 주제에 자칫 전체라고 생각합니다.

è 두 책의 해석이 완전히 틀리지 않은가? 그러나 주제는 동일.

è 세상의 시작을 의미하는 듯. 세상의 모든 특성이 하나에서 갈라져 나왔으므로.

나 같은 놈은 처음에는 일체였던 것의 일부분의 또 일부분이지요. 빛을 낳은 어둠의 일부분이지요. 그 교만한 빛은 이제 와선 모체였던 밤을 ㅇ상대로 해묵은 지위와 공간을 서로 빼앗으려고 하지만, 그러나 될 일이 아니지요. 제 아무리 몸부림을 쳐 봐도 빛은 물체에 묶여 떨어지지 않으니 별 수 있소.

è 오히려 빛이 부모인 어둠을 배은하는 망덕한 존재이다. 빛과 어둠, 선과 악의 이진법적 대조, 대치, 대결. 그러나 빛은 물체가 있어야만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 물체가 "보임으로써" 빛이 거기에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에. 빛읒 물체에서 흘러나와 물체를 아름답게 하지만, 그러나 물체는 빛의 진로를 막아버리지요. 그러니까, 오래지 않아 빛은 물체와 더불어 멸망하고 말 것이오.

è 물체는 ""을 증명해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의 가능성은 그 물체에 한정되어 버린다. 빛은 물체에 부딪치면서 존재하였으나 동시에 소멸한다. 물체는 유한하다. 그러므로 빛과 물체는 함께 소멸한다. 소멸의 세계는 어둠의 세계이고 빛은 다시 모체인 어둠으로 귀의한다. 이것이 마이너스로 가는 길.

è 메피스토의 허무주의. 결국 파괴와 소멸로 귀납될 것이다.

 

파우스트 이제 나는 너의 그 굉장한 임무를 알았다. 자네는 전체를 파괴할 수는 없으니, 조그만 일부터 시작하잔 수작이구나.

 

91

파우스트 그래서 자네는 영원히 쉬지 않고 복된 창조를 하는 힘에 대해서 차가운 악마의 주먹을 들이대고 덤비는 모양인데.

 

98

메피스토

당신도 나와 같은 옷차림을 하시구료. 그리고 모든 속박을 떨치고 자유롭게, 인생이 어떠한지 체험해 보시구료.

 

73

메피스토

그거야 당신이 관능에 있어서 이 한 시간 동안에 얻은 것은 단조롭게 지낸 1년 동안에 얻었던 것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귀여운 영들이 노래를 불러 들려주며 내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은 허무한 마술의 장난은 아닙니다.

 

파우스트

어떤 옷차림을 하든 이 비좁은 지상 생활의 괴로움은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놀고 먹기에는 너무 늙었고 아무런 욕심도 내지 않기에는 아직 너무도 젊다. 세상이 대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인가?

è 시기라는 것이 있을까?

è 니힐리즘. 그런데 메피스토 역시 인생에 대한 허무주의. 둘 다 현실인식은 동일하다.

곤란을 참아라, 없는 대로 만족하라!

è #2 부자유를 참아라! 부자유를 참아라!

è 곤란이 곧 부자유를 의미하긴 하지만 빈곤이 제약하는 부자유라입에 넣을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바닥을 헤집어야 하는 동물의 운명은 결국 허무주의로 귀결되나? 도대체 "밥벌이의 지겨움"은 어디에 속해야 하는 것일까? 생의 경험인가, 아니면 생의 부정인가?

è 그냥 주어진 대로 살아라. è 파우스트 : 싫다.

è 그래서 메피스토와 의기투합하여 따라 나선 것.

이것이 영원한 노래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일생 동안 목쉰 소리로 끊임없이 누구의 귀에도 울려 오는 것이다. 나는 아침마다 눈을 뜰 때 공포만을 느낀다. 오늘 해가 지기까지 한 가지 소원조차 이루어질 수 없고, 모든 쾌감의 예감까지도 고집 센 세인들의 시비로 부서지고, 나의 넘치는 가슴의 창조력도 온갖 추악한 세상에 의해서 방해 받을 것을 생각하면 나는 쓰라린 눈물을 흘리며 울고 싶어진다. 그리고 밤이 닥쳐와도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자리에 누워야만 하며 잠자리에서도 안식을 얻지 못하고, 사나운 꿈에 놀라게 마련인 것이다. 내 가슴 속에 살고 있는 신은 나의 가장 깊은 마음의 밑바닥까지 뒤흔들어 놓을 수는 있지만 나의 온갖 힘을 지배하는 이 영은 외부의 것은 하나도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에겐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이 무거운 짐이 되고 죽음만이 바람직하고, 삶이란 그저 저주스럽기만 하다.

 

100

우선 인간의 정신이 저 스스로를 잘났다고 하는 오만 불손한 마음을 나는 저주한다. 우리의 오관을 매혹하는 현상의 현혹을 저주하고 꿈을 가지고 우리를 속이는 명성이니 불멸의 명예니 하는 거짓을 저주한다. 처자가 되고 종이 되고 쟁기가 되어 우리 마음에 아첨하는 모든 것을 저주한다. 재물로 우리에게 대담한 행동을 하도록 자극하고 안일한 쾌락을 취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자리를 펴 주는 황금의 영도 저주한다. 포도의 영액도 나는 저주한다. 지고의 사랑의 은총도 저주한다. 희망도 저주한다! 신앙도 저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주스러운 것은 인내.

è 정말 그러하다. 카페에서 바로 내 옆에 앉은 남자가 지나치게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고 있는 것을 저주한다. 제발 딴 자리로 가버리라구!

 

 

영들의 합창

슬프다, 슬퍼!

그대는 아름다운 세계를 억센 주먹으로 산산이 부수었구나. 세상은 무너져 쓰러진다. 반신의 인간이 그것을 때려 부쉈다. 우리는 부서진 조각들을 허무 속으로 나르며 잃어버린 아름다움을 서러워한다. 이 땅의 아들 중 억센 그대여, 보다 아름답게 세계를 재건하여라. 그대의 가슴 속에 이룩하여라! 청신한 마음으로 새로운 생의 걸음을 내디뎌라! 그러면 새로운 노랫소리 울려 퍼지리!

 

 

메피스토 저것들은 우리 집 어린것들이지요. 얼마나 점잖은 투로 "환락과 행동"을 권하고 있나 들어보시오. 오관의 움직임과 피의 흐름이 막힐 듯한, 고독의 경지에서 당신을 넓은 세상으로 그네들은 당신을 유혹하려 하오. 독수리처럼 당신의 생명을 쪼아 먹는 번민을 가지고 희롱하는 짓은 그만두시오. 아무리 졸렬한 인간이라도, 어울려 보면, 당신도 인간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è 파우스트에게 지금까지의 생활을 접고, 새롭게 부활하라고 말하고 있다. 파우스트가 자살을 하려고 하였으나 부활절의 찬송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는 것은 의미심장한 상징이다. 그는 과거의 자신을 죽이고 악마를 만나서 새롭게 태어난다. 악마는 곧 소멸을 의미한다. 파우스트는 악마와 만나서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다. 그리하여 "환락과 행동"으로 삶을 살게 된다(진정 살아있는 "내 마음대로의, 전지전능한" ). 파우스트가 악마와의 계약이 끝나 저승으로 가게 되는 순간, 그는 악마의 노예가 된다. 파우스트는 애초에 죽으려 했던 때와는 달리 이 죽음을 애석하게 생각하게 된다. "생을 누리며 살았기 때문에" 죽음이 두려워진 것이다. 진실로 죽음을 인식하게 되는 파우스트.

 

그러나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당신을 우민 속에다 집어넣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훌륭한 축에 들지는 못하지만

당신이 나와 함께

생활 속으로 발을 디뎌보려고 생각하신다면

나는 즉석에서 기꺼이

당신의 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길동무가 된 후에

내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드신다면

하인이든 노예든 되겠습니다!

è 우민과 무엇이 다른가? 행동은 같지만, 의도가 다른가? 여자를 꼬셔서 임신시키고 그녀를 타락시킨 난봉꾼(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과 파우스트는 다른가? 사이코패스는 경험에서 깨달을 수 없다는 점이 차이점.

è "나를 파렴치한 행동을 하긴 하지만 그렇고 그런 "우민"과는 달라."

"달라? 그래 다르구나. 넌 뻔뻔하기까지 하니까 말이야."

 

104

파우스트 만일 내가 한가하게 안락의자에라도 눕게 되는 날이면 나는 끝장을 본 것일세. 만일 자네가 감언이설로 나를 속여, 나를 내로라하게 할 수 있고, 환락에 취해 떨어지도록 농락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내게는 마지막 날이지! 내기를 하자꾸나!

è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나는 피로를 증오하였다. 피로는 곧 권태를 의미하기 때문에. ... 쉬는 것은 죽은 후 영원히 쉬는 것으로 족하다.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과 괴테의 파우스트는 비슷한 구석이 참 많다. 이 둘의 활동 연대는 어떠할까?

 

104

파우스트 자, 그럼 다시 한 번 약속이다. 내가 어느 순간을 보고, 섰거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하고 말한다면, 너는 나를 꽁꽁 묶어도 좋다. 그대로 나는 망해도 좋다. 그때는 내 죽음을 위로하는 종이 울려도 좋다. 그리고 자네도 머슴살이에서 풀려 나거라. 시계는 걸음을 멈추고 바늘이 떠러질 것이다. 나의 일생은 그것으로 마지막인 것이다!

è 희대의 아이러니. 파우스트는 악마가 자신을 "환락에 취해 떨어지도록 농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우스트는 이미 세상의 가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악마에게 과감한 내기를 시도한다. 그러나 "생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순간, 악마와 함께 저승으로 떠나야 한다.

è 왜 악마는 파우스트에게 제안하는가? "모든 속박을 떨치고 자유롭게, 인생이 어떠한지 체험해 보시구료." 왜왜왜? 소멸을 관장하는 악마는 어째서 파우스트에게 생을 권하는가? 메피스토는 에덴의 동산에 있는 뱀과 같은 존재인가? 파우스트는 에덴의 이데아를 추구하다가 염세주의에 빠진 자로, 뱀을 따라서 생의 세계로 내려오는 것인가? 하늘 à à 지옥.

è 같은 책 앞쪽

신중하게, 서둘지 말고,

천국에서 이 지상을 지나 지옥에까지 사건을 끌어가 보게.

 

106

일체의 지식에 대하여는 이미 구역질이 난 지 오래다. 제발 관능의 세계 속에 파묻혀, 불타는 정열을 진정케 해 다오!

è 카마수트라를 보면서 도를 닦는 인도의 수행자들처럼.

 

107

파우스트

아까도 말했지만 쾌락 같은 것은 문제가 아닐세,

나는 오직 도취와 흥분에 몸을 던져 보고 싶을 뿐일세. 비통한 향락도, 사랑에 눈이 먼 증오도, 속이 후련히 풀리는 화풀이도 좋네. 지식에 대한 욕구에서 벗어난 나의 가슴은, 이제부터 어떤 고통일지라도 사양하지 않겠네. 전 인류에게 주어진 것을 나는 내부의 자아로서 맛보겠네. 나는 정신을 가지고 가장 높고 가장 깊은 것을 휘어잡고 인류의 행복과 인류의 고통을 이 가슴에 쌓아 올려, 내 자신의 자아를 인류의 자아에까지 넓히고 끝내는 인류 그 자체와 더불어 나도 멸망하고자 하는 것이다.

è #2 아니, 조금 전에도 말한 바와 같이 쾌락 같은 문제가 아니야. 어지러운 생각을 나는 사양하지 않아. 극도로 괴로운 향락도 사랑 때문에 생기는 미움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분노도 숨막히는 지식욕을 치료받은 내 가슴은 앞으로 어떤 고통도 달게 받아, 인간이 모두 받아야 할 것을 내가 받아 내 마음속에서 맛보리라. 이 정신으로 가장 높은 것과 가장 깊은 것을 붙잡아 인류의 행복도 비애도 이 가슴속에 쌓아 올려 이 자아를 인류의 자아로까지 펼쳐 인류 그 자체와 더불어 마침내는 나도 멸망하리라.

è 괴테의 "시인의 문학론"과 상통한다.

그것은 가슴 속에 치밀어 올라

세계를 자기 심장 속에 다시 잡아 들이는 화음의 힘이 아닐까요?

è 인류 그 자체와 더불어 멸망하겠다는 표현 è 치명적으로 섹시한 표현이다.

è 내 방송작가 친구는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결혼을 꼭 하고 싶어. 그리고 아이도 낳을 거야. 내가 방송 작가인데 삶의 체험을 다 해보아야 글도 쓸 수 있는 것 아니겠어?"

è B는 말했다. 이 세상 그 모든 것을 경험해 보고 싶어. 가장 높은 곳까지도 그러기 위해서는 나 역시 가장 높이 비상하지 않으면 안돼.

è 다시 한 번, 스티브 잡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진정한 예술가다. 멸망하면 그냥 죽지 뭐.

 

메피스토 벌써 여러 천 년 동안 이 질긴 음식을 되씹어 내려온 나를 믿어 주시오. 요람에서 관 속으로 들어가기까지 누구 한 사람 이 해묵은 빵의 효모를 삭여 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네 무리들의 말을 믿으란 말이오. 이 모든 것은 온통 신 하나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오. 신은 자기만 영원한 광명 속에 있으면서 우리네는 암흑 속에다 처박아 넣었소.

è 너무 씹어서 질겨졌다.

è 신에 대한 반란을 주동한다. 이런 맑스쟁이 같으니

 

파우스트 그러나 나는 해보겠다!

è 선동당함. 여기서 주요 핵심은 "그러나" 부분. In spite of.

 

87

파우스트 모든 지각을 다해서 추구하고 있는 인류의 영광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도대체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è 실패하면 어쩌지? 나의 질문이기도 하다. 대답이 절실한 질문. 그러나 대답은, 실패를 음미해야 한다는 것. 낭만적 멸망인가?

메피스토 당신은 결국 당신입니다. 몇 백만의 고수머리로 만든 가발을 써도 굽이 아무리 높은 구두를 신어도 당신은 역시 당신입니다.

è 왜 이 말을 하는 것일까

è 실패해도 결국 당신은 당신이다. 당신은 손상되지 않는다. 메피스토는 꿰뚫고 있다. 파우스트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실패를 두려워한다기 보다 "실패한 파우스트"를 두려워하고 있음을.

파우스트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나는 부질없이 인간 정신의 모든 보화를 억지로 긁어 모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도사리고 앉아 있으나 마음속에서 새로운 힘은 전혀 솟아나오지를 않는다. 나는 털끝만큼도 크지를 않았다. 한 발자국도 무한한 것에 가까워지지를 않았다.

è 지식을 재산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109

메피스토 아니 선생, 당신은 사물을 그저 세상 사람들이 보듯이 그대로 보고 있군요. 삶의 기쁨이 달아나기 전에 좀 더 약삭빠르게 굴어야지요. 제기랄! 물론 손이나 발이나 그리고 대가리며 궁둥이는 당신 것이 뻔하지요. 그렇다고 자기가 새로이 향유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니라고는 못할 거요. 가령 내가 말 여섯 필의 값을 치를 수 있다면, 그 놈들의 힘은 내 것이 아닐까요? 나는 마구 달릴 수 있고 마치 다리를 스물네 개나 가진 듯한 당당한 사나이지요. 그러니 기운을 내시구료! 생각은 모조리 집어치우고 곧장 세상 속으로 뛰어듭시다그려! 말씀 여쭙지만 이리 궁리 저리 궁리하는 놈은 마치 마귀에 흘려서 메마른 황야를 뱅뱅 끌려 다니는 말이나 소와 같단 말씀이에요. 바깥 언저리에는 훌륭한 푸른 목장이 있는데 말이지요.

è 내가 "타락의 문화"를 향유했다고 해서 내가 "나 아닌 것", "내가 속하지 않은 세계"에 이질적으로 발 들여 놓는 것이 아니다. 그건 내가 향유한 순간 내 것이 된다. 그러니 경험의 권리를 애초의 내 것처럼 당당하게 누려라.

è 내가 경험할 능력이 있다면, 그 경험은 내 것이다.

è 파우스트는 학자의 자세로 세상의 경험에서 파생되는 "지식(생각)"을 자신의 소굴 안에 수집하며 살았다. 그것으로 파우스트는 큰 재산을 이루었지만 깨닫는 것은 없었다. 메피스토는 "생각을 걷어치우고" 그 소굴에서 나와 "세상 속으로 곧장 뛰어들라"고 말한다. "내 것이 아니라고(내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경험들은 향유하는 순간 "내 것"이 된다.

 

파우스트 그럼 어떻게 시작을 하지?

 

메피스토 그대로 떠나는 거죠. 여기야 정말 지독한 고문장이 아닙니까? 자기는 물론 젊은 친구들까지도 지루하게 만들면서, 무슨 인생을 산다는 것입니까?

 

91

메피스토 시간을 아껴라. 세월은 유수와 같은 것이다! 계획을 세워 순서대로 하면 시간을 얻을 수 있다.

 

114

이런 이론을 어디서나 칭찬을 하지만 그런데 훌륭한 방직공이 된 자는 없단 말일세. 살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기술하려는 자들이 우선 정신을 그 속에서 내몰고자 한단 말이야. 그래서 부분적인 것은 손에 넣고 있지만, 딱하게도 정신적인 유대()가 없게 마련이거든. 이것을 화학에서는 "엥케레진 나투래(자연의 조작)"라고 부르지만 자기 스스로를 조롱하는 것밖에는 안 되는 것이면서도 그 이치를 모르고 있다네.

è 모든 것을 분해하면, 결국 해체된 시체만 남는다.

 

그 다음에 다른 모든 일은 제쳐 놓고 형이상학에 덤벼들어야 하네! 그러면 인간의 머리로서 알 수 없는 것을 심원한 의미를 붙여서 파악하게 될 걸세.

è 가령, 차원의 문제 같은 것.

 

93

법률이라는 것은 영원한 질병처럼 유전되어 간다. è 와우 명문장!

한 번 법률이 정해지면 잘 바뀌지 않지. 마치 새겨진 DNA처럼그리곤 사람의 사고를 틀에 끼우게 되는 것이다. 마치 두개골 속에 한정된 뇌처럼.

 

94

메피스토

한 마디로 말해서 말을 믿어야 할 뿐이다! 그렇게 하면 안전한 문을 통해 확신의 집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è 그냥 믿으면, 속편하다! 많은 지식인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의심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사고틀을 신봉하고 종교처럼 믿는다.

 

117

의학의 정신은 파악하기 쉽지. 우선 자연계와 인간 세계를 두루 연구하고 다음엔 결국 신의 뜻대로 되어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지. 학문이니 연구니 하며 두루 헤매고 다녀도 소용없는 일일세. 누구나 제가 배울 수 있는 것밖에는 못 배우는 법이니까. 그러나 기회를 잘 포착하는 인간이야말로, 잘난 사나이라고 할 수 있지.

è 유쾌한 통찰인데정말 그러하다. 의학이란.

 

118

메피스토 여보게, 모든 이론은 회색이요, 푸른 것은 인생의 황금빛 나무란 말일세.

è 회색을 두 번째 책에서는 "잿빛"이라고 번역했는데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학생 (읽는다.) 그대 신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되리라.

è 신은 선과 악의 야누스다.

 

메피스토 이 옛 문구와 나의 숙모인 뱀을 따르게나! 언젠가는 네가 신과 닮은 것이 두려워질 게다.

è 역시, 뱀이었군.

 

119

파우스트 그러나 내가 이런 긴 수염을 달고 있는 체면에 어찌 그런 허황스런 세상살이를 할 수 있겠나. 그렇게 해 본들 별로 잘될 것 같지 않네. 나는 여태까지도 세상과 어울려 지내지 못한 사람일세. 다른 사람 앞에 나서면 자기가 매우 옹졸하게만 느껴지니, 줄곧 망설이기만 할 뿐일세.

è 나이의 체면! 가장 대표적인 장애물. 스스로가 만드는.

 

메피스토 여보시오, 그런 것쯤 다 어떻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자신만 가지면 살아갈 수 있게 될 거요.

 

라이프치히 아우어바흐의 술집

 

129

일동 (마개를 빼자, 각자의 잔에 원하는 술이 채워진다."아아, 아름다운 샘이 솟는구나!

메피스토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일동 (노래한다.) 이거야말로 재미있구나. 유쾌하다. 유쾌해. 마치 500 마리의 돼지 떼처럼!

è 샐리 올리브님이 말한 도올 딸의 퍼포먼스가 생각난다. 혹시 이 대목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

메피스토 민중으로 자유스럽소. 얼마나 유쾌합니까.

파우스트 이제 떠나고 싶은데.

 

è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 뉴욕 메트로폴리탄 공연에서는 파우스트의 배경을 2차 세계대전으로 설정하였다. 그래서 아우어바흐의 술집엔은 대학생이 아닌 출정을 앞둔 군인들이 있었다. 나는 군인으로 설정한 상황이 더욱 예술적 상징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부르는 질펀한 환락의 노래.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한 노래들. 여자들. 특히 섹스는 "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대표적 수단으로 여겨진다.

 

우리들이야 한 마리라도 물기만 하면 바로 으깨서 죽여버린다.

è 벼룩에 관한 노래를 부른다. 벼룩을 벼룩으로 대할 수 없는 상황. 우리는 벼룩을 벼룩으로 볼 수 있다. 벼룩으로부터의 자유. 벼룩이 임금의 옷을 입고 있어도 벼룩일 뿐이다.

 

154

나라 안 고을을 모두 세어서 대를 이을 아들에게 주었지만, 그 잔만을 물리지 않았다네.

è ""이면서 "죽은" 왕비를 잊지 않는 "사랑의 의리"까지 있는 남자가 이상형. 불가능한 일을 꿈꾸고 있다.

 

수원숭이

이것이 세상이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끊임없이 굴러간다.

유리 같은 소리가 난다.

참 잘도 부서진다!

속은 텅 비었다.

이쪽도 매우 번쩍이는데

저쪽은 더욱 빛이 난다.

나는 살아 있다!

귀여운 아가야,

떨어져 있어라!

자칫하면 죽게 된단다!

이것은 점토로 된 것인데

부서지면 조각인 난다

è 그저 유리일 뿐이라고 "노자처럼" 자위하는 것은 아닐까? 남이 가진 것들, 부럽지만 그저 유리일 뿐이야.

è 나의 대표적인 갈등. 나는 아Q와 뭐가 다를까?

 

144

메피스토 아직도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나도 알고 있지만 저 책은 온통 저런 투지요. 나도 저것 때문에 꽤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럴 것이 완전히 모순된 것은 현자한테건 우자한테건 똑같이 신비롭게 마련이니까요.

è 손에 꼽는 명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여보세요, 학술이란 낡고도 새로운 것이란 말이오.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단 말씀이죠. 셋이 하나라느니, 하나가 셋이라느니 하며, 진리 대신에 오류를 퍼뜨리고 있단 말슴이오.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지껄이고 가르쳐도 무방하거든. 이런 바보는 내버려 두는 것이 상책이죠. 흔히 인간은 말만 들으면 그 말엔 생각해 보아야 할 무슨 내용이 있으리라 믿고 있단 말씀이에요.

 

메피스토 그 약이 몸에 들어간 이상 네 놈은 모든 여자가 헬레네로 보이리라.

 

121

마녀

학문의 숭고한 힘은 온 세계에 감추어져 있다! 사색하지 않는 자만이 그것을 부여 받고 어려움 없이 그것을 얻으리라.

è 생각해보지도 않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그러면 갈등할 필요가 없다.

 

 

길거리(1)

123

마르가레테 저는 숙녀도 아니고 아름답지도 않아요. 혼자서도 집에 갈 수 있습니다.

è 낮은 자존감? 혹은 독립심?

è 오페라에서는 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마르가레테가 세상의 규율을 등지고 파우스트를 받아들일 용기를 실천한 순간, 그녀의 자유의지는 증명된다.

è 마르가레테는 또 다른 파우스트. 어쩌면 파우스트의 거울일지도.

 

129

나는 오로지 향락하고 싶은 충동에 쫓겨 이곳에 왔다. 그런데 사랑의 꿈속으로 녹아서 흘러버릴 것 가은 느낌이 든다! 우리들은 기압이 변하는 대로 따라서 변하는 존재인가?

è 우리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아닌가?

 

툴레의 왕

è 마르가레테는 남자가 "움직이지 않는 산"이기를 바란다. 산의 낭만그녀는 남자를 모른다.

 

156

그저 이 귀고리만이라도 내 것이었으면, 전혀 딴 얼굴로 보일 텐데! 얼굴이 잘나고 젊어야 무슨 소용이 있담. 그것도 물론 다 좋기야 하겠지만, 사람들은 단지 그뿐이라고 생각할 거야. 칭찬을 하면서도 반은 가엽게 여기는걸. 모두가 돈 때문에 모여들고, 돈에 달려 있는 거지 뭐. 아아! 우리처럼 이렇게 가난해서야!

 

158

사랑하는 부인네들, 오직 교회만이 불의의 재물이라도 소화시킬 수가 있는 거요.

 

167

메피스토 당신이 허위 증언을 하는 것이 당신 생전에 이번이 처음이란 말이오? 그것도 뻔뻔스런 얼굴로, 대담스럽게 가슴을 내밀고 말이오. 하지만 당신이 곰곰 생각해 보면 솔직하게 말해서 당신의 그런 것에 대한 지식은 슈베르트라인 씨의 죽음에 대한 것보다도 더 많이 아는 것이 없지 않소!

 

168

메피스토 그렇소. 내가 좀 더 깊이 당신의 속을 모르고 있더라면, 그것도 그럴 것이 내일이면 온통 점잔을 빼고, 가련한 그레첸을 꾀어내서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맹세를 할 게 아니겠소?

 

파우스트 그것은 사실 진정에서지.

메피스토 좋소이다! 그럼 영원한 정성이니 사랑이니, 유일의 전능한 마음의 충동이니 하는 따위도 역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일 테지요.

è #2 그래요, 좋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변치 않을 맹세니 사랑이니 오직 하나의, 무엇보다 힘있는 정열이라고 말하는 그것도 진심에서 우러나는 것일까요? è 이게 더 정확한 번역이겠지.

 

파우스트 그만두게! 진정이야. 내가 마음속에 느낄 때 그 감정 그 마음의 갈등을 나타낼 이름을 찾아도 발견 못해서, 오관을 모조리 동원하여 이 세상을 두루 헤매면서, 온갖 최상급의 말들을 휘어잡아 나를 불태우는 그 정열을 무한이나, 영원히 영원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악마들의 거짓말 놀이란 말인가?

 

메피스토 그래도 제 말이 옳습니다!

è 이 말을 하는 메피스토가 어째서인지 나의 변호인처럼 느껴진다.

 

파우스트 알겠나! 이것만은 조심하게 -

더는 쓸데없이 혀를 놀리기는 싫지만

어떻게든 제 말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려고 한 가지 말만 하면 그야 이길 수도 있겠지. , 가자, 이제 나는 지껄이는 것이 싫어졌다. 자네가 옳다. 그렇게밖에 나로선 할 수 없는 처지니 별 수 있나.

è 내 전 남자친구가 생각날 수 밖에. 그의 말은 악마들의 거짓말 놀이가 아니었을까? 필사를 하면서도 감정이 북받침을 느낀다.

è 왜 거짓말을 하지?

 

정원

 

172

그리고 날이 새면 일찍부터 빨래를 해야 하고 다음엔 시장에 가야 하고, 부엌일을 보살펴야 했어요. 그래서 요즘도 매일 그렇게 지냈지요. 그래서 늘 기분이 유쾌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 대신 밥맛이 좋았고, 잠도 잘 잤지요.

 

178

오오, 그러나 인간에겐 완전한 것은 하나도 주어지지 않음을, 이제사 나는 절실히 느낀다. 너는 나를 점점 신들에게 가까이 데려다 주는 이런 환희에다, 동시에 귀찮은 동행을 붙여 주었다. 그놈은 냉혹하고 뻔뻔스럽게도, 내 스스로 천하게 느끼게 하며 한마디 입김으로 네 선물을 허무로 돌려 버리는 놈이기는 하나, 나는 이젠 그자 없이는 지낼 수 없게 되었다. 그자는 나의 가슴 속에 부산하게도 그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사나운 불길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욕망에서 향락으로 비틀거리며, 또한 향락 속에서 새로운 욕망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메피스토 당신도 이젠 그런 생각은 이만하면 충분하시겠죠. 그렇게 질질 끌면 어찌 재미가 있을 수 있겠소. 하긴 한 번쯤은 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죠!

è 영원한 사랑이라니. 걷어치워라. 다른 재밌는 것을 하자. 인생은 짧다.

 

146

파우스트 이해력이라고 하는 것은 자칫하면 허영과 얕은 생각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아요.

 

180 전체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대화

 

파우스트

이렇게 황야를 헤매고 있으면 어떤 새로운 생활의 힘이 솟아오를지, 너는 모르겠지? 아니, 그것을 살필 수가 있으면 너는 악마의 본성을 발휘해서 내 행복을 방해할 것이다.

è 학자다운 구도의 길을 옹호한다. 아직 방어하는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

현세에서 맛볼 수 없는 쾌락이겠군요! è 비꼼

밤 이슬을 맞으며 깊은 산 속에 누워 땅과 하늘을 황홀하게 부둥켜 안고

신과 같은 기분으로 부풀어올라 è 자만, "나는 신이다."

대지의 정수를 예감의 힘으로 파헤쳐

6일간의 신의 창조를 가슴속에 느끼고

우쭐해진 힘으로 나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을 맛보고

때로는 사랑의 기쁨에 도취되어 만물 속으로 흘러들며

지상의 아들의 모습을 완전히 상실하고

그리고 고상한 직관을

 

어떤 몸짓을 하면서(상스러운 몸짓)

 

이것으로 결말을 짓자는 것이죠.

è ? 결국 자신의 "동물적" 한계는 넘을 수 없을 것이므로.

è 황진이와 지족 대사

평생 도를 연마한 지족 대사는 황진이의 유혹에 한 번에 넘아감.

 

파우스트

이놈, 괘씸하구나!

 

메피스토펠레스

마음에 드시지 않은 모양이군요. 당신에게는 점잖게 괘씸하다고 말할 자격이 있습니다. 순결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억제해도 억제할 수 없는 것)을 순결한 귀에다가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군요. 요컨대 때때로 자신을 기만하는 쾌락을 나는 막지는 않아요. 그러나 이런 것도 오래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이미 기진맥진했어요. 좀더 오래 계속되면 닳아서 미치거나 괴로워하거나 공포에 사로잡힐 것입니다.

è 네 사랑이 고매한 척 하지마. 다 똑 같은 액체의 교합이니까.

è 집어치워라. 구도자의 삶을 비꼼.

 

182

메피스토 좋소! 마음대로 하시오. 제게는 우습기만 하군요. 사내와 계집을 만들어 낸 신도 스스로 뚜쟁이 노릇을 하는 것이 가장 고귀한 사명이라고 곧 깨달았단 말씀이에요.

, 가 보시죠. 정말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당신의 귀여운 애의 방으로 가란 말씀이오. 뭐 죽으러 가라는 것이 아니란 말이오.

è 수컷 사마귀는 암컷 사마귀와 목숨을 걸고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파우스트 역시, 여자의 방으로 들어설 때 삶과 죽음을 동시에 맞보게 될 것이다. 사랑의 당의정이 발린 독약.

 

188

당신은 가슴을 그런 기운으로 흠뻑 채우구료. 그리고 당신이 그런 느낌에 젖어 황홀감을 느꼈을 때, 그것은 행복, 진정, 사랑 혹은 신이라고 하든, 당신 좋을 대로 이름을 붙이면 되는 거요.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소! 감정만이 전부요. 이름 따위는 천장의 불길을 어렴풋이 싸고 도는 허무한 울림이거나 연기와 같은 것이오.

è 별 백개.

 

189

파우스트 그런 이상한 녀석도 있어야 하는 법이오.

è 메피스토를 옹호하며.

 

191

메피스토 계집애들이란 사내가 옛날 식대로 신앙심이 깊고 정직한지 여간 마음을 쓰는 게 아니죠. 그쪽에 머리를 숙이는 사내면 이쪽 말도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파우스트 네 놈 같은 도깨비 따위가 알 게 뭐냐? 저 귀여운 성심성의를 가진 애는 자기에게 축복을 주는 유일한 신앙을 가슴에 듬뿍 안고서 가장 사랑하는 남자가 길을 잃지나 않을까 진정으로 근심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è 같은 상황, 다른 해석. 메피스토는 동물학자같고 파우스트는 동화작가같군.

 

194

남이 한 짓이 검게 보이면 그의 검정색이 아직도 멀었다고 더욱 시커멓게 먹칠을 했지. 나는 잘됐다 하고 그렇게도 잘난 체했지. 한데 이제 내가 그런 죄에다 몸을 맡겼구나!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모든 것은, 하나님, 얼마나 아름다웠으며! , 얼마나 즐거웠나요!

è ""는 저지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è 괴테,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

 

마르가레테 이해

148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똑같은 생활을 되풀이했어요.

그러니까 항상 마음이 명랑하지는 않았어요.

그 대신 밥맛이 좋아지고, 밤에는 잘 잤어요.

è 별로 기대할 것 없는 "거룩한" . 그러므로 일탈은 필연.

è 벽돌을 묵묵히 쌓기만 하면, 언젠가는 무너진다. 더 높게 쌓은 벽돌일수록 파괴할 때 쾌감이 있지.

 

198

메피스토 그 계집애를 좀더 틀림없이 홀리기 위해, 도덕적인 노래를 부르겠소이다.

è 도덕을 찬양하는 이유가 계집을 꼬셔서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고 싶어서이다. 계집에게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서. 그게 가능할까?

 

202

비록 하나님이 너를 용서해 준다 치더라도 너는 이 세상에선 저주받은 몸인 것이다.

è 오페라에서 가장 핵심적인 발언 중 하나. 하나님의 권위로 사면되지 않는 저주. 절대자보다 더욱 절대적인 죄. 역시, 악마는 하나님보다 강한 모양.

 

209

한데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있는가?

아니면 계속해서 걷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모조리 돌고만 있는 것 같구나.

è 루이스 캐롤,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214

파우스트 하지만 나는 위로 가보고 싶다.

벌써 불길과 회오리치는 연기가 보인다.

많은 무리들이 마왕의 잔치로 밀어닥치고 있다.

거기면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겠지.

 

195

파우스트

메피스토, 저쪽에 파리하고 귀엽게 생긴 아이가 혼자 떨어져 서 있는 것이 보이나? 간신히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면 족가를 채워놓은 모양이야. 솔직히 말하면 저것은 귀여운 그레첸을 닮은 것 같아.

è 발푸르기스의 밤 = 관능의 밤. 마녀들은 창녀같이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열린 여자들이다. 그런데 파우스트는 그 와중에 그레첸을 발견한다. 이것은 단지 죄책감 때문일까? 죄책감은 정신적 가치가 될 수 있나?

 

메피스토 풀리기도 하지만 많은 수수께끼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 커다란 세계는 떠들게 내버려 두시구료.

 

216

작가 요즈음 온건하고 현명한 내용의 책 같은 것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없단 말이오.

 

225

늙은 귀부인 우리는 워낙 행실이 바르니까

여기서 너희들과 입씨름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희들의 그 젊고 보드라운 몸뚱이가

그대로 썩어 문드러졌으면 좋겠다.

è 정말 쿨한 대화로군.

 

228

도깨비불 우리는 더러운 늪에서 태어나서

더러운 늪에서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곧장 춤추는 축에 끼면

제법 번쩍이는 멋쟁이라오.

è () 정변에 의해서 갑자기 우쭐해진 정치가들

 

231

메피스토 자, 이쯤이면 우리들이 가진 지혜의 한계도 끊어지고 당신들 인간은 자칫하면 미쳐 버릴 지경이 되지요. 하지만 끝까지 해 낼 수도 없는데 왜 나만 한 패가 되고자 했지요? 날고 싶지만 눈앞이 어지럽다는 말씀인가요? 대체 내가 당신에게 억지로 매달렸나요? 아니면 당신이 우리한테 졸라 댔나요?

 

205

흐린 날, 들판 - 이 부분만 산문체. 파우스트가 마르가레테를 구하러 가는 부분. 독하게 현실적. 가장 예술적인 부분.

 

메피스토

그 애가 저런 꼴을 당한 최초의 여자가 아닙니다.

 

파우스트

이 나쁜 놈! 흉악한 짐승아! ! 무한한 영이여, 이 녀석을, 이 구더기 같은 것을 다시 개 모습으로 바꿔주십시오. 이 녀석은 밤중에 종종 개의 모습으로 내 앞으로 껑충껑충 좋아하면서 달려와, 거닐고 있는 사람의 발 밑에서 악의 없이 뒹굴며 사람이 넘어지면 어깨에 매달리려고 했습니다.

è 상황 파악 : 악의 없이 쾌락을 즐길 당시,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었으니. 그러나 상황이 걷잡을 수 없어지자 쾌락은 악마로 가면을 바꿔 썼다.

이놈을 다시 본래의 좋아하던 모습으로 바꿔 주십시오. è 회한. 아쉬움.

이놈이 내 앞에서 모래 밭에 엎드리도록, 그래서 내가 이놈을 발로 짓밟을 수 있도록, 이 망할 자식을! -- 최초의 여자가 아니라고! -- 비참한 일이다! 비참한 일이다! 인간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이러함 비참한 불행의 심연 속에 빠지는 것이 한 사람뿐만이 아니고, 죽음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최초의 여인이 다른 모든 여인의 죄를, 영원히 용서하는 자의 눈앞에서 속죄할 수가 없다니! 나는 이 단 한 사람의 여인의 비참한 운명이 골수에 사무친다. 그런데도 너는 태연한 모습으로 수천 명의 운명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è 결국 파우스트가 깨달은 것은 "연민"인가? 결국 타인에 대한 연민 때문에 베푸는 삶으로 귀의하게 되고 구원받는다?

è 인류에 대한 연민은 한 사람에게서 시작하였다. 사랑의 확장. 로맨스적 사랑에서 아가페적 사랑으로.

 

233

이 내 몸을 죽인 건

화냥녀! 우리 엄마.'

이 내 몸을 잡순 건

악한인 우리 아빠!

내 뼈를 주워 올려

시원한 곳에 묻어 준 것은

내 어린 동생이래요.

그래서 나는 귀여운 새가 되어

날아갑니다. 날아갑니다.

è 미친 그레첸. 왜 이런 노래를 부르나?

è 욕을 할 때는, 대상이 중요시하는 덕목을 뒤집으면 된다. 그레첸의 어머니는 경건한 신자다. 그러므로 그녀는 화냥년이다. 아버지를 대신하는 오라버니는 인육을 먹는 악한이다. 그는 여동생 때문에 결투를 하다가 죽어버렸는데, 이 사건 때문에 그레첸 역시 사회로부터 죽임을 당한 셈이다. 오라버니와 그레첸은 한 몸이 된다(먹어서 같아진다. 물귀신처럼). 오로지 자신이 키웠고 세상의 가치관을 학습하지 못한 순수한 동생이 "생득적 연민"으로 자신의 뼈를 추수려준다. 덕분에 그레첸은 홰를 칠 에너지를 획득한다.

è 그레첸은 원래 자유롭고 싶었다. 새처럼.

 

240

마르가레테 이젠 가 버리시나요! 하인리히 씨, 나도 같이 갔으면.

파우스트 갈 수 있단 말이오. 가자고만 마음 먹으면! 문은 열려 있소.

마르가레테 전 갈 수 없어요. 앞날이 없는 몸인걸요.

 

242

메피스토 그 애는 벌을 받았다!

목소리 (천상에서) 구원을 받았느니라!

 

è 오페라 [파우스트]에서는 이 장면을 파우스트와 그레첸의 이중창으로 설정하였다. (중간 중간 메피스토의 후렴이 있음). 이중창에서 파우스트는 "제발 나와 같이 가자."고 말하고, 그레첸은 하늘에게 "나를 구원해주세요."라고 반복해서 노래 부른다. 둘은 각자 소통되지 않는 자신의 멜로디를 유지하면서 함께 클라이막스에 이른다. 그리고 결국 그레첸은 구원 받았다는 하늘의 계시를 듣고 하늘로 오르며(사형),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와 함께 땅으로 꺼진다.

è 현실에서 생각하자면, 모든 것을 잊고 파우스트가 죽어서 이승에서 다시 산 것처럼, 그레첸 역시 파우스트를 따라가 새 출발을 하는 편이 현명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레첸은 죗값(??)을 치르고 합당한 자유를 얻고 싶어한다.

è 무엇이 구원일까? 파우스트를 따라나서는 것? 혹은 열린 감옥에 남아 사형을 기다리는 것?

è 엄청난 클라이맥스였다.

 

# 빌린 책에 누가 써둔 내용 #

그레첸 - 파우스트를 구원하기 위해서(?) 영원히 여성적인 초인에 대한(??) 헌신적 사랑

è이걸 쓴 사람 글씨가 개발새발

, 인간도 구언할 수 있다. 그레첸의 영원한 헌신적 사랑이 파우스트를 구원함

è , 이해된다!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세상을 구원하는지." 만약 그레첸이 파우스트를 끝까지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파우스트는 변화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레첸 비극의 소재>

1.프랑프쿠르트에서의 첫애인 or 프레드리히 프리모가 그레첸의 모델이었다.

2.마리아 플린트 사건

한 부자집 재봉사로 들어가 생활하다 그집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아이를 살해함. 순순히 자백하고 처형을 당함.

3.유아살해 사건(브란트)

목이 잘리는 사형 같은 발상(??)

 

<메피스토적인 원칙>

- 기독교적 원칙에서 신에 예속되어 있지만 인간 발전을 위해 필요함

- 인간 안에 존재하는 선과 악의 대립. 신과 대립되는 요소.

 

<메피스토가 갖고 있는 특성>

1. 자신을 부정하는 존재 - 냉소적, 조소적, 풍자적, 비관적, 반어적, 허무주의적, 남을 속임. 인간 이성에 대한 불신.

2. 감각적, 관능적인 것을 추구하도록 유혹

è 1/2번이 공존하는 것일까? ?

3. 무조건적인 비판의 모습

è - "절망하게 만드는 것" 조차도 ""이라고 보았다. 성찰 없는 비관주의.

 

<파우스트적 인간>

그레첸을 사랑하면서도 떠남. 무한한 것을 추구.

긍정적 입장 : 자신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인간. 발전적, 미래지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사, 인류역사상으로 보면 행동하는 인간, 새로운 도약과 새로운 시련을 갈망하는

부정적 입장 : 정신적 인간을 지향, 선한 인간이 전제이지만 만족하지 못한다면 무한한 욕구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도구화 할 수 있다.

è 타인의 도구화가 필연적인가? 필연적일지도.. 남의 희생을 강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만약에 권력, 명예, , 관능적인 것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2

 

247

우선 이 사람의 머리를 시원한 베개 위에 눕히고,

다음에 그를 레테 강물로 목욕시켜 주렴.

그가 고이 쉬고 새벽을 맞아 기운을 차리면,

경련을 굳어버린 사지도 곧 부드러워지리라.

 

248

이미 시간은 흘러서

괴로움도 행복도 간 곳 없구나.

이미 예감하리라, 그대는 회복하리.

è 진리지만, 책임감 없구나! 상처가 아문다면 다시 그 곳에 상처를 새겨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 날이 밝아 옴을 믿으시오!

산골짜기 푸르르고 언덕을 부풀어,

무성한 나무들로 안식할 그늘 이루었다.

은빛 물결 파도치듯

추수를 기다리는 오곡이 술렁댄다.

 

가지가지 소원을 이룩하려는

저 아침 햇살을 우러러보라!

그대는 오직 가볍게 사로잡힌 몸이거늘,

잠이란 껍질이다, 그것을 벗어던져라!

세상 사람들은 주저하고 방황하더라도,

그대 늦지 않게 분연히 일어나라.

사리에 밝고 재빠르게 손을 쓰는

위대한 인물은 못할 것이 없느니라.

 

최고의 존재를 향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라고

è (역주) 소생한 대지가 파우스트에게 결의를 촉구하는 중요한 한 구절.

è What a men….

 

250

태양은 솟았다! - 허나 슬프게도 나는 벌써 눈이 부셔

눈 속으로 스미는 고통에 얼굴을 돌려야만 하는구나.

애닯게 바라는 희망이 추근추근하게,

지고의 소원을 향해 치달아 오르다가, 성취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을 발견하면 아마 이런 기분이리라.

è [부분과 전체] 하이젠베르크가 물리 원리를 발견한 후, 산의 정상에 올라 해돋이를 보던 순간

 

하지만 그 영원한 밑바닥에서 무서운 불길이 터져 나오면,

우리는 기겁을 하고 걸음을 멈추는 것이다.

우리는 오직 생명의 횃불에 불을 붙이려 했건만

불바다가 우리를 휩싸 버렸으니, 이게 웬 불이란 말인가!

우리를 삼키려고 활활 타는 이 불은 사랑인가, 미움인가?

쓰라림과 기쁨이 번갈아 무섭게 휘감기면,

우리들은 싱싱한 아침 안개 속에 몸을 숨기고자

다시금 대지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è 잠시 맛만 보려고 했는데(횃불 사이즈) 초가 삼간 다 태웠구나(불바다).

è 마르가레테와 사랑을 했는데, 그 봄바다에 마르가레테는 희생당하였다.

è , 이 씨. 그렇게 쉽게 reset이 되니 너네는

 

태양은 내 등 뒤에 머물러 있거라!

바위 틈에서 콸콸 쏟아지는 폭포수를

나는 점점 더해 가는 황홀한 기분으로 바라보노라.

줄을 이어 떨어지는 물줄기는 이제,

몇 천 갈래 몇만 갈래로 흩어져 쏟아지고

하늘 높이 거품을 쭉쭉 내뿜는다.

하지만 이 빗발치는 거품 속에서

오색영롱한 무지개가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그 모습은 얼마나 장엄하냐.

때로는 또렷이 그려지고 때로는 공중에 흩어지며,

사면에 향기롭고 시원한 빗발을 뿌리곤 한다.

무지개는 인간의 노력을 비치는 거울,

그것을 보고 생각하면 좀 더 잘 알게 되리라.

인생은 채색한 영상에 불과하다.

è 태양을 등지고 선다. 폭포는 위에서 아래로 쏟아진다. 폭포의 의미 - 위에서 아래로 몸을 던지는 결단력, 희생(왜냐하면 위에서 아래로 하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태양을 등지고 섰기 때문에 무지개를 볼 수 있다. 무지개는 물이 몸을 떨어뜨리지 않으면(노력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 채색은 무지개의 색깔을 연상시킨다. 인생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동안, 만져지는 실체인 몸과 사물은 없고 오로지 TV 속 무지개색 같은 영상으로만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우리는 삶이 "진짜"라고 믿지만 그런 것은 없다. 마르가레테와의 사랑, 그녀의 최후.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연관시켜 생각해보기.

è (역주) 일곱 가지 무지개의 변화 불변 운운은 물방울은 끊임없이 변하는데 무지개는 그 변화를 초월해서 하늘에 걸려 있는, 모순의 통일이라는 괴테적인 관념을 나타내고 있다. è ?

 

263

보물이 있는 곳을 아는 자는

어떤 지하실이건 폭파를 해야 하고

어떠한 바위 틈이건, 어떤 갱도 속이건, 그리고

지옥 근처까지라도 대담하게 육박해 들어가야 하는 법이외다.

è 서구의 대표적 사고. 언어영역.

 

264

메피스토 백주에 사물을 인식하는 것쯤은 어린애 장난이며,

신비는 암흑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법이외다.

 

황제 신비 따위는 그대에게 맡기노라, 암흑이 무슨 소용이 닿는단 말인고? 값진 것은 햇빛을 보게 되어야 하는 법이다. 누가 깊은 밤중에 악한을 분간해 낼 수 있을까? 암소는 검고 고양이는 회색으로 보이게 마련이지.

 

271

별의별 파티를 다 열어 보았지만

만사가 허사였고,

벌금내기, 술래잡기 다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도 닿지 않았다.

오늘은 누구나 미친 듯이 날뛰는구나.

얘야, 너도 네 품을 헤쳐 보이려!

혹시 한 사람쯤 걸려들지 모르니.

 

279

적의의 여신 메게라 그것은 아직 장난이지요. 두 사람이 드디어 결혼을 하면, 이번에는 제가 도맡아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한없이 아름다운 행복을 변덕을 부려서 넌더리를 내게 만들어 놓지요. 인간은 변하는 것이며 시간도 변하는 것이니까요.

 

282

지혜 공포와 희망이란 인간의 가장 큰 두 가지 적이지요.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사슬에 묶어

사람들한테 떼어 놓고 있습니다.

 

288

수레를 모는 소년 낭비하는 놈이죠. 시 올시다. 시인이란 말이오. 자기의 가장 소중한 재물을 아낌없이 낭비함으로써 스스로를 완성하는 시인이란 말이오.

 

플루투스 밖에서 지금 무슨 일이 닥쳐올지 저 친구는 짐작도 못하는군. 마음대로 어기석은 짓을 하게 내버려 두시오! 곧 그런 장난을 칠 여지가 없어질 것이오. 법률의 힘도 크지만, 고난의 힘은 더욱 큰 것이오.

è 요즘 새로운 의료 수가제도 도입 때문에 고민이 많다.

 

304

그렇듯 풍성하던 황제의 영화도 하룻밤에 잿더미로 변하는 것입니다.

 

252

그렇지만 나도 젊은 혈기에 못이겨

잘못을 저지른 일이 이젠 몇백 번이 됩니다.

오늘은 나 자신을 억제하려고

가위를 가위집 속에다 넣었습니다.

 

254

인간은 변하기 쉬운 것이고 시간도 변하는 것이니까요.

 

누구든지 맘껏 원해서 손에 넣은 것을 품안에 꼭 지니고 있지 않고 더없는 행복도 습관에 젖어가지고 더욱 탐나는 것을 어리석게도 동경하게 되는 것입니다.

 

315

메피스토

길이 어디 있나요? 사람이 가 보지 않은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곳이지요. 아무도 바랄 수 없는

가 볼 수 없는 길이지요. 갈 용의가 있습니까?

열어젖힐 자물쇠도 빗장도 없습니다.

오직 외로움에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기고 합니다.]

당신은 처량하고 고독한 뜻을 알고 있습니까?

 

파우스트 그런 말은 안 해도 되리라고 생각하는데.

어째 그 마녀의 부엌냄새가 나는군.

벌써 아득하게 지난날의 냄새가 말일세.

나도 전에는 세상하고 사귀어 본 일이 있었지?

그리고 공허한 것을 배우고 가르치지 않았나?

내가 나의 본대로 이치에 닿는 말을 할라치면,

반대되는 말이 갑절이나 시끄럽게 들려왔었지.

그래서 그 불쾌한 세상의 오해와 미움을 피해서

나는 고독한 곳으로 황량한 자연 속으로 도망쳤던 것일세.

그리고 그렇게 버림받고 혼자 살지 않으려고

끝내는 악마한테 몸을 내맡긴 것이 아닌가.

 

메피스토 그러나 당신이 망망대해를 헤엄쳐 다니고,

무한한 공간에 눈을 준 일이 있다 해도,

연달아 밀려오는 파도는 바라볼 수 있을 것이오.

혹은 당신이 익사할까 겁을 낼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무엇이든 볼 수 있는 거지요. 잔잔한 바다의,

초록색 물을 헤치고 지나가는 돌고래라도 볼 테지요.

흘러가는 구름이나 해//별들도 볼 수 있죠.

하지만 그 영원히 공허하고 아득한 경지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자기가 밟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몸을 쉬려 해도 단단한 자리조차 없습니다.

 

è 2부는 확실히 재미가 없다.

 

327

파우스트 (헬레네를 보고 나서) 세상은 비로소 바람직하고 견고하고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329

기사 누구나 때에 따라 제일 좋은 것을 취하면 되는 거죠. 나 같으면 저런 예쁜 찌꺼기라도 만족하겠소.

 

 

338

그자들은 케케묵은 낡은 책에서

알아낸 것이든지, 알고 있어도

자기도 믿지 않는 것으로 속여

제 생명과 내 생활까지 앗아가 버렸겠다.

è 그러나 사실을 스스로 알기 위해서는 일단 거짓을 배워야 한다.

 

341

사실 노령이란 차가운 열병과 같은 것이며,

변덕스러운 고민으로 사로잡히게 되지요.

인간이 서른이 지나면

이미 죽은 거나 진배 없죠.

당신 같은 사람은 적시에 때려 죽이는 게 상책이겠죠.

è 뭐라고?

 

학사 내가 원하지 않으면 어떤 악마도 존재할 수 없소이다.

è 학문에 깃대어 거만이 하늘을 찌르는 자.

 

19

메피스토

괴상한 자식, 즐겁게 앞으로 나아가라! 어리석은 일이건 현명한 일이건

옛날 사람이 전혀 생각하지 않은 일을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 è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

그것을 깨달으면 너는 틀림없이 괴로워하겠지.

그렇지만 그런 자식이 있다 해도 걱정은 되지 않는다.

몇 해 지나면 딴 사람이 되리라.

포도즙은 아무리 끓어오르며 거품을 내도 결국에는 역시 포도주가 되는 법이다.

è 뛰어봤자 벼룩이다.

 

342 학사의 말

è 요즘 유행하는 "주관적 관념론자". [시크릿] .

 

343 잘 생각하오. 악마는 나이를 먹었단 말이오.

당신들도 나이를 먹으면 악마를 이해할 수 있으리오.

 

345

위대한 계획이란 처음에는 미친 지랄처럼 보이지만 이제 장차 우연이란 것을 비웃을 시대가 올 것입니다.

 

352

마음 속의 자아를 다스릴 줄 모르는 자일수록,

자기의 오만한 뜻 그대로 이웃의 의지를 지배하려 들지요

 

363

스핑크스

우리는 피라미드 앞에 앉았습니다.

홍수건 전쟁이건 또한 평화건

우리는 상 한 번 찡그리지 않았습니다.

 

367

케이론 제자란 것은 배우지 않은 것이나 진배 없어.

끝내는 누구나 제멋대로 훌륭해지는 법이지.

 

369

케이론 뭐요! … 여인의 아름다움이란 별 것이 못 되오.

자칫하면 굳어 버린 모습이 되기가 일수지.

내가 찬양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오직

즐겁고 인생을 즐기는 데서 솟아나오는 모습이오.

아름다움이란 자기 만족으로 도취해 버리기 쉬운데,

애교가 있어서 비로소 거역하기 힘들게 되는 법이오.

마치 내가 태워다 주었던 헬레네와 같이.

 

370

케이론 신화 속의 여자란 아주 특수한 것이라오.

시인이란 제멋대로 그려서 내놓는지라

언제 어른이 되었다든지 늙은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없이

언제 보아도 군침이 넘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어

어려서도 꼬임에 빠지고 늙어서도 청혼을 받는 법.

요컨대 시인은 시간에 속박당하는 일은 없지.

 

파우스트 그럼 그 여자도 세월에 얽애미지 않아야 하겠지.

 

372

파우스트 치료 따위는 받고 싶지 않소. 내 정신은 건전하오.

 

380

흉악한 무리들의 더러운 욕심이

왜가리의 기품 있는 장식을 앗아가는구나.

하지만 그것은 벌써 배불뚝이 꾸부정다리의

악한들의 투구에서 하늘거리고 있다.

 

385

라미에들 꼴에 더 나은 걸 바라다니? 기가 막혀서!

메피스토가 마녀들을 껴안을 때마다 이들은 빗자루, 지팡이 등으로 밝혀진다.

è 결혼 전 후의 여자의 이미지의 변화?

 

394

포르키스의 딸들 입을 닥쳐요, 욕심을 내게 하지 마세요!

설사 그것이 좋다고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지요.

밤에 태어나서 밤의 것들과 가까이 지내며, 어느 누구도 모르고 거의 우리 자신도 모를 지경에 있는 몸이니 말예요.

 

403

세이렌들

태양에는 달에는

신들이 어디 계시건

기도를 올림은 우리의 버릇.

기도는 언제나 보람이 있습니다.

 

409

프로테우스 일단 인간 따위가 되어 버리고 나면 이젠 너도 완전히 마지막이니 말이다.

탈레스 그때의 사정에 달렸지요. 그 시대 그 시대에 있어서, 훌륭한 사나이가 되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 않나요.

 

420

신들은 인간의 시시비비에도 불구하고

그 뜻하시는 바대로 이룩하실 것이나,

죽어야 할 운명을 지닌 인간은 참을 수밖에 없지요.

 

108

포르키스

그 말을 낡았지만 그 뜻은 언제까지나 고상하고 진실하다. 부끄러움과 아름다움이 손을 마주 잡고 지상의 초록빛 길을 걸어가는 일이 결코 없다고 하는 것은, 이 두 가지 사이에 오래된 증오가 뿌리를 박고 있어 언제 어느 길에서 마주쳐도 서로 적대시하고 등을 진다. 그러고서 또 제각기 더 빠른 걸음으로 계속 앞으로 급히 가버린다. 부끄러움은 슬퍼 보이는데 아름다움은 태연한 모습으로서 늙음이라는 것이 찾아와서 일찍 묶어버리지 않을 경우에는 나중에 죽음의 나라의 공허한 밤에 의해서 둘러싸일 때까지 계속 걷는다.

è Black Swan, 영화에서 블랙 스완을 연기하는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인격을 분열시킨 한 여자.

흰 것과 검은 것. 아름다움과 부끄러움. 성녀와 창녀. 아름다움은 권력이다. 헬레네가 알고 있듯.

 

119

헬레네 이 여자들은 겁을 먹도록 내버려두어요. 나는 고통은 느끼지만 두렵지는 않아. 그렇지만 그대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을 알고 있다면 기꺼이 따르겠어요. 현명한 사람이나 널리 앞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에게는 확실히 불가능한 일도 가능하게 보이는 일이 흔히 있는 법입니다. 자아, 그것을 말해주어요.

è 결국, 헬레네는 살기 위해 파우스트를 선택하였군.

 

124

헬레네 어째서? 저 메넬라스 왕이 나를 해치려는 그런 무자비한 짓을 하실 수 있을까?

è 그녀는 아름다움의 권력이 전지전능한 줄 알았다.

 

431

헬레네 사랑의 즐거움이라니 말도 말아요, 이 가슴과 머리는, 끝없는 쓰디쓴 괴로움으로 잠겨 있었다오.

 

440

포르키스 그 남자 때문에 당신께도 같은 짓을 할 것입니다. 미인은 둘이 나눌 수는 없지요. 미인을 독점한 이는 공유하는 것을 저주하는 나머지 차라리 죽여 버립니다.

 

è 파우스트와 헬레네. 구운몽과의 비교.

è 괴테는, 이제껏 신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던 헬레네 이야기 (그러나 정작 헬레네의 심리는 잘 다뤄지지 않았었다 )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그 역시도 헬레네의 캐릭터화에는 실패하는 것 같다. 그저 헬레네는 "지나치게 아름다울 뿐", 아름다움에서 오는 캐릭터의 특성조차 특별히 개성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상황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뿐.

 

125

헬레네 우선 당장 단연코 해도 좋을 일을 생각해보았다. 너는 심술 궂은 악령이다. 나도 잘 알고 있다. 좋은 일을 나쁜 일로 바꾸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이다. 그러나 어찌 됐든 너를 따라 성으로 가리라. 그 밖의 일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왕비가 무엇을 가슴 속에 깊이 감추고 있는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으리라. 늙은 여인아! 앞장을 서라.

 

합창

아아, 우리들은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가는구나.

뒤에는 죽음

앞에는

우뚝 솟은 성채의

넘을 수 없는 성벽 è 그러니 날아가야지.

일리오스의 성은 마침내

비열한 목마의 계략으로 함락되었지만

우리들을 지켜주었다.

그와 같이 이 성도 우리들을 지켜다오. è ???

 

백조의 우는 소리가 멀리서 목쉰 소리로 울리며 들린다.

죽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아아, 그 소리가 우리들에게

약속된 구원의 행복이 아니고

마침내 파멸을 알리는 것이 아니면 좋으련만.

è 구원. 제일 이해하기 쉬운 단어이고 가장 합당한 부분에 쓰인 단어이긴 한데, 이해가 안 된다. 파우스트의 다른 구원들보다 단계가 상당히 아래인 것 같다.

 

마르가리테와 헬레네의 비교

 

 

마르가리테

헬레네

자존감이 낮음(나는 숙녀도 아니고…)

최고 미인으로 자긍심이 있음

가난한 처녀

왕비

파우스트를 사랑함

굳이 사랑하는 것 같지 않음.

살기 위해 파우스트를 택함

도덕을 무릅쓰고 사랑을 택함

도덕을 무릅쓰고 애욕을 택함(파리스)

죄값을 순순히 치름(사형)

죗값을 피해 달아남

(심지어 전쟁을 일으켰으나 살아날 방도 모색)

영아 살해

아들이 죽자 같이 저승으로 따라감

- 왜일까? 연결고리가 없어지자 남자를 떠났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듯.

파우스트를 구원하는 여성성

트로피 아내 - 욕망의 대상

글쎄

쾌락주의자

 

455

사나이들의 사랑에 익숙한 여자는

좋다 나쁘다 가리지는 않지만

사나이의 진가를 아는 법이예요.

그래서 금발의 고수머리 목동이든

까칠까칠한 검은 머리의 판한테건

기회만 있으면 한결

포동포동한 그 수족을

송두리째 내어 맡긴답니다.

 

140

헬레네 두 번 다시 없을 이 운명을 너무 지나치게 파고들어서는 안 됩니다. 설사 순간적이라 할지라도 있는 그대로 사는 것이 의무입니다.

 

469

합창

무서운 할머니, 그대도 이런

은근한 음악은 좋아하는구료.

우리들은 지금 막 병이 다 나아서,

마음이 부드러워져,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태양의 빛을 없애 주세요.

마음속에 날이 밝아서

우리들 가슴 속에서, 온 세상에도

없는 것을 찾을 듯 하니까요.

 

470

헬레네 인간답게 복을 누리기 위하여

사랑은 고결한 두 사람을 가깝게 합니다.

하지만 신과 같은 황홀감을 주려면

사랑은 세 사람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놓지요.

è 자식을 낳다. 자식을 창조하는 행위는 신과 같은 행위. 황홀한 신비로움.

 

158

헬레네와 파우스트(아들 오이포리온에게)

정말 방자하구나! 저 날뛰는 모습이라니!

절제 같은 것은 바랄 수도 없다.

마치 뿔피리라도 불고 있는 것처럼

골짜기와 숲을 건너 우렁차게 울린다.

형언할 수 없는 난폭! 형언할 수 없는 외침이다!

è [파우스트] [헬레네]의 결합이 낳은 산물의 특성.

è 권력에의 추구와 아름다움의 권력이 만났으니 오만 방자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161

헬레네와 파우스트

이 세상으로 불려나와'

겨우 쾌청한 날을 보자마자

너는 현기증이 일 것 같은 계단에서

고뇌가 가득 찬 경지를 동경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너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존재란 말이냐?

그 평화스러웠던 결합은 꿈이었단 말이냐?

è 파우스트와 오이포리온은 무엇이 다른가? 정도의 차이?

 

478

오이포리온 저더러 먼 데서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천만에, 나는 근심과 고통을 함께 하렵니다.

è 오이포리온의 죽음이 상징하는 것

è 괴테의 좌절.

 

165

헬레네

그 옛 격언이 유감스럽게 내게서도 확인되었습니다. 행복과 아름다움은 언제까지나 함께 결합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생명의 인연도 사랑의 인연도 끊겼습니다. 그 양쪽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나는 쓰라린 이별을 고합니다. 다시 한 번 당신의 팔에 안깁니다. 페르세포네여, 내 자식과 나를 맞아주세요.

è 선녀는 아이가 없으면 천계로 가버리는 법이다.

è 미인 박명

è 여기서 헬레네는 환상에 불과하다. 그토록 죽음을 두려워하던 그녀가 왜 이제는 순순히 저승으로 내려가는가. 환상이 끝날 시간이기 때문에. 헬레네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

è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굳이 죽은 역사(혹은 신화)에서 불러온 것은, 이 환상성(허구성)을 증대하기 위함이었을까? 부귀영화는 한낱 춘몽에 지나지 않아

 

è 왜 파우스트는 마르가리테만으로는 부족하였는가? 왜 헬레네가 필요하였지? 파우스트는 꿈을 성취해야 했다. 헬레네를 얻는 것. 혹은 헬레네를 얻는 최고의 경지에 오르는 것. 그러나 "아름다움과 행복은 언제까지나 함께 결합되어 있지 않다."(괴테가 왜 이 문장을 10번이나 고쳐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 괴테는 오이포리온의 죽음이 일깨워주는 바를 위와 같이 결론내렸다.) 미련을 버리기 위해서는 해소해야 한다. 파우스트는 불안정한 최상의 상태를 누려본 후 자연히 내려오게 된다. 최상의 자리에서는 내려가는 길밖에는 없다.

 

484

합창 제4부 당신들은 마음대로 흘러가구료, 우리들은

빈틈없이 포도를 심고, 세워 준 손에 덩굴이 푸르른 언덕을 둘러싸고, 떠들겠어요.

거기서는 연중 언제나, 포도 재배에 열을 올리고,

정성을 다해서 노력을 해도 수확이 줄 것을 염려하는 빛은 없지요.

갈고 파고 흙을 파올리고, 가지를 치기도 하고, 묶어 주기도 하면

모든 신에게, 특히 태양신에게 기도 올리지요.

……

그것도 그럴 것이 새 술을 담으려고 모두들 술부대를 비워야 하니까요.

è 오이포리온의 죽음과 상관 있을까?

è 수확이 줄 것을 염려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행할 뿐.

 

è 합창 1,2,3,4부의 의미

아들 오이포리온이 죽었다. 아들이 죽자 마자 헬레네는 계약이 파기되었음을 알리곤 저승으로 떠난다. 합창단들은 기괴하리만치 동정심 없이 "설레어"하며, "떠들어대며", "먹고 마신다." 이들은 지금까지 파우스트가 헬레네와 함께 누리던 쾌락의 순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는다. 그리고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진다. 날카롭게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쾌락의 영상들은 그로테스크하게 깔깔 웃고 화면은 무섭게 이지러진다. 최종에는 야구 캐스터의 목소리 마냥,

 

난장판입니다! 호색한 염소의 갈라진 발톱이 모든 예의 범절을 온통 짓밟고

모든 관능은 비틀거리고 소용돌이치며, 귀는 무섭게 막혀버립니다.

주정꾼들은 큰 잔을 손으로 더듬어, 머리도 배도 술이 넘쳐 흐릅니다.

걱정을 하는 사람도 한두 사람은 있지만, 오히려 소란을 크게 만들 뿐입니다.

새 술을 따르기 위해 묵은 가죽 부대를 성급히 비우니까요.

 

è 라고 말하며, 순식간에

 

막이 내린다.

è 이 부분에서 공포스러운 정적으로 공간이 수렴한다. 적막

 

포르키스는 무대 전면에서 거인 같은 모습으로 일어나 바닥이 높은 무대에서 신는 신발을 벗고, 가면과 베일을 뒤로 젖히고, 메피스토펠레스의 정체를 나타낸다.

è 영화 기법으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다. 훌륭한 맺음이다.

 

4

높은 산맥

 

한 덩어리의 구름이 가까이 와서, 바위를 따라 불쑥 튀어나온 대지 위로 내린다. 구름은 흩어진다.

 

파우스트 (걸어나온다.) 깊고 깊은 저 고독의 경지를 발 밑에 바라보면서

나느 신중하게 이 정상에 발을 딛는다.

말게 갠 나날, 육지와 바다를 건너 조용히

나를 실어다준 구름 방석에게 작별을 고한다.

è (역주) 이 구름에 대해서는 괴테의 <파우스트> 초안에 "구름의 반은 헬레네로서 동남쪽에, 반은 그레트헨으로서 서북쪽으로 올라본다"고 되어 있고, 10169행에 헬레네의 이름이 올라 있고, 10178행에 청춘의 첫사랑으로서 그레트헨이 암시되어 있는 것처럼, 이 구름은 영원한 여성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고 있다.

è 이제, 하산을 생각하며, 파우스트는 포근한 구름에 둘러싸인 채 아래를 굽어본다.

 

492

메피스토 그러면 명성을 얻고 싶으신 게로군요? 그럴듯도 하군요. 당신은 여걸한테서 돌아오셨으니까.

파우스트 지배하고 소유하는 것이다. 사업이 일체이며, 명성은 필요없다.

è 엄청 솔직하네. 왠지 아직 덜 깨친 것 같은 인상을 주지? 아닌가? 욕망에 충실하면 그 뿐?

메피스토 그래도 시인이란 자가 나타나서 후세에 당신의 영광을 전하고 어리석은 이야기로 어리석은 일에 불을 지를 것입니다.

 

493

파도는 쉬었다간 다시 밀려서는

득의만만하게 도달한 목적에서 멀어져 가더군.

하지만 때가 오면 다시 이런 장난을 되풀이하는 법.

 

495

파우스트

커다란 잘못이다. 명령을 내려야 하는 자는

명령을 내리는 데서 법열을 느껴야 하는 법이다.

 

502

황제

황제를 자칭하는 놈이 나타난 것은 내게는 이롭다.

이제 비로소 나는 내가 황제임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 만일 그대들이 전쟁을 말리지만 않았던들,

지금쯤은 벌써 혁혁한 공훈을 세워 빛났으리라.

언젠가 내가 사면 불길 속에 갇히게 된 것을 보았을 때,

나는 내 가슴 소에서 자주 독립의 표시를 보았노라.

불길은 무섭게 나를 엄습해 왔다.

하긴 환영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환영은 훌륭했었다.

나는 승리와 명성을 막연히 꿈꾸고 있었지만,

거만하게 게을리한 것을, 이제 회복해야겠다.

 

509

파우스트 시칠리아의 해안에 길게 뻗친

안개의 띠에 대한 이야길 들으신 적이 없으십니까.

그곳에서는 백일하에 하늘거리면서 역력하게

중앙에 높이 솟아,

이상한 아지랑이에 반영되어

희한한 광경이 나타난다고 합디다.

여기저기에 도시들이 나타났다간 없어지고,

화원들이 떠올랐다간 가라앉곤 한답니다. 여하간

여러 가지 광경이 대기를 뚫고 나타나는 것입니다.

 

513

메피스토 용기를 가지십시오. 아직 패하지는 않았습니다.

최후의 난관에는 인내와 책략을 써야 합니다.

마지막 고비가 격렬해지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겠지요.

 

529

대주교 권리와 인내심을 가진 자에게는 언젠가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536

메피스토 바다에서 어느 놈이 사려 분별을 찾는단 말이냐!

무엇이든 잽싸게 움켜쥐면 그만이지.

물고기도 잡지만 배도 잡아야지.우선 세 척의 배를 가진 주인이 되면

네 번째는 갈고리로 낚아친단 말이다.

그렇게 되면 다섯 번째도 별 수 없게 되지.

힘이 있으면 권리도 쥐는 법.

무엇을 나꾸느냐가 문제지, 어떻게 잡느냐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배를 부리는 데 풋내기면 모르되,

전쟁과 무역과 해적질은

삼위일체로 떼어 놓을 수가 없단 말이다.

 

544

노인 내외는 별로 괴로워하지는 않고

놀란 나머지 넋을 잃고 쓰러졌지요.

è 은폐

 

합창 예부터 내려오는 말이 들리는 듯합니다.

폭력에는 순순히 순종하란 말이다!

만일 당신이 대담하게 한판 벌이려거든,

집과 터전 그리고 자기 생명까지 걸어라.

 

546

셋이 함께 문이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가 없군요.

안에는 부귀한 분이 살고 있어, 들어가기도 싫고요.

부족 그럼 나는 그들이 되어야겠다.

죄악 그럼 나는 없어져 버리겠다. è 죄가 있으나 죄를 모르게 된다.

곤란 호강만 하던 사람들은 나를 외면하지요.

우수 여러분은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서도 안 되오. 하지만 우수인 나는 열쇠 구멍으로 숨어 들어가지요. è 조용히 찾아든다. 그리고 열쇠구멍도 통과할만큼 "얼마든지" 찾아들 수 있다.

 

è 4

파우스트가 무엇을 깨달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지향은 있는데, 뭐랄까. 황제와 악마를 이용한 "검은 돈", "검은 마술", "검은 손"에 의지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황제는 말한다. "어찌됐든 우리가 이겼다."

è 왠지 막 쓴 것 같아. 코믹할 정도로 법열이 안느껴짐.

 

è 심지어 5막에서는 강제철거를 강행노인들의 주거 공간을 뺏어버림. 물론 메피스토에 의해서. 이 때 파우스트는 좀 뉘우치는 기색을 보인다.

 

225

파우스트

바로 이곳이 저주스럽다!

이곳이야말로 나를 참을 수 없도록 짓누르고 있다.

빈틈없는 너에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 가슴을 쿡쿡 찌르는 것이 있으니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입 밖에 내기조차 부끄럽지만

저곳에 사는 노인 부부를 물러가게 하고

보리수나무가 있는 언덕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내 것이 아닌 얼마 안 되는 수목이

나의 세계 소유권을 손상시키고 있다.

그곳에서 멀리 바라보기 위해

나뭇가지에서 가지로 걸쳐 발판을 만들게 하고 싶다.

시야를 넓게 펼쳐서

네가 이룩한 모든 업적을 바라보고

온갖 현명한 생각을 발휘해서

사람들이 사는 장소를 넓게 획득한

인간 정신의 걸작을

한눈으로 널리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è 사실, 파우스트에서 강제 철거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매우 신선하다. 괴테는 지나치리만치 솔직하다. 파우스트가 깨달음에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획득하여 행동에 변화를 보이는 듯 하지만, 결국 "어린애 소꿉 장난"하듯 철없는 욕심을 보이는 것을 거르지 않고 보여준다.

è 이 작은 사건을 토대로 파우스트가 마침내 "뭔가 좀 아는 상태"로 변화한다는 것. 시소 위에 앉은 파리 한마리가 결국 무게 이동을 일으키는 것과 같구나.

 

548

파우스트

나는 한결같이 세상을 줄달음질쳐 왔다.

온갖 환락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끌었고

흡족하지 않은 것은 놓아 버리고,

손아귀에서 빠져나간 것은 내버려 두었다.

나는 오로지 애타게 원했고, 그것을 이룩하였고

또다시 소원을 품고, 그렇게 기운차게

일생을 치달아 왔다. 처음에는 위세 당당했지만

이제는 현명하고 신중하게 해 나가고 있다.

이 지상의 일은 알고도 남는다.

허나 천상의 일은 아무것도 모른다.

눈을 꿈벅거리며 하늘을 쳐다보고

구름 위에 저 같은 놈이 없나 하고 꿈꾸는 놈은 천치로다!

그보다 이 땅에 확고부동하게 발을 붙이고 주위를 돌아보아라.

유능한 인간에게 이 세계는 침묵하지 않으리라.

무엇 때문에 영원의 천국으로 헤매어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자기가 인식한 것은 손아귀에 넣을 수가 있는 법,

이렇게 해서 이 땅 위의 나날을 보내면 된다.

유령이 나돌아도 내 갈 길만 갈 것이다.

앞으로 나가는 데는 고통도 있고 낙도 있을 테지.

어떤 순간에도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다.

 

549

우수

한 번 내게 붙잡히기만 하면

그 사람에겐 온 세상이 소용없이 되어서,

영원한 암흑이 내리 덮여

해가 뜨지도 지지도 않게 됩니다.

외부의 감각은 완전무결해도

내부에는 암흑이 들어 삽니다.

또한 온갖 보화 중 어느 하나도

제 것으로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행도 불행도 다같이 화근이 되어

풍족한 가운데서 허기질 것입니다.

기쁨이건 괴로움이건

모조리 내일로 밀어붙이고

오로지 앞날만을 기대할 뿐

완성이라고는 없을 것입니다.

è 이해할 수 없어. 우수가 현실을 부정하면서 동시에 미래에 희망을 품는다는 것인가? 우울은 모든 희망을 부정하는 것이다.

è 욕심이 많아서 우울한 게지. "어느 순간에도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다."

 

우수

가는 것이 좋을지, 오는 것이 좋을지,

그런 사람은 결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훤히 뚫린 길 한복판에서

종종걸음으로 더듬다가 뒤뚱거리지요.

점점 깊숙이 길을 잃고서

무엇이건 뒤틀리게 보기만 해서

저나 남에게 귀찮은 짐이 되고

숨은 쉬면서도 질식할 것 같지요.

질식까진 안 해도 생기를 잃고 è Dysthymia

절망은 않는다 해도 제 몸을 내맡기지도 못하지요.

줄곧 이리저리 뒹굴기만 해서

그만두자니 괴롭고, 고통 당하자니 불쾌하고,

때로는 풀려 나고, 때로는 압박을 받으며,

잠도 자는 듯 마는 듯, 휴식도 제대로 못하고 제자리에서 꼼짝달싹 못하게 되어,

지옥을 갈 차비나 차리게 되지요.

 

파우스트

저주받은 악령들아! 네놈들은 인간들을

헌 번 만 번 그런 꼴로 취급하는구나.

아무 탈도 없는 나마저 네놈들은

그물에 얽힌 번뇌의 흉측한 혼란으로 뒤바꿔 놓는 것이다.

악령들한테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은 안다.

영들과의 엄격한 결합이란 여간해서 풀 수가 없다.

하지만 우수여, 너의 아련한 크나큰 힘을

나는 인정하지 않으련다.

è 생의 긍정

 

우수

내가 저주를 해 놓고 잽싸게

당신한테서 떠날 때, 내 힘을 알 것이오!

인간은 일생 동안 장님이란 말이오.

그러나 파우스트 선생. 당신도 장님이 되세요.

è 리어왕의 글로스터가 장님이 되어서 비로소 마음의 눈을 뜨는 것과 비슷한 상황.

 

파우스트

(눈이 먼다.) 밤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구나.

하지만 마음속은 밝은 빛이 빛나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일을 나는 서둘러 완성해야겠다.

주인된 자의 말처럼 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놈, 하인들! 자리에서 일어나라! 한 놈도 빠짐없이.

내가 대담하게 계획한 것을 훌륭하게 실현해 다오.

연장을 손에 잡아라! 삽을 써라, 괭이를!

지시한 일은 곧 해치워야 된다.

엄격한 질서를 지키고 열성껏 일하면

그지없이 훌륭한 보수를 받으리라.

이 지대한 사업을 완성하려면

천 개의 손을 부리는 정신이면 충분하다.

è 눈이 멀어버리는 신체적 상실에 대해 크게 절망하지 않는다. 이미 마음의 눈은 떴기 때문이다. 자신이 계획한 바를 실현. 자아실현을 이루어 냄.

 

파우스트

저 산줄기를 따라 늪이 있어서 그 독기가

이미 간척해 놓은 땅을 해치고 있다.

그 썩은 웅덩이 물이 빠질 수 있게 하는 일이

최후의 일이며 최대의 일이다.

그것으로 나는 수백만의 백성에게

안전하지는 못할망정 일하며 자유로이 살 수 있는 땅을 마련하겠다.

           è 민주주의 국가의 초석. 미국의 대통령 취임 연설을 읽어보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기회를 보장하는 국가"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괴테부터 시작되는 철학이

           그 바탕에 있는 거겠지.

들은 푸르고 비옥하여 사람도 가축도

곧 새로운 땅에서 즐겁게,

대담하고 바지런한 백성들이 쌓아 올린

육중한 언덕 곁으로 당장에 이주할 것이다.

밖에서 거센 파도가 미친 듯 제방까지 밀어닥쳐도,

그 안은 천국과 같은 복지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해수가 억지로 집어삼키려고 덤벼들어도, 또한 밀물이 억세게 밀려와 무너뜨리면,

모두 합심해서 달려가 구멍을 메운다.

그렇다! 나도 어디까지나 이 생각에 따르리라.

인간의 예지의 최후의 말은 이렇다 -

"자유와 생명은 날마다 싸워서 차지하는 자만이

그것은 누릴 만한 값이 있는 것이다."

           è 민주주의에는 피냄새가 난다.

그러니 여기서는 아이고 어른이고 노인이고 간에,

위험에 둘러싸여 유익한 세월을 보내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인간의 집단을 바라보며

자유로운 땅에 자유로운 백성과 살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나는 순간을 향해 이렇게 부르짖어도 좋을 것이다.

"멈춰 서라, 너는 진정 아름답구나!"

           è 순간이 모든 것(영원)을 말해준다.

내가 이 세상에서 남겨 놓은 흔적은

이제 영구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이런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나는 이제 지고의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파우스트, 쓰러진다. 죽음의 신들이 그를 받쳐 들어 땅 위에 눕힌다.)

 

메피스토

이 친구는 어떤 향락과 행운에도 만족 못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줄곧 찾아 헤매고

최후의 하찮은 허망한 순간을,

이 불쌍한 놈은 붙잡아 두고자 원했다.

내게는 억세게도 항거를 한 놈이지만

때로는 이기지 못해 늙은 것이 여기 누웠구나.

시계는 멎었다 -

è 괴테 문학의 묘미 : 두 가지 시점의 해석을 동시에 보여준다. 파우스트가 만족한 최후를 메피스토는 위와 같이 해석한다. 메피스토는 소멸과 부활의 안내자로서 베르길리우스나 베아뜨리체와 같지만, 그와 동시에 파우스트의 "반대 세상"을 의미한다.

è 대칭의 완전성이 증대된다.

 

합창 멎었다! 한밤중같이 고요하다.

바늘은 떨어졌다!

 

메피스토 그렇다, 바늘은 떨어지고 일은 끝난 것이다.

 

합창 지나갔다.

 

메피스토 지나갔다고! 어리석은 소리!

어째서 지나갔단 말이냐?

지나간 것과 전혀 없었다는 것과는 완전히 동일한 것이 아닌가!

영원한 창조란 도시 무엇이란 말이냐!

창조한 것을 모조리 무() 속으로 잡아채어 가게 마련 아닌가!

"지나갔다" - 여기에 무슨 뜻이 있느냐?

그러면 처음부터 없던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데 마치 무엇이 있는 듯이 뱅뱅 맴돌고 있다.

나는 오히려 영원한 허무가 좋단 말이다.

è 그의 확신에 들떠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 메피스토의 말은 나를 눈물짓게 한다. 파우스트의 주검 옆에 서서 메피스토의 말에 눈물 방울이 흔들리며 떨군다. 애도의 눈물일까? 의미를 긍정하거나 허무를 긍정하거나 둘의 입장은 지나치게 대칭적으로 완벽하다.

è 초기에 메피스토가 자신을 소개할 때 말하던 바와 동일하다. 작품의 앞/뒤 구조가 수미쌍관을 이루고 있다.

è 처음부터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등가원리. A B를 구분할 수 없다면 A B는 동일하다. 이는 조건부 참이다. 시간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영원과 같은 순간만 있다면 "없어진 것" "없던 것"은 동일하다. 창조했다가 다시 사라지는 것. 결국 ""로 귀결된 필멸의 운명. 그렇다면 왜 우리는 "창조" ""을 긍정해야 하는 것일까? 메피스토의 답은, 긍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영원한 무가 아름다운 완전성을 가진다고 생각한다(깨끗한 방처럼). 파우스트는, 허무를 통해서 생을 깨닫는다.

è 폴 에어디시의 전기에 나오는 도박의 문제. 조건부 확률의 특이성을 잘 설명해준다.

 

558

저주받은 자들이 구원을 바라면서 헤엄쳐 나온다.

그러나 거대한 승냥이 같은 입으로 갈기갈기 물어 뜯기어,

그자들은 덜덜 떨면서 다시 불 구덩이로 돌아선다.

è 도리어 지옥으로 돌아선다. 임계점을 넘지 못하고.

è 가끔 생각한다. 유럽의 "유리의 밤"이 있던 날, 미국으로 도피 출항을 했던 유태인들은 미국의 해안에서 거부당하여 다시 독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죽음을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유태인들은 차라리 미국의 해안에서 죽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258

강한 정신의 힘이 지상의 원소를 긁어 모아서 가지고 있으면 육체와 영혼이 내부에서 합해져 하나로 되어 있는 이중체를 어떤 천사라도 분리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영원한 사랑만이 그것을 떼어놓을 수가 있습니다.

è (역주) 하나로 되어 있는 이중체는 영육의 이원성을 뜻한다. 인간의 이원성은 죽어도 해소되지 않고, 물질적인 요소가 따라다녀 행복의 방해가 된다. 영원한 사랑만이 영을 물질적인 성질에서 격리시켜 구제할 수가 있다.

 

558

날개 돋친 나비를 닮은 영혼이다. 그놈의 날개를 잡아 뜯으면 흉측한 구더기가 되지.

 

560

저런 멍청한 것들이, 시치미를 떼고 오는구나!

저런 꼴로 저것들이 몇 사람을 가로채 갔는지 모른다.

우리들의 무기를 가지고 - 우리들을 잡자는 것이다.

저놈들도 악마다. 단지 가면을 쓰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 네놈들이 지면 영원한 치욕이란 말이다.

, 무덤 가까이 와서 언저리를 단단히 지켜라.

è 사실 맞는 말이다. 파우스트는 악마와의 계약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정의 아닌가?

 

메피스토

내 머리가 타는구나, 가슴이, 간장이 타는구나.

악마 이상의 불기운이구나!

지옥의 불보다도 더욱 쑤셔 댄다 -

그래서 실연한 남녀들이 버림을 받을 때면

목을 외로 꼬고 애인의 기색을 살피며

그다지도 지독하게 괴로워하는구나.

è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잃는 것을 괴로워하는 것인가? 아니면 천사에 대한 사랑을 느끼려는 "전조증상"인가? 나는 전자가 더 마음에 드는데. 영혼을 더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악마와 천사.

 

메피스토

è 천사들에게 욕정을 느낌.

è 늘 궁금했다. 욕정의 해소는 천국에 있나? 지옥에 있나? 간혹 성인들이 천국을 묘사할 때 "만명의 숫처녀가 기다리고 있으며 이 여인들은 하룻밤을 지내고 나면 다시 처녀성이 회복된다."고 묘사하지 않던가?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내세의 행복을 기원하여 착하게 살라고 하지 않던가?

 

567

법열에 잠긴 신부 (아래 위로 떠다니며)

영원한 법열의 불길,

불타는 사랑의 인연,

끓어오르는 가슴의 쓰라림,

거품 내는 내 신의 즐거움, è 레시피 대로 주물주물 거리고 있다. 볼에서 섞이는 계란은 흰자와 노른자가 뒤섞이며 괴로울 수밖에.

화살이여, 나를 꿰뚫어라.

창끝이여, 나를 찔러라.

곤장이여, 나를 짓이겨라.

번갯불이여, 나를 태워 없애라!

있어서 허망한 것

모조리 날려 보내고,

영원한 사랑의 정화인

영원의 별을 빛내듯이!

è 정말 괴테는 최고 중의 최고다.

è "있기 때문에" 오히려 허망하다. 그러므로 이를 소멸시켜야 한다. 소멸시키는 과정은, 생의 고통이다. 화살과 창끝과 곤장과 번갯불로 인간의 영혼은 죽었다 깨어나며 담금질 당한다. 그러면 "있기 때문에 허망한 것"들을 없애버릴 수 있다. 불순물의 제거. 더욱 단단하고 온전한 영혼.

 

 

568

내 마음속 정신은 혼란해서 냉정하고,

둔한 관능이 울안에 갇혀 괴로워하며,

굳게 얽어 매려는 사슬에 묶여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오오, 신이여! 이런 망상을 가라앉혀 주시고

저의 가난한 마음에 빛을 주십시오.

è 이런 것을 언어로 표현해내다니. 괴테는 정말 최고다! 외워서 기도문으로 쓰고 싶을 정도.

è 왜 혼란한데 냉정해지나? 그 이유는, 속세적 잣대로 휘둘린 후 피로해진 얼굴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세상에 대한 냉소자신에 대한 자조는 표정을 굳혀버린다.

 

569

승천한 소년들

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군요!

하지만 이곳은 너무나 음침하고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몸이 떨리는군요.

귀하고 착한 분, 우리를 내보내 주세요!

è 오히려 홍진의 세상을 겪지 못한 소년 천사들을 가여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è 사부님이 말씀하신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 왜 집을 나왔나? 불행을 찾아서요.

 

571

우리들의 꽃을 던지니 악마들은 달아났습니다.

è 악마들과 천사들의 도구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줌.

 

577

신비의 합창

일체의 무상한 것은,

한낱 비유일 뿐. è 깨닫기가 너무 힘들다. 내 몸은 현세에 붙들려 있으므로. 해낼 수 있을까?

미칠 수 없는 것

여기에 실현되고,

말할 수 없는 것

여기에 이룩되었네.

영원한 여성은

우리를 인도한다.

è (역주) 무상한 것은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지상의 현상은 모두가 영원한 신의 마음의 상징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뜻.

è (역주) 지상에서 힘이 미치지 못했떤 일이 이 천상에서 실현되었다. 우리가 현상계에서 알고 행하는 것은 모두 불완전하고 행복을 ㅇ실현하지는 못한다. 그것이 영원한 천상에서 실현된다. 지상에서 천상으로 올라간다고 하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도 무한한 신의 사랑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다.

è (역주) 영원한 여성은, 즉 신의 사랑을 구현하고 있는 이상적인 여성이다. 모든 저속한 욕망에서 정화된 사랑, 모든 것을 용서하는 사랑, 죄인까지도 끌어올리는 자애를 말한다. 괴테는 마리아를 그 영원한 상징으로서, 그레첸은 지상적인 상징으로서 나타냈다.

è 헬레네는?

 

작품론

 

파우스트적 구원

프란츠 슈트리히(문예사가)

박환덕(서울대 교수)

 

1. 파우스트 탄생의 배경과 구성

파우스트 초고 - 1774년 프랑르푸르테어서 집필하기 시작

독일 정신사 - 북방의 자연을 보존하고 그 자연을 문화와 예술로 형성하려는 자연스러운 충동과, 다른 한편으로는 남쪽에 대한 동경, 고대 문화와 고대 예술의 남방적/고전적인 미에 대한 정신적인 동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내적 갈등에서 기인하고 있다. è 독일 정신사는 하나의 비극.

이러한 독일적인 남방 동경, 즉 헬레나와의 결혼에 대한 파우스트의 열망이 항상 되풀이되어 나타나며, 그리고 바로 이러한 엶암들이 독일 문화의 정상에 너무 강렬해짐으로 해서 마침내 독일 고유의 본성과는 근본적으로 비극적인 갈등에 이르게 되어, 본성을 등지고 본성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적인 인간의 부분일 뿐만 아니라 주의 부분이며, 파우스트적인 인간을 순간에 묶으려고 함으로써 그 인간이 매 순간마다 부족함과 공허감을 경험하도록 하고, 그 인간을 그렇게 순간에서 순간으로 더 빨리 몰아댄다.

 

 

 

 

 

 

 

 

 

 

 

 

 

 

 

 

 

 

내가 저자라면2

 

파우스트는 괴테가 젊은 시절부터 고민했던 문제, "지식을 탐구해도 공허하다. 삶의 대답은 무엇일까?"를 두고 일생을 바쳐 연구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한 세기를 바치는 거장의 긴 호흡이 존경스럽다.

 

<파우스트> 2독 하면서, 그리고 괴테의 일생을 복습하면서 작가의 경험 없이 탄생하는 작품은 없음을 다시 깨달았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닮았다. 1부에서는 그레첸과의 사랑과 그녀의 파멸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파우스트는 그레첸을 사랑하면서도 그녀를 떠나며, 결국 버려진 여인은 임신한 채로 세상의 멸시를 당하다가 영아 살해로 처형당하는 비극을 맞이한다. 괴테는 21살에 프리데리케 브리온과 사랑에 빠지지만 대학을 떠나면서 폐병에 걸린 그녀와 파혼한다. 26살에 릴레 쇠네만과 약혼하지만 바이마르로 옮겨 가면서 그녀 역시 버린다. 이 공화국에서 만난 샤를로테 폰 슈타인 부인과는 12년 간 연인 관계를 지속하지만 이탈리아 여행을 계기로 그녀와의 관계 역시 종결된다. 괴테가 유일하게 안식처로 삼았다고 할만한 여성은 39살에 만난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로 그 사이에서 6명의 자녀를 가졌었다. 그러나 18년 동안 내연녀 관계로만 지내다가 겨우 결혼식을 하였다. 결국 괴테는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고 쓰면서 끊임없이 여성을 떠나는 모순을 실천하였다. 파우스트는 곧 괴테였으며 여성은 괴테에게 산을 정복하기 위한 베이스캠프였다. 괴테가 정복해야 할 산 역시 헬레네라 불리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파우스트의 세계는 온통 여성으로 이루어진 놀이터인 셈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내가 경험한 것에서 진심을 찾아야 하는 거겠지? 좀 더 경험의 외연을 확장할 필요성을 느꼈다.

 

오페라 <파우스트> 극장판을 보고 난 후, <파우스트>의 극적 장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극장판에서는 1부의 그레첸 스토리까지 다루고 있다). 파우스트가 구운몽의 절정처럼 헬레네와 아들까지 낳고 극한의 행복을 맛본 후, 그가 하산하는 길은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까? 아들 오이포리온이 죽고 헬레네는 사라진다. 그리고 뜬금없이 합창 4부가 이어진다. 전에는 흘려 읽었던 부분이지만 극으로 재해석한다면 어떨지를 생각하자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영화화한다면, 이 장면은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모든 환상이 이지러지고 넘치는 포도주로 술통이 쏟아지고정막을 알리는 막이 내린다. 그리고 포르키스는 가면을 벋고 악마 메피스토의 모습을 드러낸다. 파우스트에는 극적 쾌감을 주는 장면이 꽤 있다. 글을 쓸 때 연극이나 영화를 상상할 수 있도록 치밀한 구상을 해내는 것, 18세기에 이러한 상상이 가능했다니 놀랍다. 가히 대가의 솜씨라고 생각한다.

 

다만, 2부는 확실히 재미가 없다. 왜 헬레네와의 사랑을 그토록 짧게 그렸을까? 희열로 열락으로 들끓는 세상을 왜 표현하지 않은 것일까? 괴테는 수줍었던 것일까? 포르노에 가까운 표현이어도 좋았을 것이다. 헬레네를 가지고자 했던 것은, 아들 오이포리온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녀 그 자체를 갖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헬레네의 마음을 훔치는 설정도 허술하고 도저히 연애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 그랬더라면, 파우스트는 더욱 "진실"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무엇으로 시인은 모든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것일까요?

무엇으로 수///토의 네 큰 요소를 이겨 낼 수 있단 말이요?

그것은 가슴 속에 치밀어 올라

세계를 자기 심장 속에 다시 잡아 들이는 화음의 힘이 아닐까요?

[파우스트],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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