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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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반을 보내고 있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점점 시간이 빨리 흐르고 그 빨리 흐르는 시간이 영원한 시간이 아니라 끝이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올 상반기는 맡은 일들이 잘 풀리지 않아서 힘이 들었었다. 모든 어려움이 그렇듯 당시에는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으로 인해 더 많은 질문을 가지게 되고 좀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삶의 골짜기를 지나면서 끊임없이 떠오른 질문은 나는 나의 숨을 쉬면서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홍순관의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라는 노래를 시간 날 때 마다 듣고 있다. 나의 숨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뭐가 어렵겠냐 하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나의 시간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진정 나만의 것을 골라내어야 하지만 여전히 만족은 어렵고 또한 선택도 어렵다. 주변사람의 영향으로 이렇게 저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한 두번 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는 도서관이 많다. 책을 한 번에 4권씩 빌릴 수 있다. 주로 두군데의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그러면 8권까지 빌릴 수 있다. 그런데 8권을 빌려와서 2주 안에 모두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 가면 꼭 필요한 읽을 책만 가져오는 것이 참 힘들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만 그런 것이 아니다. 회사에 출근을 할 때 읽을 책을 고르는 것 또한 고민이다. 이 책도 보고 싶고 저 책도 읽고 싶고 이것도 모르고 저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에 모두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냉정히 돌아보면 한 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은 하나 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회사에 책을 두권 가져가서 두권을 다 읽어본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고 집중하는 일은 늘 힘이 든다.
이 모든 것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한 것이 아니라 끝이 있는 것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데서 출발한다. 늘 시간만 넉넉히 주어지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앞으로도 넉넉히 시간이 주어질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주어진 시간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제한된 시간을 값있게 쓰려면 흔히 세상이 원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나 자신이 아닌 것들을 거부하고 나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가 더 커지게 되기를 희망한다. 스스로 어리석다는 것을 잘 알지만 똑똑한 남들을 닮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은 무식하면 어때 하는 남들이 뭐라하든 나는 나로 살아가겠다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이너프는 근래에 읽은 책의 제목이다. 한마디로 하면 그만하면 됐다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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