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햇빛처럼
- 조회 수 2813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의 반을 보내고 있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점점 시간이 빨리 흐르고 그 빨리 흐르는 시간이 영원한 시간이 아니라 끝이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올 상반기는 맡은 일들이 잘 풀리지 않아서 힘이 들었었다. 모든 어려움이 그렇듯 당시에는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으로 인해 더 많은 질문을 가지게 되고 좀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삶의 골짜기를 지나면서 끊임없이 떠오른 질문은 나는 나의 숨을 쉬면서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홍순관의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라는 노래를 시간 날 때 마다 듣고 있다. 나의 숨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뭐가 어렵겠냐 하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나의 시간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진정 나만의 것을 골라내어야 하지만 여전히 만족은 어렵고 또한 선택도 어렵다. 주변사람의 영향으로 이렇게 저렇게 흔들리는 모습을 한 두번 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는 도서관이 많다. 책을 한 번에 4권씩 빌릴 수 있다. 주로 두군데의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그러면 8권까지 빌릴 수 있다. 그런데 8권을 빌려와서 2주 안에 모두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 가면 꼭 필요한 읽을 책만 가져오는 것이 참 힘들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것만 그런 것이 아니다. 회사에 출근을 할 때 읽을 책을 고르는 것 또한 고민이다. 이 책도 보고 싶고 저 책도 읽고 싶고 이것도 모르고 저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기에 모두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냉정히 돌아보면 한 순간에 읽을 수 있는 책은 하나 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회사에 책을 두권 가져가서 두권을 다 읽어본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고 집중하는 일은 늘 힘이 든다.
이 모든 것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한 것이 아니라 끝이 있는 것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데서 출발한다. 늘 시간만 넉넉히 주어지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앞으로도 넉넉히 시간이 주어질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주어진 시간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시작한다. 제한된 시간을 값있게 쓰려면 흔히 세상이 원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나 자신이 아닌 것들을 거부하고 나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가 더 커지게 되기를 희망한다. 스스로 어리석다는 것을 잘 알지만 똑똑한 남들을 닮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은 무식하면 어때 하는 남들이 뭐라하든 나는 나로 살아가겠다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이너프는 근래에 읽은 책의 제목이다. 한마디로 하면 그만하면 됐다의 정신이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93 | [금요편지] [2] | 효인 | 2012.10.26 | 2732 |
| 292 | [금요편지] [2] | 효인 | 2012.03.23 | 2739 |
| 291 | [목요편지] 프롤로그 [3] | 깊고맑은눈 | 2012.02.09 | 2742 |
| 290 | 시 한편 [4] | 햇빛처럼 | 2012.02.04 | 2750 |
| 289 | [목요편지] InnoChange - Episode #22 벽 [1] | 깊고맑은눈 | 2012.09.27 | 2750 |
| 288 | [목요편지] 하루... 웃음 [2] | 깊고맑은눈 | 2012.10.04 | 2752 |
| 287 |
[월요편지] "화들짝~" 피는 야생화 | 새벽산책 | 2012.04.01 | 2753 |
| 286 | [화요편지]자신의 찌질한 모습 인정하기 [3] | 햇빛처럼 | 2012.04.03 | 2754 |
| 285 | [수요편지] 일상의 행복 [2] | 탑거인 | 2012.03.28 | 2755 |
| 284 | 타워를 내려오며 | 탑거인 | 2012.06.06 | 2756 |
| 283 | [금요편지] 새 학기를 기다리며 [2] | 효인 | 2012.02.24 | 2757 |
| 282 | [화요편지]초행길 | 햇빛처럼 | 2012.05.08 | 2758 |
| 281 | [금요편지] 직업이란 | 효인 | 2012.11.04 | 2759 |
| 280 | [목요편지] 가족여행 | 깊고맑은눈 | 2012.12.27 | 2759 |
| 279 | [목요편지] 잠시 쉼표 [2] | 깊고맑은눈 | 2012.03.22 | 2760 |
| 278 |
[목요편지] 가족나무 | 깊고맑은눈 | 2012.04.05 | 2760 |
| 277 | [금요편지] 나는 왜 쓰겠다고 했을까? [8] | 쇠북 | 2012.04.13 | 2760 |
| 276 | 저희 꿈벗과 연구원님이 진행하는 토크쇼입니다. | 새벽산책 | 2012.05.07 | 2760 |
| 275 | [목요편지] 화(火) | 깊고맑은눈 | 2012.09.13 | 2760 |
| 274 | [화요편지]나눔 - 제가 "살 수 있는" 방법 [2] | 햇빛처럼 | 2012.02.07 | 276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