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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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외출하고 돌아와 간식까지 먹었습니다.
"민호야, 밥 먹고 케익까지 먹었으니까. 같이 이닦자."
민호는 꾸물꾸물 비비적 대며 드라이버를 들고 딴 짓을 합니다.
"양민호! 먼저 이닦고 놀자!"
민호는 자기가 하던 것에 집중하며 꿈쩍하질 않습니다.
"이 안 닦을거야? 왜 이리 말을 안들어!"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드라이버를 확 채서 뒤도 안보고 제자리에 갖다놨습니다.
혼자 화장실에 들어가 이를 닦았습니다.
나와보니 민호는 방에 들어가 등을 보이며 꽁하게 앉아 있습니다.
"누가 잘못했는데 그러고 있어? 민호가 화낼 일이야?"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빠로서 차분히 설명해 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빠는 민호가 이 안닦으면 충치가 생길까봐 그런거야. 싫으면 네 이니까 병원가서 뽑으면 돼. 어쩔꺼야?"
마음대로 안돼고 협박이 되었습니다.
"나도 화났어! 힌트는 눈이야"
나의 말에는 아랑곳 없이 민호는 딴소리를 합니다.
'힌트는 눈'이라니?
"자세히 보라구!"
눈을 자세히 보니 왼쪽 눈썹 밑이 조금 빨갛더군요.
"왜이래? 어디 부딪혔어?"
"아니, 아까 아빠가 드라이버 빼앗아 갈때 그랬어."
"정말? 그럴리가... 미안하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네가 이를 안닦으니까 아빠가 화가나서..."
또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졌습니다.
민호는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저도 힘들고 피곤이 몰려와 그냥 냅두고 방에 누웠습니다.
멍하니 있는데 민호가 슬쩍 들어옵니다.
발을 툭 치더군요.
"뭐냐"
"내 마음이 뭔지 알아?"
"몰라"
"그건 화해야"
갑작스러웠지만 기회를 놓치면 안돼겠다 싶어 민호를 안아주고, 간지럽혔습니다.
"그래? 우리 화해할까?"
민호는 조금 뚱하더니 금새 키득거립니다.
그렇게 극적인 화해를 하고 민호는 혼자 이를 닦으러 갔습니다.
전 좀 더 누워있겠다 했습니다.
잠시 후 아내의 놀란 목소리가 들립니다.
"양민호! 이게 뭐야?"
나가보니 민호가 바닥에 물건을 끌다가 자국을 냈습니다.
민호는 자기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며 도리어 화를 냅니다.
어찌된 일 일까요? 엄마와 아들은 또 어떻게 화해를 이루어 낼까요?
<태어나서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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