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가루(박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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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상의 설송도雪松圖입니다.
소나무와 바위는 한갓 자연의 일부분이 아닌, 인간 이인상의 자화상입니다.
백설을 이고 선 늙은 소나무가 이인상의 높은 절개를 상징한다면,
날카롭게 결이 진 바위는 그대로 얼음처럼 맑고 쇠처럼 단단한 마음 그것입니다.
저 늠름함과 굳셈으로 소나무와 바위는
사람들이 지켜야하는 의리의 마땅함이 어떠한 것인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오랜 가뭄 끝에 비가 내립니다. 해갈만하고 지나가야할터인데
큰 비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
시원한 새벽 아침입니다. 아직은 어두컴컴하네요.
비도 많이 오고 있습니다. 햇살가루님 말대로 전화위복의 복으로 만 와야할터인데....
철없는 시절엔 햇볕 쨍쨍하고 맑은 날만 좋아했었습니다. 비오고 흐린 날은 질색을 했었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비오는 날이 좋아지더군요. 상경한 시기와도 맞물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도심이 저도 모르게 답답했었던게 아닐까 합니다.
비가 와서 제 마음 속의 답답함과 세상 모든 지꺼기와 먼지, 불순물들을 모조리 씻어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었구나. 더 이상 누군가에게 기댈 수 없고,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어른이 되었구나.
그렇게 어른이 되고부턴 비를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의 불순물과 더불어 내 마음 속의 불순물 또한 씻겨내려가는 듯한....
오늘도 비가 옵니다. 가뭄의 단비라 많이도 반갑지만, 말그대로 단비였으면 합니다.
빗소리가 좋습니다. 여전히 시원합니다. 그리고 촉촉합니다. 세상도, 제 마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