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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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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30일 00시 13분 등록

"정릉이 누구 능이야?"

"정조? 정종?..... 정약용?"

 < 영화 건축학개론 중 >

 

정릉이라는 이름을 들은지 꽤 오래 되었고, 저희 집에서도 가까운 편임에도

저도 그 곳이 누구의 능인지 잘 몰랐습니다.

알게 모르게 참 무심하게 살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한편으로 그 곳이 누구의 능인지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학창 시절, 시험 문제에 나왔다거나 교과서에 실려 있다면 모를까

아니면 국보 몇 호, 혹은 보물  몇 호 쯤 되면 모를까

그렇다고 주변 땅값이 비싼 것도 아니고

그러니 누구의 능인지 모른다고 해서 사는 데 큰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곳은

'서울 변두리' 에 위치한 그저 그런 사적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겁니다.

 

 

지난 주말,  심우장이란 곳에 처음 들렀습니다.

이 동네(성북동)에 7년 정도 거주하면서 종종 이름을 듣곤 했지만

그 곳이 어떤 곳인지 몰랐고 굳이 찾아갈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해 한용운이 만년을 보냈다는 심우장.

아늑하면서도 뭔지 모를 쓸쓸함이 감돕니다.

 

독립운동가, 저항시인, 승려, 님의 침묵..

교과서를 통해 외어두었던 파편화된 기억들을 제외하면

그 곳에 살았다는 그 분과 지금 그 곳에 서 있는 나와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용운에 관한 스토리가) 낭만적인 스토리가 아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현 시점에 투영되는 독립운동가의 다소 초라해 보이는 위상 때문일까요?

숭고함 기운보다는 착잡한 기운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그것도 잠시..

햇볕은 따가워지고 점심시간은 다가오고..

 

다시 무심하게 그 곳을 빠져나와

고픈 배 주려쥐고 마트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DSC_0046.jpg

<2012년 6월 23일 성북동 심우장>

 

 

DSC_0057.jpg

<2012년 6월 23일 성북동 심우장>

IP *.46.2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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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30, 2012 *.141.104.239

사진이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없었더라면 흔하디 흔한 별 의미없는 사진이 되었을 텐데

아이들로 인해 아이가 들여다보는 것을 저도 들여다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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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1, 2012 *.46.245.45

잘 지내시죠?

감사합니다.

시선이 따뜻하시네요 ^^

같은 배경을 담더라도 사람, 특히 아이들이 들어가면 느낌이 확 달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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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1, 2012 *.36.210.44

건축학 개론...

여러 사람이 살 수 있지만 세상의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설개된 집. 나도 그런 집 갖고 싶당.

 

참고로

1. 정릉 (靖陵):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있으며 조선 제11대 왕 중종의 무덤으로 사적 제 199호.

2. 정릉(貞陵): 조선 태조의 제2비 신덕왕후 강씨(神德王后康氏)의 능으로 사적 제208호.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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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1, 2012 *.46.245.45

저 밑에도 정릉이 있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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