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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일 09시 36분 등록

앙드레 보나르(Andre Bonnard) (1888~1959)

스위스 출신 참여 지식인보나르 고대 그리스 문명사적으로 통찰

 

 

이야기의 풍성함에 비해 저자에 대한 소개는 별로 없었다. 왜 그리스인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렇게 그리스에 대해 통찰력을 갖게 되었는지 무척 궁금했다.

 다만 30년 동안이나 그리스어와 그리스 문학 교수를 지낸 이력으로 보아 그리스에 정통한 인물임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또 고전 김나지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고대 그리스 고전을 꿰뚫는 안목도 갖추었으리라 짐작해본다.

 

 스위스 로잔 태생. 로잔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1936년 그르노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15~28년 로잔중학교와 고전 김나지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이후 1957년까지 30년 동안 로잔 대학 그리스어와

 그리스문학 교수를 지냈다. 여러 저작을 통해 고대 그리스의 생생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전했다.

지식인 특유의 사변을 걷어내고,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 작가들의 작품을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대하듯 읽도록 했다. 그는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하는 참여하는 인문주의자'였다.

자신의 작품 <프로메테우스><안티고네> 등에서는 주인공에게서 저항과 참여의 정신을 찾고자 했다.

 1949`스위스평화운동'의 회장으로 추대되어 평화 활동을 계속 이어갔으나, 냉전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952`국제평화수호자대회' 참석차 동베를린으로 가던 중 스위스 경찰에 체포되어 기소되었다가 결국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 후 그리스 문명사 연구와 집필에 매진하다 작고했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헬레니즘을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여기서 헬레니즘은 인간이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과 운명을 지배하기 위해 벌이는 모험의 시기로 간주된다. 스위스에서 불어판으로 출간된 이 책은 프랑스 뿐 아니라, 영국, 미국, 포르투칼, 러시아, 루마니아, 일본 등지에서 일찍이 각국어로 출간되었으며, 그리스 문명사 분야의 세계적인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이야기가 널리 사랑을 받아 고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그가 인간과 문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자신의 연구와 일치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이 억압받을 때면 언제든지 강단을 뛰쳐나간 반파시즘 활동가이자 평화주의자였으며 참여하는 인문주의자였다. 어쩌면 이러한 사상적 배경이 그를 그리스 연구자로 만들었으며, 30년 연구가 오롯이 담긴 그리스인 이야기를 탄생시킨 것인지 모른다.

 

그는 파시즘에 저항하는 참여 지식인이었고, 전후에는 동서 냉전 체제 속에서 평화운동을 벌이다가 1952소련의 스파이혐의로 체포돼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말년의 보나르가 이런 사건을 겪으며 쓴, 이 분야의 고전이 된

 저작이다. 원제가 그리스 문명인 이 책은 기원전 8세기~기원전 3세기 사이 그리스 역사의 흐름을 문제 중심으로 풀어가는 일종의 문화사 저작이다. 문학·철학·역사·예술을 아울러 문명사적 통찰을 이끌어낸다.

 

이 책에서 보나르의 관심을 요약하는 말을 하나만 고르라면 휴머니즘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그리스 문명의 목적은 하나다. 자연에 맞서 인간의 능력을 키우는 것, 인간다움을 완성하는 것. 우리는 이것을 휴머니즘이라고 부른다.” 지은이는 또 문명이라는 것을 식물에 비유한다. “문명은 식물들과 같은 단계를 밟는다.

 씨앗이 배태돼 싹이 나며, 성장하고, 흔히 문명의 고전시대라고 하는 시기에 만개했다가 피었던 꽃이 시들고, 노화하며,

 쇠락기에 접어들어 결국 죽는다.” 지은이는 휴머니즘이라는 주제를 염두에 두고 이 문명의 성쇠를 따라가는데,

그의 관심이 특별히 집중되는 곳은 그리스 도시 국가의 쇠락을 다룬 다음주의 책 제3권이다.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불어로 번역했으며, 프로메테우스 Le Promethee(1928), 그리스의 신들 Les dieux de la Grece(1940) 안티고네 Antigone(1942) 플라톤이 본 소크라테스 Socrate selon Platon(1944) 오이디푸스 왕 Oedipe-Roi(1946) 사포의 시 La poesie de Sapho(1948) 비극과 인간 La tragedie et l'homme(1950) 등 그리스 관련 저서를 다수 남겼다.

 

내가 저자라면

앙드레 보나르(Andre Bonnard) (1888~1959) 스위스 출신

 참여 지식인보나르 고대 그리스 문명사적으로 통찰 19세기 ~20세기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별로 없다는 점이 특이했다. 책의 디자인이 심플하고 두께도 그렇게 두꺼운 편이 아니라 읽기에 적당해서 마음에 들었고 깔끔한 내용, 컬러풀하게 삽입된 사진들이 호감을 갖게 했다. 책의 첫 부분에는 그리스 세계를 상세하면서도 간단하게 요약해 놓았다. 독특한 점은 신화에 등장할 것 같은 신들로부터 그리스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약 중간 중간에 역사를 신화와 함께 서술해놓았는데 그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뛰어난 심리분석에 놀라웠고, 해석학을 했다는 저자

소개가 없었지만 해석학, 분석학에 꽤 조예가 깊지 않았을까를 짐작하게 한다.

 

역자 후기에 앙드레 보나르가 그리스를 말할 때는 건성 건성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알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워 할 것이다. 그리스에 가보게 될 것이다라고 적어 놓았는데. 난 이미 보나르에 의해 그리스에게 맘을 빼앗겨 버린 상태였다. 그렇게 된 여러 가지 요인 중에 제일로 큰 원인은 그의 문체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보나르의 글은 무엇보다도 호흡이 짧고 경쾌하고 빨랐다. 또 툭툭 미끼를 던지면서 앞서가는 그의 발걸음을 쫓아가느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파르테논 신전 묘사는 마치 살아 있는 건축물을 눈 앞에서 보는 듯한, 신전을 바라보며

그 대리석의 숨결을 느끼는 느낌으로 묘사해 내고 있었다. 삽포의 시 뿐 아니라 각종 신화에서 상징주의를 끌어내는 데는

탁월함 이상의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리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는 것만으로 난 위대한 책을 만난 기쁨으로

 전율했다. 그의 간결하고 경쾌한 문체와 함께 또 나를 사로잡은 부분은 뛰어난 심리 분석과 해석이었다. 어쩌면 같은

그리스 신화를 보고도 이렇게 깊이 있는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 불문학을 전공한 역자들이 번역한 것으로 보아

그리스 원전에서 바로 번역할 때와 괴리감은 있었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지 50년만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이 책을 통해 그리스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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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 09:36:42 *.107.1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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