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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3일 00시 50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김수정

대학을 졸업하고 KBS 방송작가로 밥벌이를 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바쁘게 20대를 보내다 서른 살이 되는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캐나다로 떠났다. 1999, 동안 캐나다 횡단을 기록은 KBS 아침방송을 통해 선보이며, 자연스럽게 우리네 바깥 세상 이야기를 만드는 1 PD 삶을 살기 시작했다.

 

수년 동안 30 개국을 돌며, KBS, MBC, SBS 방송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했다. 2002 월드컵이 끝나고는 영국으로 날아가 '영화 프로듀싱' 공부했으며, 지금까지 영국에 거주하면서 여러 글쓰기와 다양한 방송일을 하고 있다.

 

  1. 내가 저자라면
  •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도 본문의 연장선처럼 쓰여진 것이 흥미롭고, 신선한 시도인 같다.
  • 같이 줄을 그어가며 읽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에 본문 자체에 줄을 치는 시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 표지 디자인이 예쁘고, 재생지를 사용해서 책이 가벼워 좋았다.
  • 본문에 들어간 사진들이 챕터에 나오는 '사람책' 관련된 사진이었다면 감동적이었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결이 되지 않는 사진들도 있어서, 약간 '쌩뚱맞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저자라면>

나는 어떤 사람 책을 대여했을까? 만약 내가 사람책이라면 어떤 타이틀의 책이었을까?

우선 지금 책에 있는 사람책들 중에 역시 '싱글맘', '예순살의 가출 인생', '레즈비언', '우울증환자', '휴머니스트', '완전 채식주의자', '트렌스 젠더', ' 없이 사는 사람', '혼혈' 대출 했을 같다. 외에 궁금한 다른 사람책은 '페미니스트', '특이한 아티스트', 어떤 타이틀일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자유롭게 사는 사람', '파일럿',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는 사람' 등을 대여했을 같다.

 

그리고 내가 책이 된다면, ''' 살고 싶은 삽질 대마왕'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싶다. 계획도 없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는 좌충우돌 인생을 살고 있는 . 물론 나보다 많은, 힘든 다양한 삽질을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라는 책의 매력 혹은 특징을 이야기하라면, 내가 하고 있는 삽질들을 하나로 있는 키워드는 '자아찾기'라는 것이니 말이다. 나는 그저 생긴대로, 태어난대로 그렇게 살고 싶다. 사람들의 시선, 사회적인 요구 따위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멋대로 사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렇게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고자 한다고 얘기하고 싶다. 나라는 사람책을 대여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아마 스스로 삽질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겠지. 그들은 내게 무엇이 궁금할까? 지금처럼 멋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계기? 이렇게 살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좋은 점은?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멋대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삽질은? 삽질의 끝에는 뭐가 있을지? 혹은 무엇을 기대하며 삽질을 하고 있는지? 삽질들이 내게 남긴 것은 무엇인지? 삽질을 하며 도움을 받게 사람들? 혹은 삽질을 계속하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 삽질을 하고 있는 사람들간의 네트워크? 주변에 어떤 삽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궁금해 같다.

 

누군가가 내가 걸고 싶은 타이틀을 가지고 사람 책으로 앉아 있다면, 나는 무엇이 궁금할까?

삽질을 하나요? 남들이 사는 대로 살면 편할텐데,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살게 계기는? 삽질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들 때는? 살고 있다고 스스로 대견하게 느껴질 때는? 삽질의 끝은 과연 무엇일까? 어떤 삽질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삽질로 얻은 것은? 삽질의 어떻게 이어져 왔는가? 그렇게 이어오는 중에 삽질이 '운명'이라고 느껴진 적이 있는가? 앞으로 경험해 보고 싶은 삽질은?

 

  1.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00프롤로그 리빙 라이브러리 창립자 인터뷰

너도 입장이 되어보렴

 

대화를 함으로써 관계를 맺는 . 누구나 자신과 관계가 있는 대상은 이해하려 하게 되고 걸음 나아가 애정을 갖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애정이 발전되면서 다른 사람 입장에 대해 생각할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대화' 관계를 맺는 것이고, 그를 통해 관계 맺고 있는 대상을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로 시작한 "러브매칭"프로젝트. 인터뷰를 통해 사람을 알아간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맺은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다시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재정립하고 싶은 무의식의 발현인가 싶다.

 

<리빙 라이브러리>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사람 입장이 되어보자는 . 그러면 사람의 처지를  헤아릴 있다는 로니의 설명에는 특별한 울림이 있었다. 16

 

''라는 작은 세계에 머물러 있던 자세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엿보면서 조금씩 시야가 트이는 느꼈다. 18

 

01 사람책 '싱글맘' 읽다

명랑소녀, 현실에 발을 딛다

 

처음엔 풋풋거리더니 입을 크게 벌려 웃는 그녀의 함박웃음에는 주변을 환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남들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자유로움. 나는 크리스틴의 웃음과 맞는 단어를 금세 찾아냈다. '사랑스럽다!' 23

싱글맘 크리스틴의 모습에서 나는 '루미언니' 발견했다. 사랑스럽기 때문에 그들에겐 사랑이 끊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남자 친구는 좋은 녀석이긴 했다. 단지 책임감이 없고, 뭔가에 얽매이는 싫어하는 지극히 평범한 소년이었을 . 25

 

참고 노력하는 것도 어느 정도 희망이 있어야 해볼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남자에겐 희망도 전망도, 무엇도 없었다. 27

 

제가 철이 없어서 사고를 거는 맞지만, 덕분에 '베일리'라는 인생 최고의 선물을 받았으니까. 인생 최고로 멋진 사고를 쳤으니까.

 

엄마의 감정 기복에 아이가 영향을 많이 받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달리 다행스럽게도 베일리는 깊은 아이로 성장했다. 28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를 그렇게 미워했던 어쩌면 제가 너무 엄마를 닮아서 그랬던 것이라는 답을 찾았어요.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이고, 고집불통이고, 그러면서도 자신이 벌여놓은 일에 대해서 지독히 책임감은 강하고.

 

인생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다. 그녀는 다시 붓을 잡았다. 미술에 재능을 보였지만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는데, 정부가 운영하는 사회교육기관에서 무료재활교육을 받을 있었다. 32

 

현재 크리스틴은 정부가 싱글맘에게 제공하는 무료 주택에서 살고 있다. 34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제서야 얻게 크리스틴의 용기와 자신감은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화장법이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지, 자동차와 그림으로 인생이라는 캔버스를 멋지게 그릴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35

 

스스로를 파괴하지만 않으면 하더라도 놔둘 거예요.

 

저에게 지금 중요한 부모 가정이냐 아니냐가 아니에요. 얼마나 좋은 엄마가 있을지, 얼마나 베일리에게 자격을 갖춘 엄마가 있을 지가 저의 가장 관심사에요.

 

엄마는 누가 뭐래도 엄마이지 않느냐고. 내가 힘들 나를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도 있지 않았냐고. 화를 내고 비난하는 대신, 나를 도와줄 수도 있지 않았냐고.

 

대신 나는 기준만으로 아이의 의사결정을 판단하지는 말아야겠다. 자식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대신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 도와줘야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어요. 39

 

어둠의 터널을 통과한 후에야 현실에 발을 디딘 크리스틴을 바라보며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제야 비로소 크리스틴이 어른다운 사랑을 있지 않을까.

 

그냥 인강성 좋고, 자기 색깔 있고, 지루하지 않으면 돼요.

가장 중요한 우리 베일리와 사이좋게 지낼 남자여야 하고…

그러고 보니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인생에 들어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하하하. 40

 

02 사람책 '예순 살의 가출 인생' 읽다

예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다

 

무대에 것처럼 간단히 준비된 대사를 읊조린 뒤에 이어지는 아빠, 엄마의 케케묵은 잔소리와 설교를 견디며 자랐다.

 

그러니, 어린 소녀 진이 사춘기를 맞이해 가장 먼저 생긴 열망이 '독립'이었던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남편감이 누군지 알기도 전에 결혼한다고 했죠. 누가 남편이 되는 문제는 하나도 중요하질 않았어요. 무조건 순종적으로 길들여져서 그랬기도 하지만, 집을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 너무 커서 다른 생각 같은 자라날 틈이 없었어요.

.. 이건 정말. 슬픈 현실이다. 요즘은 이런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우리 엄마 세대만 하더라도 '독립' 위해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중에 성공한 사례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 '아니다' 싶은데도, 아이 때문에 그냥 살아 가는 사람도 많으니.

 

결혼을 하기 전에는 '결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꿈꿀 수라도 있었지요. 이미 결혼을 상태에선, 다른 돌파구가 없었어요. 46

요즘은 생각이 바뀐 듯하다. 이미 결혼을 했어도, 다른 돌파구는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 단지 '마음먹기' 힘들뿐.

 

60이라는 숫자에 새삼스럽게 충격을 받았어요. 잘못하다가는 평생 이렇게 살다가 그냥 죽겠구나. 평생을 남편 눈치나 보면서, 자신을 찾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절박해졌죠. 결국 생일 하루 , 엄청난 결심을 했어요. 가방을 싸고, 집을 떠나기로 거죠.

 

어느 일요일, 늦은 아침을 먹고 가방을 , 진은 트렁크를 끌고 거실로 나왔다.

진은 남편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단호하게 말을 꺼냈다. ", 떠나요." 47

부분을 읽으며 '뜨악' 했다. 수십년을 살고, 이렇게 '쿨하게' 떠날 있단 말인가? 진이 얼마나 새로운 삶을 간절히 소망했는지, 동안 얼마나 '내면 속에서 끊임없이 부르짖고 있던 ' 외면하고 살아왔는지 있는 극단적인 장면.

 

대신 곧바로 역으로 달려가 떠나려는 기차에 올라탔다. 목적지가 어디냐가 중요하진 않았다. 그리고 기차가 멈추는 종착역에서 내렸다. 그곳이 바로 지금까지 할머니가 23 동안 살고 있는 노르위치였다. 49

 

인생의 마지막 챕터를 넘기는 나이. 이번만큼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영 불가능하다는 예감이 들었다. 50

그래도 진은 '진정한 자아를 찾았으니' 행복하다. 평생동안 찾고 가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을까?

 

진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도시에서 작은 아파트를 찾아 보금자리를 꾸렸다. 그리고 그곳에 '상담소'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그리고 동안 대학에서 쌓은 상담 경력을 솔직하게 적어 넣고, 자신을 소개하는 편지를 써서 동네 사람들에게 직접 돌리며 홍보를 시작했다.

 

진의 '독립 상담소' 작은 성공을 거두며, 자연스럽게 여유도 생겼다. 51

 

평생 소원이 뭐였는지 아세요? 밖에서 한번 자보는 거였어요. 해외여행은 그만 두더라도 B&B 라도 한번 가보고 싶었어요. 이런 평생 꿈이었다면 혹시 믿을 있나요? 52

절대. 믿을 없다. 이런 삶이란 꿈꿀 수조차 없다. 상상하기도 싫다는.

 

그렇게 꿈꿔왔던 여행이었건만, 막상 떠나려니 어디를 가야 지부터 막막했어요.

 

그렇게 '여행'이라는 화두를 놓고 갈팡질팡하던 어느 . 진에게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동안 폐쇄적인 남편과 살면서 연락이 두절되었던 친구들을 찾아내기로 . 그들을 찾아, 차례차례로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53

이거, 굉장히 좋은 방법인 같다!!! 나도 언젠가 보고 싶은!

 

그렇게 여행을 하는 동안 진에게는 특별한 습관이 생겼다.

그건 바로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글을 쓰는 '이었다. 54

 

그날 이후 진은 친구에게 쓰기를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무려 23 동안 하루도 글쓰기를 멈춰본 적이 없단다.

다른 사람들은 고민이 생기거나, 머릿속이 복잡해 정리가 때마다 진에게 자신의 골칫덩이들을 들고 찾아오지만 진은 그럴 때마다 글을 썼다.

 

"언제부터인가 글쓰기는 삶에 있어 좋은 치유이자, 안식이 되었어요." 56

내게도 글쓰기란 좋은 치유가 같다. 진처럼 하루도 빠짐없이는 아니지만. 거의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고 있다. 글들이 모여 나중에 어떻게 꿰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고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독자'라고 하면서 말을 걸어오는 너무 신기했어요. '오빠 장례식에서 당신의 시를 낭독했어요'라는 말을 듣고 자리에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던 적도 있었어요. 너무 감동적이어서요."

 

누군가 일부러 자신의 책을 찾아서 읽어줬다는 , 그리고 자신이 시를 읽고 위로 받았다고 말해주는 정말 상상할 없을 정도로 뿌듯한 일이었다.

 

진은 4 , 상담하는 일을 그만 두었다. 일흔여덟 살이 되던 해였다. 사실 육십 중반이 되면서부터 사람들은 언제 은퇴를 거냐고 노래를 불렀다. 그럴 때마다 진은 '계단 올라갈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진 거야'라고 대답했다. 근데 일흔여덟 살이 되는 어느 , 계단을 올라가는데 정말 숨이 가빠오고, 다리에 힘이 스르륵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57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친구들의 연락을 받을 때마다 아직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며 살아갈 있다는 사실이 기뻐요. 그들에게 진정한 친구로 인정받는다는 너무나 고맙죠. 59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갖고 표현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춤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춤은 몸매가 좋고, 특별한 기술이 있는 사람들만 추는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60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자서전 형식으로 인생을 한번 써보는 거예요. 제목도 벌써 지어놨어요.

<그리고 나서야 뭔가 일어났다 And then it happened that>라고. 61

 

03 사람책 '장학사' 읽다

뼘이라도 편견을 좁혀나가요

 

그는 평범하게 정규 교육을 받았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직장을 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들은 잘만 적응하는 사무직을 해내지 못했다. 뭐가 문제일까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초등학교에 임시직 교사로 일하게 됐는데, 아이들과 지내는 너무나 즐거웠다.

 

스테판의 경우도 그랬다. 자기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몰랐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게 되면서 진짜 선생님이 기분을 느꼈다. , 이게 행복이구나. 자신이 열중할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정말 좋은 일이구나. 68

'천직'이라는 것은 사실. 자신의 감정에 조금 솔직하기만 해도, 찾을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연히 이렇게 찾을 있는 기회가 너무 드물긴 하지만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중에서도 스테판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정부가 내놓는 교육 정책이었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책상 앞에 앉은 담당 행정자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정책에 그는 스트레스를 받았다. 70

책상 앞에서 머리만 가지고 행정업무를 보는 것은 어느 나라나 똑같나보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

 

평가를 받는 두려워해서는 돼요. 그럼 아무 발전이 없으니까요. 자꾸 평가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 조언을 해야죠. 비평과 비난을 혼동해서도 돼요. 73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다고 믿지만,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 아이들의 성과에 주목하기보다는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가능성을 바라봐야 한다는 . 이것이 바로 교육 현장에서 스테판이 마음속에 되새겼던 믿음이었다. 77

 

솔직히 트랜스젠더와 레즈비언은 56년을 살아오는 동안 처음 만나보는 이웃이었고, 그들을 통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어요. <리빙 라이브러리> 저의 인생에 있어 가장 드라마틱한 하루이자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넓고 넓어서 학교가 세상을 가르치기에 너무 작다는 깨닫기도 했지요. 78

 

세상엔 종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해소하고 자기 조절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까지 해치고, 괴로워하죠. 저는 번째 유형의 인간이에요.

나는 번째 유형의 인간. 스트레스를 받지만, 받아도 금방 툴툴 털고 일어나는 스타일이다.

 

너무 그렇게 실망하지 말아요. 진로를 고민하는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니까. 진로를 고민한다는 다른 말로 하면 꿈을 꾸는 거잖아요.

 

그러는 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저는 번도 미래에 대한 걱정의 끈을 놓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건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것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제가 교육에 대해서 평생 고민하는 시간 동안, 스스로의 개발과 발전에 대해 같은 무게로 고민해왔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야말로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해야 합니다. 80

 

'이런 행사가 무슨 소용 있어'라는 삶의 태도로는 아무것도 배울 없다고 스테판은 말한다. 편견을 완벽히 없애는 불가능하면 ' 어때? 뼘이라도 줄일 있으면 그게 어디야'라는 생각으로 행사에 참여했단다.

 

"편견을 줄이려면, 세상을 넓히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인정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인식을 넓혀간다는 . 어떻게 보면 이게 교육의 본질 아닐까요?" 82

 

04 사람책 '레즈비언' 읽다

우리 결혼식에 오실래요?

 

우리는 자주 동성애자라고 하면 남다른 감각을 가진 사람들, 뭔가 평범한 사람들이 갖지 못한 매력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선입관 아닌 선입관' 가지곤 한다. 사실 이런 시선이 요즘 매스미디어가 동성애자를 다루는 방식이기도 하다. 85

 

정체성을 찾는 . 그건 키아라에게는 자신의 딱딱한 편견을 깨어가는 과정이었고 불편했던 껍데기를 벗어 던지는 일이었다. 90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물한 살이었던 제가 부모님과 끝없는 투쟁을 해야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어요. 그즈음 저는 일생을 함께 보내고 싶은 동반자와의 동거를 결심했거든요. 사랑을 하게 거죠. 91

부럽다. 일생을 함께 보내고 싶은 동반자를 만나는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

 

크리스마스 저녁식사 , 재키와 나란히 부모님 맞은편에 앉아서 다정하게 식사를 하는 소박한 꿈을 이루고 싶었다. 93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이 꿈꾸는 아주 소박한 .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이런 일상의 장면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소원이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레즈비언 딸을 것도 인정할 없는데 굳이 많은 친지, 친구들까지 불러서 광고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어차피 정상적인 결혼도 아닌데 그냥 살지, 뭣하러 식까지 올리고 혼인신고를 하느냐는 말로 키아라의 가슴을 찢어놓았다. 94

 

사회적 비주류에 속하는 싱글맘과 싱글 대디가 그렇듯이 동성애 부모들도 고민이 필요할 , 그렇게 생각하니 서로 굳건한 신뢰를 가진 엄마 명이 있는 것도 왠지 나쁘지 않을 같다.

 

아이를 가져서는 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이 아니라 양육할 준비가 사람들이에요. 알코올중독자, 마약중독자, 정신적으로 허약하거나 아이를 학대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98

완전 공감!!!

 

지금은 모르는 환자들이 그냥 지나가는 말이라도 "남자 친구 있어요?"라고 물으면 바로 " 레즈비언인데요. 여자 친구가 있어요."라고 답해버린다. 그랬을 누가 충격을 받거나, 편견을 갖는다면 자신의 탓이 아니라 사람 소양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용기를 내고 당당해지니 세상이 편안해졌다.

누군가가 동성애자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동성애자들이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라 몰라서 그런 거니까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101

! 배워야 하는 사고방식이다. 문제들에 대한 화살을 내가 아닌 '소양이 부족한 타인'에게 돌리기.

 

05 사람책 '우울증 환자' 읽다

통속, 신파, 지독한 사랑

도대체 이삼십 철부지 시절을 결혼 적정기라고 부르는 걸까요?

겪어보니 진짜 사랑은 오십 대는 돼야 있는 거 같은데…

솔직히 저는 연애를 여러 해봤고 결혼도 해봤지만, 오십대 중반에 만난 남자가 진짜 첫사랑이에요. 104

이삼십대 철부지 시절을 결혼 적정기라고 부르는 걸까? 라는 질문. 너무 마음에 든다. 나도 요즘 그런 생각을 하는데. 결혼 적령기 라는 것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거냐며! 시대에 따라 나이대도 달라지긴 하지만. 부모를 떠나 홀로서기할 있을 . 인가? '결혼'이라는 것을 하기에는 단순히 경제적, 정신적인 홀로서기 뿐만 아니라 뭔가 필요할 같은데 말이다.

 

현관문을 여는 행위 자체에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해하세요? 105

현관문을 여는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 처음 알게 느낌이다. 내가 동안 아무리 우울했어도. 내게 찾아 우울은 '새발의 ' 정도라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든다.

 

애정 없는 결혼생활은 지옥 같았고, 재미 따윈 온데간데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 때문에 이혼은 감히 생각지도 못했다. 자식들에게 이혼한 엄마, 아빠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참고 견디며 수십 년을 살아왔는데 파경의 씨앗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싹을 틔웠다. 117

 

오십 대의 조안은 두근거리는 십대 소녀의 마음으로 사랑에 빠졌다. 사랑은 어떤 거였을까? 그를 시간만 만나도 명치 끝이 뻐근해지고 너무 그리웠으니 불꽃보다 화려하고 뜨거운 사랑이라 해야 할까? 119

여러 번도 바라지 않는다. 그냥. 평생에 . 이런 사랑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두려운 주변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곁에 아무도 없다는 상실감이다. 남들은 그런 감정들을 무뎌지게 하려고 오히려 망치질을 하지만 조안은 그러지 않았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째로 아파했다. 123

'받아들임'. 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째로 아파하기. 아직 어떤 느낌인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같다.

 

06 사람책 '여자 소방관' 읽다

위급 상황에 여자라고 봐주는 없어요

 

일단 서류만으로도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적합한지를 1차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126

 

아홉 학교에서 소방교육을 했는데, 소방관이 직접 와서 시범을 보여줬어요. 그걸 보는 순간 마구 가슴이 뛰는 거예요. , 바로 저거다하는 느낌. 그때부터 소방관은 꿈이었어요. 127

파일럿이란 꿈을 가지게 되었던 순간, 나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말이지.

 

그냥 부모님에게 기대는 싫었어요. 직접 돈을 버는 훨씬 자유로웠으니까. 129

 

그리고 솔직히 걱정해서 뭐해요? 그런다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위험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걱정하는 시간에 다른 하면서 즐겁게 지내는 낫지 않나요? 139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단지 기가 세다기보다는 자유로운 기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 왠지 세레나처럼 살면 크게 고민할 일도, 걱정할 일도 없을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매일 즐겁게 도전하며 유쾌하게 있다면 이렇게 스스로 행복해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40

 

07 사람책 '신체 기증인' 읽다

죽은 후에도, 나는 남는다!

 

도대체 그렇게 남의 일을 돕는 거예요?

 

일종의 보험 같은 거예요. 인생 속에서 내가 한번 남을 도와주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나를 도와줄 일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남을 도와요. 그런데 만약 죽을 때까지 내가 아무 도움도 받는다면? 그래도 최소한 사람들은 좋은 , 멋진 놈으로 기억할 거잖아요. 그럼 됐죠. 손해나는 일은 아니니까. 153

 

창업에 관한 책을 내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비슷한 책을 출간했어도 먹고는 살았을 텐데, 그러기 싫어 계속 새로운 분야의 글쓰기에 도전했다.

 

늙는 두렵지 않은데, 체력이 떨어지면서 혹시 소극적으로 변할까봐, 도전 정신이 사라질까봐 두려워요. 155

체력이 떨어진다는 , 건강하지 않다는 . 대부분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 독감으로 일주일 정도만 앓아 누워도 이런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나이 들면서 드는 느낌은 훨씬 크겠지?

 

배우는 , 나누는 , 가치 있는 것을 위해 시간을 쓰지 않으면 이젠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죄책감마저 느끼게 되었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는다. 156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삶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삶이니까요. 저에게 있어 어떤 흔적을 남기지 못하는 삶이란 가장 절망적인 삶이니까요. 158

 

08 사람책 '정신병 환자 가족' 읽다

벼랑 끝에서 만난 '소울 메이트'

 

현실을 내버려두면 강물 위로 떠내려가는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163

 

마음이 묵직하게 저렸다. 167

 

뭐랄까, 하도 인생이란 놈에게 뒤통수를 맞아서, 이번엔 무슨 속임수를 쓰는 거야? 하는 의심까지 들었죠. 170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속에서 작은 희망을 보기 시작하면서 일이 천직처럼 느껴졌어요.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일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절망에서 조금씩 벗어날 있었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진 같아요. 176

 

자연스럽게 그가 다른 환자를 돌볼 때도 마음과 정성을 담게 되었다. 나중에 누군가가 우리 스티브를 이렇게 도와주었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담아. 179

 

09 사람책 '휴머니스트' 읽다

행복만큼은 신의 소관이 아닙니다

 

휴머니스트는 이런 불문율을 순간에 깨부순다. 그들은 까놓고, 종교 없이 살아보자고 주장한다. 없이도 우리 인간들끼리 먹고 있다고 외친다. 한마디로 '종교가 먹여주냐' 것이 그들의 모토인 셈이다. 184

 

중에서도 한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종교 없는 삶은 수준이 낮다' 단정 짓는 오만이다. 185

 

그녀가 생각하는 종교인이란 오직 종교를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삶의 모든 기준을 종교에 맞춰놓고 사는 사람이다.

 

대신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사람, 개인의 의사와 결정을 존중할 우리 사회는 훨씬 긍정적인 사회가 된다고 믿는다. 187

이런 사회.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각자의 의사와 결정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면. 사실 '소수자', '기득권', 등등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가지게 되는 권력관계를 드러내는 단어들이 모조리 살아질 것이다.

 

하지만 휴머니스트들은 바로 전통이 억압을 낳았다고 주장한다. 특정 종교재단이 설립한 학교들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학중인 학생들에게 종교를 전파하므로 학교는 전도의 수단으로 전락할 밖에 없었다고 본다. 190

 

휴머니스트 장례식은 죽은 사람에게 100퍼센트 포커스를 맞추는 예식이에요. 사람이 어떻게 일생을 살았는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는지, 사람이 살면서 이룬 성과는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그리워하고 추모하는 행사죠. 그래서 휴머니스트 장례사를 주축으로 사람이 생전에 사랑했던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준비해요. 죽은 이에 대한 정보를 모아 가족들과 친구들은 자리에 모여 사람의 삶을 기억하고, 사람 자체를 가슴 깊이 추억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거죠. 191

이런 장례식이었으면 정말 좋았을 같다. 아빠도, 누보도. 사람의 일생을 공유할 있는 자리였더라면. 23일이란 시간이 조금 행복하고 깊은 시간이었을텐데 말이다.

 

형식에 기대기보다는 죽은 사람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장례식이 훨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92

 

휴머니스트 행사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결혼식이다. 이들이 제안하는 결혼식은 교회를 앞세워 결혼 서약을 필요가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행사가 종교에 휘둘리는 대신 그날의 주인공에게 100퍼센트 초점을 맞추는 , 누가 결혼하는지에 따라, 누가 죽었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행사가 되는 바로 휴머니스트들이 원하는 행사다. 194

 

도덕적인 삶을 산다는 , 가치 있는 일에 목표를 두고 산다는 가슴 벅차고 즐거웠어요.

 

남편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자기 인생에 있어 최고의 활동은 바로 '아내를 지지하는 '이라고. '돈은 내가 테니, 당신은 가치 있는 일을 하라'."

 

이루고 싶은 솔직히 별로 없어요. 이제 예순이고, 퇴직할 때도 얼마 남아서. 그런데 꿈이라면 아주 많죠. 없을 정도로… 그중 가장 꿈은 있으면 늦게 은퇴하고 싶다는 . 가능하다면 죽을 때까지 일을 하다가 일터에서 죽어야죠. 나에게 있어서 일이란 세상을 살면서 중요하다고 믿는 나의 신념을 실천하는 것이니까. 199

 

10 사람책 '혼혈' 읽다

관용, 스스로 만들어가는 정체성

 

'출신이 어디야?'라고 묻잖아요. 그럼 런던, 리버풀, 이런 식으로 말하고요. 근데 나는 그렇게 못했죠. 엄마, 아빠 출신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후에야 비로소 나를 설명할 있었어요. 204

 

아이들의 재능은 대개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어떻게 개발해주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쉽잖아요. 부모가 어떤 인성을 가졌나에 따라 아이들은 커다란 영향을 받고 자라니까. 214

 

혼혈이었기 때문에 좀더 세상을 넓게 보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래서 시의원이 있었던 것은 맞는 말인 같아요. 215

사람은 그들이 가진 고민의 깊이만큼 성장하나보다.

 

11 사람 '와전 채식주의자' 읽다

채식하는 코스모폴리탄

 

누구나 자신을 가장 자유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식생활을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믿어요. 223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자기에게 가장 맞는 방식이 있고, 그걸 선택해서 살면 된다고 생각해요.

 

서로를 존중하고, 지킬 것은 지키면서 각자 추구하는 최대한의 행복을 찾자는 것이다. 226

 

모두가 진보적이거나, 모두가 보수적이면 재미없잖아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이래야 세상 맛이 나는 아니겠어요? 저는 그게 균형이라고 생각해요.  231

 

런던에 살면서 가장 즐거운 다양한 나라에서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부딪히며 친구가 있다는 . 세계 곳곳에서 건너온 다양한 음식을 먹을 있고, 다양한 음악과 춤을 영화와 연극을 즐길 있는 곳이라는 . 런던에서 살고 있는 지금 순간 자체가 축복이라고, 하나는 그렇게 믿는다. 234

 

12 사람책 '정신분열증 환자' 읽다

진짜 감사한 우리가 이토록 살아 있는

 

정신병 치료 프로그램 '가족 문제' 코스를 밟아 치료받는 동안 애써 덮어놨던 상처가 다시 아파왔어요. 가족 문제를 비로소 정면으로 마주하게 셈이죠. 동안 가족들 때문에 고민한 적도 없었고,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없었다고 생각해왔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하는 도중 자꾸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눈물을 멈출 수가 없는 거예요. 244

얼마 내가 겪은 감정들이 이와 비슷한 같다.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나는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같다는.

 

자신의 한계를 이기는 순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눈이 떠진 같다고 했다. 이제껏 가져보지 못한 에너지가 그렇게 그의 몸을 채우고 있었다. 248

 

진짜 감사한 우리가 이토록 살아 있는 거라고. 병마와의 투쟁이라는 터널과 극복 과정을 돌이켜보면 여기서 콜라를 마시고, 당신 앞에서 이렇게 대화를 나눌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얼마나 가슴 벅찬 감동인지 모른다고. 이렇게 우리가 쉬는 것부터 사소한 모든 것들이, 문자 그대로 '기적' 거라고.

 

진심으로 순간순간 감사하는 . 그리고 현실에 소홀하지 않는 . 꿈꾸기를 포기하려고 애썼지만, 어쩔 없이 새로운 꿈을 수밖에 없는 청년. 존은 정말, 누구보다도 '럭키' 하다. 250

 

13 사람책 '사립학교 졸업생' 읽다

상류층보다는 지식인이고 싶다!

 

회사는 전혀 학벌을 봐요. 무슨 학교 나왔나가 취업에나 연봉을 결정하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죠. 하지만, 그렇다고 '영국은 학벌을 전혀 따지는구나!' 이렇게 결론 내시면 돼요. 학벌 따지는 직장도 많으니까. 261

 

극단적으로 사립학교 출신의 80퍼센트 정도가 부모의 지위와 부를 이어받아 계급을 유지함과 동시에 상위 고소득 직종에 진출하는 반면, 공립학교 학생의 90퍼센트는 노동자 계급으로 고착된다. 264

 

태어날 것이 결정되어 있는 매우 불평등한 사회 구조다. 265

 

사립학교로 전학을 사회적 성공으로 가는 열쇠는 아니었지만 크고 중요한 것을 사립학교에서 배웠다는 알렉스. 그건 바로 인생을 여유롭고 길게 보는 방법이다. 사립학교에서 만난 많은 아이들 중에 정말 '뼛속 깊이' 상류층인 아이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보면서 알렉스는 생각했다. '나는 아득바득 경쟁하며,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살지는 말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즐겁게 사는 것이다. ' 266

 

14 사람책 '트렌스젠더' 읽다

지금 순간 다시 태어났어요

 

영국에서 열린 <리빙 라이브러리>에는 처음 등장한 트랜스젠더 책인 그녀는, 하루 동안 수십 대출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베스트셀러 중의 베스트 셀러였다.

 

우리도 칼에 베면 붉은 피를 흘리고, 누가 때려서 맞으면 멍이 들고, 상처를 입으면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자기들과 똑같은 평범한 인간일 뿐인데…. 다만, 우리 마음속의 세계는 여자로, 겉으로 보이는 몸은 남자로 태어난 것뿐이죠. 269

 

평생 정체성에 대해 한시도 고민을 멈춘 적이 없었어요. 상담도 수없이 해보고, 정신병원까지 찾아가보고, 자살까지 생각했으니까. 스스로를 설득해보려고 수많은 시도를 해봤지만 50 넘게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역시 여자가 돼야 ''로서 살수 있다는 거였어요. 270

 

이미 머릿속에는 각인된 트랜스젠더의 이미지가 너무나 크고 확고했기에 도무지 마음의 문을 열고 그녀의 사연과 삶을 들여다 수가 없었다. 273

 

간절히 바라며 기다려왔던 무언가가 이루어진 순간, 기쁨이 얼마나 컸을까. 고통조차 그녀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흘러 넘치는 기쁨의 노래를 막을 수는 없었으리라. 277

 

그건 내게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자살을 하느냐, 아니면 수술을 다시 태어나느냐의 문제였지…

트랜스젠더의 성정체성을 사람들이 이해하기가 정말 쉽지가 않은 같다. 동성애자와는 다른 차이에 대해서 말이다.

 

친구가 집을 샀다고 하면 뭐라고 말할 거예요?  차를 뽑았다고 하면 무슨 말부터 거예요?

축하해줘야죠.

그러니까 나한테도 다른 말고 축하해줘요.

캐리의 말은 내게 울림을 준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있는 그대로 축복해주는 것도 '상식선'에서나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특히 친하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무조건 적인 지지와 축하를 주기보다는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판단하고 자신의 의견을 강요할 때가 많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누군가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 이민 가서 새로운 삶을 펼치겠다고 과감한 결정을 했을 우리는 '?'냐고 묻지 않는다. 비록 걱정은 되더라도 토를 달지 않는다. 건투를 빌고, 앞으로 되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기운을 보태고 앞길을 축복하는 일일테니.

캐리가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그런 거였다.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보지 말아달라는. 다른 말고 무조건 축하해달라는. 그녀에게 '몸을 바꾸는 수술'이란 집을 사거나 이민을 가는 것만큼 인생을 바꾸는 도전이었고 결정이었으며 또한 선택이었을 테니. 281

 

캐리는 성전환수술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고 게임에서 승리했다.

이전의 그녀에게는 없던 자신이 여자라는 자신감과 진정한 '' 찾았다는 안도감이 생겼다. 다정하면서도 당당한 눈빛을 갖게 됐고, 여유를 얻었다.

 

신체의 성을 바꾸는 행위가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징표이자, 투쟁이라는 하나는 확실하게 있었다. 284

 

15 에필로그 리빙 라이브러리 open book

' 없이 살기' 프로젝트

 

어쩔 없이 하던 나의 '생계형 인터뷰' 어느새 ''이나 '직업' 넘어 새로운 즐거움으로 인생을 채워주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리빙 라이브러리> 것이 아니다. 타인을 배척하고 무시하는 대신 관심을 갖자는 . 조금은 별나게 보이거나 특이한 사람들, 혹은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말에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보자는 것이다.

 

영국에 어떤 청년이 없이 1년을 살기로 했다는데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담아달라는 내용이었다. 290

 

마크 보일은 돈이면 무슨 일이든 가능하게 우리 사회의 병폐를 비판하는 운동가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고, 여러 음성 메시지를 남겨도, 이메일을 보내도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 없이 사는 프로젝트' 때문에 그의 핸드폰은 받는 기능만 수는 없어서 메시지에 바로 답변을 없었다고 했다. 핸드폰과 노트북 충전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하고 있는데 지난 사흘 동안 날씨가 좋아서 충전을 못했다고 했다. 291

 

아니 도대체 이렇게 힘들게 살기로 결정한 거예요?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이유, 불행하게 만드는 다름 아닌 '' 때문이잖아요. 293

 

하루 세끼 먹을 식량은 이웃과의 물물교환으로 얻는다. 마크가 가진 오로지 몸뚱이 하나, 노동력뿐. 이웃에 있는 농장들을 방문해 일을 하고, 그들의 밭에서 소량의 채소나 곡식을 얻어먹고 산다.

 

물질 만능주의 사고방식과 습관에 길들어져 언제부터인가 아무 고민 없이 물건을 버리고, 새로운 물건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렇게 물건의 진짜 가치를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돈이 표시하는 숫자에 따라 가치를 매기게 되었다. 297

물건의 진짜 가치. 돈이 표시하는 가치. 솔직히 지금까지 분리해서 생각해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많이 다를 수도 있겠구나.

 

계획을 세워 동안 프랑스까지 걸어가며  배운 많은 것들에 비하면 사람들의 비웃음으로 받은 상처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계획도 세우지 않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상했다. 하긴 그들은 최소한의 의미조차 느낄 준비가 사람들일테니 서운할 것도 없었다.

 

마크가 뼈저리게 느낀 가지 진실은 이것이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존재가 아니라는 . 아주 잠깐 감동하고, 교화될 수는 있지만, 깊게 뿌리내린 삶의 방식이나 태도를 바꾸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 누군가에게 자신의 철학을 전하는 . 순교자 같은 태도를 가지지 않으면 어렵다는 . 걸음 걸음 천천히 가야 한다는 알게 되었다.

 

마크는 상처를 받았다.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줄 것만 같았던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해서 그랬다. 하지만 잠시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실은 이미 마크의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신경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마크가 진정 환경에 대해 관심도 없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애초에 자신을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고, 그렇게 강한 방식으로 반론을 제기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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