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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9일 09시 17분 등록

그리스인 이야기3

에우리피데스에서 알렉산드로스까지

앙드레 보나르지음/ 양영란지음

저자에 대해서

***내용을 중심으로 한 출판사 서평

그리스는 신화가 아니다. 역사다. 인간이다.그리스, 하면 왠지 가장 먼저 신화가 떠오른다. 왜 그럴까? 신화를 통해 그리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토머스 불핀치를 통해 그리스 신화를 배웠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국내에 신화 읽기 열풍을 일으켰다. 그리스 신화는 점차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동일시되어갔다. 하지만 신화가 고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제대로 짚어줄 수 있을까? 신화는 인간이 만들고 유포한 역사적 산물일 뿐이다. 그리스 문명의 핵심은 신화 속에 있지 않다. 그것은 그리스인이 만든 역사 속에 있다. 앙드레 보나르의 《그리스인 이야기》(원제 Civilisation Grecque)는 신화의 베일에 가려진 고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되살려낸 고대 그리스사의 고전이다. 저자는 그리스 문명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 즉 그리스 문명을 기획한 고대 그리스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하여 그들이 문명을 일구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이 더욱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다. ‘문명의 전범典範’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집약한 이 책은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대 문명을 진단하고 되짚어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고대 그리스 문명사의 고전, 50여 년 만에 한국어판 출간로마사 분야는 대표적인 역사 고전 《로마제국쇠망사》에서 《로마인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그러나 정작 서양문명의 근원이자 ‘위대한’ 로마 문명을 선도한 고대 그리스 문명을 체계적으로 다룬 통사는 거의 없으며 그나마도 우리 독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1954~59년에 세 권으로 출간되어 그리스 문명사 분야의 세계적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스위스에서 출간된 후 같은 언어권인 프랑스는 물론이고 영국, 미국, 포르투갈, 러시아, 루마니아, 일본 등지에서도 일찍이 번역 출간되었으며, 한국에서는 50여 년 만에 최초로 소개되는 것이다. 저자의 균형 잡힌 분석과 과감한 비평, 행간에서 드러내는 고대 그리스인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향수를 통해 고대 그리스사의 진수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참여하는 인문주의자’의 30년 투혼이 담기다저자 앙드레 보나르는 그리스 연구에 평생을 바친 스위스 학자이다. 30년 동안 스위스 로잔 대학에서 그리스어·그리스 문학 교수로 지내면서, 고대 그리스 문명을 ‘기획’한 철학자, 문학자, 과학자, 정치가 등에 관해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남겼으며, 특히 그가 불어로 번역한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은 서구학계에서 널리 호평을 받았다. 그 성과들이 바로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집대성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호고적 취미를 지닌 강단의 학자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인 이야기》가 널리 사랑을 받아 고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그가 인간과 문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자신의 연구와 일치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이 억압받을 때면 언제든지 강단을 뛰쳐나간 반파시즘 활동가이자 평화주의자였으며 ‘참여하는 인문주의자’였다. 어쩌면 이러한 사상적 배경이 그를 그리스 연구자로 만들었으며, 30년 연구가 오롯이 담긴 《그리스인 이야기》를 탄생시킨 것인지 모른다. [YES24 제공]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문장들

쇠락과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메데이아>

***문명은 발전 과정에서 자연적인 존재들, 이를테면 식물들과 같은 단계를 밝는다. 씨앗이 배태되어 싹이 나며 성장하고 흔히 문명의 고전시대라고 하는 시기에 만개했다가 피었던 곷이 시들고 노화함, 쇠락기에 접오들어 결국 죽는다. 어저면 문명은 완전히 죽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문명은 다음 세대에 올 인간들을 위해서 마치 귓가를 맴도는 과거에 대한 추억처럼 아련히 남아있게 마련이다. (11P)

***문명은 변화를 거듭할 뿐 죽지 않는다. 문명의 삶이란 말하자면 항구적인 태어남이라고 도 할 수있다. (12P)

***그리스 문명은 쇠망하면서 이와 동시에 사회와 사상의 격변을 통해 기독교의 토대를 마련햇으며 이것이 기원전 4세기와 3세기에 나타나게 된 본질적인 지향점이라고 하겟다.(13P)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은대중들에게 비판을 받는 만큼 사랑도 받고 잇다는사실을 짚고 넘어가려한다. 그이 작품들은 동시대인들이나 19세기 비평가, 특히니체같은 사람들에게 는 신랄한 혹평을 받았는가 하면, 고대 말엽에 살았던 세대들로부터는 아이스쿨로스나 소포클레스의 작품들보다 훨씬 더 사랑을 받았으며, 그 덕분에 알렉산드로스대왕에게 정보당한 광대한 동방 지역 도처에서 절찬리에 공연되었다. (15P)

*****비극의 완성, 에우리피테스:

에우리피테스는 노예제도나 여자의 생존조건, 남녀평등, 인간의 삶에 대한 신들의 역할, 신또는 우연의 본질 등에 관심을 가졌다. 에우리피데스는 인간이 대면한 문제라면 모든 것에 대해서 개방적이었다. 그는 인간의 비참한 삶, 약점, 고독 등자기 시대와 그 시대를 동요하게 만드는 모든 요소들에 관심을 보였다.(16P)

****에우리피테스는 인간을 쥐고 흔들며 때로는 파멸의 길로 이끄는 인간 내부의 비극적인 요소, 인간적인 열정이 지니는 비극적인 면을 통해서 인간을 설명하고자 했다.(17P)

****최초의 여성 심리 비극, <메데이아>:

“아이를 한 번 낳느니 차라리 방패를 들고 전쟁터에 나가는 편이 나으리.” 여자들에게 전쟁터가 잇다면 그건 바로 남자와의 잠자리가 될 것이다. 메데이아는 적어도 그 잠자리를 지킬 권리가 있다.

“그래 여자는비겁할 수 있고, 칼을 들이대면 무서워서 벌벌 떨 수 있어. 하지만 잠자리를 지킬 권리를 빼앗긴 여자보다 더 피에 굶주린 영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

이런 식으로 합창단 여자들에게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한껏 고무시킨 다음 메데이아는 이제부터 남자를 상대로 혈전을 치르려고 하는 자신을 모든 여자들이 지지해 줄 것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21P)

***남자들을 사로잡는 메데이아의 희한한 힘을 보게 된다. 드물게 보는 극단적인정념은 극단적인 지성의 결합이 바로 이 힘의 원천이다. 메데이아에게서는 정념은 정신을 흐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명철함을 한층 정화시킨다. 메데이아의 지성은 정념이 소용돌이치는 순간에도 점점 더 날카로워진다.(22P)

**** "나의 분노는 나의 결심보다 강하다네.“

‘나의 분노’는 다시 말해서 정념이며 메데이아의 마음속에 깃들어 잇는 악마, 살인적인 증오를 가리킨다.

메데이아는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맞수의 사망소식을 기다린다. 하인 한 명이 나타나 자초지종을 말하는 동안 메데이아는 소름끼치는 기쁨으로 전율하며 그 이야기를 듣는다. 어린 공주, 이아손이 여장부 메데이아를 버리고 선택한 인형 같은 공주의 이미지는 진주처럼 빛난다. 그 진주를 이제 짓밟아버리려는 참이다.(29P)

****아이들이 내민 선물에 마음이 동한 공주는 기다리지 못하고 혼례용 왕관과 베일을 착용해 본다. 거울 앞에서 전개되는 이 장면은 놀라운 우아함으로 보는 이들을 매혹시킨다. 갑자기 올 것이 오고야 만다. 여자 하인들은 순간적으로 간질 발작을 의심한다. 하지만 곧 이마에서 붉은 불꽃이 인다. 그 참혹함이란......(29P)

*** "너무 늦었다“는 한 마디 말 때문에 얼마나 많은 비극이 일어나야 한단 말인가! 운명은전속력으로 인간들을 몰아친다. (30P)

****인간의 마음 속에 깃들어 있는 정념을 다루다:

메데이아는 무엇보다도 정념으로 미쳐가는 영혼이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사랑했으며, 그에 대한 그녀의 사랑에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자존심이라는 감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아손은 말하자면 그녀의 포로 중의 하나였으며, 그녀는 그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런데 이제 그에 대한 사랑은 증오로 바뀌었다.(31P)

***에우리피테스는 메데이아의 악마적인 정념을 통해서 세계에 대한 우리의 소속감, ‘코스모스’에의 복속을 강조한다. ....요컨대 비극적인진실은 우리를 해방시켜 주는 힘이다.(33P)

****에우리피데스는 이 악마저인 힘의 본질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가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은 우리으 마음이 얼마나 복잡한지, 즉 우리도 알지 못하는 우리 마음의 복잡다단함이다. 또한 우리 안에 깃들어 있는 이 힘은 우리 자신이 그 힘에 대항할 수 없고, 그 힘은 우리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다.(33P)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에 나타난 비극성

***신랄할 정도로 진실에 천착하는 에우리피데스는 거짓가치의 거품을 빼는 데에서 쾌감을 느낀다. (40P)

****위대한 장수이며, 왕 중의 왕인 아가메논, 군대와 정치가, 그가 증오하는 제사장들에게 마음에 품고 있는가장 절실한 욕망, 인간의 의식이나 자연의 섭리에 합당한 이 욕망을 강제하는 대신, 모든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며 자신에게 남아있는 유일한 용기, 즉 두려움이라는 궁지에 몰리는 이 한심한 아가멤논은 인간의 영혼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읽는 에우리피데스가창조한 가장대표적인 인물 중의 하나이다.(40P)

****부조리한 전쟁에 대한 고발:

그리스인들과 트로이아인들이 10년동안이나살육 전쟁을 벌인 것은 신들의 의지 대문이엇다고 시인은 말하고 싶은 걸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신탁은 그리스인들에게 “출발하기를 원한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비극은 전쟁이 신들에게서 비롯된 불가항력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48P)

***매번 불운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악의에 찬 인물처럼 단단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독가스처럼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다가 인간 영혼의 모공을 통해 몸속으로 스며들어 몸을 부패시키는 식이다. 바꿔 말해서 사건의 틈새를 파고들어 행을 불행으로 바꾸어놓는다. 서둘러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너무 늦게 쓴 편지 혹은 수취인의 주소를 잘못 쓴 편지 정도만으로도 운명을 뒤바꿔놓기엔 충분하다.(50P)

***비극성 너머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일벌:

비극을 통해서 비극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고통을 통해서, 우리는인간으로 살기를 배우며, 신들뿐 아니라 우리자신, 인간인 우리 자신의 약한 마음으로부터 기인하는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야 하는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배운다. 그리고 크고 작은 부침이 끊이지 않는 그 운명의 끝에는 언제나 피할 수없이 이해 할 수 없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54P)

****프뤼기아인들이 성곽에 올라 서서 그들에게로 죽음이 오는 것을바라볼 때면, 죽음은 항상 괴물같으면서도 황홀한 신, 청동 갑옷을 입고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아레스의 모습이었다. (55P)

***코스모스의 아름다움, 우주의 아름다움은 항상 우리 인간이 지니는 공포와 더불어 날실과 씨실처럼 짜였다. (55P)

****아가멤논이 그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죽이려는 장면 중, 이피게네이아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보자.

“오, 어머니, 어머니, 오, 불행한 이피게네이아여, 그는 나를 바리네요. 나를 넘겨주려 하네요.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그가 말이에요.

그는 나를 홀로 버려두네요. 냉혹한 헬레네와 함께 홀로, 나의 피를 가져갈 검은 아름다움과 함께.

그는 나의 목을 자를 불경스러운 칼을 준비하고 있어요.

왜, 왜 찬란한 에우리포스 해협 위에 사는 신들은 바람의 길을 막은 것일까요?

왜 모든 운명의 주인인 제우스는 어떤 이들에게는 태양이 가득 내리쬐는 바다로 출발하는 기븜을 허락해주고,

나에게는 당속 음지에서의 괴로운 기다림을 명령하는 걸까요?.......

오, 필요의 신, 무자비한 여신이시여......

오, 생명의 시간이여, 죽음을 학습하는 무서운 시간이여........”(57P)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우주의 소리, 우리가 시라고 부르는 그 소리, 우리를 기븜으로 채워주는 소리, 우리에게 비극의 잔혹성을 사랑하게 마느는 그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리스 비극은 우리를 공포와 동시에 희열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우리의 마음은 야성적인 희열 속에서 춤춘다.(58P)

비극 <박카이>

****에우리피데스는 마케도니아의 왕 아르켈라오스의 손님으로 그곳에 체류 주이던 기원전 406년에 죽었다. 당시 그으 나이는 75세였다.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와 <박카이>는 그가 생애 말기에 쓴 비극들 중에서 오늘날까지 잔해지는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기원전 405년 그의 사후에 아테나이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다. 두 작품 모두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애석하게도 에우리피데스는 생전에는 그와 같은 영광을 거의 누리지 못했다. (61P)

***디오뉘소스는 기븜을 나누오주는 자다. 그와함께 한다면 고통은 사라지고 웃음과 함께 쾌락, 뮤즈와 사랑이 찾아온다. (67P)

***모든 비극은 어떤 의미에서는 현존하는, 또는 현존하는 것으로 보이는 세계에 대한 반항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모든 비극은 또 다른 의미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가상 뒤에 시에 의해서 드러나는 그렇게 도어야만 하는 세계, 아니 시에 의해서 드러난 세계에 대한 믿음 행위라고 할 수 있다. (76P)

***"이 종교의 효용성은 어디에 있는가?“ 왕(펜테우스)이 묻는다.

이 질문에 신(듸오니소스)은 “너는 그것을 알 자격이 없다”고 반박한다.

“당신의 신은 어떤 분인가?” 왕이 또 묻는다.

이에 대해서는 “자기 마음대로지”라는 답이 돌아온다.(78P)

***신은 여기에서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힘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틀림없이 의식의 신이 아니라 자연의 신, 이 세계의 신으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보아야 한다. 신은 산속에 있다. 신은 산속에서 기적을 통해서 자신의 자유로운 행위, 창조적 행위를 보여준다. 신은 샘이 솟아나는 곳에 짐승들이 뛰노는 곳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숲과 산의 감춰진 일상 속에 있다. 신은 인간의 삶을 포함하며, 그것을 뛰어넘는 풍성한 삶 자체다. 신은 보편적인 삶의 흐름이며, 인간을 그 흐름 속으로 이끈다. 모든 삶은 신서하며 자연 속에서 살아간다. (82P)

***녹색의 초원에서 뛰어노는 새끼 사슴, 고독한 숲 속에 그늘을 드리우는 나뭇가지들, 폭풍 속에서 뛰어다니는 박카이는 이런 것들이 주는 기븜에 합류한다. 신은 이 모든 것이다. 요동하는 산은 산이 거둬주고 있는 모든 존재들과 똑같은 신의 숨결에 의해 활기를 얻는다. 춤을 추는 대지와 포효하는 야수들도 신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똑같은 흐름이 이들을 이어주며, 필요하다면 이 같은 교제를 단절시키려고 하는 자들을 상대로 반기를 든다. (82P)

***오직 인간만이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사며, 바로 이것이 인간의 불행이다. 인간은 대자연의 가장자리에 자기만의 고립된 세계를 구축하고는 그것을 지혜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신으로부터 분리되었으므로 지혜가 아니라 광기라고 해야 마땅하다. 에우리피데스는 그의 작품 속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광기의 수수께끼를 다루었으며, 광기를 분리라고저의했다. 자연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신으로부터 분리된 인간의 삶 전체가 그에게는 광기로 보였던 것이다.(82P)

***춤추는 대지에서 짐승 가죽을 입고 나뭇잎 화관을 만들어 쓰고서 함께 춤을 추며 대지와 대지로부터 생겨난 사물들의 리듬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인간은 진정한 지혜, 미친자들의 광기에 도달할 수 있다. 스스로 미친 자, 즉 영감을 받은 자가 됨으로써 인간은 자기 안에서 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간에게 자연은 놀라운 선물로 가득 찬 곳이 된다. 자연은 인간에게 포도주와 우유, 꿀을 내어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을 기쁨의 솟아남으로 표현될 수 있다. (83P)

***박코스를 알게 되는 것은 기븜과 만나는 것이다. 춤추고 노래하는 기쁨, 피리소리와 포도주를 즐기는 기쁨, 아프로디테와 뮤즈들의 즐거움, 이것이 지적인 지혜를 단념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디오늬소스를 받아들이는 자들에게 열리는 삶이다. (83P)

****신의 정의를 묻다:

신의 전지전능함은 이처럼 무제한적인 자유 속에서 발현된다. (86P)

****신이란 전지전능함이며, 전지전능함이 신을 정당화하는 요건이라면 디오늬소스는 분명 정당화될 수 있다. 그가 어떤 행동을 하건 말이다. 소포클레스가 말했듯이 “신들이 무슨 짓을 하건 그건 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신앙은 일종의 신성한 공포, 제동장치라고는 없는 힘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고 느끼는 불안, 두려움이 될 수도 있다.

신은 우리에 죽음을 부여할 뿐 아니라 우리를, 이리와 더불어 이 세계를 춤추게 하고 노래하게 하는 본질적인 힘이다. 신은 사는 기쁨, 쾌락이며, 동시에 고통이다. 신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눈부신 신비다.

그러니 에우리피데스는 질서정연하고, 이성적이고 명쾌한 정의로 이루어진 세계를 버리고 광기의 신과 총체적인 흐름 속에 자신을 맡기는 동물적인 기쁨만이 중요시되는 박코스 행렬에 합류하는 길을 택할 것이다. (86P)

****신은 그 자신이 윤리 의식이며 불완전한 인간의 발 아래에 놓인 혼돈의 심연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 추구하는 완벽성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과연 디오늬소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87P0

투퀴디데스와 도시국가들 간의 전쟁

***그리스 쇠락의 대장정에서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역사가 중의 한 사람인 투퀴디데스가 등장한다. (93P)

***투퀴디데스는 역사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이 법칙은 얼마든지 이해 가능한 것이다. 그 법칙들을 안다는 것은 역사의 토대 위에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다 .(104P)

***역사에 대한 모든 설명은 주로 인간의 본성,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지식으로 귀착된다. 인간은 저마다 다른 신앙, 필요, 제도를 지닌 환경에 놓일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연구하는 건 주요한 일이다. (106P)

***역사를 설명한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항상 인간,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다양한 변주를 펼치는 인간이다. 오직 인간 본성의 상대적인 안정성만이 역사 변천의 버칙을 수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106P)

****27년동안 계속된 필로폰네소스 전쟁은 아테나이 지배 체제하의 그리스 통합이 실패했음을 의미하며 아테나이 지배 체제하의 그리스 통합이 실패했음을 의미했다.한 마디로 도시국가들로 이루어진 그리스의 몰락을 뜻하는 것이었다.(108P0

****산다는 것은 우선 지속하는 것임, 존재의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다. 투퀵디데스에 따르면 인간은 죽음을 피하기 위해서만 죽음과 맞선다. 산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복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소요하는 것이다.

소유와 지속, 이것이 생존 본능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이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주는 단어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이익‘이 될 것이다. 이익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활동을 좌우하는 동기다. 온갖 동기들이 그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109P)

****대중들을 움직이기 위해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은밀한 동력을 발동시키기 위해 이익 또는 이익의 동어의(유용성, 소득, 이점 등)을 언급하지 않는 행동가란 없다. 이러한 단어들투퀵디데스의 작품을 관류하는 키워드다. (109P)

데모스테네스와 도시국가 시대의 몰락

***말더듬이에서 명연설가로:

일곱 살 때 아버지를 여윈 탓에 부정직한 보호자들에게 많은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긴 그는 재산을 되찾기 위해 웅변술과 법률을 공부했지만, 고작 일부만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는 밥벌이를 위해서 변론 대필가, 즉 고객들을 대신해서 변론을 써주는 별 볼일 없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120P)

*** 타고난 연설가였던 그의 신체적 결함 중에는 부정확한발음도 빼놓을 수 없다 감정이 고조되면 말의 이어지고 끊어짐이 불분명해졌으며, 특정 음절을 발음할 때는 혀가 고이는 토에 말을 더듬었다. 게다가 숨이 짧은 탓에 문장 중간중간에서 숨을 쉬고 다시금 말을 이어야했는데, 문제는 그가 유난히도 길고 복잡한 문장을 애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었다......적절한 연습과 타으 추조으 불허하는 으지로 데모스테네스는 발음을 교정하고 비효율적인 호흡을 바로 잡았으며, 틱 장애로 굽어진 어깨도 교정했다 그의 초기 연서드은 청중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그는 결국 민회에 모인 사람들이 가장 경청하는 연설가로 우뚝 섰다.(122P)

***데모스테네스는 자신의 희망이 모조리 물거품이 된 후에도 살아남았다. 망명 생활 속에서도 그는 투쟁을 게속햇으며 필립포스, 알렉산드로스, 안티파트로스에 대항해서 싸웠다. 아테나이에서 그는 새로운 항거를 이끌어냈다. 그의 정책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뿌리 깊은 도덕적 가치가 그가 제시하는 정책의 틀을 이룬다. 그에 따르면 바르바로스들의 모든 지배방식에 맞서서 아테나이는 도시국가의 민주정 형태를 제시해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인본주의의 토대 위에 세워진 그리스 문명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141P)

플라톤의 정치적 대망

***플라톤 이전에 그리스 문학은 시(詩)가 중심이었다. 기원전 5세기 경에 시인은 젊은 층을 물론 도시국가 전체의 교육을 담당햇다. 플라톤 이후에 그리스 문학은 지혜, 과학, 철학이 중심이 되었다. 시인이 아닌 철학자, 학자가 개인과 도시국가의 교육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145P)

***플라톤은 기원전 427년에 태어났다. 그는 완벽한 교육, 즉 지성을 예리하게 정련하고 정치 생활을 위해 언어를 유연하게 가다듬는 최상의 훈련을 받았다. 게다가 잘 생기고 건강한 젊은이였다. 떡 벌어진 어깨 때문에 플라톤이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였으니까. (147P)

****플라톤은 어린 시절체력 단련자에 드나들던 무렵, 이 언어 마술의 대가 소크라테스가 역설을 전재하고 ‘반박’을 발전시켜가는 광경을 자주 접했다. (148P)

***플라톤은 그가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스승이 죽을 때까지 의 8년 동안 열성제자로 따라다니며 실행에 대한 경멸, 신랄함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플라톤은 정의로운 인간으로정의로운 도시를 통치하고 싶었다.

**** 아테나이의 혁명 기간동안 “믿을 만한친구도 동지도 없다:”고 고백했던 플라톤에게 전혀 예기치 않앗던 가장 힘든 시련이 닥친다. 그가 은밀하게 품고 있던 의혹에도 불구하고 늘 존경하고 사랑하던 스승, 항상 그의 기대를 채워주는 대담을 이끌어내던 소크라테스가 시민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152P)

****플라톤에게 소크라테스를 처형한 아테나이는 거꾸로 가는 세상, 모드 srjt이 뒤죽박죽인 세상이었다. 그러니 이 전복된 세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우리의 허울뿐인 눈이 현실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사실상 순전히 가상일분이며, 보이지 않는 것, 우리가 지닌 감각의 언어로는 잡히지 않는 것만이 유일하고 순수한 현실이라고 부릴ㄹ 자격이 있다. (154P)

***플라톤과 소크라테스, 이 두 사람은 도저히 떼어낼 수 엇을 정도로 뒤엉켜서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킨다. 다시 말해서 새로 태어난 플라톤이 새로 태어난 소크라테스, 즉 정의와 혼동되는 소크라테스, 정의로운 사람 그 자체인 서ㅗ크라테스와 다시 만난다. (154P0

***기원전 387년(그의 나이 마흔 살), 그는 아카데미이아를 세워 진정한 철학자들, 즉 미래의 국가를 통치할 인재들을 키우기 시작햇다. 그곳에서, “플라타너스가 느릅나무와 귀속말을 주고받는 ” 그 정원의 오솔길에서 플라톤의 우정, 플라톤식 당파주의, 플라톤식 음모, 요컨대 학업과 변증법, 인간의 사고와 삶 주에서 아직 파헤쳐지지 앟은 처녀지에 대한 체계적인 탐구 등을 통해서 열성적이고 결연한 젊은이들이 성장하게 될 것이었다. .....플라톤의 학당, 고대 말엽에 생겨난 이 최초의 고등교육 기관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에너지의 보고였다. 이곳에서는 말하자면 폭발적인 힘을 제조하기도 햇지만, 무엇보다도 고대를 계승하게 될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 이 새로운 시대란 기독교 세계를 의미한다.(156~157P)

***** 플라톤은 퓌타고라스 학파와의 접촉을 통해서 금욕주의적인 열정을 가지게 되엇으며 이는 그가 나이 들어서 집필한 대화편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고르기아스>, <향연>, <파이돈>, <파이드로스> 등에 새로운 신앙을 불어넣었다. (158P)

****플라톤은 타라스와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에서 오르페우스주의자들과 어울렸다. 이들은 유랑하는 걸인들로 신전의 입구에 자리 잡고서 조악한 부적들을 건넸으며, 입으로는 쉬지 않고 주줄을 암송했다. 사실 오르페우스주의자들은 가난하고 불상한 사람들이었다. 비참함과 배고픔으로 가득한 삶에서 오르페우스주의는 이들에게 팍팍한 삶을 잊게 해주는 피난처이자 죽음을 약속해주는 일종의 꿈이었다. (158P)

****플라톤은 수호자의 교육에 가장 공을 들인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전통적인 귀족 교육 과목인 체육과 음악에 기초하고 있다. 음악이라고 하면 뮤즈와 관련된 모든 것, 즉 시, 엄밀한 의미에서 음악, 그리고 춤을 아우른다. 운동과 예술을 통해서 군인 계급은 용기, 죽음에 대한 경멸, 그리고 스파르타나 테바이에서 융성한 서정시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도덕적 고귀함을 기른다. (164P)

****플라톤은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의 시민에게는 절대 권하지 않는 시가 있었으니, 바로 비극 시다. 아이스퀼로스와 소포클레스 시대만 하더라도 아테나이의 영광이었던 비극이 플라톤의 눈에는 위험스러운 열락(悅樂)으로 비쳤다. 그것은 인간정신을 나야하게 만들며, 죄스럽기 한량없는 호의로 정념을 포장하는 것이었다. 비극시인들은 호메로스처럼 그의 국가에서 추방당했다. 예술에 대해 지나치게 윤리의식을 강요하는 형국이었다. (164~165)

***인간은 부동의 낙원에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역사는 배제하려 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인간을 만든다. 안정된 세기들이란 겉보기에만 그럴 뿐이다.

플라톤이 <국가>를 쓰면서 민주주의의 사망신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믿었던 그 세기로부터 여러 세기가 지난 후 민주주의를 향한 행보는 안정된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코뮌과 더불어 보란 듯이 재개된다.(169P)

플라톤식 아름다움과 환상

****플라톤은 실재, 즉 상식이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 감각적인 것, 색채, 형태, 소리의 세계를 사랑하는 시인이었다. 플라톤은 일생동안 줄곧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이 물리적인세계에 열렬하게 매료되었다. 그의 저작은 화사하게 보여준다. (174P)

****그는 태양과 별을 사랑했으며, 하늘과 바람결에 실려가는 구름, 미풍에 흔들리는 나무, 푸른 초원과 강물, 물과 수면에 비쳐서 늘 바뀌는 존재와대상의 그림자를 사랑했다. 그의 저술에는 자연의 세계가 늘 흐드러지게 넘친다. 백조와 매미들은 그의 신화 속에서 즐겁게 노닌다. 크가 큰 플라타너스의 그림자, 샘물의 신선함, 보랏빛 포도송이의 향기 등이 소크라테스와파이드로스가영혼의아름다움에대해서 나누는 대화의 배경처럼 등장한다.(174P)

***플라톤은 무엇보다도 물리적인 자연의 걸작품으로서의 인간의 정밀한 아름다움, 성년이 되면 무르익게 될 청소년들, 체력 단련장에서 운동하는 청소년들의 우아함을 사랑했다. 단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그들 신체의 우아함 속에 배움으로 불타오르며 선해지려는 의지로 가득한 영혼이 자리하고 있어야 했다. (174P)

****동굴의 비유, 이데아의 철학:

플라톤의 우화에 의하면, 포로들은 그림자를 현실이라고 여긴다. 그림자는 실재의 모방품의 반영에 지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존재를 부정한다.(176P)

****동굴 속 포로들이 보는 모든 것, 즉 입상들과 그 입상들의 그림자는 감각적 세계를 형성한다. 감각적 세계란 순수한 환영의 세계다. 그림자는 감각의 환영이며, 꿈의 이미지에 불과하나, 사람들은 마치 이것이 유일한 현실인 것처럼 이를 천박하게 맹신한다. (178P)

***실제적인 존재들을 바라보기 위해서 포로들은 우선 동굴, 즉 자신의 육체로부터 빠져나와야 한다. 바꿔 말하면 죽어야 한다. 감각적인 세계로부터의 이탈은 노력과 고통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를 모호한 세계로 이어주는 사슬은 우리를 우리의 육체에 종속시키며 우리를 가상의 세계로 이어주는 사슬은 우리를 우리의 육체에 종속시키며, 우리를 가상의 세계에 가두어두는 욕망과 두려움, 정념을 상징한다. (178P)

****우리를 진정한 세계로 이끄는 “험난하고 바위투성이인” 오솔길은 철학적 성찰, 변증법적방식을 의미한다. 우리의 영혼, 영혼의 고귀한 부분, 즉 이성이 감각의 증언을 떨쳐버리고 험난하고 기나긴 수련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범(典範), 즉 완벽한 형태를 깨닫도록 인도한다. 우리가 실재라고 여기는 물체들은 이 전범의 조악한 모방품에 지나지 않는다. (178P)

**** 이 전범들을 플라톤은 이데아, 혹은 본질이라고 불렀다. 이데아라고 하는 말은 플라톤 철학에서 우리 정신의 사고가 아닌 우리의 외부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완벽한 것, 즉 창조되지 않고 원래부터 존재하며 불멸의 것, 영속적이며 변질되지 않는 것, 물질적인 세게, 감각세계의 부질없음을 인정하며 변증법적인 인식 방식에 따라 단계적으로 훈련받은 철학자의 여온만이 관조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179P)

***이데아를 제외하면 완전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아름다운 물체를 보거나 창조한다면 그건 우리의 영혼이 아름다움의 순수한 형태를 눈이나 손이 아니라 오로지 이성의 힘으로 간파했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행동이나 아름다운 물체뿐만 아니라 이 세계의모든 존재도 마찬가지다. 이 존재들은 감각으로 인한 환영이나 실수 속에서도 우리가 경험햇던 순수한 이데아, 본질에 대한 기억 덕분에 우리에게 드러날 수 있다. (179P)

***플라톤의 철학은 관념철학이다.하지만 이반적인의미에서의관념철학과는 영우너한 이데아,즉 영혼만이 알 수있는 또는 다시금 일아볼 수 있는 영원한 본질의 개관적인 존재에 관한 철학이다. 우리의 영혼은 이같은 천상의 존재들과 어울려 살다가 플라톤이영혼의 감옥이라고 부르는 것, 즉 맹목적이며 필연적으로 소멸하게 되어 있는 우리의육체 속으로 추락햇다. (180P)

****감각의 세계와 관념의 세계

영혼은 날개 달린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비유된다. 두 마리 말 중에서 한 마리는 흰색이며, 영광과 덕성, 진실을 모두 겸비했다. 이 백마는 우리의 고귀한 정념, 아름다움과 선함을 향한 우리의 본능적인 노력을 상징한다. 다른 한 마리는 퉁퉁하고 꼬였으며, 검은 색에 목은 짧고 두 눈은 벌겋게 충혈되었으며, 콧구멍에 털이 잔뜩 났다. 또한 폭력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고삐를 힘껏 잡아당겨야 겨우 멈춘다. 이 상징적인 마차를 모는 마부는 바로 우리 영혼의 고귀한 부분, 즉 이성이다. 이성은 날개 달린 두 마리 말을 정면에서 몰아야 하며, 신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다라서 이 말들을 하늘로 올라가게 해야 한다. (181P)

****육체와 감각적 삶의 부정

그때까지만 해도 고대의 삶은 죽음과 내세를 향하지 않았다. 고대의 삶은 지상에서의 재화와 생산과 정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인간이 지상에서 사는 즐거움, 짧은 기간이나마최대한 용감하게 최대한 올바르게 그리고 필요하다면 최대한 영웅적으로 사는 즐거움으로 충만해 있었다.(184P)

**** 아킬레우스는 후회없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삶을 호기롭게 탕진했다. 바뀌 말해서 자신의 삶을 정념의소용돌이 속에서 흥청망청 낭비했다. 그는 죽음을 맞이하는 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에게 눅음은 유일한 불멸성인 영예를 위해서 치러야 할 대가였다.(184P)

***오딧세우스는 지옥세계와 대면해야 하는 위협에 처했을 때, 그곳에서 그를 만난다. 오뒷세우스가 아킬레우스에게 엘뤼시온 들판이라고 하는 죽은 자들의 낙원에서 그가 누리는 왕의 조건에 대해 묻는다. 아키렐우스는 갑자기 힘을 되찾은 듯 분명하게 대답한다.

“나는 저승에서 왕으로 지내는 것보다 지상에서 태양 아래에서 가난한 농부를 돕는 날품팔이 일꾼으로 사는 편이 더 좋다.”

이 한 마디는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고대 그리스를 더할 나위없이 잘 요약한다. 서글픈사후 세계의 위안에 대한 지상에서의 현재 삶이 가지는 으뜸가는 유일무이한 가치를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185P)

***우리는 고대적인 실존의 축이 슬그머니 이동하는 것을 느낀다. 현재의 삶, 기쁨과 고통, 용기와 나약함, 지혜와 무지 속에서 사는 일시적인 현재의 삶은 더 이상 그에 앞서서 수많은 시인들과 현자들이 역설한 것처럼 우리의 가장 값진 재산, 우리 존재의 가장 확실한 중ㅅㅁ이 아니다. 지상에서의 삶, 유일하고 제한된 삶, 우리의 유일한 재산, 소중하고 대체 불가능한 육체적인 삶은 플라톤에 따르면 진정한 삶이 아니다. 지상에서의 삶은 진정한 삶을 위한 서곡, 말하자면 일종의 학교, 죽음에 대해 제기되는 질문에 불과하다.

새로운 소크라테스, 죽음을 넘어서 플라톤 안에서 사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자신인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미래인 플라톤은 지상에서의 삶은 “죽음에의 학습”에 불과하다고 힘을 주어 주장한다. 인간의 끈질긴 희망, 가장 확실한 존재 이유는 내세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은 감옥에서 사약을 마시는 스승의 얼굴에서 완벽한 평온함, “놀라운 평정심”을 읽을 수 있었다. (185~186P)

***“죽음은 일종의 오솔길, 이서이 우리를 인도하는 탐구과정에서 우리를 단도직입적으로 목표물에 데려다주는 지름길이다.” (186P0 -플라톤의 말-

***“우리의 육체가 우리와 함께 있는 한 우리의 영혼이 육체 내부에 있는 염증으로 오염되어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우리가 욕망하는 대상, 곧 진실을 소유할 수 없을 것이다. 육체는 그 육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들 때문에 우리에게 수천 개의 흔적을 남긴다. 이 때문에 질병이 야기되면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앞길은 또다른 두려움, 수천 가지의 공상, 수많은 경박스러움으로 채운다. 너무도 가득 채우기 때문에, 속담에도 있듯이, 우리에게는 좋은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다.” (186P) -플라톤의 말-

***“육체는 돌연 우리의 탐구 속으로 자신을 던져 우리를 동요시키고 당황하게 만들며, 마비시키고 진실을 가려내지 못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인가를 알고 싶다면 육체로부터 분리되어야 하며, 따로 남은 영혼이 사물들을 그 자체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일단 우리가 죽어야만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한 것, 지혜를 향유할 수 있다. (187P) -플라톤의 말 -

****영혼을 위해서 괘락과 육체의 치장 따위는 자신의 인격에 맞지 않을뿐더러 선보다는 악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것들이라는 이유로 이것들을 내던진 자, 오로지 학문이 주는 쾌락에만 몸을 던지고 영혼을 남에게서 빌린 장식이 아닌 자신만의 장식, 그러니까 절제와 정의 용기, 자유, 진실 같은 것으로 치장한 자를 신뢰해 보아야 하네! 이자는 평온하게, 운명이 자신을 부를 때 길을 떠날 수 있기를, 다른 세계로 떠날 순간을 기다린다네. (191P)

***행동하는 영혼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철학을 하는 것이라네. 다시 말해서 궁극적으로 고통없이 죽는 연습을 하는 것이라지. 그것이 바로 죽음으로 가는 길이 아니겠는가?.......(191P)

***플라톤은 현재의 삶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죽어야 할 운명을 타고난 이 삶은 덕성이어야 한다. 점점 더 엄중하고 엄격한 덕성의 실천이어야 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을 절대 단념하지 않았다. (195P)

****플라톤은 이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탈리아 퓌타고라스주의에 힘입어 더욱 명확하게 다시금 제기했다. "불의가 이 세계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영혼을 벌거벗기는 죽음의 순간이 오면 고약한 자들의 내면의 비참함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임을 확신하자, 영혼이 지금이라도 치유 가능하다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영혼이 영원히 불의 속에서 살게 하는 자들은 불행하도다. ((196P) -(성철스님의 자신을 속이지 말라>

***플라톤은 오르페우스주의자드이나 퓌타고라스 학파와 더불어 영혼의 불멸성을 자신있게 주장한다. 이 문제는 엄청난 분량의 그의 저작들을 통해서 볼 때, 그의 신비주의 주에서 가장 열광적인 주제인 동시에 그의 신앙을 보여주는 가장 새로운 주제이기도 하다. (201P)

***프라톤에게 농ZP제도는 하나의 현실이었다. 몽상적인 정신이 뿌리 깊은 현실주의에 무릎을 굻은 셈이다. 그는 노예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노예들에 대해서라면 아무것도 알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에게 노예란 다른 아테나이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열등하고 무지한 존재로서 그렇게 받아들이면 그뿐이었다. (207P)

***순수한 아름다움의 관조, <향연>

그런데 절대적 행복이라면 무엇을 말하는가? 마침내 육체를 떨쳐버리고 지고의 아름다움을 관조하도록 허락받은 영혼의 행복을 말한다. 플라톤은 자신의 꿈을 멋지게 형상화시키며, 꽃을 가꾸는 여자노동자처럼 대단한 인내심을 가지고 이 몽상을 완벽하게 가다듬는다.(211P)

****플라톤은 동시에 모든 문체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능역을 타고났다. 그는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의 곡예를 벌이며 자유자재로 소박함과 숭고함을 넘나들었다. (217P)

아리스토텔레스와 생명체

****플라톤의 이데아를 비판한 아카데메이아의 학생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384년에 트라케 해안에 위치한 그리스 도시 스타게이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마케도니아의 수도인 펠라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 니코마코스는 의사였으며, 필립포스왕의 아버지인 아뮌타스 왕의 친구였다. 니코마코스는 아스클레오스가문에 속햇다. 17살이 되던 해에 그는 학업을 위해 아테나이로 간다. 그곳에서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메이아에 입학한다. 그는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꼿꼿함을 유지하고 있는 스승에게 깊은 존경과 아낌없는 우정을 바쳣다. (226P)

****기원전 347년 플라톤이 죽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나이를 떠난다. 그는 평생 한번도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한 적이 없건만 여러 차레에 걸쳐서 아테나이와 마케도니아 사이의 반목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227P)

***알렉산드로스의 가정교사:

마케도니아의 필립포스 왕은 아제 열네 살이 된 아들 알렉산드로스의 교육을 전담할 스승으로 아리스토텔레스를 점찍었다. >>>철학자는 제자의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던 혁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혀 예감하지 못햇던 것으로 보인다. (228~229)

****미래의 대왕은 아리스토텔레스 덕분에 <일리아스>를 사랑하게 되엇고, 이를 최고의 걸작품으로 여겨 한평생 손에서 놓지않았다. (229P)

*****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영혼만을 배타적으로 다루는 철학자들을 대놓고 비판한다. 그에게 영혼이란 모든 동물의 생명의 원칙이다. <영혼에 대하여>는 ‘생명과 생명의 본질적 기능, 생명의 원칙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도 무방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러 동물 각각을 연구햇다기보다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일반을 모든 각도에서 조명햇다고 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는 동물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살아잇는 생명체를 연구햇다고 말할 수 있다. (235P)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처럼 인간에 대한 그의 연구에서 손, 지능, 인간의 삶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인간은 제대로 형성되엇다고 할 수 없으며, 가장 혜택을 받지 못한 동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다른 동물들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단 한 가지 수단을 가지고 있을 뿐이며, 이들이 이 수단을 다른 수단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동물들은 잠을 잘 때에는 물론 다른 일들을 해야 할 때도 신발을 벗지못한다. 이 동물들은 자신들의 신체 주변에 구비되어 잇는 방어수단을 평생 단 한 번도 떼어놓을 수 없으며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그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음 내키는대로 얼마든지 이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물론 원하는 무기를 원하는 때에 만들수도 있다. 인간의 손은 발톱이 되기도 하고, 뿔이 되기도 하며, 창이나 검, 그 외에 많은 다른 무기나 연장이 도리 수 있다. 인간의 손은 모든 것을 움켜쥘 수 있고, 오래도록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이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252P)

***“자연은 불필요한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그는 자연에 대해서 “조직하고 제조하며 창의력이 풍부하다”고 말한다. 자연은 “원하고” 언하는 목표를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다”자연은 그러므로 창조하는 힘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것을 위해 주어진 조건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할 수 있다. (256P)

***땅에 두 발을 딛고 선 철학자:

아리스토델레스는 강력한 현실주의자다. 동물의 세계라고 하는 현실은 그의 저작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정한 실존감을 드러낸다. 이 이상하고 비인간적인 생명체를 통해서 우리 인간 존재의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근원, 즉 욕망에 다라 자손을 번식해나가는 삶, 배고픔을 느끼는 삶, 허기를 달래고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죽이는 치열한 삶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263P)

*** 동물들과의 근접성은 또한 더욱 인간적이 되는 또 다른 방식처럼 제시되기도 한다. 동물들도 고귀한 인간적인 정서를 느낀다. 그것은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하고, 가장 유용한 감정들인 동시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맹목적인 감정들일 수도 있다.

“이 감정은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들과 대부분의 생명체에도 존재한다. 같은 종에 속하는 개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우정을 느끼며, 이는 특히 인간에게서 주로 나타난다.”(264P)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과 인간의 심리적인 유사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주목할 만한 구절을 남겼다.

“대부분의 동물들에게는 인간에게라면 좀 더 차별화된 방식으로 나타날 심리 상태의 흔적이 분명 존재한다! 가령 유순함이나 사나움, 용기나 비겁함, 교활함이나 자신감, 대범함이나 교활함 등이다. 또 지적인 면에서 슬기로움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인간의 감정과 닮은 이러한 감정들은 적지 않은 동물들에게서 관찰되며, 이같은 유사성은 우리가 앞에서 다루었던 신체기관들의 유사성을 상기시킨다.” (264P)

****아리스토텔레스의 인본주의란 궁극적으로 식물로부터 생겨나서 동물 잔체를 관류하여 인간에게 이르는 생명, 살아있는 존재를 이성의 빛으로 인도하는 흐름을 가리킨다.(265P)

알렉산드로스의 천재성 또는 우애에 관하여

****알렉산드로스는 그런 특출한 인물 중의 하나다.

그리스 민족의 집단 신화적 상상력이 알렉산드로스를 고르디오스의 매듭을 잘라버린 자로 기억하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참을 성 많고 아무리 능란한 손가락으로도 절대 풀 수 없다고 여겨졌던 이 매듭을 앞에 두고 알렉산드로스는 그걸 풀기 위해 씨름할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그는 단칼에 그 매듭을 잘라버렸다. (269P)

***그는 심사숙고 따위와는 거리가 먼 행동을 통해서 단번에 인간들을 결집시키고, 공동체를 통치하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냈으며, 이를 후손에게 물려주었다. 그는 말하자면 군주가 통치하는 근대국가를 탄생시켰다 (271P)

***기원전 333년에 벌어진 잇수스 전투도 역시 알렉산드로스의 승리로 끝났다. 바다와 산악 지대 사이에서 포위 위협에 기습공격으로 대항하며, 본진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다리우스를 겨누면서 기병대의 선두에서 두 군대를 갈라놓는 강물을 가르며 달려 나가는 격정적인 알렉산드로스의 기세에 눌린 다리우스는 부랴부랴 수레를 돌려 도주한다. .....페르시아군대는 완전히 박살이 났다. 10만 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잇소스 전투는 승자에게 두 개의 길을 열어주었다. (281~282)

***그리스 인본주의와 불교 인본주의의 만남:

그리스와 인도의 만남은 세계사의 관점에서 볼 때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다. 고대사가 낳은 세 가지 인본주의 가운데 두 가지, 즉 그리스 인본주의와 불교 인본주의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296P)

****불교가 지닌 금욕적인 특성은 소크라테스로부터 파생되어 그리스에서 확산되기 시작하여 알렉산드로스 시대에 이미 견유학파와 더불어 만개했던 금욕주의와 희한하게도 잘 어울렸다. 이 경향은 또한 플라톤의 금욕주의와도 썩 잘 어울렸다. (297P)

***그리스인과 이민족의 통합을 꿈꾸다

알렉산드로스에게 통합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민족들을 하나로 만들며, 이들, 즉 그리스인들과 바르바로스들을 서로 화해시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스적 사고에 젖어있던 사람에게는 지극히 새로운 제안이었다. (303P)

****아이스퀼로스는 침략자들에 의해 불타는 아테나이, 뿌리째 뽑혀나간 올리브나무와 포도덩굴 한가운데에서 페르시아인들에 대한 연민을 주제로 한 비극을 써서 그리스인들의 심장이 패배한 페르시아인들이 흘리는 피눈물과 하나가되어 뛰게 했다.

아리스트파네스는 포위당한 아테나이에서 제국주의적 궤변이 몰아오는 분기탱천한 동요에 맞서서 패배주의적인 희극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가시 있는 웃음폭탄을 선사햇으며, 정치 논쟁과 모욕적인 언사들이 난무하는 진흙탕 속에서 지고한 평화에의 염원, 친구와 작 모드를 우히나 평화, 시와 인본주의가 안겨주는 빛나는 평화에의 꿈을 전파했다.

이것이 알렉산드로스의 생각과 행동에 자양분을 제공한인본주의, 모든 인간을 향한 그의 사랑이 뿌리 내린 인본주의였다.

그렇다면 호메로스는? 알렉산드로스는 <일리아스>를 미치도록 좋아햇다. 그는 저녁이면 잠들기 전에 ,일리아스>를 읽고 또 읽었다. 머리맡에 칼과 함께 놓고 잘 정도였다. 이 죽음의 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인간에 대한 격렬하고 역설적인 긍정으로 무장한 알렉산드로스, 전쟁터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던 그가 아킬레우스가 뤼카온을 내려치면서 한 말(“그러니 이제 죽거라. 친구여, 너보다 훨씬 나은 파트로클로스도 죽었다.”) 을 떠올리지 않았다고는 상상할 수 없다. 죽음을 선사하는 몸짓 속에까지 스며 있는 우정의 흔적은 죽음을 맞이해야 할 공동의 필요에 따라 직면하여 모든 인간, 그리스인과 비그리스인, 적과 친구를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결합시키는 형제애의 매우 특별한 표시가 아닐까?(308_309)

****인본주의에 따르면 인간들 간에 유일하게 정당하게 존재할 수 있는 차별은 선한 자들과 악한 자들의 차별이었다. (310P)

***그리스인과 바르바로스 사이의 구분을 없애는 것이 알렉산드로스가 품고 있던 가장 대담한 꿈이었으며 이집트 성소에서 은밀하게 신의 부름을 받은 그가 고대사회, 그가 정복한 두 동강 난 사회의 단일성을 위해 내건 대원칙이었다. (311P)

***알렉산드로스와 스승의 결별은 그리스인과 비그리스인 사이의 태생적인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제자의 거부에서 기인한다. (318P)

****알렉산드로스는 길들여지지 않아 거칠고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청소년이엇다. 한 창 젊은 나이에 요절했으므로 평생을 야성적인 청소년으로 살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거친 야수라도 천재적인 야수임은 분명하다. 그는 어디까지나 인본주의에 사로잡힌 야수였다. (319P)

****알렉산드로스는 포도주가 아닌 자기 자신의위대함, 광대한 세게를 발견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부에서 발견한 위대함에 취했다. 이 이중의 위대함을 그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타오르는 횃불로 받아들였다. 누가 지핀 횃불일까? 그 자신 또는 신이 지핀 불, 그는 거것이 결국은 매한가지이며,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살아서 인간들에게 경배븓을 것임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알렉산드로스는 불멸을 추구했다. 영광의 불멸성은 물론 신들의 불멸성까지도 넘보았다. (320P)

****제왕의 죽음:

기원전 323년 6월, 알렉산드로스는 바빌론에 체류중이엇다. 그는 아라비아 정복을 위한 새로운 원정계획을 세우고 있엇다. 6월 13일 알렉산드로스는 갑작스럽게 오른 열을 이기지 못하고 평균수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서른세살도 채 안 된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325P)

질서라는 탈을 쓴 무질서, 두 명의 프톨레마이오스

**** 알렉산드로스는 장군들에게 “너희들은 나의 장례를 치르면서 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언했다. 비교적 새로운 질서가 정착하기까지는 무려 20년동안이나 계속된 전쟁을 치러야 했다. (330P)

**** 이집트의 새로운 왕 프톨레마이오스 1세: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그리스인들과 이집트인들에게 동시에 호소력을 가질만한 새로운 신에 대한 숭배를 창안했다. 이를 위해서 세라피스라는 이름을 가진 멤피스의 혼합 신을 택했는데, 이 신은 이름만 들어도 오시리스와 아피스의 합성임을 알 수 있었다. 박코스의 신비를 떠올리는 그리스 방식으로 숭배된 이 신은 이집트인들과 그리스인들에게 동시에 지시되었는데, 이는 공통의 종교를 통해 두 민족을 결합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세라피스 신 숭배는 여러 세기에 걸쳐서 엄청난 유행을 몰고 왔다. 특히 로마 제국시대에 절정을 이루었다. 세계 곳곳에서 세라피스 신 숭배자들이 생겨났다. 알렉산드리아는 세라페이온, 즉 세라피스 신을 위한 신전이 세워졌으며 세라피스는 이곳에서 수많은 기적을 행했다. (339~341P)

***프톨레마이오스는 죽음을 몹시 두려워했다. 그는 늙는 것을 슬퍼했으며, 심기증에 빠져들었다. 상당한 문화적 소양에도 불구하고, 그가 육성한 자연과학에 대한 실용적인 취향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기주의와 상상을 초월하는 허영심은 자신의 건강에 대한 한 그를 줏대없이 남의 말에 휘둘리게 햇다.(350P)

****당시의 한 역사학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왕은 너무도 많은 행운을 누린 나머지 언제까지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며, 오직 자신만이 불멸의 비밀을 발견했노라고 자랑했다.” 그가 무제한적인 삶을 꿈구면서까지 두려워했던 죽음은 그가 예순두 살이 되던 해에 그를 찾아왔다.(350P)

책의 전성시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박물관

****고대가 막을 내려가는 몇 세기동안의 알렉산드리아는 거대 도시였다. 알렉산드로스의 결정에 따라 나일강 어귀의 한가로운 마을, 비록 어부들과 목동들만 살지만 바다와 강이 만나며 세 대륙이 이어지는 교통의 요지라는 환상적인 입지에 세워진 이 도시는 빠른 시일 안에 세계의 창고,, 세계에서 가장 큰 상업도시로 부상했다. 이와 동시에 적어도 3세기동안은 헬레니즘 문화와 수도로서의 지위도 누렸다. (353P)

***최초의 도서관:

이집트는 오랜 문화국가이며 따라서 많은 소장품을 간직하고 있었다. 과거의 파라오들도 개인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중 한 도서관에는 이집트 문자로 ‘정신의 피난처’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앗쉬리아와 바뷜론의 몇몇 군주들도 역시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에서는 쐐기문자로 기록된 장서들이 발견되었으며, 그 책들은 벽돌로 만들어졌다. 오랫동안 오로지 군주들만이 책을 소유할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362P)

****상당한 분량의 장서가 구비된 개인 서가를 소유한 자로는 단연 아리스토텔레스를 꼽아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드로스의 아낌없는 후원 덕분에 서가를 마련할 수 있었다.(362P)

****알렉산드로스 이후에는 파피로스와 양피지의 대량생산, 그리고 특히 식견있는 노예들이 필경사로 대거 진출함으로써 책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으며, 덕분에 덜 비싼 값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엇다. 서기 이후로는 소설의 시대가 열렸으며, 이는 독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364P)

****기원전 47년 카이사르가 이집트에서 전쟁을 벌이던 무렵,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장서는 70만권에 달했다고 전해진다. (365P)

****도서관과 박물관의 존재는 책이 문학까지 지배하는 풍토를 낳았으므로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시인들은 너무도 많은 것을 읽고, 도서관의 강의실에서 너무도 많은 볼루멘을 펼쳤다. 이들은 독서를 통해 영감을 얻고자 했다. “독서는 문체의 본질”이라고 아폴로니오스는 말했다. 그는 게다가 스스로를 가리켜 “뮤즈의비서”라고 칭했다. 그런가 하면 칼리마코스는 “나는 증거가 없다면 아무 것도 노래하지 않는다”라고도 말했다. 어던 주제가 되었건 그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시인들은 자료를 찾았다. 말하자면 문학이라는 자원을 고갈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작품들은 데자부, 즉 언젠가 본 듯한 느낌을 준다.(375~376)

알렉산드리아의 과학: 이리스타르코스의 천문학

***퓌타고라스 학파, 지구는 둥글다는 최초의 주장 :

퓌타고라스 학파는 기원전 6세기 무렵에 벌써 최초로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러한 주장을 내놓은 까닭은 부분적으로는 이데올로기 탓이라고 할 수 있다. 구(球)는 절대적인 대칭성으로 말미암아 완벽한 형상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월식이 일어나는 것은 지구의 그림자 때문이며, 이 그림자를 살펴보면 원의 형태가 찾아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양과 행성들의 운행에는 두 종류의 움직임이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도 퓌타고라스 학파였다. (383P)

***1615년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옹호하던 갈릴레이는 로마에서 열린 종교재판에 참석해서 그 이론을 포기하겠다는 언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지구가 축울 중심으로 자전하며 태양주위를 돈다는 제안은 잘못된 것이며 이단이라고 만천하에 공표되었으며, 코페르니쿠스의 저작은 금서목록에 올랐다. 가톨릭교회가 지구가 돈다는 내용의 저술을 출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최초로 결정한 것은 1822년의 일이다. (392P)

****힙파르코스는 아주 뛰어난 관찰자였다 그는 이렇다 할 도구도 없는 상태에서 정확한 별자리 지도를 작성하는 엄청난 작업을 완수했다. 그가 완성한 지도에는 850개가 넘는 별이 표시되어 있다. (392P)

지리학: 퓌테아스와 에라토스테네스

****알렉산드리아의 원정은 바야흐로 탐험의 시대, 지리 연구의 시대를 열었다. 대중들의 호기심과 상인들의 돈벌이 욕심 또한 알렉산드로스 원정에 참가했던 동반자들의 이야기덕분에 한껏 부풀어 올랐다. 대지의 면적이나 바닷길, 육로 등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얻으려는 학자들의 탐구욕도 이에 못지 않았다.

기원전 3세기 무렵에 이루어진 수많은 여행 중에는 상거래를 위한 여행뿐만 아니라 학문적인 목적을 위한 여행도 적지 않았다. 지라학자들은 이같은 토대로 정확한 세계지도를 만들겟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었다. (397P)

****** 지구 둘레를 잰 에라토스테네스“

기원 전 275년 퀴레네에서 태어난 구눈 컬리마코스의 문하로 들어가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는 또한 여전히 철학도시로서의 명성을 누리고 있던 아테나이로 가서 철학을 공부했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시인이기도 했다. 그는 전통적인 시 본연의 기능, 즉 헤시오도스와 솔론의 시가 그랫던 것처럼 교육적인 기능을 시에 돌려주고자 했다. (405P)

*****에라토스테네스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위대한 사서들 주의 한 사람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3세는 아테나이에 있는 40대의 그를 불러들여 도서관 사서직을 맡겼다. 그 후 그는 기원 전 195년 80세로 죽을 때까지 40년동안이나 사서로 일햇다. 그는 모든 분야의 학문, 당대의 모든 지식을 향해 열린 마음과 머리로 학문을 위해 헌신하는 충만한 삶을 살았다. (406P)

****율리우스 달력의 고안자:

에라토스테네스는 이른바 율리우스력이라고 하는 달력을 발명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1세기에 사용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 달력 체계는 1년을 365와 4분의 1일로 잡으며 윤년을 두었다. 다른 달력 체계에 비해 1년이 조금 더 길지만 무질서하게 난립했던 고대 달력 체계들 중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412P)

의학: 아르키메데스, 헤론, 그리고 증기기관에 관하여

****기원전 300년경에 태어난 헤로필로스는 프톨레마이오스 1세, 2세 재위기간동안 박물관에서 최초로 의학을 강의한 인물이다. 헤로필로스는 자신이 직접 본 것이 아니면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아르키메데스, “지렛대만 주면 지구를 들어올리겠다”

제 2의 오뒷세우스라고 할 수 있는 아르키메데스는 기원전 287년에 태어났다. 쉬라쿠사이 출신의 이 위대한 학자는 이 힘들을 연구한ㄴ 수학의 새로운 문야를 개척햇다.

아르키메데스는 훌륭한 학자였을 뿐 아니라 열렬한 기계, 다섯가지 즉 지렛대, 쐐기, 도르레, 무한나사, 그리고 권양기를 모아서 하나의 이론을 만들었다. 그는 나사못에서 출발하여 여기에 암나사를 더해서 볼트를 발명해낸다. 당시로서는 매우 중대한 발명이었다. (424P)

****아르키메데스는 쉬라쿠사이 포위가 게속되던 기간 중에 스스로에게 제시한 문제 풀이에 몰두하다가 로마 병사의 손에 죽었다. (425P)

시로의 회귀: 칼리마코스,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가 쓴 <아르고나우티카>

****고전의 답습을 철저히 배제한 칼라마코스:

칼라마코스는 평생을 시이며 문인으로 지내온 자들의 삶이 지니는 전형적인 굴곡을 보여준다. (440P)

***칼리마코스는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는 동시대인들에게 이제는 고전이 된 과거의 위대한 시인들의 모방을 장려하지 않았다 고전의 모방을 장려하기는 커녕 고전 모방이 모든 예술적 창조행위를 짓누른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완전히 배제해버렸다.

그는 자신의 격언시에서 “나는 연작시를 증오한다. 누구나 지나가는 상투적인 그 길...... 나는 공동 우물의 물은 마시지 않을 것이다. 대중적인 것들은 나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고 토해냇다. (441P)

******그가 서사시나 비극을 배제한 것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형식과 관련한 이유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서사시나 비극의 뼈대를 이루는 영웅주의가 진부하고 작위적으로 변질되다 보니,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도 그가 내세운 중요한 이유였다. (443P)

***이제 영웅주의는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물렀다. 그들에게 신이란 더 이상 행동의 원칙이 아니었으며, 더 나은 인간이 되도록 투쟁하게 만들거나 투쟁을 통해서 스스로를 뛰어넘게 만드는 신비스러운 요구가 될 수 없었다. 신은 단순한 위로를 제공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인간은 신의 품 안에서 자신을, 자신과 자신의 비참함을 잊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햇다. (443P)

****화살을 맞은 젊은 처녀의 가슴은 불꽃처럼 타올랏다. 메데이아는 이아손에게서 불타오르는 눈길을 떼지 않았다. 불안감으로 가득 찬 메데이아의 가슴은 요란하게 쿵쿵거렸다. 다른 생각이라고는 전혀 할 수 없었으며, 영혼 전체가 이 달콤한 고통으로 소진되는 것 같았다. (460P)

****en 사람은서로 마주보앗다. 암 말도 하지 않는 두 사람은 산 중턱 바위틈을 뚫고 나란히 성장해오면서 바람의 침묵 속에서 부동자세를 유지해온 참나무나 전나무 같았다. 하지만 곧 입김이 불어오자 두 사람은 흔들리기 시작하고, 곧 소곤거림이 웅장한 울림이 되어 서로에게 화답햇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에로스의 입김 속에서 흔들리며 서로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467P)

****아폴로니오스는 그리스가 마지막으로 창조해 낸 이 분야, 새로운 문학 장르의 창시자였으며 그 자신도 알지 못한 이 분야의 선구자였다 (474P)

테오크리토스의 낙원

*****그리스 문학은 물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독자들에게 기쁨을 주고자 탄생했다. 여럿이 공유하는 즐거움을 통해서 문학은 공동체에 보탬이 되고자 했으며, 공동체의 행위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자 햇다. 그리스가 발명한 대표적인 문학 장르인 미극만 놓고 보더라도, 처절한 인간 조건에 대한 인식을 불어넣어줌으로써 인간들에게 지헤와 투쟁, 그리고 해방의 도구를 쥐여준다. 그리스 문학은 적어도 공동체가 존재하는 한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햇다. 그리스 문학이란 인간의 인간 자신에 대한 성찰이며 공동의 행위를 위한 에너지 비축이라고 생각해도 좋았다. 그리스 문학은 순수한 오락거리, 무상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483~484P)

****이제 도시국가는 사라졌다. 대도시는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즐거움에 탐닉하는 개인들만이 존재한다. 문학은 따라서 개인적인 즐거움으로 변질되었다. 취향을 살려 교양을 높이는 것을 휴식이라고 여기는 자들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스스로 교양을 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테오크리토스는 섬세하게 가다듬은 시, 도시인들을 위한 전원시를 제공했다. (484P)

****테오크리토스는 사실주의와 일상적인 심리 묘사를 통해 신화를 현대화하는 동시에 그를 뛰어넘었다. 그는 더 이상 신화적인 인물이 아니라 여느 남자들과 똑같은 순진한남자이며 여자친구에게 “나와 함께 가축을 돌보고 가축의 젖 짜는 것을 도와주며 짠 젖에 시큼한 응고효소를 넣어 치즈를 만들어요.”라고 간청하는 농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바로 신화의 사실주의적인 현대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486P)

****하찮은 일상에 아름다움을 부여한 최초의 목가 시인:

테오크리토스는 시인이다. 시인에게 무엇이든 주어보라. 고리타분한 신화, 괴상한 사랑 이야기, 아니 곡 그런 게 아니더라도 굳어가는 우유나 청포도, 풀밭에서 뛰어노는 어린 송아지 등 일상의 하찮은 사물들, 무엇이라도 좋다. 시인의 손에서 모든 현실은 방사선이 된다. 그러니까 신선한 아름다움을 발한다는 말이다.(489P)

****전원의 풍경과 삶을 사랑했던 시인:

테오크리토스의 시 세계는 진실이면서 동시에 시다. 여기에서 진실이란 감각과 체험이라는 재료에 대한 시인으 충실함을 가리킨다. 한편 시란 요컨대 음색과 리듬, 감각의 취사선택, 이미지 등으 통해 진실을 아름다움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말한다. 테오크리토스의 시 세계는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500P)

****시적 진실의 두 요소: 사랑과 자연

테오크리토스의 서정성에는 사랑과 자연이라는 두 가지 주요한 요소가 적당히 혼합되어 사물과 감정을 그린 그의 풍경화에 시적 진실을 불어넣는다.

사랑은 모든 전원시에 산재해 잇을 뿐 아니라 온갖 종류가 모두 망라되어 있다. 테오크리토스가 등장인물의 입을 빌리지 않고 직접 말하는 겨우도 가끔 눈에 뛴다. (507~508)

****도시의 삶에서 길어 올린 시골에 대한 향수

테오크리토스에게 자연과 사랑의 혼합, 즉 시는 독자들에게 예전처럼 삶의 방식이나 죽음의 방식이 아닌 삶으로부터의 도피, 망각으로부터의 달콤한 도피를 제안한다.

“시는 인간의 기분을 치료한다. 시는 부드러움이지만 그 부드러움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부드러움’이란 말은 테오크리토스의 작품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한다.

“시는 인간에게 삶과 전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휴식아라고 할 수 있는 몽상, 삶에대한 향수 어린 사랑, 삶에 대한 달콤한 망각, 삶을 대신할 수 있는 몽상을 제공한다. (512P)

다른 형태의 도피, 헤론다스와 사실주의적 풍자희극, 그리스의 소설<다프니스와 클로에>

***생긴 그대로의 세계 속에서 인간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마주한 그 세계를 더 나은 세게로 변화시키는 것이 그리스 문학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제일 주요한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이 위대함에 다가가려는 욕망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약점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고,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인 이 세계속에서 그의 위치를 제대로 가늠해야 하며 세계를 움직이는 법칙과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칙을 분명하게 인식함으로써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현실에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이제까지 그리스 문학이 추구해왔던 목표였다.(522P)

***새로운 경향: 천박한 현실을 모방하는 문학

그리스 문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에우리피데스와 아리스토파네스는 물론 호메로스에서부터 박코스신의 여제사장, 아르키메데스에 이르기까지 다른 무엇이기에 앞서 로고스, 즉 말이었다. 그리스 문학은 귀로 듣기 위하여 몸으로 체험하기 위하여 존재했다. 그런데 헤론다스와 더불어 남에게 들려주기 위해 애를 스는 말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 실재를, 천박한 실재를 모방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문학이 남았을 뿐이다. (532P)

****그리스의 시는 모두 그리스만의 자연을 담고 있으며 이 자연은 실제적인 동시에 몽상적이다. 이는 눈부신 빛과 소리, 냄새로 가득 찬 아리스토파네스와의 자연과는 다른 종류의 자연이다. 아리스토파네스에게서는 가래가 뿜어내는 광채 속에서 따을 일구며, 마을에서는 두엄이 썩어가는가 하면, 로즈마리의 향기가 나고 새로 담근 포도주가 익어가는 냄새가 난다. 여인네들은 불어오는 바람에 풍만한 가슴을 맡기며, 울타리에서는 이름모를 작은 새들이 재잘되고 햇빛에 환장한 매미도 기를 쓰고 목청을 높인다. 이는 도한 헤시오도스의 떨떠름하고 성마른 자연과도 다르다. (540P)

에피쿠로스와 인간의 구원

****에피쿠로스는 대략 플라톤보다 한 세기 후 그러니까 기원 전 3세기 1사분기에 걸쳐 생존했던 인물이다. 그의 생각과 삶은 플라톤의 야심찬 관념주의에 대한 엄격하고 고통스러우면서도 평온한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고귀한 답변이다. (552P)

****열아홉이라는 나이에 그는 벌써 환자이기도 했다. 편지에서도 드러나듯이, 지나치게 예민하고 상처받기 위운 감수성을 소유한 그였지만, 그의 몸을 갉아먹는 위와 방광의 병, 당시의 의학수준으로는 아무런 치료도 기대할 수 없었던 그 질병이 주는 고통으로 심신을 단련시킨 그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이 질병과 더불어 살아가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554P)

***그는 행복하기를 원했으며, 그러므로 행복할 것이었다. 그는 지극히 단순한 행복의 비결을 혼자만 간직하려 하지 않았다. 그것을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전파했으며, 그와 더불어 그들도 행복을 맛보도록 도와 주었으며 그들과 친구가 되었다. (555P)

***12년 동안의 고독한 명상, 고통스러운 방광염, 12년 동안의 검소한 생활 끝에 에피쿠로스는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555P)

***에피쿠로스 철학의 위대한 점은 플라톤이나 그의 뒤를 이은 기독교처럼 하늘로의 도피를 제안하는 대신 세상에서 무언가 할 것을 제안했다는데 있다. (565P0

***인간은 왜 불행한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두려운 인간 존재 rr자의 마음 깊은 구석에 깃들어 있으면서 늘 우리를 엄습해 오는 이 불안감을 몰아내야 한다. 현실에 대한 규형 잡힌 관점을 통해 이 불안감을 몰아내고 나면 그때 비로소 행복이 태어날 수 있다. (566P)

***에핔로스는 물질에 이론의 여지가 없는 현실성을 부여했다 그는 플라톤에 의해 부정되었던 우리의 신체에 대해서도 물질로 이루어진 물체로서의 진정한 본질을 인정했다. 그는 또한 우리의 영혼이 자연의 다른 모든 존재들처럼 소멸하는 존재로서의 특성을 w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572P)

***그는 인간의 삶에서 신을 제거해버렸다.

“신들은 전혀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신들의 은혜를 포착할 수 없다.”라고 말햇다. 그리고 “신들이 잘못한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고 선한 사람들에게는 상을 주는 일로 고민하리라고 상상하는 건 어리석기 그지 없는 짓”이라고 했다. (573P)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죽음은 현재가 될 수 없다네. 그리고 죽음이 닥쳤을 때면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 없거든.“ 그러니 우리는 단 한순간도 죽음과 접척할 여지가 없다. 죽음 아에서 우리가 느끼는 공포, 우리의동요는 귀신을 상상하는 어린아이가 느끼는 공포만큼이나 어리석다. (576P)

****현자는 삶이란 내일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안다. 삶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날 이날의 매순간이다. 행복의매 순간 즐거움 속에서 충족된 욕구 각각, 즐거움의 매 순간은 영원히 소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이로써 세계는 내 안에 받아들여지고 삶은 제대로 살아진다. (5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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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죽음은 현재가   없다네그리고 죽음이 닥쳤을 때면 우리는 이미  세상에 없거든. 그러니 우리는  한순간도 죽음과 접척할 여지가 없다죽음 아에서 우리가 느끼는 공포우리의동요는 귀신을 상상하는 어린아이가 느끼는 공포만큼이나 어리석다. (576P)

 

****현자는 삶이란 내일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안다삶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날 이날의 매순간이다행복의  순간 즐거움 속에서 충족된 욕구 각각즐거움의  순간은 영원히 소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이로써 세계는  안에 받아들여지고 삶은 제대로 살아진다. (578P)

 ****”대지전체가 고통 속에서 산다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고통스러운   때문에 우리 인간들은 가장  많은 선물을  선사받았다.” (584P)

 

내가 저자라면

그리스인이야기는 너무나 훌륭하다 저자가 평생을 바쳐 연구해  그리스에  관한 모든 것이 여기에   망라되어있다.

인물중심으로 분류하고 시대별로 정리해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책이다.

인간은 모두 원시인으로 시작했다 시작되는   권의 책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건축법률의학까지  여러 분야에 대해서 다루어지고 있다  분야의 뛰어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그것은 마치 넓은 광장에 세워둔 동상처럼 빽빽하다.

 책은 앙드레 보나르가 인물중심으로 그리스인의 역사를  독특한 책이다.

평생의 연구로 잡고 관심있는 나라에 대해 이렇게 써보기 위해 시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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