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땠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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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어제 저녁 'CEO의 서재(한정원)' 출판회에 참석했습니다.
우연히 e-mail 광고(?!)를 보고 신청했던게 당첨되었더군요. 얼마 전 '지식인의 서재' 란 책을 내기도 했던 저자라 궁금했습니다.
덜컥 신청하고 덜컥 당첨되고 덜컥 참석했지요.
인터뷰이였던 두 분이 강연자로 나왔습니다.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장만기 회장과 SK 미소금융재단 신헌철 이사장(전 SK 에너지 부회장)
인상깊은 분은 두번째 강연자, 현 SK미소금융재단 신헌철 이사장이었습니다
다양한 책과 시를 좋아하는 듯한 그 분. 40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평범한 직장인에서 전문경영인까지 올라간 강단과 연륜이 보이더군요.
유독 기억에 남는 건 그 분이 인용한 두 편의 작품이었습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과 김춘수의 "꽃"
둘 다 아는 작품이고 한번쯤 읽어봤는데 너무나 생소한 느낌, 새로운 느낌, 신기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학교다닐 땐 그리도 책을, 국어를 싫어하던 유난히 한 아이가 지금은 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신기하네요.
오늘은 너무 익숙하지만 새로울 수 있는 시 한편으로 아침을 엽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익숙하지만 그 때 그 때 새롭고 신선한 사람이 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