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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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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2일 11시 22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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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은 아저씨가 하고 있는 일을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가 작업을 마치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클라이드 아저씨가 검사를 마치고 마이클을 보며 말했다.

"삶이라는 단어는 뭔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허제. 그러니 삶은 살아 있는 것일 수밖에 없당께."

"그라지라." 마이클이 대답했다.

"잠시만요." 내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뭘 알아낸 건지 제게도 얘기해주세요."

"무엇에 대해 말이여?" 두사람이 동시에 물었다.

"저에 대한 거요! 제 몸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살펴보았잖아요. 제게 말해줄 거 없으세요?"

"글씨, 정확히 말허자면 자네의 몸을 살펴본 게 아니여. 자네에 대해 알려고 살펴본 것이제."

"내 몸이 내게 뭐라고 말해주던가요?"

"자네의 몸에는." 클라이드 아저씨가 말했다. "어떤 진동이 울려 퍼지고 있구먼. 이 진동은 나가 읽을 수 있는 어떤 톤을 만들어내는디. 그 톤은 자네의 영혼이 어떤가에 달려 있제. 기술가자 허는 것처럼 음악 속에서 톤을 읽어낼 수 있당께. 자네도 알다시피 자네의 영혼은 허고 싶은 말이 있어. 자네 자신은 그말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서도 나는 알 수 있제. 자네와 자네의 영혼이 이제 막 서로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혔네. 누군가의 삶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건 언제나 흥미롭제.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 오기도 전에 그런 경험을 혀. 그건 전혀 재미가 없어. 그런 일은 여기서 일어나야 재미있는 법이니께. 몇 년 뒤에 자네를 다시 만나고 싶구먼." 클라이드 아저씨가 마이클을 돌아보았다.

"아제 말이 맞구먼요." 마이클이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웃음을 나누었다.

<음악 레슨> '여덟째 소절, 톤' 중에서

 

<음악 레슨>이란 책을 읽고 있습니다. 베이스기타 연주자가 마이클이란 사람을 만나서 겪는 것을 음악에서 중요한 것들을 배워가며 나누는 이야기를 모은 것입니다. 이 책의 화자인 질문쟁이인  '나'는 마이클에게 많은 질문을 하지만, 마이클은 여기저기로 나를 데려가고 뭔가를 보여주면서 '나'가 한 질문보다 더 많은 것을 내게 질문합니다.  마이클과 화자가 하는 질문과 대화는 독특하지만 어디에선가 본 듯 합니다. 이들이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인생 이야기를 하기 때문일 겁니다.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에서도 글쓰기는 '만보'라고 하면서, 글쓰기는 인생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에서는 알폰스는 연금술을 할 때, 자신의 영혼을 다른 물체에 담아서 연성을 합니다. 알폰스의 영혼이 담긴 갑옷들은 알폰스처럼 행동합니다. 작가에게 글쓰기가 인생이라면, 연금술사에게 연금술은 어떤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그것이 인생일 겁니다.

 

<음악 레슨>은 계속 음악과 인생이야기를 합니다.

"삶이라 부르는 것이든 음악이라 부르는 것이든 큰 차이가 없네. 차이라고 해봐야 보통 사람들의 음악적인 수명이 훨씬 짧다는 것뿐이지. 그 구분이 사라졌을 때 음악이 자네의 일부가 될 것이네."

 

책을 읽는 동안, 못 알아들을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걸 이해하기 위해 그동안에 봐왔던 온갖 것들을 가져다가 한데 뒤섞습니다. 조금 비슷해 보이는 것, 같은 어구, 같은 구분 등을 뒤섞습니다. 글쓰기 이건, 음악이건, 그림이건, 연금술이건 그게 인생과 별 차이 없는 거라면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서 뒤섞어서 다른 것을 만들어 나갑니다. 글쓰기, 음악, 그림, 연금술은 표현형이고, 그것이 담고 있는 것은 같은 것일까요? 사용하는 언어만 달라졌을 뿐이라면 그 전체가 말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 건, <음악 레슨>에서 영혼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 글쓰기로 말하려고 했던 것, 연금술로 하고자 했던 것..... 그것들처럼, 그림으로 하려고 하는 것이, 영혼이 인생 전체로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음악 레슨>에 나오는 다른 부분의 이야기를 제 마음대로 갖다 붙여봅니다. 그 대목은 꿈과 현실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이라고 하는 것. 알다시피 꿈속에서는 현실과는 다른 규칙이 적용되네. 꿈속에서는 잠재의식이 즉시 행동으로 옮겨지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라도 갈 수 있고 원하는 건 뭐든 만들어 낼 수 있네.

이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현실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현실은 시간에 의해서 지체되는 것들이 있는 '기다란 형태의 상상'이라고 볼 수 있네. 시간과 공간이 더해지면 현실성이 느려지는 데 이건 축복이라네. 다시 말해 시간과 공간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발걸음을 멈추고 장미의 향기를 맡거나 장미 가시에 손을 찔리게 되거나 할 수 있는 것이지. 이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면 완전히 다른 삶을 연주하게 될 걸세."

 

책 속의 이야기는 아직 끝까지 가려면 뭔가가 남아있지만 전 제 나름대로 뒤섞어서 거기서 한줄기로 뽑아내봅니다.

영혼이 말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꿈이고, 그것이 펼쳐진 시간과 공간 속에 실현되어 지는 것이 인생이다라고.

 

제 시간과 공간이 쫙 펼쳐져 있습니다. 전 그중에 한 순간, 하나의 공간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순간의 표현형은 이러합니다.

눈으로, 손으로 인사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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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4, 2012 *.141.104.239

자네의 몸에는 어떤 진동이 울려 퍼지고 있구먼...

 

글이 참 좋습니다.

그림을 지긋히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그림 그리면서 참 즐거웠겠다, 재밌었겠다...라는 생각요.

제가 이 그림을 본 느 낌이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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