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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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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7일 14시 13분 등록

s_작은집이야기.JPG

<민호가 그린 집>

 

... 사람들은 점점 더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이제 아무도 거기에 작은 집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모두들 흘낏 눈 돌릴 새도 없이 뛰어다니기만 했습니다...

<작은 집 이야기> 중

 

 

민호에게 그동안 보았던 그림책 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골라 보게 했습니다.

책이나 잡지의 앞 면이 보이게 꽂는 철제 책꽂이를 채우기 위해서였지요.

놀랍게도 엄마, 아빠가 생각지도 못했던 책들을 골랐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민호도 좋아하리라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습니다.

그 중에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은 집 이야기>가 있었답니다.

민호는 "이 책을 보면 흐뭇해"라고 말합니다.

 

다시 이 책을 함께 읽습니다.

사람 얼굴 같이 생긴 작은 집이 주인공입니다.

책에는 시골 언덕에 지어진 이 집의 주변이 도시로 변하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주변에 길이 나고 주택이 지어지고, 다시 아파트, 빌딩, 고가전철과 지하철까지 생깁니다.

사람들은 잊었지만 작은 집은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모습도 변하지 않았답니다.

다만 작은 집의 표정이 어두워 지고 심지어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일뿐.

 

이 집을 지은 할아버지의 손자가 이 집을 발견합니다.

작은 집은 시골의 언덕으로 옮겨집니다.

예전 처럼 지붕 위엔 별들이 빛나고 달이 떠오르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책을 다시 보니 민호가 이 책을 고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이 변해도 그대로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는 따뜻한 존재가 있다는 믿음.

이것이 민호가 느끼는 "흐뭇함"의 이유겠지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생각은 안정감을 줍니다.

민호는 <작은 집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하는 존재가 그대로 그 자리에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을 겁니다.

 

갓난 아이들은 엄마가 눈 앞에서 사라지기만 해도 불안을 느끼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사랑하는 대상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낯선 사람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갖게 되고요.

아동심리학에서는 '애착'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는 부모의 사랑 속에 자라며 사랑하는 대상이 보이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다는 믿음을 갖습니다.

 

생각만 해도 '흐뭇해'지는 어떤 것이 있다면 아무리 큰 변화에 휩쓸려도 중심을 잡을 수 있겠죠.

더 나아가 모든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근원을 다시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생각만 해도 흐뭇해지는 것이 있으신지요?

 

 

작은집이야기.jpg

 < 버지니아 리 버튼, 1943 칼데콧 상 수상작>

IP *.138.5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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