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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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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8일 05시 20분 등록

“이제 더 할 것이 없어.”

아이디어의 고갈입니다. 한계인 걸까요?

 

한 주에 하나씩, 매주 새로운 글을 쓰고 다듬은 것이 30개가 넘었습니다. 그리고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더 이상 새로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나는 화수분은 아닌가봅니다. 나 이렇게 창의성이 없는 사람이었나요? 아니면 관찰력이 부족한 사람인가요? 아이디어는 관찰력에서 나온다고 하잖아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나는 작아집니다. 내 머릿속에는 흔한 말들만 떠오르거든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말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해집니다. 저 사람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을까요?

 

새로운 생각들이 독창적인 생각들이 퐁퐁 솟아나는 샘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이 될만한 아이템도 쏙쏙 생각나고, 아이디어 회의에서 발표할 내용도 떠오르고, 것도 아니라면 지금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이 책에 대한 씨앗글 하나라도 떠올랐으면 좋겠는데 ‘정지’ 상태로군요. 이게 전부인 걸까요? 그건 아닐텐데. 나를 사랑하는 법이 하나라도 더 있을 텐데.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이 있을텐데. 뭐가 문제인걸까요? 뭐가 부족한 걸까요?

 

한동안 끙끙 거리다가 내가 바보같아졌습니다. 나를 사랑하겠다는 녀석이 아이디어 하나 생각해내지 못한다고 나를 다그치고 있었거든요. 나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딱 하나만 더 하자. 그 동안 정말 수고했어,”

그러고보니 꽤나 긴 시간이었군요. 이렇게 멀리 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아이디어는 떠오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아이디어를 파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이만큼이라도 해낸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아이를 키울 때는 눈높이가 아주 중요합니다. 다섯 살의 아이에게 서른 살을 기대할 수는 없지요. 다섯 살의 아이는 어른의 엉덩이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나의 눈을 보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앉을 수 밖에 없지요. 그들이 보는 세상의 높이는 고작 1m이기 때문입니다. 그들 옆에 기꺼이 꿇어 앉을 때 비로소 그들이 보는 세상이 넓고 높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눈높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향이 크고 높은 것은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그 이상만을 바라보고 있으면 목이 아프고 다리에 쥐가 납니다. 이상향을 바라보면서도 현실에서의 나의 발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현실에서 떨어지면 나는 어디로 부유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마치 체 게바라의 말의 역 같군요. 체 게바라는 말했지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하지만 마음속에는 이루지 못할 꿈을 갖자.”

이루지 못할 꿈을 이미 꾸고 있는 우리는 리얼리스트가 되야합니다. 꿈을 안고 있는 자는 리얼리스트의 시각으로 자신을 안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이상향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야야 할 것은 이상향에 도달해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닌 도달하기 위해 오늘 내딛는 한 걸음입니다.

 

에디슨과 같은 발명품을 만들거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습작노트를 쓰지 못했다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은 머리를 쥐어짰고, 지금 우리는 이 만큼 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생각이 나지 않는 순간이 외치세요. “하나만 더.” 그리고 어깨를 토닥여주세요. “수고했어. 멋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과 다른 이들이 돌려주는 환호와 명예가 아닌 자신의 칭찬입니다.

 

 

이 한권의 내용을 갈무리 하면서 나는 끝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시점에 도달했다 하여 그만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나는 늘 나를 사랑해주고 싶었고, 그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머리로 끄덕이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랑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글을 쓰게 만들었고 이렇게 멀리 오게 만들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아직 많이 남아 있고 나는 계속 그 방법들을 발견해 나갈 것입니다. 배워 나갈 것입니다 더욱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나는 또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겪어야 하겠지요. 많이 울고, 많이 아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나는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을 감사히 받을 것입니다. 그것들이 또 나를 키우겠지요.

 

대학생의 논문 같은 서투른 글을 내놓으며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기꺼이 자신을 사랑하겠다는 도전을 하기를. 토닥이며 위로하고, 변화하며 성장하기를. 부족하지만 충분한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기를.

IP *.23.18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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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8 08:57:57 *.252.144.139

와!! 루미야, 이제 다 쓴거야?

에필로그도 멋지다.

이제 조금씩 다듬으면서 출판사들 컨텍을 해봐.

너의 글의 가치를 알아줄 출판사가 있을거다.

울 루미 참 대단해.

땡7이들 중에 우등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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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9 10:06:44 *.23.188.216

조금씩 다듬는 수준이면 좋게요?

전~~~혀. 조금씩 다듬는데 아니라 대대적으로 손 봐야 한답니다.

에너지를 그쪽으로 몰고 싶었어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죠. ㅋㅋㅋㅋㅋ

언니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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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8 10:00:39 *.38.222.35

ㅋㅋㅋ... 화수분.. 그게 뭐냐? 먹는거냐?? ㅎ

 

뭐야.. 역시 목차가 잘 잡힌 여자는 이런 에필로그로 글을 마무리할 수 있구나. 부럽다.!!!

 

훔.. 아이디어에 대한 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게서 기름 한방울까지 다 짜냈다면...

하니를 관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아이가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 다른 화수분이 되어줄지도?? ㅎㅎㅎ.. 내친김에 제목도 하나 투척. "그 아이가 자기를 사랑하는 법-이루미 주니어편" ㅋㅋㅋㅋ..(진부하다...)

 

무튼. 하나의 마무리 축하혀~~!! 완전!!! 그리고 새로운 시작(?)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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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9 10:10:40 *.23.188.216

하니를 살펴보는 것 좋은데.

좋은 아이디어를 하나 얻었네.

기양 업다고 해버리니 조금 편안한걸~ ㅋㅋㅋ

지금부터는 폭풍 수정을 해야 겠다.

너무 쏟아내기만 하고, 정리하지 못한 듯 해.. ㅋㅋ

축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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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9 11:46:02 *.30.25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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