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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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1학기가 지나고 있다.
자기탐색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과정인 듯 하다.
어쩌다 보니 나는 꿈일기를 쓰는 사람으로 자기매김되었다.
또하나는 꼴찌 날림 미완 슬라이딩도 여전하다. 이건 숨기고 싶다. 안 잘리기만 안 잘리기만 안 잘리기만 바란다.
꿈일기와 관련해서는 인제 연구원 팔팔이들이 내 꿈에 어떤 상징으로 등장하시기 시작했다.
최근 이틀 사이의 꿈이다.
꿈1.
오래 전 집 안방에 나라가 꽃분홍색 이불을 쓰고 누워있다.
나는 그 이불 색깔이 예뻐서 들여다 본다. 자꾸 옆의 정지방이 신경쓰인다.
꿈2.
나는 하영목 웨버님이 운전하는 금색 승용차 조수석에 타고 있다.
왼쪽은 모내기를 위해 준비를 잘 해둔 무논이다. 우리는 저 멀리 삼각 깃발이 나부끼는 성으로 가고 있다.
바위와 두 개의 기둥이 있는 데로 차를 몰다가 그만 무논에 빠졌다.
꿈3
나는 정지방에 들어갔다. 뒤란으로 열린 들창으로 비가 들이쳐서 쌀 독 두 개중 왼쪽 것에 물이 들었다.
나는 쌀을 다 버릴까봐 바가지로 왼쪽 것을 다 퍼낸다. 떡을 해서 보관하면 될 것 같다.
바닥까지 펐는데 밑에 고인 물이 검고 그 안에 실지렁이 같은 것들이 수도 없이 꼼지락 댄다.
촌말로 오양물이라고 부르는, 매우 오염된 물 같으다.
나는 매우 찜찜해서 저 쌀을 다 쓸 수 있을까 어쩌나 걱정한다.
꿈 4
나는 두 건물 사이의 샛길로 들어간다.
누군가 일행이 있다. 그는 나의 인도자 같기도 하고 단순 동행같기도 하다. 성별도 모르겠다.
매우 재미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웃으며 간다.
길 왼쪽에는 아직 미완성인 집이 한 채, 길 오른 쪽에는 깎은 둥근 돌들이 60개는 넘고 70개는 안되게 늘어서 있다.
안개에 쌓여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저 앞의 숲까지 걸어갔다.
아까의 일행도 나와 함께 있었다. 바람이나 움직임 없이 안온하다.
나는 다시 그 왼쪽의 집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수영장이란다.
일어나 쓱쓱 그린 저 집이 마음에 안들어 여러번 새로 그렸다.
그 집은 뭐랄까 딱 적당한 크기여서 옹색스럽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크지 않고,
지붕이 아름답고, 전체적인 모양새가 균형잡혀 있으면서도 소박하다.
꿈에서 깨어난 뒤 돌로 된 둥근 구를 검색했다
최근 코스타리카에서 어떤 고고학자가 발견한 뉴스가 뜬다.
이것보다는 더 작았다. 이 사진은 고고학자인지 문화인류학자인 남자의 명치까지 오는데 꿈 속의 구는 배꼽까지 왔다.
굉장히 오래된 돌 같았다.
이것은 무엇이길래 아무런 상관도 없는, 한 번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내 꿈에 출현하는 걸까?
인류의 무의식과 관련이 있는 것일테다.
경축 1학기 마침!!!! 플랭카드라도 걸어야겠다.
방학맞이 여름잠을 신생아처럼 자고 왔더니 사부님의 꿈의 해석이!!! 끼야호 (점핑만세 중입니다^^)
꿈1 나라의 꽃분홍색이 저의 색이라면 나라와 저의 공통점이 연애중인 것 말고 더 있을까 살펴봅니다. 빛과 그림자 고루.
꿈2 똘창에 빠진 건 사실입니다. 힘들어요.
길수행님은 꿈 속 차에는 없지만 (길수행님은 운전대를 딴 사람에게 줄 사람이 아닙니다 ^^)
현실에선 저의 슬라이딩에 가장 많이 함께 한 분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뜨끔합니다.
꿈3 7월 오프 수업의 핵심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것의 해석이 우리를 움직인다" 이지요?
물쌀이 떡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7월 오프수업과 칼럼에 그걸 올리는 과정 전체에서 힘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피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후에는 좀 자유로운 느낌이 있어요.(에라이 이젠 감추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_-) 한편 자체 몸맘조리 중입니다. ㅋ
저는 저 왼쪽 물쌀 항아리를 난소 중 하나가 바이러스감염이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해석도 했습니다.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때 좀더 전문적인 데로 가야겠다 작정하고 있어요. 요즘 방광염으로 진료를 받고 있어요.
실지렁이가 우글거리는 오염된 물이 바닥에 있다니 불길합니다.
꿈4 저 돌이 뭘까 진심 궁금했습니다.
우주의 배꼽, 옴파로스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사부님의 댓글을 읽고서 그 부분을 읽어보면 되겠구나 한 길 뚫렸습니다.^^
'우주의 배꼽이 어느 책에서 나왔더라? 신화의 힘이냐,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이냐' 가물가물합니다.
벼락치기 공부를 했더니 장기기억으로 가지 못하고 단기기억상태에서 휘발되었나봅니다.
연구원이라는 악의 샛길! 크하하하하 맞는 것 같습니다. -_-
사부님
연구원 공부를 하는 게 저의 배꼽, 우주의 배꼽에 닿는 그 길일까요? 정녕 그럴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글썽글썽)
감사합니다.
한젤리타
누구보다도 바쁜 와중에도 사진찍어 올리고, 여행 자료 만들고, 팔팔이 찾아가 챙기고, 가족챙기고...우와 대단해요.
그리고 제가 매번 늑장 부려 죄송합니다.
저게 제 꿈이라면
승용차는 개인적인 탈 것, 지하철은 공공의 운송수단이니까요.
직업에서 '신화의 힘'을 어떻게 적용할 지를 생각하고 있거나, 직업에서 그런 관점의 변화가 있는가 살펴볼 것 같아요.
웨버님으로 상징되는 어떤 old wise man의 부분이 내 안에도 있지 않나 하면서요.
그런데 지상을 다니는 기차가 아니라 지하를 다니는 지하철이니까
직장 안에서 개인의 무의식이나 드러난 부분 말고 드러나지 않은 부분을 다루는 부분에서
어떻게 적용할까 살피는 방식으로 관심을 갖고 있진 않나 살펴볼 것도 같아요.
개인의 신화든 회사의 신화든 신화의 힘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 자체가 무의식에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지하'를 의미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요.
(아, 말이 왜 이리 꼬이나 몰라요. 저도 모르는 얘길 하자니...하지만 한젤리타,
무의식이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가보다 는 말을 저랑 같이 들었지요.
어차피 저하고 싶어서 하는 말이니 사실, 진실, 정답과는 상관없는 소리인 거 알아줄 것 같아요. 왈왈왈왈
이런 말 막 해도 될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