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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26일 04시 48분 등록

짧게 걷고 왔습니다. 걸었다기 보다는 올랐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매년 한 번쯤은 제 자신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곤 합니다. 이번에는 지리산이 떠올라 무작정 여행을 시습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하자 불청객이 눈 앞에서 시야를 방해했습니다. 연신 손으로 모자로 날파리, 모기, 벌의 습격을 막아내며 인상을 찌뿌렸지만 한참뒤에 이런 행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이 벌레들이 사는 곳이고 오히려 내가 이들의 삶을 방해하는게 아닌가하구요. 그들에게는 여행객이 아니라 지신의 영역을 침범한 적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벌레들에게 잠시 이 공간을 빌리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땀이 흐른것을 대비해 갈아 입으려했던 여벌의 옷가지가 어깨의 짐으로 다가왔습니다. 다 읽지도 못할 책과 욕심을 부려 더 챙겨온 책들, 심지어 갈증을 해갈해 주는 물조차도 짐으로 어깨에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어깨의 무게를 1그램이라도 줄여볼 심산으로 바리바리 들고온 음식들을 먹어치웠습니다. 배고픔과 갈증, 무게를 한방에 해결해 줄거라는 생각은 곧바로 후회로 다가왔습니다. 배가 더부룩해지고 어깨의 무게게가 아니라 몸의 무게감이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산에 오르려 준비해간 물품 모두는 짐이 되고 욕심부려 먹은 음식은 탈이나니 알맞게 준비하고 욕심을 부려선 안 되겠습니다. 휴식을 위해 내려놓은 배낭을 다시 매는건 그 짐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는걸 의미합니다.


회사 야유회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던 산행은 많은 숙제를 짊어지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한참동안은 이 숙제를 풀기위해 보내야겠습니다. 준비의 중요성 과 함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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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1 05:53:56 *.181.151.183

혼자 산에 오르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숙제 아닌 지혜의 것들도 많이 얻어 오셨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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