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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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존재는 여인숙과 같다.
매일 아침 새로운 손님이 도착한다.
기쁨, 절망, 슬픔
그리고 약간의 순간적인 깨달음 등이
예기치 않은 방문객처럼 찾아온다.
그 모두를 환영하고 맞아들이라.
설령 그들이 슬픔의 군중이어서
그대의 집을 난폭하게 쓸어가 버리고
가구들을 몽땅 내가더라도.
그렇다 해도 각각의 손님을 존중하라.
그들은 어떤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를 청소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어두운 생각, 부끄러움, 후회
그들을 문에서 웃으며 맞으라.
그리고 그들을 집 안으로 초대하라.
누가 들어오든 감사하게 여기라.
모든 손님은 저 멀리에서 보낸
안내자들이니까.
- 잘랄루딘 루미, ‘여인숙’
좋은 시를 읽으면 때때로 숨이 멎습니다.
한 줄기 빛 속에서 나를 발견합니다.
시는 벼락입니다.
존재가 시를 보다 문득 깨어날 때도 있습니다.
틈새로 들리는 속삭임에 영혼이 눈을 뜹니다.
시는 영혼의 목소리가 전하는 노래인 듯합니다.
삶이 두렵고 존재가 불안할 때 필요한 것은 많은 것이 아닙니다.
동굴을 빠져나오는 데 한 줄기 빛이면 충분하듯이,
어두운 삶에 필요한 것도 그것입니다.
때때로 한 편의 시가 깨달음을 줍니다.
작은 불씨로 피운 모닥불로 추위를 견딜 수 있듯이,
흔들리는 존재에게 필요한 것도 그와 같습니다.
문득 만난 한 편의 시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시인 메리 올리버의 말에 미소짓습니다.
“시는 단어들이 아니라 추위를 녹이는 불,
길 잃은 자를 안내하는 밧줄, 배고픈 자를 위한 빵이다.”
거울이 나의 외모를 비추듯,
시는 나의 내면을 비춥니다.
홀로 거울 보며 떠들지 않듯이,
시와의 교감은 언어 밖에서 이뤄집니다.
‘삶을 멈추고 듣는 것’이 곧 시입니다.
그래서 시와의 공명은 침묵입니다.
“한 편의 좋은 시가 보태지면 세상은 더 이상 전과 같지 않다. 좋은 시는 삶의 방식과 의미를 바꿔 놓으며,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시는 인간 영혼으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 그 상처와 깨달음을.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 류시화
*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오래된미래, 2005년 3월
* 안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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