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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7일 02시 08분 등록
 

변신이야기 50개의 문장


1. 바다도 없고 땅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도 없었을 즈음, 자연은 온 우주를 둘러보아도 그저 막막하게 퍼진 듯 한 펑퍼짐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막막하게 퍼진 것을 ‘카오스(혼돈)라고 하는데, 이 카오스는 형상도 질서도 없는 하나의 덩어리에 지나지 못했다. (15페이지)


2. 만물은 서로 반목하고 서로 방해만 했을 뿐이었다. 한 가지 질료 안에 있으면서도 추위는 더위와, 습기는 건기(乾期)와, 부드러움은 딱딱함과, 무거움은 가벼움과 싸우고 있었다.(16페이지)


3. 사투르누스(그/크로노스)가 저 암흑의 타르타로스에 갇히고 세상의 지배권이 유피테르의 손으로 넘어오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銀)의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는 황금의 시대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이어서 올 퍼렇게 녹슨 청동의 시대보다는 나았다.

유피테프(그/제우스)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이 시대에 이르자 대기가 메말라 불볕 더위가 계속된는가 하면, 북풍이 물을 얼리고 나뭇가지에다 고드름을 매다는 혹한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집이라고 해봐야 동굴이나 밀집한 덤불 속 아니면 나뭇가지를 나무껍질로 엮어 덮은 것에 지나지 못했다. 케레스(그/데메테르, 곡물의 여신)의 선물이 긴 이랑에 뿌려지고 소가 코뚜레에 꿰어 신음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22페이지)


4. 인간은 순결, 정직, 성실성 같은 덕목을 기피하고 오로지 기만과 부실(不實)과 배반과 폭력과 탐욕만을 좇았다. 뱃사람들은 바람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면서도 제 배의 돛을 바람에 맡겼다. 높은 산에서 옷 노릇을 하던 나무는 배 지을 재목으로 찍혀 내려와 타관인 바다의 파도 사이로 쫓겨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햇빛과 공기와 함께 모든 인간의 공유물이었던 땅거죽도 서로 제 땅이라고 우기는 이른바 땅 임자들이 그은 경계선으로 얼룩졌다 (23P)

☆☆☆그 옛날에도 인간성이 오염되고 파괴되는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회지도층인사들을 비롯하여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대가 가장 타락했다고 걱정하고 불안해 한다. 오비디우스가 시간여행 비행기를 타고 21세기 지구에 도착한다면 우리들을 보고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인간들이 아니야. 외계인이야”라고 부정할지 모른다.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인간의 탐욕이 시작되었다.


5. 활의 신 아폴로(그/아폴론, 궁술, 음악, 의술의 신, 태양의 신)는 이 왕뱀을 상대로 화살통을 비웠다. 왕뱀이 상처로 독액(毒液)을 모두 쏟을 때까지 수천 개의 화살을 쏜 것이다. 아폴로는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이 이 영웅적인 행적을 잊지 않도록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재간 겨루기 대회를 창시했다. 이 겨루기 대회가 바로 퓌티아대회다. 이 대회에서는 여러 가지 겨루기가 벌어진다. 씨름, 달음박질, 병거경주, 같은 겨루기에서 승리한 잚은 선수는 떡갈나무 잎으로 만든 관(冠)을 상으로 받았다. 이 시절에는 월계수로 만든 월계관이 엇었다. 포에부스(태양신이 아폴로를 뜻함)도 머리카락이 흘러내릴 때면 이 관을 썼다. (41페이지)

☆☆☆올림픽의 시초를 말하는 것 같다.

6. 나무가 되었는데도 아폴론은 다프네를 사랑했다. 나무 둥치에 손을 댄 아폴로는 갓 덮인 수피 아래 콩닥거리는 그녀 심장의 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월계수 가지를 다프네의 사지인 듯이 끌어안고 나무에 입술을 갖다대었다. 나무가 되었는데도 다프네는 이 입맞춤에 몸을 웅크렸다. 아폴로가 속삭였다.

“내 아내가 될 수 없게 된 그대여, 대신 내 나무가 되었구나. 내 머리, 내 수금, 내 화살통에 그대의 가지가 꽂히리라. 아우구스투스 궁전 앞에서는 그 문을 지킬 것이며 거기 걸릴 떡갈나무 관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대 잎으로 만든 월계관 또한 시들지 않으리라.”(48~49페이지)

☆☆☆아폴론을 통해 진실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다프네가 아름다움을 읽고 한 그루의 나무로 변해도 아폴론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에 감동했다.


7. 유피테르(제우스)는 아내에게 거짓말을 했다. 소의 내력을 아는 듯이 캐묻는 아내를 입막음하려고 대지에서 태어난 소라고 대답한 것이었다. 그러나 사투르누스의 딸(헤라)은 그 암소를 자기에게 선물로 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유피테르의 입장이 몹시 난처해졌다. 정부가 된 이오를 본처 손에 넘기자니 애처롭고, 달라는 청을 거절하자니 밑도 끝도 없는 의심을 살 판이기 때문이었다. 마음은 넘겨주라고 꼬드기고 사랑은 그래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하는 판이었다. 물론 사랑 쪽이 강했다. 그러나 한 마리 암소같이 보잘 것 없는 선물을, 암소 한 마리보다 훨씬 소중한 누이이자 아내인 유노에게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51~52P)

☆☆☆제우스의 고뇌가 잘 표현되어 있다. 마음을 따르자니 사랑이 울고, 사랑을 따르자니 마음이 불편해하니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갈등하게 된다. 우리의 삶도 이런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러한 순간을 위하여 우리는 공부하여 지혜를 쌓아 혜안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8.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눈꺼풀이 모두 닫히는 것을 보았다. 백 개의 눈이 모두 감긴 것이었다. 헤르메스는 이를 본 순간 최면장으로 아르고스를 건드려 그 잠이 더욱 깊어지게 하고는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초승달모양의 칼을 뽑아 목을 베어버렸다. 헤르메스는 목이 떨어진 아르고스의 시체를 절벽 아래로 차 던졌다. 아르고스의 시체는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바위를 피로 물들였다. 이로써 아르고스는 죽었다. 그 많던 눈도 모두 빛을 잃었다. 백개의 눈이 어둠에 묻힌 것이었다.

유노여신은 이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조(神鳥)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다 달아주었다. 그래서 이 공작의 깃과 꼬리는 지금도 별같이 빛나는 보석이 잔뜩 박힌 듯하다.

☆☆☆오비디우스의 풍부한 상상력에 그저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9. 그는 손을 쓸 수도 없었고 손을 쓸 여지도 없었다. 온 거리가 적지 않았으나 가야 할 길은 이보다 훨씬 더 멀었다. 그는 도저히 이를 가망이 없을 듯한 서쪽하늘과 두고 온 동쪽하늘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그 거리를 마음속으로 가늠해 보았다 갈수도 없고 물러설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고삐를 놓을 수도 없고, 고비를 잡고 있을 힘도 없었다. 천마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판국이었다.(71P)

☆☆☆앞으로 나아가기도 그렇다고 뒤로 후퇴하기도 어려운 그런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이다. 그리고 마음이 내린 결정에 따를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하여 어떤 후회도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10. 신들의 전능한 아버지 제우스는 자기가 손을 쓰지 않으면 천지만물이 비참한 지경을 당할 것으로 생각하고는 서둘러 신들의 회의를 소집했다. 제우스는 천궁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는 벼락을 하나 집어 오른쪽 귀 위까지 들어올렸다가 태양 수레의 마부석을 향해 힘껏 던졌다. 벼락 하나에 파에톤은 수레를, 그리고 이승을 하직했다. 파에톤은 자신이 불덩어리가 됨으로써 우주의 불길을 잡은 것이다. (76~77페이지)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리더의 자격은 무엇인가? 태양신은 파에톤의 아버지이기 전에 세상만물을 다스리는 왕이다. 그는 정에 끌려서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허락하고 말았다. 이것은 리더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11. “나는 운명의 여신이 내게 맡긴 일을 이만하면 어지간히 한 셈이다. 이 일 때문에 나는 천지창조 이래로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이 일, 이제 신물이 난다. 내 노력이 나를 명예롭게 한 바도 없다. 몰고 싶은 신이 있으면 태양수레를 몰아보라지. 지원자가 없고 신들이 하나같이 발을 뽑으려하면 유피테르 자신에게 맡기면 되고...... 내 천마를 다스려보면, 그 동안만이라도 아비로부터 자식을 빼앗았던 저 저주스러운 벼락을 놓아야 할 테지. 저 거칠디거친 천마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면, 그 천마 잘못 다스린다고 벼락으로 때릴 일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고.......”

이게 태양신이 한 말이다. 그러나 신들은 이구동성으로 태양신에게 세상을 어둠 속에 버려두지 말아달라고 탄원했다.

☆☆☆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자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자신의 일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태양신은 365일 쉬지 않고 일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 태양신이 그만 두겠다고 하니 세상을 암흑세계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다른 신들이 말리고 있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듯이 자신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


12. 여신은 벌떡 일어나 인비디아(그-젤로스, 질투의 여신)를 찾아갔다. 인비디아는 어둡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집에 살고 있었다. 그 집은 햇살이 비치기는 커녕 바람도 한 점 불지 않는 깊은 계속에 있었다. 이 집안은 손가락이 곱을 만큼 추웠지만 불기가 없는  데다,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 있어서 늘 어둠에 잠겨 있었다.

인비디아의 안색은 창백했고, 몸은 형편없이 말라 있었다. 게다가 인비디아는 지독한 사팔뜨기였다. 이빨은 변색된 데다 군데군데 썩어 있었고,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잇었다. 이 인비디아의 입술에 미소가 감돌게 할 수 있는 것은 남이 고통받는 광경뿐이었다.

인비디아는 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밤이고 낮이고 근심 걱정에 쫓기고 남의 좋은 꼴을 보면 속이 상하여 보는 것만으로도 나날이 여위어가는 것이 인비디아였다. 남을 고통스럽게 하면 하는 대로 자신이 고통스러우면 고통스러운 대로 저 자신만 녹아 나는게 바로 이 인비디아였다. (104~105)

☆☆☆ 질투라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이러하리라. 가슴은 시퍼렇게 멍들어 있고, 밤낮 근심과 걱정에 쫓기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혼자서 괴로우하는 것이 질투이다.

13. 박큐스의 탄생..... 세멜레는 인간이었다. 세멜레의 육체는 인간의 육체였다. 인간의 육체는 이 천궁의 신이 내뿜은 광휘를 견딜 수 없었다. 세멜레는 이 제우스의 광휘앞에서 새카맣게 타죽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제우스는 이 세멜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직 달이 덜 찬 아기를 꺼내어 자기 허벅다리에 넣고 실로 기운 뒤, 남은 달을 마저 채워 꺼냈다고 한다. 제우스는 이 아기를 아기의 이모인 이노에게 맡겨 은밀하게 기르게 했다. 뉘사(인도의 산 이름)의 요정들은 행여 유노가 알까봐, 이 제우스의 아들을 동굴에다 숨기고 우유로 길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라난 아이가 후일 박쿠스신이 된다. 박쿠스 신의 그리스 이름은 디오뉘소스, 즉 ‘뉘사의 제우스’라는 뜻이다. (127페이지)

☆☆☆그리스인들의 상상력에 놀랄 뿐이다. 허벅다리를 자궁삼아 태아를 넣을 생각을 했을까?


14. 한 낮에 사냥하다 지친 나르키소스가 이 샘으로 내려왔다. 샘주위의 풍경과 샘 자체가 나르키소스의 마음에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마른 목을 축이려고 샘물을 마시던 나르키소스는 또 하나의 참으로 이상한 갈증을 느꼈다. 물에 비친 아름다운 영상이 기이한 그리움을 지어낸 것이었다. 그는 물에 비친 그림자를 실체로 그릇 알고 그 그림자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물에 비친 제 모습에 넋을 잃은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샘가에 앉아 있었다. 영상에 꽂힌 그의 시선은 파로스섬 대리석으로 빚은 석상의 시선 같았다.

샘가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그는 두 개의 쌍둥이 별 같은 제 눈, 박쿠스나 아폴로의 머리채에 비길만한 제 머리채, 보드라운 뺨, 상아같이 흰 목, 백설 같은 피부에 장밋빛 홍조가 어린 아름다운 얼굴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아름다운 소년이게 하는 이 모든 것들에 경탄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133~134P)


15. 그가 사랑하는 대상은 물론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좇는 동시에 좇기고 있었다. 그는 격정으로 타오르는 동시에 태우고 있었다. 이 무정한 샘물에 입술을 대었으나 하릴없었다. 영상(映像)의 목을 감촉하려고 물에다 손을 넣었으나 이 역시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저 영상이 지펴낸 불꽃, 그의 눈을 속이는 환상, 그 환상이 지어낸 기이한 흥분에 쫓겼다.

  어리석어라. 달아나는 영상을 좇아서 무엇하랴! 그대가 구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돌아서보라. 그러면 그대가 사랑하던 영상 또한 사라진다.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대의 모습이 비춰낸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대가 거기에 있으면 그림자도 거기에 있을 것이요, 그대가 떠나면 그대가 떠날 수 있어서 그 자리를 떠나면 그림자도 떠나는 법인 것을........

배고픔도 졸음도 나르키소스를 거기에서 떼어놓지 못했다. 그는 그저 샘가 풀밭에 배를 깔고 엎드려 실상이 아닌 그 그림자의,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눈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몸을 일으킨 그가 손을 내밀어 주위의 숲을 가리키며 외쳤다.

“숲이여, 사랑을 나보다 더 아프게 사랑하는 자를 본 적이 있는가? 그대들은 보아서 알 것이다....나는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자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고 내가 보는 내 사랑에, 나는 아무리 손을 내밀어도 마침내 닿지 못하는 구나. 이를 어쩌면 좋은가? 내 사랑이 나를 피하는 구나. 우리를 갈라놓는 것은 저 넓디 넓은 대양도 아니요, 먼 길도 산이 아니요, 성문의 빗장이 걸린 성벽도 아니다. 참으로 견딜 수가 없구나. 내 사랑이 내 포옹을 바라고 있는데, 어찌 이를 내가 모르겠는가? 내가 허리를 구부리고 그 맑은 수면에 입술을 가다대려고 하면 내 사랑도 얼굴을 가까이 대면서 내 입술을 마중하는데 어찌 내가 모르랴.

내가 지금 보아오던 모습은 바로 나 자신이었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내 그림자여서 나와 똑같이 움직였던 것이구나.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구나.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의 불길에 타고 있었구나. 나를 태우던 불길, 내가 견디어야 했던 그 불.....그 불을 지른 자는 바로 나였구나.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누구도 아닌 자신이다. 이제까지 나를 괴롭힌 사람은 없다. 오직 자신뿐이다.


16. 사랑을 구하여 내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 구하는 것이 내게 있는데...... 내게 넉넉한 것이 나를 가난하게 하는구나. 나를 내 몸에서 떨어지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사랑한느 것을 내게서 떨어져 나가게 하소서. 아, 슬픔이 내 힘을 말리는 구나. 내게 이제 생명의 기운이 얼마남지 않았구나. 나는 내 젊음의 꽃봉오리 안에서 죽어가고 있구나. 죽음과 싸우지 말자. 죽음이 마침내 내 고통을 앗아갈 것이니.....그러나 나는 죽어도 좋으니 내가 사랑하던 것만은 오래올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우리 둘은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따라 죽어야 할 운명.........

나르키소스는 다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기지 모하고 괴로워햇다. 따뜻한 햇살에 녹는 금빛 밀랍처럼, 아침 햇살에 풀잎을 떠나는 서리처럼, 그의 육신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사위어가다 가슴 속의 불길에 천천히 그 빛을 잃어갔고 젊음의 혈기도 그에게서 빠져나갔다.  제 눈으로 그렇게 정신없이 바라보던 저 자신의 아름다움도 그의 몸을 떠났다. (134~137페이지)

☆☆☆나는 나르키소오스의 독백을 <변신이야기>중 압권으로 꼽는다. 문장 자체가 아주 세련되었고, 자아도취에 대한 묘사가 이보다 더 리얼할까 싶다.


17. 박쿠스 신관(神官)들은, 박쿠스 측제는 반드시 거행되어야 하고, 이날만은 하녀들도 하녀들 몫의 일에서 풀려나 이 신을 섬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하녀나 주인이나 이날만은 젖가슴을 짐승가죽으로 가리고 머리댕기를 풀고,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손에는 잎 달린 나뭇가지로 만든 주신장(酒神杖)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어서 신관들은 박쿠스신을 홀대하면 무서운 징벌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자들은 노소를 불문하고 신관의 경고를 귀담아들었다. 그들은 박쿠스 축제일이 오자 베틀이고 양털바구니고 하던 설거지고 다 팽개치고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나아가 박쿠스 신께 향을 사르고 갖가지 이름으로 그를 부르면 그를 찬송했다. (152P)

☆☆☆'신관들은 박쿠스신을 홀대하면 무서운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나 지금이나 종교인들은 신자들에게 공포심을 조성하고, 협박하는 근성이 있는 것 같다.

에피쿠로스는 인간의 두려움을 ‘죽음과 신에 대한 두려움’ 두 가지로 말했다. 죽음의 공포는 당연하다지만, 인간이 창조한 신인데 왜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가? 에피쿠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신들이 잘못한 사람들에게 벌을 내리고 선한 사람들에게는 상을 주는 일로 고민하리라고 상상하는 건 어리석기 그지없는 짓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제발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인간이 사는 모습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관찰해보라!”

  수천 년이 흘렀고 엄청난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신에 대한 공포는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18. 티시포네 옆으로 하나같이 무표정한 슬픔, 공포, 불안, 광기가 따라 붙었다. 티시포네는 머리에서 배암 두 마리를 집어 아타마스 부부를 겨낭하고 던졌다. 한 마리는 이노의 젖가슴, 또 한 마리는 아타마스의 가슴 근처로 날아가 유독한 숨결을  내뿜었다. 왕과 왕비의 몸에 배암에 물린 상처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배암의 독니에 물린 것은 그들의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었다.(183페이지)

☆☆☆그렇다. 우리는 육체가 아닌 정신이 배암에 물린 상태일지도 모른다. 티시포네의 머릿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배암들은 우리들의 정신을 파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게으름의 배암, 나태의 배암, 분노의 배암, 질투의 배암........


19. 티시포네에게는 저승 궁 문지기인 케르베로스의 침, 레르나 연못에 사는 마녀 에키드나의 딸인 휘드라(물뱀, 헤라클레스의 손에 죽는다)의 독에다 환각, 망각, 눈물, 범죄, 광기, 살의 이런 것들을 잘 섞어 만든 고약이 있었다. 티시포네는 이 같은 재료를 피에 버무려 청동 솥에다 넣어 초록빛 독미나리 대궁이로 저으면서 달여 이 독약을 만들었던 것이었다. 이 독에 중독된 아티마스 왕과 이노 왕비는 부들부들 떨었다. 광기를 불러 일으키는 독약이 이들의 가슴속에 깃들인 정신을 휘저어놓은 것이었다. (183~184페이지)

☆☆☆지금 나는 어떤 고약을 만들고 있는가? 긍정의 고약 혹은 부정의 고약, 생성의 고약 혹은 파괴의 고약, 자비의 고약 혹은  복수의 고약.


20. 내가 누리는 행복은 요켠대 보름달과 같아서 한 군데도 빈 데가 없다. 이것을 누가 부정할 것이냐? 나는 앞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이것 또한 아무도 부정하지 못하리라. 무슨 까닭이냐? 나의 자식 복이 내 행복을 보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252P)

☆☆☆완벽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니오베. 그녀는 행복이 바깥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있다. 내면에서 우러나는 행복은 어떤 바깥경계에도 휩쓸리지 않고, 항상 여여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거늘, 너무 자만하지 마라. 가진 거 없다고, 아는 것 없다고, 아름답지 않다고 무시하지 마라. 그대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운명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21. 슬픔과 고통은 사람을 강하게 하고, 역경과 곤경은 사람을 창조적이게 하는 법이다. 필라멜라는 베틀 같지도 않은 베틀에다 실을 걸고는 흰 바탕으로 베를 짜면서 거기에다 자기가 그런 고통을 받게 된 사연을 붉은 글씨로 짜넣었다. 이 일이 끝나자 필로멜라는 이것을 몸종에게 주면서 손짓발짓으로 그 나라 왕비에게 전하게 했다. 몸종은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필라멜라가 부탁하는 대로 이것을 프로크네에게 전했다. (273P)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은 대부분 배고프고 곤경에 처해있을 때 탄생한 것임을 생각해 보면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이다.


22. 아무리 내가 마음을 다져먹어도 까닭을  알 수 없는 짐이 나를 짓누르니 이 일을 어쩌지? 욕망은 나더러 이렇게 하라고 하고 이성은 나더러 저렇게 하라고 하니 이일을 어쩌지? 어느 길이 옳은 길인지 나는 알고 있다.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나는 옳지 않은 길을 따르려 하고 있다. ((283~284P)

☆☆☆ 어느 길이 옳은지 나쁜지 알고 있다. 이성의 가르침에 따라 잘 훈련된 사냥개처럼 굴다가가도, 때로는 감성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끌리는 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메데이아도 옳지 않은 길을 따르겠다고 한다.


23. 달의 양쪽에 솟아난 두 개의 뿔이 만나 보름달이 되려면 사흘이 남아 있을 때의 일이었다. 사흘이 지나 이윽고 달이 그 둥근 얼굴로 온 세상을 내려다보게 된 날 밤, 메데이아는 발밑까지 치렁치렁 드리워지는 옷차림에 머리는 풀어 어깨 위로 늘어뜨린 채 맨발로 집을 나왔다.

메데이아는 한밤의 적막 속을 홀로 걸어 혼자만 아는 곳으로 갔다. 새도, 짐승도, 사람도, 모두 잠든 시각이었다. 산울타리 속에서도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 들려오지 않았다. 나뭇잎은 그저 가만히 매달려 있었다. 밤안개 속을 흐르는 것은 적막뿐이었다. 자지 않는 별만 하늘에서 빛나고 있었다. 별들이 빛나는 하늘을 향하여 두 팔을 들고 메데이아는 그 자리에서 세 바퀴 돌고 저승의 강에서 길어온 물을 세 방울 머리에 뿌린 다음 세 번 하늘을 향해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그런 다음 메데이아는 굳은 땅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오 제 비밀을 빈 데 없이 어둠으로 가려주시는 밤의 신이시여, 달과 함께 태양빛을 계승하시는 금빛 별의 신들이시여, 제가 하는 일을 속속들이 굽어보시고 저를 도우시어 마법을 쓰게 하시고 주문을 외게 하시고는 새 얼굴을 지니신 헤카테여신이시여, 마법사의 영험한 약초를 품어 기르시는 대지의 여신이시여. 대기의 신이시여, 호수의 신들이시여, 숲의 정령들, 밤의 정령들이시여, 저 잇는 곳으로 임재(臨齋)하시어 저를 도우소서, (292~293)

☆☆☆문학적인 표현들이 너무 좋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아름다운 문장, 멋진 문장에 매혹된다. 


24. 메데이아는 머리를 풀고 박쿠스 무녀처럼 제단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한동안을 그렇게 돌던 메데이아는 가느다란 횃대를 구덩이의 검은 피에 담갔다가 이 횃대에 불을 붙여 제단에다 옮겨 붙이고는 노인의 몸을 불로 세 번, 물로 세 번, 유황으로 세 번을 닦았다. 그 동안, 메데이아가 불 위에 올린 가마솥에서는 약초즙이 흰 거품을 내며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메데이아는 여기에다 하이모니아 계곡에서 거두어 온 약초의 뿌리와 종자와 꽃과 즙을 넣고 또 극동에서 가져온 돌, 오케아노스의 파도에 씻긴 자갈, 보름달 밤에 내린 이슬, 부엉이 고기와 날개, 인간으로 둔갑할 수 있다고 믿어지던 이리의 내장을 넣었다. 메데이아는 또, 키뉘프스의 시내에 산다는 물뱀의 비늘, 장수하는 짐승으로 유명한 노루의 간장, 백년 묵은 까마귀 대가리와 부리를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개한 나라에서 온 공주는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이 일을 이루기 위해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약재를 더 넣었다.

메데이아는 이 약을 오래 전에 열매 달린 나무에서 꺾어온 감람나무 막대기로 고루 천천히 저었다. 메데이아가 이 뜨거운 약을 젓고 또 젓자 희한하게도 감람나무 막대기가 파랗게 변하더니, 잠시 후에는 잎으로 뒤덮였고, 또 잠시 후에는 열매가 열렸다. 불길이 세어서 그런지 가마솥 가장자리로 약이 넘쳐 그 옆의 땅바닥으로 흘러내렸다. 그러자 약이 들은 땅이 파랗게 변하면서 여기에서는 곧 풀이 돋았고, 이 풀에서는 꽃이 피었다.

이를 본 메데아는 칼을 뽑아 노인의 목을 따고는 늙은 피를 깡그리 뽑아내고 칼로 딴 자리와 입으로 약을 부어넣었다. 늙은 아이손은 입으로 메데이아가 열 개(裂開)한 목의 상처로 이 약을 마셨다. 약이 들어간 지 오래지 않아 그의 하얗던 수염이 그 흰빛을 잃더니 곧 검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40년 전의 자기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296~297페이지)

☆☆☆데메이아는 그리스신화에서 악명 높은 마녀이다. 그리고 그녀는 연금술을 자유자재로 하는 마법사이다. 마법의 약을 만드는 그 과정이 재미있다. 영화에 나오는 마녀들이 요술의 약을 만드는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25. 내게 두려운 존재는 아버지뿐이고, 내 소원의 앞을 막는 이 역시 아버지뿐이라는 것.....아, 아버지만 계시지 않는다면........ “인간은 누구나 저 자신의 신이 되어 저 자신의 뜻을 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운명의 여신은 행동하는 인간을 돌보실 뿐, 기도만 하고 있는 인간은 돌보지 않는다. 누군들 나와 같이 하려 하지 않겠는가. 욕망이 내 욕망만큼 강렬하다면 누군들 사랑의 앞길을 막는 장애물을 깨뜨리지 않겠는가. 그래, 깨뜨리려 할 것이다. 기꺼이 깨뜨리려 할 것이다. 그러면 남들은 용감하게 그것을 깨뜨리는데 나는 왜 하지 못한다는 말인가? 나는 할 수 있다. 불길 사이로도 지날 수 있고, 칼의 숲 사이로도 지날 수 있다. (335페이지)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강렬한 소원만이 자신을 도울 수 있다.


26. 스퀼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동안, 인간의 근심을 치료하는 전능한 의원인 밤이 찾아왔다. 어둠은 스퀼라를 담대하게 했다. 잠이, 인간의 가슴에 깃들인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재우는 이 평화로운 시간을 틈타 스킬라는 살며시 아버지의 침실로 숨어들어가 그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딸이 아버지의 머리로부터 아버지의 목숨과 운명이 걸린 머리카락을 훔친 것이다.

  이 머리카락을 손에 넣은 스쿨라는, 똑바로 적진을 뚫고 들어가(스퀼라는 그만큼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한 행위라고 생각했다)미노스왕 앞으로 나아갔다. 왕은 스퀼라가 온 것을 보고는 놀랐다. (337P)


27. 스퀼라는 왕에게 말했다.

  “사랑이 저에게 죄를 짓게 했습니다. 니소스 왕의 딸인 저 스퀼라는 제 왕국의 수호신과 제 집안을 왕께 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전하밖에는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드리는 사랑의 맹세와 이 보랏빛 머리카락을 받으시고 이머리카락이 사실은 한 오라기의머리카락이 아니라 제가 바치는 제 아버지의 머리인줄 알아주소서.”

스퀼라는 이러면서 그 죄많은 손으로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바쳤다. 그러나 미노스왕은 몸을 사렸다. 스퀼라가 저지른 이 전대미문의 죄악에 기겁을 한 미노스왕은 이런 말로 스퀼라를 꾸짖었다.

  “우리 시대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있었구나. 신들이시여, 대지는 저것을 내치게 하시고, 어떤 땅, 어떤 바다도 저것에게는 깃들일 자리를 주지 않게 하소서. 너 잘 들어라. 나는 유피테스(제우스)의 요람이었던 크레타 섬에 너같이 더러운 것이 들어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훌륭한 리더는 하수(下手)를 쓰지 않는다. 훌륭한 리더는 천륜을 배반하면서 손쉽게 승리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승리야말로 사람들의 호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서 리더의 조건을 말한다.

28. 스퀼라는 먼 바다로 나가는 군함을 보았다. 적장 미노스에게는 스퀼라 자신이 세운 공로에 상을 내릴 생각이 없음을 알았다. 스퀼라의 마음은 분노로 차오르기 시작했다.......내가 바친 것들이 그렇게도 마음에 들지 않던가? 내 사랑도 그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더라는 말인가? 내가 온 마음을, 온 소망을 다 바쳤는데도 그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말인가?...미노스여, 그런데 왜 그대가 승리를 헌상(獻上)한 나를 벌하는 가? 내가 내 아버지와 내 조국에 지은 죄는, 그대에게는 곧 은혜가 아니던가?(336~338페이지)

☆☆☆사랑을 위하여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은 도박과 마찬가지이다. 너무 위험하다. 사랑은 논리나 상식이 아니다. 감정이고 직관이다. 끈끈이 주걱이다. 한 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날 수 없다.


29.칼뤼돈이 테세우스에게 요청한 것은 와서 멧돼지 한 마리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멧돼지는 원래 디아나 여신의 하녀였다. 여신이 하녀를 멧돼지로 모습을 바꾸게 하여 칼뤼돈에다 보낸 것은 칼뤼돈 사람들의 무례를 벌하기 위해서였다.

칼뤼돈 왕 오이네우스(포도 사나이라는 뜻. 박쿠스신으로부터 처음으로 포도나무를 받아 기른 사람으로 전해진다)는 어느 해 풍년이 들자 첫물로 거둔 과일은 커레스여신께, 포도주는 박쿠스 신께, 올리브 기름은 미네르바여신께 바쳤다. 그는 농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하늘에 계신 모든 신들에게 두루 제사를 올렸다. 그런데 이때 오이내우스 왕이 제사를 드리고 제물을 바치지 않은 여신이 하나 있다. 라토나 여신의 딸 디아나 여신이다. 오이네우스는 이 디아나 여신만 빼고 모든 신들에게 제사를 드렸고, 다른 신들의 제단에는 모두 제물을 차리면서도 디아나 여신의 제단만은 비워둔 것이다. 이 일에 신들 모두가 의분을 느꼈다.

“내가 그냥 두고 볼 줄 아느냐? 날 일러 섬김을 받지 못한 여신이라고 할 자는 있을 것이나 복수할 줄 모르는 여신이라고 할 자는 없을 것이다.”

디아나 여신은 이렇게 벼르고는 자기를 업신여긴 이 오이네우스의 땅에다 멧돼지 한 마리를 보내어 짓밟게 한 것이었다. (347페이지)

☆☆☆화는 작은 일에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인간관계를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로 관계가 나빠지기도 한다. 서로간의 미묘한 감정 때문에, 나빠진 사이는 격렬하게 싸운 뒤끝보다 더 오래간다. 작은 일로 다른 사람을 속상하게 하거나 앙심을 품게 하지 말라. 이왕 있는 제단에 디아나신에게도 제물을 바쳤다면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런데 우리 자신 또한 이런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면서 살고 있다. 오비디우스도 독자들에게 이런 교훈을 주고 싶지 않았을까?


30. 에릭식톤은 음식이라는 음식은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면서도 그릇이 비지 않았는데도 더 가져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가 먹어치운 음식은 그의 배를 채운 것이 아니고 그의 식욕을 채운 것이 아니고 허기를 자극했던 모양입니다. (377P)

☆☆☆기아의 신 파메나의 장난이 심하다.  마음의 허기가 진 사람은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부족한 그 부분을 채우지 않는 한 그 공허감은 없어지지 않는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적이 있었던가?


 31. “이 무서운 땅의 권능에 기대어 이 끝없는 혼돈, 이 넓은 땅을 감도는 침묵의 권능에 기대어 소원합니다. 채 피기도 전에 져버린 에우뤼디케의 운명의 실을 다시 이어주십시오. 저희들 산 것들은 산 것들의 동아리들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팔자를 타고 태어났습니다. 빨리 오든 늦게 오든 필경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합니다.....저희들은 모두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팔자를 타고 태어났습니다. (65페이지)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잘 이야기하고 있다. 죽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해인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32. “제 피를 말리는 이 고통, 이 몹쓸 영혼을 거두어가소서. 저에게 어울리는 선물은 죽음입니다. 이 죽음이야말로 서자(庶子)인 저에게 주시기에 알맞은 선물입니다.

제가 이 신전을 이방인들의 피로 물들이던 부시리스를 죽였다고 내리시는 상이 이것입니까?

저 잔인무도한 안타이오스를 공중으로 들어올려 죽였다고 내리시는 상이 이것입니까?

머리가 세 개인 히베리아의 양치기를 죽이고, 머리가 세 개인 저승의 개 케르베로스를 끌고 왔다고 내리는 상이 이것입니까?

이 손으로 저 무서운 황소의 뿔을 잡아 땅에다 무릎을 꿇렸고 이 발로 엘리스로 갔고 스팀팔로스 늪으로 갔고 파르테니오스의 숲으로 갔다고 이런 상을 내리는 것입니까?

아마존의 나라로 원정하여 금을 두드려 만든 허리띠를 가져왔다고 잠들지 않는 용이 지키는 황금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왓다고 이런 상을 내리는 것입니까?(27~28페이지, 주 참고할 것)

☆☆☆헤라를 향한 헤라클레스의 절규를 이해할 수 있다. 범인은 바로 자기의 내부에 있는데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질투심으로 눈이 먼 부인의 장난인 줄 어찌 알겠는가?


33. 오르페우스가 수금을 타며 이런 노랫말로 노래를 부르자 핏기없는 저승의 망령들까지 모두 눈물을 흘렸다.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계속될 동안 탄탄로스는 영원히 물러나는 물을 쫓으려고 안달을 부리지 않았고, 익시온의 불수레 바퀴는 놀랍게도 잠시 멈추었으며, 티튀오스의 간을 파먹던 독수리는 잠시 그 부리질을 쉬었고, 다나오스의 딸들은 항아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잠시 쉴 수 있었으며, 시쉬포스도 바위에 앉아 잠시 쉴 수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ㅗ 저 복수의 여신들인 푸리아에 자매들도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67P)

☆☆☆오르페우스의 음악은 아름다워 지옥의 모든 중생들도 편히 쉬게 만든다. 악기연주는 그 사람의 심상을 나타내 준다. 오르페우스는 부인을 되찾겟다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음악 또한 사람들의 마음에 온기와 따뜻함이 스며드는 것이다.


34. 그러나 저승왕은 오르페우스에게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즉 에우뤼디케를 데려가되 자승 땅을 다 벗어나 아베르노스를 다 벗어나기까지는 에우뤼디케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일에 오르페우스가 뒤를 돌아본다면 에우뤼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거시앋. 오르페우스는 에우뤼디케는 어둠과 적막에 싸인 오르막길을 한없이 올라 이윽고 땅 거죽과 가까운 곳에 이르렀다. 아내가 혹시나 지쳐 쓰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던 오르페우스는 근심과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뒤를 돌아다보고 말았다. 그 순간 에우뤼디케는 다시 저승 땅으로 떨어졌다. 오르페우스는 아내의 손을 잡으려고 자기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의 손끝에 닿는 것은 싸늘한 바람뿐이었다.

☆☆☆일순간의 실수로 공들여 쌓은 탑을 무너뜨리는 순간이다. 우리의 생에서도 공들여 쌓은 탑을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린 경우가 있다. 우리는 이러한 순간을 위하여 마음수양을 하고 지혜를 닦아나가야 한다.


35. 생각 같아서는 너를 살리고 내가 대신 죽고 싶구나. 그러나 나는 신인지라 운명의 법에 매여 죽을 수가 없다. 나는 살아있고, 너는 죽었으나 너는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것이다. 너의 이름은 영원히 내 입가를 맴돌 것이다. 내가 수금 가락을 고를 때, 노래할 때, 내 노래와 내 가락이 너를 부를 것이다. 내 너를 새 꽃으로 만들되 내 흐느낌을 그 꽃잎에다 아로새기리라. 후대에 영웅 중에서도 가장 용감한 영웅이 너와 인연을 맞을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너의 꽃잎에서 그 영웅의 이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아폴로 신이 이렇게 부르짖고 있을 즈음 휘아킨토스가 흘린 피는 땅속으로 스며들면서 풀잎을 적시더니 이 피가 굳으면서 모양이 백합과 흡사하고 색깔은 튀로스 산(産) 보라색 옷감보다 더 고운 꽃이 피어났다.  (76~77P)

☆☆☆아폴로의 절규가 가슴을 울린다. 사랑을 잃고 울부짖는 남자의 육성을 듣는 듯 하다.


36.날랜 걸음으로 이 아도니스를 따라잡은 멧돼지가 그 엄니로 사타구니를 찍어 누런 모래밭에다 굴려버린 것이다.

백조가 끄는 수레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고 있던 베누스 여신은 퀴프로스에 이르기 전에, 아도니스가 죽어가면서 지르는 비명소리를 듣고는 백조머리를 돌려 떠났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수레에서 뛰어내린 베누스여신은 옷깃과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그 아름다운 가슴을 사랑의 여신에게는 어울리지 않게 두드리며 운명의 여신들을 비난했다.

“운명의 여신들이여, 그대들은 이렇듯이 이 가엾은 것을 주게 하였다만 그대들 뜻대로 만은 안될 것이다. 아도니스여, 내 슬픔의 징표를 너에게 남기고야 말테니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내 슬픔을 흉내내어 너의 죽음을 슬퍼할 것이다.

너의 피는 꽃으로 변할 것이다. 죽되 영영 죽는 것이 아니다.

베누스여신은 아도니스의 피에다 향기로운 넥타를 뿌렸다. 신주가 뿌려지자 아도니스의 피에 젖었던 노란 모래에서 거품이 일었고, 잠시 후에는 여기에서 핏빛 꽃이 피어났다. 꽃모양은 외피가 종자를 싸고 있는 석류꽃과 흡사했다. 그러나 이 꽃은 피기가 무섭게 곧 지고 말았다. 워낙 대가 연약한데다 꽃잎이 얇은 지라 꽃은 산들바람만 불어도 그 대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람을 연상하여 이 꽃의 이름을 <아네모네(바람꽃)>라고 부른다.(106~107P)

☆☆☆바람꽃 그 이름이 좋아 모두 적어보았다. 연약한 아도니스를 오랫동안 보호하지 못한 베누스여신의 죄책감에서 생겨난 바람꽃.


37. 저는 그대와 바다에서 죽지 못했지만, 제 마음은 이미 바다 속에 들어가 있답니다. 이 세상에 남아 목숨을 부지하려고 애쓴다면, 이 슬픔과 싸우면서 살아간다면 저는 그대를 앗아간 바다보다 못한 여자입니다. 그렇습니다. 슬픔과 싸우면서 살지는 않으렵니다. 그대 없는 세상을 살지는 않으렵니다. 우리를 태운 재가 비록 한 항아리에 들지는 못할지 언정, 비록 그대와 나란히 묻히지 못할지언정 저는 그대 뒤를 따르렵니다. 제 뼈가 그대 뼈와 섞이지 못할지언정 제 이름만이라도 그대의 이름과 나란히 새겨지게 하렵니다.

☆☆☆죽은 이를 그리워하는 절창의 노래이다.


38. 처녀신의 분노를 삭이려면 처녀를 재물로 바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고위 장수들은 큰일을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을 앞세워 서는 안 된다고 주장햇다. 결국 총사령관으로서의 의무감 앞에서 부정(父情)을 희생시키지 않으면 안되었다. 제관들은 눈믈을 머금고 아피게네이아를 재단 앞에 세우고 처녀의 정한 피를 제물로 드려 디아나 여신의 화를 풀어보고자 했다.

여신은 이피게네이아가 제물로 바쳐진 것을 내려다보고 있엇다. 여신은 이 이피게네이아를 구름으로 감싸고 제관들이 웅성거리는 틈을 타서 이 처녀를 빼돌리고는 그 자리에다 암사슴 한 마리를 세워놓았다. 디아나 여신의 분노가 가라앉자 바다의 파도도 가라앉았다. 벨라스기 인들은 수천 대에 이르는 원정 함대를 몰고 신고만난 끝에 프뤼기아 해안에 닿을 수 있었다.(151P)

☆☆☆공을 위해서 사를 희생시키는 아가멤논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의 딸을 제물로 바쳤을 때 그 아픈 가슴이야 말로 다할 수 없음을 알기는 하지만 자신의 공적을 위해서 딸을 바치는 그 매정한 부정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으랴. 보다 못한 신이 불쌍한 이피게네이아를 구출하여서 자신의 신전으로 데려간다.


39. 트로이아 군 쪽에서 보면 공포의 대상이었고 그리스 군에서 보면 거룩한 평화의 수호자였던 이 불굴의 전쟁영웅도 결국은 화장단 위에서 재가 되었다. 아킬레오스의 갑옷을 지어주었던 그 신이 이번에는 불꽃으로 그의 육신을 소진시킨 것이었다.(불의 신이자 대장자이 신인 불카누스는 테티스의 부탁을 받고 아킬레오스를 위해 훌륭한 갑옷을 만들어 준 바 있다. 그런 불카누스 신이 이번에는 그 불길로 아킬레오스의 육신을 태웠다는 뜻이다.)

살아있을 때는 범 같은 장수였던 아킬레오스도 재가 되었을  때는 항아리 하나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영광은 온 세상에 차고 넘쳤다. 아킬레오스라는 이름이 있을 곳으로 마땅한 곳은 넓디넓은 우주뿐이었다.(179페이지)

☆☆☆ 무상을 이야기하는 아주 좋은 대목이다. 용감무쌍함으로 치면 지구를 감싸고도 남을 아킬레우스지만 죽어서는 한 줌의 재로 남았다. 인생은 결과론이 주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이 중요하다. 얼마나 행복과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살았는지 얼마나 타인을 위하여 노력했는지 그러한 것들이 중요하다.


40. 아킬레오스는 어머니 테티스는 아킬레오스가 태어나자마자 이 아기의 발목을 잡고 스튁스 강물에다 담그었다가 꺼냈다. 이로써 아킬레오스는 불사의 몸이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 테티스가 손으로 쥐고 있었기 때문에 발목에는 스튁스 강물이 묻지 않았다. 그래서 아킬레오스는 불사의 권능을 얻었지만 이 발목 부분만은 여느 인간의 몸과 다름이 없었다. 말하자면 이 발목 부분이 아킬레오스의 치명적인 급소인 것이다. 이때 파리스가 쏜 화살은 바로 아킬레오스의 급소인 발뒤꿈치에 명중했다.(178페이지 각주)

☆☆☆ 아무리 완벽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한 가지 단점은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때로는 자신의 목숨을 한 방에 앗아가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


41. 이탈리아 해안에서 나는 스퀼라 라는 처녀를 처음 보았습니다. 내가 이 처녀를 유혹했습니다만 참담하게 거절당하고 말았어요. 나는 여신께 낸 가슴의 상처를 치료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처녀에 대한 이 사라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처녀에게 죄가 있으니 처녀도 내가 당한 만큼의 고통을 당하게 해주시면 되는 것입니다. (241P)

☆☆☆이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고 소유욕이다. 진정한 사랑은 내가 고통스럽더라도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42. 여신 키르케는 화를 내었다. 그러나 키르케는 글라우코스를 해칠 수가 없었다. 해칠 마음도 없었다. 글라우코스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키르케는 그래서 글라우코스에게 분풀이하는 대신 자기보다 나은 대접을 받고 있는 인간 스퀼라에게 분풀이할 결심을 했다.(243P)

☆☆☆이런 경우도 있구나.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불화와 갈등이 있는 곳에 잘못 갔다가 화를 입을 수 있다.


43. 두려움은 인간을 허약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러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오히려 그 역경을 짓밟을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이 역경을 밟을 수 있을 때 우리 앞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269페이지)

☆☆☆강한 자에게는 역경도 범접할 수 없다. 밟으면 밟을수록 강해지는 잡초처럼 될 때 그 누구도 내 인생을 함부로 할 수 없다.


44. 고기로 배를 불리는 것은 짐승들 뿐입니다만, 짐승이라고 해서 다 고기를 먹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말이나 소나 양 같은 가축들은 풀을 먹고 삽니다. 제가 죽인 짐승의 고기를 먹는 것은 성정이 포악하고 잔인한 짐승, 가령 아르메니아의 호랑이나 약탈자인 사자, 그리고 곰과 이리들뿐입니다. 우리 몸을 살찌우기 위해, 우리의 탐욕스러운 배를 채우기 위해, 다른 동물의 살을 먹다니, 이 어찌 사악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산 것이 죽은 것을 먹다니. 우리들 어머니 중에서도 가장 자비로운 어머니신 대지가 우리에게 모자라지 않게 베풀어주는데도 불구하고 흡사 외눈박이 거인들처럼 사악한 이빨을 다른 짐승에게 박다니요. 다른 동물을 죽이지 않고는 탐욕스러운 배를 채울 수 없다는 말인가요?(296페이지)

☆☆☆채식주의자의 시초였던 퓌타고라스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육식문화가 사라진다면 아마존강의 열대우림이 파괴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사람들의 탐욕도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다.


45. 나는 내 전생을 기억합니다. 트로이아 전쟁 당시 나는 파토오소(트로이아 성의 아폴로 신관(神官))의 아들 에우포르보스였습니다. 아트레오스의 둘째 아들 메넬라오스의 창을 가슴에 맞고 죽었지요. 근자에 나는 아바스의 도시 아르고스의 유노신전에 가 본적이 있습니다. 내가 왼손에 들고 다니던 방패는 거기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이 방패를 알아볼 수 있었지요.(299~300페이지)

☆☆☆퓌타고라스의 전생이야기는 티베트의 달라이라마가 전생을 알아보는 것과 같다. 굉장히 신빙성이 잇는 이야기다. 윤회설은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된 부분이다.


46. 모든 것은 변할 뿐입니다. 없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영혼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알맞은 형상이 있으면 거기에 깃들입니다. 짐승의 육체에 있다가 인간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고, 인간의 육체에 있다가 짐승의 육체에 깃들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고 돌 뿐, 사라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말랑말랑한 밀랍을 보십시오. 이 밀랍으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면 거기에는 그 전의 형태가 남지 않았을 뿐더러 그 전의 형태로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모양만 변했을 뿐, 밀랍은 여전히 밀랍입니다. 이와 같습니다. 영혼은 어디에 가든 처음의 영혼 그대롭니다. 다만 다른  형상 안에 자리를 잡았을 뿐입니다.(300페이지)

☆☆☆불교의 윤회설을 설명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퓌타고라스는 인도를 여행하엿다고 한다. 그때 불교의 사상을 공부하고 배웠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퓌타고라스는 영혼불변설을 주장하고 있다. 뷸교에서는 영혼은 고정되어 잇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고 한다.


47. 나지막하게 우는 송아지의 목을 칼로 도리고 어린아이처럼 우는 어린양을 죽이고 제 손으로 기르던 새를 잡아먹는 인간......이 얼마나 못된 버릇입니까? 같은 인간의 피를 보려고 예행연습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소에게는 쟁기나 끌게 하십시오. 그러다 나이를 먹어 죽게 되면 그 죽음을 슬퍼해 주십시오. 양으로부터는, 우리를 북풍에서 지켜줄 양털이나 얻어냅시다. 염소로부터는 젖을 얻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짐승을 속이는 함정이나 올가미나 그물 같은 것은 이제부터라도 쓰지 마십시오. 해로운 짐승은 죽이되 죽이는 것으로 만족하십시오. 그 고기가 우리 입으로 들어가게 하지는 마십시오. 거친 음식으로 만족하십시오.(314페이지)

☆☆☆붓다보다 더 채식을 권하고 강렬한 어조로 이야기한 철학자이다. 퓌타고로스를 존경한다. 붓다당시에는 칠가식이라 하여 일곱집을 돌면서 걸식을 하였다. 바루에 어떤 음식이 들어가든 그것을 먹어야 했기에 채식과 육식을 가릴 수가 없었다. 단 붓다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산목숨을 죽이지 말 것이며, 약으로 먹는 건 어느 정도 허용했다.


  48. 아스클레피오스는 아버지 아폴로와 어머니 코로니스의 타다 남은 몸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의술을 익힌 이 아스클레피오스는 언젠가 죽은 사람을 살려 저승신 플루토를 몹시 노하게 한 적이 있다. 유피테르 대신은 저승신의 탄원을 받아들여 이 아스클레피오스를 벼락으로 쳐죽였다. 그러나 유피테르는 벼락으로 쳐죽인 것을 미안하게 여겨 이 아스클레피오스를 신위(神位)에 올려주었다. (322페이지)

☆☆☆죽음까지 관장했던 아스클레피오스의 무소불이의 권력에 대해 하데스가 불만을 품었다. 신들 사이의 알력도 대단하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지금까지도 의신으로 모셔지고 있다.


49. 베누스여, 네가 관심하는 카에사르는 운명의 서에 기록된 삶을 다 살았다. 이 땅에서 살게 되어 있는 햇수를 다 채웠다는 말이다. 카에사르는 이제 죽어야 한다. 그러나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죽어서는 신이 되어 하늘에 오르게 되어 있고, 인간은 신이 된 카에사르를 위해 신전을 세우게 되어있다. 카에사르의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고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하게 되면 아버지를 살해한 자들과 복수전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가 되면 우리를 제 편으로 끌어넣어 싸우게 된다.(333P)

☆☆☆자신의 팔자는 이미 다 나와 있다. 운명의 서에 기록된 대로 살다 갈 뿐이다. 주역을 보더라도 그렇다.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선행을 많이 행하여 잠시 명부에서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노력 밖에 있는 일들은 억지로 이룰려고 하지마라. 


50. 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336P)

☆☆☆작가라면 자신의 글에 대해 이 정도의 자신감은 있어야 한다. 오비디우스는 그의 예언대로 생명을 얻어 불사의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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