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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7일 09시 11분 등록

루브르 박물관을 둘러보며 느낀 사랑이야기

 

며칠전 고대 신화에 대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예술의 전당에 갔다.

이날은 날씨도 좋았고, 바람도 선선해서 이젠 폭염에 싸인 무더위는 한풀 기세가 꺾인 것 같은

날씨라서 기분이 좋았다.

매표소에서 표를 산 후 관람을 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이 눈에 띄었다. 가끔 아빠 손을 잡고 온 초등이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야기의 시작은 혼돈의 시대와 올림푸스의 탄생에 얼킨 신화 작품들로 전시되어 있었다. 혼돈의 시대 세상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라는 이 질문에 대하여 그리스 인들은 신화라고 대답한다.

태초에는 아무것도 구분 할 수 없는 무한의 공간이 있었는데, 이를 혼돈의 시대,

카오스라고 불렀다. 이후, ‘가이아 Gaia’라고 불리는, 명확한 형태를 가지고 있는 땅이 나타났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이아는 세상의 기반이었다.

가이아는 우주 공간의 기원이자 세상의 규칙이었으며, 만물을 먹여 살리는 어머니로서의 땅이었다.

 

혼돈의 시대인 카오스가 지나고, 만물의 근원인 가이아가 등장한 이후, 태초의

에로스가 등장했다. 이때에는 아직 남자와 여자가 등장하지 않았고, 따라서 성별이 구분되는 존재는

없었다. 이 태초의 에로스는 그저 세상 속에서 나타나는 본능이었다.

에로스의 탄생은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전쟁의 신인 아레스의 마음을 사로잡아 아기를 낳았다. 그 아이가 바로 에로스이다. 막 아이를 낳은 아프로디테는 아직 침대에 누워 있고, 이후 에로스의 교육을 담당하게 될 삼미신이 그 주위를 지키고 있는 작품을 감상 했다. 에로스는 점차 발전하여 사랑을 찾아 가슴을 뜨겁게 달군 이야기 안에는 에로스의 화살을 맞고 눈에 콩깍지가 낀 사랑을 만들어낸다.

사랑은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원이기도 하다.

그리스 인은 콩깍지가 낀 남녀간의 사랑을 이해 하고 설명하는데 에로스 화살을 맞아서라고 이야기

한다. 또 다른 시각은 누군가에게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런 결과를 낳았다고도 이야기 한다.

 

오늘날 에로스 화살은 없다. 그렇다고 사랑을 집착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우리 안에 무한한 에너지를 잘 설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어찌 되었던 이번 시칠리아 여행 기간 동안 함께 참여했던 동기들의 사랑 이야기는 계속 되었고,

여행을 끝내기 전에서야 비로소 끝이났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랑 때문에

합리적으로 따질수 없을 만큼의 값비싼 댓가를 지불하면서 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새털같이 수 많은 날, 수도 없이 많은 사랑 이야기, 그 속에 얽힌 애환들….

인류가 생겨난 이후로 갖가지 이야기들이 홍역을 앓듯, 젊음이 있는곳에

찾아온다. 나이 70살 이후 에도 찾아오는 사랑은 아직 젊음이 타오르기 때문일

거라고 믿는다.

 

경영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 90살이 넘은 시기에도 자신의

책을 집필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일을 계속 하셨다고 한다.

어느 기자의 질문이다.

기 자 : 교수님, 90살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시나요?

드러커: , 미국에는 이런 사례가 많지요. 그러면서 누구 누구는 90살이

넘은 나이에도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고 소개 했다….(중략)

기자: 지금까지 많은 저서를 남기 셨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책 한권을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드러커: 다음에 쓸 책 입니다. 내가 책을 쓰는 이유는 현재 나온 책에 대한 나의불만 때문 이지요.

드러커: 기자 선생, 당신은 사람이 언제 늙은다고 생각 하십니까?

기자 : 보통 진갑(70) 넘기면 늙었다고 생각 합니다.

드러커: 사람의 늙었다고 할때는 호기심을 잃어버렸을 때 찾아 오는 거랍니다.

       나는 아직도 여러 분야에호기심이 많아요.

 

그 후 드러커는 2권의 책을 더 출판하고 94살에 타계했다. 역시 대가들의 삶은 90살이 넘어서도

여전히 호기심이 남아 있고 다른 삶을 개척해 사시다가 이 생을 마감 하곤 한다.

"이런 일은 大家 여서 가능 한것이겠지!!!"라고 누군가 빈정되는 소리가 들려 온다.

 

그러나, 아직 살아 있는 호기심을 찾아 못 다한 사랑의 꽃을 피우는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도 '사랑'을 계속 할 수 있기를 소원 해 본다.

IP *.229.2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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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7 11:22:12 *.51.145.193

대가의 삶은 위대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큰 업적을 세울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김해에도 문화의 전당이 있는데 같은 '전당'인데 왜 이리 다른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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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7 22:17:34 *.39.134.221

우리가 신화를 읽으니 루브르전도 신화를 하고...

참 좋았습니다.

루브르에 갔던때가 기억이 납니다.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모나리자 앞에 역시나 사람들이 많았었던 기억.

전시홍보에 쓰였던 그림이 왜 그거였을까 이야기를 나누었던 주제가 바로 사랑이지요.

호기심이 없어진 나이가 늙은 나이라는 것에는 절대공감합니다.

호기심이 있는 한 젊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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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8 09:18:06 *.194.37.13

형님, 피터드러커에 대화에서

자신이 쓴 책 중에서 추천해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다음에 쓸 책입니다.

이 대목에서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다음 책에 대한 자신감, 호기심 역시

대가(大家)다운 대답이었습니다.

 

아직 첫 책을 쓰지 못한 저에게도 큰 힘이 되는 메세지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추천해 줄 수 있는 책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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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8 10:50:44 *.142.242.20

아... '호기심' 


대가들은 '호기심'도 있지만 '용기'가 있는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들은 '호기심'이 있어도 그 호기심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금방 포기하고 말지만,  대가들은 '호기심'을 끝까지 추적해 자신이 알고자 하는 것을 알아내고야 마니까요.

용기 있게 새로운 길에 들어서는 거죠.   


전 이번 여행을 다녀 온 후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더이상 첫사랑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게 됐거든요. ^^ 놀라운 변화! 


웨버님의 삶에도 '사랑'이 계속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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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0 15:46:28 *.114.49.161

웨버님,

우리는 몇 살까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저도 이거 궁금했었어요.

호기심을 가진 한 젊음이 있는 거고, 그러니까 사랑도 가능하다는 대답이시군요. 저도 생각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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