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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2일 17시 27분 등록

자신에게 안식년을 선물하라

손톱 끝으로 매달려있는 여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1. 책의 중심 키워드

행복, 휴식, 일과 삶의조화, 워킹맘, 서른 중반, 마흔

 

2. 어떤 독자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 아이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30~40대 워킹맘

.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30대중반 이후의 여성 직장인

 

3. 원고개요

열심히 살면 성공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성공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남보다 더 빨리 더 부지런히 움직였고 나름의 성취도 이루었다. 그런데갑자기 길을 잃은 것 같이 막막하고 허망하다.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만사가 귀찮고 두렵다. 이 책은 주변의 요구에 부응하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손톱 끝으로매달려 있는 여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그녀들이 일과 삶, 가정과직장, 자신과 아이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자신이 행복한 삶을 일굴 수 있도록 이 책은 도와줄 것이다.

 

4. 독자들의 예상 감상평

- 장점 : 저자의 경험이녹아있는 이야기가 많아 공감이 되었다. / 힘든 워킹맘 생활에 위안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 성공한 쉼즐녀들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것같이 느껴졌다.

- 단점 : 새로운 것없는 다소 뻔한 이야기가 많다. / 쉼즐녀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쉼즐녀가 아니라 수퍼우먼인 것 같다. / 실질적인 해결책은 부족한 느낌이 든다.

 

5. 목차

 

여는 글_인생길 반고비에서 길을 잃은 여자에게

 

1장 삶에 쉼표가 필요할 때

1. 나의 부판 이야기

2. 시간이 없어 못 쉰다고?_휴식에대한 오해와 진실

3. 에너지 게이지를 점검하라_번아웃신드롬

4. 의지력 저장고를 확인하라-자기통제력에대한 과신

5. 여자는 왜 쉬지 못하는가?

6. 그 많던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7. 누구를 위해 버텨야 한단 말인가?

 

2장 삶에서 덜어내기

1. 행복하지 않은데 왜 도전할까_도전중독

2. 자정 넘어 욕실 청소하는 여자_완벽주의

3.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이유_성취주의

4. 칭찬받지 못한다고 더 나빠진다더냐?_불안

5. 마음 속 칸막이_문제와 자아 분리

6. 쟁취하는 삶에서 추구하는 삶으로_목표중심적 삶

7.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_착한 여자 콤플렉스

 

3장 삶에 더하기

1. 작은 기쁨을 만끽하라_소소한 행복이 주는 기쁨

2. 비워야 채울 수 있다_놓아버림의 미학

3. 당신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라_나를 위한 삶

4. 삶의 속도를 늦추어 보라_느리게 살아보기

5. 불타지도 녹슬지도 않기

6. 조르바처럼 살아보기_그 순간을 살아라

7. 순간이여 멈추어라_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감탄뿐

 

4장 쉬어가도 괜찮아

1. 워킹맘이여, 윈드서핑을 즐겨라.

2. 자신에게 안식년을 선물하라.

3. 남편을 서포터즈로 만들어라.

4. 자신만의 휴식법을 마련하라

5. 자신만의 축제를 기획하라.

6.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7.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라.

 

5장 재키제동이 만난 쉼즐녀 이야기

첫번째 : 제일기획 최인아 부사장

두번째 : 서치펌 커리어케어 이영미 상무

세번째 : 로레알 키엘 이선주 상무

네번째 : 홍보회사 더 니즈앤씨즈 커뮤니케이션 랩 명성옥 대표

다섯번째 : 유니레버 고희경 상무

여섯번째 : 서강대 경영대학원 이인실 교수

일곱번째 : 섭외 중

 

닫는 글_, 이제 쉼을 즐기는 여자

 

6. 서문

 

인생길 반고비에서 길을 잃은 여자에게

 

우리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난

어두운 숲에 처했었네

 

, 이 거친 숲이 얼마나 가혹하며 완강했는지

얼마나 말하기 힘든 일인가!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새로 솟는다.

-      단테 『신곡-지옥편』 1곡 중에서

 

1300년 서른 다섯의 단테는 피렌체를 다스리는 여섯 명의 최고위원중 한 명으로 선출되어 정치적 경력의 최고 정점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점을 지나면 내리막길이 펼쳐지기 마련인가? 그 직후부터 그는 온갖 음모에 휘말렸고 2년 후에는 피렌체에서 추방당하고 망명생활을 하다 결국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채 생을 마쳤다. 위의 시에서 의미하는인생 길 반 고비는 단테 자신이 서른 다섯이 되던 해를 의미한다. 단테는 서른 다섯부터 길을 잃고 어두운 숲에 서 있었다 회고한다. 그 숲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생각만해도 두려움이 솟는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인생도 돌아보니 그러했다. 내가 처음으로 길을 잃었다고 느낀 건 서른 다섯 즈음이었다. 그때를 시작으로 신은 여러 루트로 나에게 이런 저런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지나고 보니 그것은 새로운을 찾으라는 신호가 아니라 새로운을 살라는 신의 신호였다. 이제야 그것을 알겠다.

 

, 10년의 법칙

나는 일요일 저녁이면 월요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재수없는(?) 회사원이었다. 주말에 생각해 놓은 일들을 얼른 출근해 해보고 싶어 안달이 나서 월요일 아침이면 벌떡 일어나 회사로 뛰어갔다. 일은 나의 밥줄이자 취미자 특기였다. 그렇게 재미있던 일이 어느 순간부터 하품이 날만큼 따분해졌다. 그 즈음 나는 원하던 다국적회사로 전직해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차기 팀장 교육에 다녀오고 우수사원상을 거머쥐고 나서는 자만심도 마음 속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시시해졌다. 스물 다섯에 시작한 직장생활이 서른다섯이 되어 경력 10년을 꽉 채운 시점이었다.

 

나는 그 10년 동안 홍보 업무를 주로 했다. 기업체 홍보팀에서 갑으로도 일해봤고 홍보대행사에서 을로도 일해봤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한 3년은 일의 스펙트럼과 강도 면에서 기업체 홍보팀의 6년에 맞먹는다. 나는 홍보대행사에서 IT와 제약회사 홍보업무를 다양하게 경험했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크고 작은 행사와 각종 보도자료를 작성하며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 기업체 홍보팀에서의 일은 다양하지는 않지만 깊이가 있었다. 내부고객들과의 협업과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큰 그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10년쯤 같은 업무를 하다 보니 웬만한 일은 거의 해보게 되었고 이로써 전문성은 깊어졌으나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쁨은 사라졌다. 그래서 일이 재미없어졌나 보다.더구나 홍보조직은 조직에서 돈을버는부서가 아닌쓰는부서였다. 장사가 잘 되면 그것은 세일즈와 마케팅부서의 공이었다. 장사가 안 되면네가 홍보를 잘 했으면 왜 매출이 오르지 않냐?’라는 억지성(?) 타박을 들어야 했다. 그러면서 담당 업무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다. 지원부서의 태생적 한계이자 운명적 설움이었다.

 

, 정점을 지나다.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은 언급이 등장한다.

 

여자는 7세에 신기가성해져서 치아를 갈고 머리카락이 자랍니다. 14세에는 천계가 이르러 임맥이 통하고 태충맥이 성해져 월경이 때맞추어 나오므로 자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21세에는 신기가 고르게 되므로 사랑니가 나고 다 자랍니다. 28세에는 근골이 튼튼해지고 머리카락이 다 자라며 몸이 튼튼해집니다. 35세에는 양명맥이 쇠하여 얼굴이 윤기가 없어지기 시작하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42세에는 삼양맥이 상부에서부터 쇠약해져 얼굴에 윤기가 없어지고 머리카락이 희어지기 시작합니다. 49세에는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하여 천계가 마르니 월경이 끊어집니다. 그러므로 형이 무너지고 자식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 여자의 몸은 35세를 기점으로 쇠하기 시작한다. 돌이켜보니 나도 그랬다. 둘째아이를 낳고 나서 나는 도무지 기력을 회복할 수가 없었다. (둘째를 임신하며 딱 떨어진 입맛이 아직도 회복이 되지 않았다.) 첫 아이를 낳던 서른 때와는 몸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둘째는 낳고 나니 거울 속의 나는 목에 서너 개의 주름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나면 그 목걸이의 흔적이 희미해질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목걸이는 더 깊이 내 피부를 파고 들었다. 서른 중반을 지나며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가끔 남편이 족집게로 뽑아주었지만 어느 순간 그마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도도하고 봉긋했던 가슴이 고개를 떨구고 탄탄했던 배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늘어지기 시작했으며 팔자 주름이 깊어졌다. 어쩌다 늦은 술자리를 한 다음 날이면 하루 종일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려웠고 주말이면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굴다 저녁이 다 되어서야 부스스 일어났다. 서른 다섯은 아마도젊음에서늙음으로 생체시계가 전환하기는 시기인가보다. 영화은교에서 70대의 시인 이적요는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늙음은 젊음이 한없이 부럽다. 몸이 그것을 일깨워준다.

 

엄마, 당신이 필요해요

딸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힘들 때 마다 외는 주문이 있다. ‘이 고비만 넘기면 괜찮을 거야, 아이들이 좀 크면 나아질 거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이들이 커갈수록 엄마가 해야 할 일은 더 많아지고 난이도가높아졌다. 어릴 때는 누구든 먹이고 씻기고 입히면 되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하고 글을 읽고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면서 다른 누구도 아닌 엄마가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유치원에서하는 엄마 참여 수업. 이때 엄마가 가지 않으면 아이는 기가 팍 죽는다. 간혹 할머니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아이는 여지없이 얼굴이 어둡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실청소를 하러 가야 한다. 맞벌이 엄마라고 예외는 없다. 엄마가 교통지도를 하거나 학습 도우미로 활동하면 아이는 자랑스레 친구들에게 말한다. “우리 엄마다!” 퇴근해서 유치원과 학교에서 내준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다 보면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엄마는 도무지 집에서도 쉴 수가 없다. 아이들은 엄마가 필요하다고 아우성인데 직장에서 할 일은 점점 더 많아진다. 상사는 일에 올인하길 바라지만 그러기엔 엄마로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매스컴에서는 엄마의 정보력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떠들어 대니 더욱 쉴 수 없지 않은가?

 

이제, 실무능력보다 정치력

대체로 여자는 남자보다 일을 잘 한다. 사실 여자는 남자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취직부터 어렵다. 그러니 같은 조직이라면 남자보다는 여자의 능력이 더 출중할 수밖에 없다. 취업전쟁에서 시작된 전쟁은 승진 경쟁에서도 이어진다. 그래서 같은 직급의 실무자라면 실무능력면에서는 대부분 여자가 남자를 앞선다. 그럼 남자와 여자 중 누가 관리자자리에 먼저 오를까? 당신이 예상한 대로 남자다. 그 이유가 뭔지 아는가? 관건은정치력이다. 정치력이란 표현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 쉽게 말하면 남자들은 조직 내의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낸다. 그들은 경조사를 빠지지 않고 챙기며 가끔 헐벗은 언니들과 단란한 곳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다 사우나에서 가식 없는(?) 우정을 쌓는다. 그들은 또한 군대에서 배운하라면 한다정신과 선임병 모시기 스킬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상사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그러니 결정적인 순간, 조직은 남자 손을 들어줄밖에. 물론 그렇지 않은 남자들도 있다. 능력으로 승부를 걸고 여자직원을 진정한 동료로 인정하며 공존하는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본능을 발휘해 먹잇감을 낚아채는 ''를 나는 자주 목격했다.

 

서른 다섯이 된 여자는 실무능력이 아닌 정치력으로 평가 받기 시작한다. 이제 능력보다는 태도가 더 중요한 타이밍이 온 것이다. 실무 경력 10년이면 이제 실무자에서 관리자로 변신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여자들은 그 변신이 쉽지 않다. 요즘은 조직에서 관리자 자리를 빨리 꿰차지 않으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진다.까닥 잘못하면 자신보다 경력이 적은 남자 팀장 밑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운이 좋게 관리자가 되어도 현실은 쉽지 않다. 여자들은 남자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탓에 나이 많은 남자 팀원과 함께 일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생긴다. 그런데 남자는 어린 여자 팀장 밑에서 일하는 것이 아주 불편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들은 기가 막힌 본능을 발휘한다. 남자들은 자신을 키워줄 열쇠를 누가 쥐고 있는지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아낸다. 이들은 문지기에 불과한 여자 팀장보다 열쇠를 가진 성주(주로 남자)에게 어필하며 자신의 살길을 도모한다. 그러면서 여자 팀장과 남자 팀원의 관계는 뒤틀리고관계와 갈등에 민감한 여자는 스트레스를 받고 상심한다.

 

서른 다섯, 중년기의 시작

이렇게 서른 다섯의 여자는 일이 재미없어지고 몸은 천근만근 무거워지고 아이들을 더 돌봐 주어야 하니 쉴 틈이 없고 조직에서는정치라는 놈이 발목을 잡고 놔주지 않는 진퇴양란의 기로에 서게 된다. 서른다섯의 나도 그랬다. 나는 이리저리 휘둘리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10년 홍보 경력을 뒤로 하고 영업에 도전했다. 과장 타이틀을 달고 내근에서 외근을 지원한 나를,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영업업무를 하면서 귀한 경험을 얻었지만 2년을 채우자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교육팀에 둥지를 틀어 2년 간을 더 버텼다. 하지만 결국 내 나이 서른 여덟에 14년 간의 조직 생활에 쉼표를 찍었다. 그 후 1년 반 동안 나는 안식년 휴가를 가지며 새로운 삶을 찾으려 노력했다. 서른다섯에 시작된 방황이 올해 내 나이 마흔이 되어 겨우 끝이 난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서른 다섯이 될 때까지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없었다. 대학은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인 줄 알았고, 대학을 졸업했으니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서 여러 번 전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결혼은 해야 하는 줄 알았고 결혼을 했으니 애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애를 둘 낳았다. 살 집 한 칸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대출을 받아 집을 샀고 직장에서는 남들보다 출세하고 싶어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다. 남들과 비슷하게 살면 나도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서른 다섯이 되면서 뭔가 답답하고 불편했다.

 

여자, 인생 길 반고비에서 길을 잃다

심리에세이스트 김형경은 모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의발달 단계에 있어서 35세부터가 중년기에 해당해요. 35세에서 50세가 중년기에 들어가는데, 그 시기가 되면 크게 변화가 없는 사람도예전의 삶의 방식으로 살면 뭔가가 맞지 않아 불편하고 답답한 시기가 와요. 그때 적극적으로 자신을 바꾸고, 삶의 비전을 새롭게 바꾸고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해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35세 이전에 가졌던 꿈이나 비전은 유년기의 속성이다. 대부분자신의 결핍에서 온 것이거나, 부모의 바램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30대 중반이 되면서 자신의 삶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때가 오는 것이다.

 

당신이 만약 인생 길 반 고비를 넘어 길을 잃은 여자라면 나는 다음과 같이 조언해주고 싶다. 조직에서 버틸 수 있다면 버텨라. 버티면서 배우는 것이 분명 있을 것이다. 혹자는 버티는 놈이 이기는 놈이라 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두려움과 불안의 옷을 훌훌 벗고 나와라. 그때는 내가 누구를 위해 버텨야 하는가를 생각해라. 버티는 놈이 바보인 경우도 있다. 이제까지 해 놓은 것이 아깝고, 그나마 손에 쥔 것들이 다 사라질까 두렵고, 이 정도 직장을 다시 구하지 못 할거라는 비관적인 생각이 수시로 고개를 들겠지만 괜찮다. 나는 1년 반 동안의 안식년휴가를 가진 후 재취업했다. 물론 보수와 대우 면에서는 예전 직장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자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내 인생 후반전에 하고 싶은 일과 연결이 되는 일이고 성과에 따라 보상도 커지는 일이라 나는 만족한다. 나는 그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고 있다. 남을 기쁘게 하는 방식이 아닌,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방식으로 하면서 새로운 삶을 일구어 가고 있다.

 

이 책은 내 나이 서른 다섯 즈음부터 마흔까지나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내치열한 사추기(思秋期)의 흔적이다. 내 인생 전반기와 후반기를 연결하는 다리 이야기다. ‘나는 누구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한 증거이며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이다. 나는 이 책의 최대의 수혜자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의 삶의 한 가운데 유유히 흐르는 강 하나를 만들었다. 원하는 삶을 살되 에너지가 고갈되지 않게 하고, 나의 역할에 충실하되 남만 기쁜 삶을 일구지 않게 되었다. 나는 전진하되 주변 풍광을 즐기며 갈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성장하되 키만 멀대 같이 큰 콩줄기가 되지 않게 되었다. 쉼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일의 고마움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삶을 바꾸어 주었다.

 

나는 이 책이 당신의 삶도 바꾸어 주길 바란다. 당신도 일과 삶, 직장과 가정, 그리고 자신과 아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한 길을 찾아내길 바란다. 자신에 삶에서 덜어내고 더하고 그리고 쉼을 즐겨보길 바란다. 하지만 내가 그랬듯 당신도 끊임없이 흔들릴 것이다. 새로운 삶을 찾은 듯 하다가도 예전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고,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주문을 걸겠지만 잘 나가는 옛 동료의 소식에 마음이 쓸쓸해 질것이다. ‘이 길이 진정 내 길인가회의가 밀려올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그렇게 흔들리며 사는 것이 삶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나는 그런 마음이 들 때 마다 스승이 주신 글을 마음에 새긴다. 이 글이, 그리고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당신의 마음을 무찔러 들길 바란다.

 

10년을 바친 인생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라는 경우는 있다.
20
년을 바친 인생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라고 할 수도 있다
.
그것은 두렵고 두려운 것이다
.
그러나 누구도 평생을 바친 길에서 '이 길이 아닌가 봐'할 수는 없다
.
그것이 이미 그의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바다에 이르는 길이 어디 하나 뿐이더냐?
산을 넘어 가는 길도 있고, 강 따라 가는 길도 있고, 긴 길도 있고

도는 길도 있고 짧은 길도 있다. 끝까지 가면 닿게 되어 있다.
어느 길에나 위대함으로 가는 길을 있는 것이다. 끝까지 가면 바다에 이른다
.

 

그러므로 가다가 되돌아 와 갈림길에서 울더라도 다시 다른 길을 찾아 쉬지 말고 가야 한다.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것도 가는 길의 한 부분이다.

헤매지 않고 어찌 처음 가는 길을 찾을 것이냐.
갈림길에서 지쳐 주저 앉아 있지 마라. 일어서 걸어라
.
그곳을 벗어나 계속 걸으면 바다에 다다르게 되리니.

 

Mountain Wallpapers (2).jpg

 

 

IP *.252.144.139

프로필 이미지
2012.09.14 08:18:05 *.114.49.161

오우, 이렇게 책이 한 권 탄생하는 거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짝짝짝짝

 

1. 단점으로 꼽은 것 중 쉼즐녀가 아니라 슈퍼우먼 같다는 말이 있네요.

여덟번 째 이야기로 이 책과 고민을 같이 하는 제키제동 선배님 또래들의 수다한판은 어떤가요?

상무, 부사장, 교수님이 아니라 이름없는 보통 소시민, 그리고 이 책의 주독자층이 될 여성들의 모습으로요.

우리의 이야기, 또는 당신의 이야기쯤이 될 것으로요.

제키제동님은 하나의 문제제기를 하는 거니까요.

실제로 안식년을 가져본 분들도 좋을 것 같아요.

안식년 가진 후 재취업에 성공한 분들? 이건 잘 모르겠구요.

그래서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걸 해보면 어떨까나요?

저런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을 듯 해요.

여성단체?

 

2. 안식년은 직장을 완전히 그만 두어야 가능할까?

직종이나 회사 중에는 공식적인 안식년을 보장해 주는 데가 있을까?

   (교수님 중에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공기업이나 공무원은 육아휴직이 있을거고, 다른 데는????) 

외국에서는 안식년을 주는 데가 있을까?

안식년 동안 자신을 재정비하는 매뉴얼인가? 이런 궁금함이 있습니다.

만약 안식년을 가지라는 것이 하나의 제안, 주장이 되려면

다른데서는(아, 역시 복지국가라는 북유럽 부자나라-_-) 어떻게 하고 있는 지 이런 자료 조사가 있으면 어떨까?

잡념이 피어오르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2.09.14 09:12:29 *.90.175.137

제키제동님!^^  대단대단!! 하시며 저도 짝짝짝짝,,,, ^^  

상무, 부사장 보다 제키제동님의 이야기가 훨씬 더 끌리고 감동적이어서(완전 공감) 콩두님 의견에 저도 한표 추가입니당.

개인적으로 육아휴직 1년의 안식년? 동안 충전이 많이 된 일인으로서 안식년을 멋있게 보낸분들의 이야기도 덧붙이면 좋을것 같아요.

글이 흡인력이 있고 왕창 와닿았어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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