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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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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2012년 9월 13일 12시 58분 등록

화(火)를 참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나온 정의처럼 몹시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성이 나는데 그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불끈하기 하고, 그 반대일경우도 있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쓰신 혜민스님은 '화를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은 화가 났을때 그 무엇 때문인지보다 화난 그 녀석을 곰곰히 보고 있으면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맞는 말씀이시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민감해지는 요즈음의 저에게 하는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화가 나면 목소리가 커지고 아름답지 않은 구어체들이 튀어 나오는 제 자신이 싫습니다. 화를 조절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게 문제입니다. 가정에서 화를 내면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지만 집에서 화 낼일은 거의 없습니다. 화가 나더라도 5분안에 사그러 들기 마련입니다.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에서 그리고 저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난처하기 그지 없습니다. 같은 말을 세번이나 되풀이 하게 만든 사람이 저를 건드렸습니다. 규정에도 없고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은 일에 대해 싸인을 하라는 말에 취지도 알겠고 협조해야 하는 것도 알겠으니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게 어떻겠냐는 물음에 상대방은 동문서답을 했습니다. 동문서답이 제안의 무엇인가가 불편했던거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져버려 저를 째려보는 시선을 감지했을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간 후였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바람을 쐬지도 못하기에 걸을 수 있는만큼 걷고 오니 화라는 녀석이 고개를 숙이고는 사라져버렸습니다.

 

화는 누구나 낼 수 있지만 그 화를 다스리는건 제 스스로가 해야 하는 몫입니다. 혜민 스님의 말씀처럼 상대방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풀리는 문제인데도, 알면서도 그러니, 스스로를 이해시키는건 아직 염원한 숙제로 보입니다.

 

오후에는 화를 냈던 상대방에게 음료수 한 잔을 웃음으로 드려야겠습니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풀리니까요. 그 분도 서운했던 감정이 조금 사그라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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