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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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즈를 취하면서 눈을 뒤집을 때 알아봤습니다. 확실히 예전의 민호가 아니었습니다.
누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재미없었습니다. 자기 주장이 강해졌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말했습니다.
장난의 강도가 세졌습니다.
"얘가 미쳤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태어나서 3년 9개월>
<태어나서 4년 3개월>
<태어나서 5년>
낯가리는 것은 여전했지만 집에서의 태도는 거만해졌고, 아무때나 시체놀이를 한다고 누웠습니다.
웃기다고 생각되면 뭐든지 했습니다. 혼자 웃음보가 터져서 뒹굴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컨디션이 않좋으면 무지막지한 짜증을 냅니다.
민호 증조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습니다. 민호는 장례 사진앞에서 춤을 추었습니다.
그때 이모가 "민호야 이제 몇 살이야" 물었더니 민호는 "돼지고기 살!"이라며 사람들을 뜨악하게 만들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스스로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장난기와 짜증도 시간과 함께 지나갑니다.
발산하게 시간을 주면 스스로 만족하고 돌아왔습니다.
얼마전 짜증신이 내려온 민호와 신경전을 벌이다 포기하고 딴일을 했습니다.
잊고 있었는데 아이가 다가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좀 짜증냈지?" 목소리 톤이 바뀌었습니다.
"아빠 우리 산책 가자. 구슬살까?"
사이좋게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나갑니다. 아까는 괴물같았는데 귀여워 죽겠습니다.
다녀와서는 구슬 치기도 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제가 졌습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허용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감정의 원인까지 알지 못해도 '나쁜 감정'이라고 낙인 찍지는 말아야 합니다.
전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가족 속에서 살았습니다.
가끔 주변의 상황에 맞추느라 제 감정을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감정에서 단절되면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당연히 허전함이 몰려옵니다.
아마도 어렸을 적, 덜 미쳤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라도 제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어야 겠습니다.
"슬프다. 우울하다. 허전하다. 열받는다. 두렵다. 기쁘다. 뿌듯하다. 신난다..."
"미치겠다?!"
<태어나서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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