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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2일 05시 24분 등록

40대를 불혹이라 합니다.

혹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예전엔 돈에 혹하고 여자에 혹해서 길을 벗어난 적이 많았습니다.

40대 중반을 넘는 시점에서 혹하는 정도가 많이 줄었습니다.

혹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다움이 많이 커졌고 자신의 길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 교회에서 처음으로 대표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교회를 다닌지는 몇년 되었지만 교회활동엔 거의 참여하지 않고 주일예배만 드리는 정도로 생활하였습니다.

나름 활동을 자유롭게 하고 살기 위해  스스로 아웃사이더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러던 내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기도한다는 것이 영 부담이 되었습니다.

내 생활은 신앙의 모범과는 거리가 먼데, 무슨 자격으로 대표기도를 한 단 말인가?

"그냥 교회예배의 의례이니까!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중요해. 내용없어도 형식이 예배를 이끌어 가잖아"

내면에서 나를 타협하게 만드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소리를 무시했습니다.

신 앞에 선다는 것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과는 다른 무게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일요일 대표기도는 보통 나라일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도까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런 기도가 아직은 싫었습니다. 

진실한 내가 아닌 사람들이 기대하는 나의 모습에 나를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이 되었습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났고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 내용들을 적어내려 갔습니다.

A4한 장의 내용이 나왔습니다. 지금처럼 짤막하게 문장을 쓰고 내려가니 기도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도를 준비하면서 모세가 시내산에서  '불이 붙었느나 타지않는 나무'를 통해

신의 음성을 들었던 장면과 예수님의 피흘림이  바로 예배시간의 핵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얼마전 보았던 영화 '피에타'의 장면들이 떠올랐고

 마지막 장면에서 '피흘림 없으면 죄사함이 없다는' 말씀이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삶은 생명을 죽여서 먹고 사는 것임을! 영혼의 생명  또한 예수님의 피 흘림을 먹고 사는 것임을!

캠벨을 읽으며 깨달았던 것들이 살아 움직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예배 끝나고 사람들이 대표기도를 시처럼 하는 것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나는 신 앞에서도 '가장 나답게' 서고 싶었는데 이 바램이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IP *.239.10.5

프로필 이미지
2012.10.14 05:24:46 *.10.140.115

신앞에서도 가장 효인님 답게 서게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그 기도가 어떤 기도였을지 궁금하군요.

프로필 이미지
2012.10.16 15:26:54 *.41.83.203

저도 기도 해봤습니다. 고딩때, 무지 어려웠어요.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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