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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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일, 나도 모르게 몹쓸 말을 하거들랑 죽을 때가 며칠 안 남았구나 생각해라. 사람이 죽을 때가 되모 정 뗄라고 지도 모르게 몹쓸 말을 한다 카더라. 모두 두고 떠날 사람이 무어 미련이 있다고 몹쓸 말을 하겄노. 정이 붙어. 붙은 정이 떨어지지 않아 그런게지.
나 죽거든 그냥 나무 이파리 하나 바람에 떨어졌다고 생각해라. 바람 따라 떠돌다 보마, 운젠가 썩어 거름이 안되겄나. 거름이라도 돼서 나무 이파리 하나 다시 살릴 수 있으모 을매나 좋은 일이고.
나 죽거든 제사도 지내지 마라. 죽어서까지 너거들 귀찮게 안 하고 싶다. 사느라 바쁜데 제상 차릴 틈이나 있겠나. 그라고 죽었는데 제상 차려 봐야 뭐하겠노..
(밥한숟갈에 기대어 7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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