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Image

일상의

  • 타오
  • 조회 수 1679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 10월 25일 16시 20분 등록

 

 

 s-20121025-소년감독6.jpg

 

 

강원도 산골마을 노을골 상구는 아빠가 그린 벽화를 아빠가 남긴 8미리 카메라로 찍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합니다. 상구가 겪는 일을 영화로 보여줍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구가 벽화를 찍은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를 쭉 따라가다 무사히 상구가 벽화를 찍기를 바라는 마음을 남겨둔 채 상구가 필름을 구해서 마을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상구가 비탈길을 달려서 마을로 들어서기 전에 눈물가득한 눈으로 자신이 달려온 비탈길을 뒤돌아 볼 때, 촛점이 잘 맞지 않은 듯이 풍경이 일렁이 장면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소년감독'입니다. 이 장면을 보는 데, '통과의례'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영화의 제목을 따라가다 보니 떠오른 말이었는데요, 소년이 첫번째로 영화를 찍게 될 때, 거기에 무엇이 들어갔을까를 생각해보니 그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아는 대부분의 저의 첫번째 시도들은 생각했던 것들보다 수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수월하게 이룬 것들은 잘 기억에 남지 않고, 힘들게 얻은 것들만을 기억하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몇번을 시도해서 실패했건 그것은 아직 성공하지 않았고 다시하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 모든 것들을 첫번째 시도로 기억하는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때 느꼈던 감정을 뭉뚱그려서 기억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영화 속 소년 상구는 동네이장님을 하루종일 따라 다니며 벽화가 있는 창고를 부수면 안된다고 조르고, 서울갈 차비를 빌리려고 동네 꼬맹이가 엄마 만날 때 쓰려고 모아놓은 돼지저금통을 깨게 하고, 꼬맹이의 러시아 엄마를  찾아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밥을 굶고, 노숙을 하고,  숨이차게 자동차를 따라 달리고 그랬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자신을 따라나선 진도개를 팝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힘겹게 얻어야만 하는 것이라면 몹시도 슬프지만 왠지 그게 이해되고 그럴 것만 같습니다. 소년의 첫번째 촬영에 그 모든 경험들이 바쳐진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절대로 팔지 않겠다던 아빠가 남긴 진도개 병태를 자신의 손으로 흙을 묻히고 물감을 발라서 똥개를 둔갑시켰던 것까지도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룬 것이라면 그게 가슴에 남고, 문을 통과한 것같이 그 다음으로 가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때 시도한 모든 것들이, 그때 떠나보낸 것들이, 그때의 감정들이 문턱을 넘은 데에 쓰여진 듯이.

 

 

 

 

IP *.72.153.115
프로필 이미지
October 30, 2012 *.169.188.35

이글을 읽고 난뒤에

일요일 아침의 대화 에 있었던

개이야기..넘어서는 통과의례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군요.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

 

어머님 이야기

아버님 이야기

그리고 스승님 이야기..

 

존경하지만 그래도 그 그늘을 떠나야만

하는 것이 자식의 그리고 제자의 운명이요 숙명이겠지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겔러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