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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샐리올리브 끌림의 법칙 '다산과 만나다.'
다산 정약용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
지식을 경영하라. 지식을 경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져 구입한 이 책은 몇 년째 내 서가에 묵히고 있었다.
다산 치학 10강 50목 200결 어마어마한 방대한 분량이요 작업이다.
이 책에 끌려서 사 놓고 손도 대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주에 내 손에서 한참을 노니는 중이다.
책 여기저기를 훑어보다가 다산 기념관이 여기서 얼마 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남양주 조안리.
아니 그보다 다산의 향기가 맡고 싶어졌다.
금요일 날씨는 막바지 가을이 아쉬운 듯 하늘은 높고 공기는 그지없이 맑았다.
30분을 달리니 실학박물관 이정표가 나온다. 다산 기념관은 그동안 서너번 갔던 기찻길이 일품인 카페 봉쥬르를 지나 있었다.
다산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었고 [다산 유적지]라는 팻말이 정겹다.
다산기념관과 다산 문화관으로 크게 이분되어 있었다. 기념관과 문화관의 정보도 좋지만
여유당의 운치 있는 한옥이 더 정겹다. 더 기분이 좋았던 것은 실학박물관에서 지금도 여러가지 세미나나 행사가 있다는 일이다.
단지 지자체에서의 겉치례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 일반인이나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주고 있다는 것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해 준다.
18년의 유배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75살의 나이로 생을 마칠 때까지 이 곳에서 보냈다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조그만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니 두 분이 합장 했는지 커다란 봉분이 나를 반긴다.
다산 선생님에게 인사를 했다.
"선생님 당신의 훌륭한 업적으로 제가 이곳 까지 이끌려서 왔습니다."
아마도 강진서 유배생활을 하던 그가, 외롭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그가
21세기에 왠 여인이 이곳 자신을 만나기 위해 왔다는 것을 다산 선생은 알까?
혼자서 다산 유적지를 돌아보는 사람들도 있고, 견학을 온 팀들도 있었다.
잠시 서 있었다.
스치는 11월초 못내 아쉬워 하면서 가고 있는 가을 바람이 부드러웠다.
책을 시작하려는 시점에 당신을 만난건 행운인 것 같습니다.
" 잘 해 보거라." 아끼는 황산에게 하듯 다산이 내게 말을 건넨다.
또 다산은 내게 말한다.
부지런히 노력해라. 성심으로 노력해라. 복사뼈가 세 번 구멍나고 벼루가 여러 개 밑창 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라.
공부해서 무엇에 쓰겠느냐고 묻지 마라. 공부는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없어 하는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책을 안 읽고 무슨 일을 하겠느냐?
백년도 못되는 인생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살다간 보람을 어디서 찾겠느냐?
하하 다산 선생님 이젠 100년을 훌쩍 넘겨 사는 저희는 오늘날 100년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요.
다음번에 올 때는 꼭 막걸리를 사와서 다산 선생님이랑 한잔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엄청난 감동적인 장 절 때문에 옮겨 적느라 고생을 했는데,
다음엔 책에 의문 났던 부분을 샅샅이 적어와 한잔 드리며 여줘 보아야 겠다.
이분도 우리 사부님 처럼 질문 하는 것을 좋아하신다는 것을 책을 보며 알았다.
너른 마당에서는 다산 선생 탄 생 250주년을 맞이하여 여러가지 행사가 펼쳐지는 중이다.
붓글씨 대회도 열고 거중기 전시하며, 다산의 여러 시구들을 옮겨 적은 판넬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춰 서게 한다.
책을 보면서도 다산 기념관을 구경하면서도 가장 기이한 부분은 거중기를 만든 사실이다.
그는 학자이면서 또 물리학자였다는 책의 구절도 나온다.
하늘은 가끔은 한 사람에게 많은 지식을 주시나보다 라는 생각도 잠시 하다가 여러가지 학문을 하다보면
결국 통 (通) 하는 시점을 만나게 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 멈춘다.
다시 정약용 선생님 상 앞에서 여쭈어 보았다.
"선생님 전 구슬이 많은데 어찌 꿰어야 잘 꿰는 것인지 몰라 고민 중입니다.
음...실타래가 엉클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
그가 다시금 내게 말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을 뒤집어 보거라. "
공부하는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연구하는 대상에 대해 앞선 연구가 많으면 많다고 투덜대고, 없으면 없다고 한숨 쉰다.
많으면 더 이상 새로 연구할 것이 없을 것만 같고, 없으면 막상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모든 자료는 방향과 시각을 바꿔 보면 모두 새롭다.
어느 것이고 전인미답의 경지 아닌 것이 없다.
남들이 추수하고 간 논밭에서 떨어진 이삭을 줍고, 별것 아니라고
내버려둔 자료에서 가공하지 않은 원석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빈틈을 헤집어 새로운 시각을 찾아내고, 남들이 보고도 못 본 사실을 탐색해 낼 수 있어야 한다.
남들 하는 대로 하고, 남이 가는 길로만 가서는 큰 성취를 이룰 수가 없다.
난 ..왜 책 때문에 이끌려 여유당까지 갔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다음에 올 때는 꼭 막걸리를 들고 오겠노라고 약속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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