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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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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8일 16시 42분 등록

얼마전에 유명한 설치미술작품으로 유명한 작가, 이불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녀가 그동안 만든 작품 대부분과 그 작품을 구상할 때의 의 드로잉과 작품들의 축소모형이 함께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작가 이 불은 작품으로 관객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슨트는 작품 설명을 할 때 작가 개인의 신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하며 설명을 합니다. 작가의 사적인 생활 모습 공개가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것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마음을 풀어 놓고 작품을 보았습니다. 궁금한 것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질문들이 덮쳐오고 그리고 스쳐가기도 합니다. 

이 불의 초기 퍼포먼스 작품구상 드로잉 중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여인이 있습니다. 둥굴둥글하고 가늘고 긴 눈매와 도톰한 입술. 전형적인 동양여자입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입은 옷은 화려하게 장식이 된 것으로 신화를 그린 화보에서나 볼 수 있는 여신의 모습입니다. 그 작품을 사람들(서양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동양여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양여자에게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야라는 말을 작가는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 불은 자신이 구상한 그 모습으로 공연을 했다합니다. 드로잉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동양여자의 모습이 저런 모습이었다면, 제가 타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여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하구요. 저는 몹시도 고전적인 여성상을 떠올립니다. 제가 가진 여자에 대한 편견 또한 깊은 것입니다.

 

여신과 같은 여성상, 고전적인 여성상, 그러다가 다른 것이 떠오릅니다. 꼭 여성성이 드런나야 하는가 입니다. 이미 한 육체를 가진 존재로 태어나서 살고 있으니 그 육체라는 그릇을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그 모습만으로 비쳐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남성 작가에는 굳이 '남성'이라는 수식어를 넣지 않고 소개를 하지만, 여성 작가를 소개할 때는 '여성'작가, '여류' 작가라는 말을 소개 초반에 넣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 어쩐지 세상이 작아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남성들이 사는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세상 한 귀퉁이에 서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성상은 동양적인 눈매에 있는 듯 없는 듯한 눈웃음과 미소와 쫙 뻗은 손끝과 잘록한 허리, 움직일 때 길고 넓은 치마가 나풀거리는 그런 모습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 미소가 번지고 살짝 들뜨기도 합니다. 왠지 모르게 행복해지는 그런 것에서 여성의 커다란 힘이 느껴지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느껴지는 것은 여성성이란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려놓은 모습입니다. 물론 그때 조차도 여성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서 보게 되는 것, 느끼는 것은 좀 건조한 듯하고, 조금은 어두운 듯하고, 적막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넓은 세계에 선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힘을 느낍니다.

 

이 불이란 작가의 작품으로부터 들은 질문을 당신에게 드립니다.

당신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혹은 어떤 모습을 닮아가고 싶다면 어떤 모습을 품고 싶으신가요?

 

  s-20121108-앉은여자_여신2-보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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