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 조회 수 3893
- 댓글 수 1
- 추천 수 0
올해 여름 아내와 함께 한 9일간의 로마 ․ 스위스 여행은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여정은 마법의 순간들로 반짝입니다. 로마에서 맞은 첫 아침에 마신 ‘중년 남성의 멋’처럼 그윽한 커피 한잔의 맛, 캄파돌리오 광장에서 느낀 에너지의 상승, 판테온의 눈을 통해 본 ‘영혼의 눈’, 로마 뒷골목 음식점에서 맛본 살아 숨 쉬는 면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준 감동.
헤르만 헤세가 반평생을 보낸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헤세 루트(Herman Hesse Route)’를 걸으며 함께 한 바람, 성 아본디오 묘지에 있는 헤세의 소박한 무덤에서 한 생각, 활짝 핀 꽃과 싱싱한 식재료로 일상의 기쁨을 전해준 루체른 카펠교의 아침시장,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 ‘유럽의 지붕(Top of Europe)’ 융프라우요흐의 풍경, 아인슈타인의 흔적을 쫓아왔으나 그를 잊게 만든 취리히 공과대학 청춘들의 학습열…….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본 풍경
문득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만약 이때로 다시 갈 수 있다면 돌아갈 것인가?’ 대답은 ‘아니’입니다. 이 여행은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더 더할 것도 빼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김화영 선생의 <행복의 충격>을 읽으며 언뜻 공감했던 짧은 ‘머리말’을 이제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 ‘행복의 충격’ 속에 서 있던 14년 전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그리고 이제 다시 그 충격의 여운 속에 서 있는 나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충격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는 또한 아름답다.”
몇 십 년이 흐른 후에도 내 대답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영혼의 깊숙한 곳에서 일찍이 꿈꾸어본’ 풍경과 공간을 본 듯합니다. 그런 것들을, 느낌과 감동을 일상에서 발견하고 키우고 싶습니다. 이것 또한 여행이 준 선물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또 떠날 것입니다. 떠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젊기에.
“‘다른 곳’은 공간에 있어서의 미래이다. ‘다른 곳’과 ‘내일’ 속에 담겨 있는 측정할 길 없는 잠재력은 모든 젊은 가슴들을 뛰게 한다.
떠난다, 문을 연다, 깨어 일어난다, 라는 동사들 속에는 청춘이 지피는 불이 담겨 있다.”
- 김화영, <행복의 충격>
* 김화영 저, 행복의 충격, 문학동네, 2012년
*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의 강미영 연구원이 신간 <숨통트기,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한 토닥토닥>을 출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30 | 나는 어떤가? | 김용규 | 2013.03.14 | 3821 |
1029 | 아낌없이 후회하라 [2] | 문요한 | 2008.11.04 | 3822 |
1028 | 어린이와 청소년의 진로 지도를 위한 책, <다중지능혁명> [2] | 승완 | 2010.01.05 | 3824 |
1027 | 공감이라는 씨앗 | 최우성 | 2013.05.19 | 3824 |
1026 | 그 누구도 섬이 아니다 | 문요한 | 2011.06.08 | 3830 |
1025 | 떨림을 따라가라 [7] | 신종윤 | 2010.07.19 | 3831 |
1024 | 건강한 사랑의 조건 [3] | 문요한 | 2011.08.17 | 3831 |
1023 | 음악이 주는 선물 [2] | 오병곤 | 2007.10.01 | 3834 |
1022 | 제 1의 관심사 [2] | 문요한 | 2012.02.08 | 3835 |
1021 |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1] | 문요한 | 2006.12.26 | 3836 |
1020 | 탁월한 선택 | 문요한 | 2007.05.22 | 3837 |
1019 | 자기답게 살고자 애쓰는 자들을 위해 축배를 [2] | 승완 | 2014.09.09 | 3837 |
1018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오병곤 | 2007.05.28 | 3839 |
1017 | 점집과 정신과 [1] | 문요한 | 2013.06.05 | 3840 |
1016 | 대학로 가는 길 [3] | 김도윤 | 2008.01.16 | 3841 |
1015 | 좋은 책은 독자를 감전 시킨다 [6] | 승완 | 2010.05.04 | 3843 |
1014 | 밤이 있기에 별이 빛나고 별이 있기에 밤이 아름답다 | 승완 | 2014.02.25 | 3845 |
1013 | 하루키가 소설을 쓰는 이유 [1] | 승완 | 2014.07.29 | 3845 |
1012 | 삶의 슬픔에 기쁘게 참여하라 [3] | 구본형 | 2009.06.05 | 3847 |
1011 | 경계를 넘는 여자들 | 한명석 | 2007.03.29 | 38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