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승완
- 조회 수 4320
- 댓글 수 1
- 추천 수 0
올해 여름 아내와 함께 한 9일간의 로마 ․ 스위스 여행은 환상적이었습니다. 그 여정은 마법의 순간들로 반짝입니다. 로마에서 맞은 첫 아침에 마신 ‘중년 남성의 멋’처럼 그윽한 커피 한잔의 맛, 캄파돌리오 광장에서 느낀 에너지의 상승, 판테온의 눈을 통해 본 ‘영혼의 눈’, 로마 뒷골목 음식점에서 맛본 살아 숨 쉬는 면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준 감동.
헤르만 헤세가 반평생을 보낸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헤세 루트(Herman Hesse Route)’를 걸으며 함께 한 바람, 성 아본디오 묘지에 있는 헤세의 소박한 무덤에서 한 생각, 활짝 핀 꽃과 싱싱한 식재료로 일상의 기쁨을 전해준 루체른 카펠교의 아침시장,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 ‘유럽의 지붕(Top of Europe)’ 융프라우요흐의 풍경, 아인슈타인의 흔적을 쫓아왔으나 그를 잊게 만든 취리히 공과대학 청춘들의 학습열…….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본 풍경
문득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만약 이때로 다시 갈 수 있다면 돌아갈 것인가?’ 대답은 ‘아니’입니다. 이 여행은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더 더할 것도 빼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김화영 선생의 <행복의 충격>을 읽으며 언뜻 공감했던 짧은 ‘머리말’을 이제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직 ‘행복의 충격’ 속에 서 있던 14년 전 나는 얼마나 젊었던가. 그리고 이제 다시 그 충격의 여운 속에 서 있는 나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충격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는 또한 아름답다.”
몇 십 년이 흐른 후에도 내 대답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나는 ‘영혼의 깊숙한 곳에서 일찍이 꿈꾸어본’ 풍경과 공간을 본 듯합니다. 그런 것들을, 느낌과 감동을 일상에서 발견하고 키우고 싶습니다. 이것 또한 여행이 준 선물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또 떠날 것입니다. 떠날 수 있을 겁니다, 나는 젊기에.
“‘다른 곳’은 공간에 있어서의 미래이다. ‘다른 곳’과 ‘내일’ 속에 담겨 있는 측정할 길 없는 잠재력은 모든 젊은 가슴들을 뛰게 한다.
떠난다, 문을 연다, 깨어 일어난다, 라는 동사들 속에는 청춘이 지피는 불이 담겨 있다.”
- 김화영, <행복의 충격>

* 김화영 저, 행복의 충격, 문학동네, 2012년
* 안내
변화경영연구소의 강미영 연구원이 신간 <숨통트기, 오늘도 수고한 나를 위한 토닥토닥>을 출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354 |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 어니언 | 2024.12.26 | 1090 |
| 4353 | 엄마, 자신, 균형 [1] | 어니언 | 2024.12.05 | 1118 |
| 4352 | [수요편지] 발심 [2] | 불씨 | 2024.12.18 | 1151 |
| 4351 |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 불씨 | 2025.01.08 | 1151 |
| 4350 | [내 삶의 단어장] 크리스마스 씰,을 살 수 있나요? [1] | 에움길~ | 2024.08.20 | 1222 |
| 4349 | [수요편지] 형세 [3] | 불씨 | 2024.08.07 | 1232 |
| 4348 | [수요편지] 문제의 정의 [1] | 불씨 | 2024.08.21 | 1263 |
| 4347 | [목요편지] 흉터 [2] | 어니언 | 2024.07.11 | 1274 |
| 4346 |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 종종 | 2022.07.12 | 1280 |
| 4345 | [월요편지] 세상이 분노가 가득한데 [1] | 에움길~ | 2024.07.08 | 1282 |
| 4344 | 새로운 마음 편지를 보내며 [4] | 어니언 | 2024.07.04 | 1285 |
| 4343 | 목요편지 - 아내의 눈물 [2] | 운제 | 2018.10.18 | 1290 |
| 4342 | [일상에 스민 문학] 에필로그 [4] | 정재엽 | 2018.12.26 | 1293 |
| 4341 | [목요편지] 육아의 쓸모 [2] | 어니언 | 2024.10.24 | 1306 |
| 4340 | [금욜편지 89- 21세기에 프로로 산다는 것은] [4] | 수희향 | 2019.05.24 | 1317 |
| 4339 | [수요편지] 불행피하기 기술 [3] | 불씨 | 2024.07.17 | 1321 |
| 4338 | 목요 편지 - 회상 [1] | 운제 | 2018.11.01 | 1322 |
| 4337 |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이야기 1. | 정재엽 | 2018.08.15 | 1324 |
| 4336 | 목요편지 - 요가수업 [2] | 운제 | 2019.05.09 | 1324 |
| 4335 | [수요편지] 성공의 재정의 [2] | 불씨 | 2024.07.03 | 13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