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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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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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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12일 00시 19분 등록
토속신앙이 남아 있는 어느 지역에서는 ‘영혼의 상실’이라고 불리는 병이 있다고 한다. 이 병에 빠진 사람은 마음이 혼란하고 기가 빠져나가는 듯 한 증세를 보인다. 이 사람은 치료를 위해 대개 마을의 무당을 찾아간다. 무당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살면서 노래 부르기를 그만둔 적은 언제인가?”, “춤추기를 그만둔 것은 언제부터인가?”, “언제부터 당신의 일상이 시들해졌는가?”, “혼자서 조용히 있는 것이 불편해진 것은 언제인가?”. 무당은 환자에게 중요한 한 가지 질문을 더 한다. “언제부터 영감을 느끼지 못했는가?”, 이것이다.

영감은 내면에서 피는 꽃이다. 그래서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불안하거나 분노의 감정을 갖고 있을 때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와 고요를 받아들이고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하루에 한 번, 일주일에 몇 시간이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곳을 찾자. 혼자 가자. 그곳에서 자신의 마음을 열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친구가 되자.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놓아두자. 마음의 흐름을 존중하자. “자신의 기쁨을 따르라.”, 신화학자인 죠셉 캠벨의 말이다. 마음의 대답을 기다리자. 이것은 무엇을 하는 것도, 무엇을 창조해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보이지 않던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인내다. 자신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세계적인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자전적 수필집인 ‘학문의 즐거움’에서 학문과 인간관계 그리고 자아발견의 과정에서 고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혼자 있을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고독(loneness)과 외로움(loneliness)의 차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영어에 고독(loneness)과 외로움(loneliness)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두 단어의 뜻은 상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명확히 서로 대립되는 것이다. 외로움은 고독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인간의 감정을 나타낸 말이다. (나는) 고독을 잃었기 때문에 외로움이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고독을 확고히 갖고 있으면, 좋아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 어떤 사람과 어떻게 접하더라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신조이다.”

그렇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알기 위해서, 영감을 얻기 위해서, 자신대로 살기 위해서, 그리고 함께 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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