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경영연구소-문요한
- 조회 수 587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결심했다. 이 한 보루를 다 피우면 담배를 끊겠다고..... 담배와 함께한 인생의 고비들을 반추했다. 힘든 일도 있었고 기쁜 일도 있었다. 한 개비, 한 개비 줄어들 때마다 이별의 슬픔은 커졌다. 그러나 마음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중략)
‘담배여, 그동안 너와 함께 즐거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 때가 다 하였다. 나는 너 없는 인생을 살아볼 작정이다.(중략) 내 사랑하는 폭군이여, 안녕!’
최후의 한 개비가 남았다. 연기는 대기 속으로 흩어졌고 꽁초는 재떨이에서 허리가 꺾였다. 발리 여행 때 사온 사기 재떨이, 나는 그 재떨이를 깨끗이 비우고 따뜻한 물로 씻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은 담배라는 잔혹한 애인이 내게 남기고 간 이별의 정표였다.(중략) 지금은 담배와 그에 얽힌 모든 것들에 무덤덤해졌다. 피울 만큼 피우면서 천천히, 그러나 냉정하게 담배와 결별하는 이 금연법을, 나는 '애도의 금연법'이라 부른다.
소설가 김영하는 금연을 시도하며 담배를 ‘잔혹한 애인’으로 의인화합니다. 그리고 애절한(?) 이별의식을 치릅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언제 보았냐는 듯 박절하게 담배를 내팽개치지 말고 삶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눈 애인으로서 그간의 세월을 애도하며 헤어질 것을 당부합니다.
저는 그의 의인화된 표현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기화(自己化)되어 버린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 갑자기 혐오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돌변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헤어진 뒤에도 두고두고 당신을 괴롭힐지도 모릅니다. 이별의식이 필요합니다. 변화란 잘못된 만남과 이별하고 건강한 만남를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굿바이 세레모니’가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자, 우선 '잘못된 만남'이 무엇인지 선택하세요. 정해졌다면 그 대상을 이성으로 의인화시켜 보는 겁니다. 준비되셨나요? 이제 그(녀)와 이별여행을 떠납니다. 그(녀)와의 잘못된 만남이 시작된 처음으로 말이에요.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요? 어떤 추억들을 쌓아 왔나요? 왜 그렇게 집착하고 떠나지 못했는지 돌아보세요. 매달린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였지 않나요? 잘못된 만남을 키워 온 미성숙한 나의 사랑을 깊이 들여다보세요. 그(녀)가 나에게 줄 거라고 착각했던 그 정체가 무엇인지, 그(녀)가 나에게 남겨준 것은 무엇인지 바라보세요. 그리고 애도 속에 그(녀)를 떠나보내세요. 새롭고 건강한 사랑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당신에게도 쿨하게 헤어지고 싶은 잘못된 만남이 있지 않나요?
* 에너지 플러스는 정신경영아카데미(www.mentalacademy.org)를 통해 매주 목요일에도 발송되고 있습니다.
IP *.189.235.111
‘담배여, 그동안 너와 함께 즐거웠다. 그러나 이제는 그 때가 다 하였다. 나는 너 없는 인생을 살아볼 작정이다.(중략) 내 사랑하는 폭군이여, 안녕!’
최후의 한 개비가 남았다. 연기는 대기 속으로 흩어졌고 꽁초는 재떨이에서 허리가 꺾였다. 발리 여행 때 사온 사기 재떨이, 나는 그 재떨이를 깨끗이 비우고 따뜻한 물로 씻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것은 담배라는 잔혹한 애인이 내게 남기고 간 이별의 정표였다.(중략) 지금은 담배와 그에 얽힌 모든 것들에 무덤덤해졌다. 피울 만큼 피우면서 천천히, 그러나 냉정하게 담배와 결별하는 이 금연법을, 나는 '애도의 금연법'이라 부른다.
- 김영하의 담배와 이별하는 법, 중앙일보 2004. 12. 31-
-------------------------------------------------------------
소설가 김영하는 금연을 시도하며 담배를 ‘잔혹한 애인’으로 의인화합니다. 그리고 애절한(?) 이별의식을 치릅니다. 그는 하루아침에 언제 보았냐는 듯 박절하게 담배를 내팽개치지 말고 삶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눈 애인으로서 그간의 세월을 애도하며 헤어질 것을 당부합니다.
저는 그의 의인화된 표현이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자기화(自己化)되어 버린 무언가를 떠나보낼 때 갑자기 혐오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돌변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헤어진 뒤에도 두고두고 당신을 괴롭힐지도 모릅니다. 이별의식이 필요합니다. 변화란 잘못된 만남과 이별하고 건강한 만남를 시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굿바이 세레모니’가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자, 우선 '잘못된 만남'이 무엇인지 선택하세요. 정해졌다면 그 대상을 이성으로 의인화시켜 보는 겁니다. 준비되셨나요? 이제 그(녀)와 이별여행을 떠납니다. 그(녀)와의 잘못된 만남이 시작된 처음으로 말이에요.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요? 어떤 추억들을 쌓아 왔나요? 왜 그렇게 집착하고 떠나지 못했는지 돌아보세요. 매달린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나’였지 않나요? 잘못된 만남을 키워 온 미성숙한 나의 사랑을 깊이 들여다보세요. 그(녀)가 나에게 줄 거라고 착각했던 그 정체가 무엇인지, 그(녀)가 나에게 남겨준 것은 무엇인지 바라보세요. 그리고 애도 속에 그(녀)를 떠나보내세요. 새롭고 건강한 사랑을 꿈꾸면서 말입니다.
당신에게도 쿨하게 헤어지고 싶은 잘못된 만남이 있지 않나요?
2006. 6. 13 문 요한의 Energy Plus [13호]
* 에너지 플러스는 정신경영아카데미(www.mentalacademy.org)를 통해 매주 목요일에도 발송되고 있습니다.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296 | 목요편지 -세번째 이야기 [3] | 운제 | 2018.03.08 | 715 |
4295 | [일상에 스민 문학] 효과 빠른 진통제 | 정재엽 | 2018.04.25 | 715 |
4294 | 먼 북소리 [2] | 어니언 | 2022.06.16 | 715 |
4293 | 목요편지 - 5월의 노래 | 운제 | 2018.05.24 | 716 |
4292 | [일상에 스민 문학] - 한 청년과의 만남 [4] | 정재엽 | 2018.10.03 | 716 |
4291 | 목요편지 - 어린시절 두 장면 | 운제 | 2018.10.11 | 716 |
4290 | 목요편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 운제 | 2018.12.06 | 716 |
4289 | [금욜편지 82- 내 안의 또다른 나 일깨우기] [2] | 수희향 | 2019.03.29 | 716 |
4288 | 가족처방전 – 가족은 어떻게 ‘배움의 공동체’가 되었나 [2] | 제산 | 2018.09.10 | 717 |
4287 | 목요편지-여덟번째 : 유머에도 도가 있다 [1] | 운제 | 2018.04.13 | 718 |
4286 |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이야기 1. | 정재엽 | 2018.08.15 | 718 |
4285 | [금욜편지 70- 1인 지식기업가 11년차 새해목표] [8] | 수희향 | 2019.01.04 | 718 |
4284 | 모자라는 즐거움 [2] | -창- | 2017.08.26 | 719 |
4283 | [금욜편지 55- 기질별 인생전환 로드맵- 입문] | 수희향 | 2018.09.21 | 719 |
4282 | [일상에 스민 문학] 가을 운동회 | 정재엽 | 2018.10.10 | 719 |
4281 |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중학생이 법구경을 읽는다고요? | 제산 | 2018.11.19 | 719 |
4280 | [금욜편지 89- 21세기에 프로로 산다는 것은] [4] | 수희향 | 2019.05.24 | 719 |
4279 | [금욜편지 33- 1인회사 연구원들과 공저] [6] | 수희향 | 2018.04.20 | 720 |
4278 | [목요편지] 위대한 가을을 위하여 [1] | 운제 | 2018.08.17 | 720 |
4277 | [금욜편지 76- 강상중을 읽고- 생각이 만드는 나] | 수희향 | 2019.02.15 | 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