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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6년 7월 28일 00시 47분 등록
1. 꿈에 2
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언제나 군대를 가는 꿈을 꾸곤 했다. 작년에 꾼 군대 꿈의 최종 버전은 군대를 제대했는데 특별법이 발효되어 재입소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후로 난 더 이상 군대 꿈을 꾸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 이보다 더 나쁠수는 없기에… 그러나 난 지난 주에 회사 인증심사 탓인지 이전의 꿈들을 능가하는 기록을 세웠다. 마찬가지로 재입소 상황인데 이번에는 딸 둘을 데리고 입소하랜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데 둘을 챙기면서 군생활을 해야 하니 앞이 캄캄했다. 게다가 훈련은 장마피해를 크게 입은 강원도 해안가에서 아찔한 상황에서 실시된다. ‘훈련은 실전과 같이’라는 조교의 설명을 듣는 채 마는 채하다 얼핏 보니 빨간 모자의 조교는 내 와이프가 아닌가? -_-;;;
다음에는 어떤 꿈이 기다리고 있을까? 꿈은 자꾸만 자란다. 꿈은 항상 내가 생각한 현실을 뛰어 넘는다. 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꿈에 1은 살다보면 메뉴 175번에 있습니다.)

2. 삼겹살 한점과 코리아니티(Coreanity)
회사동료와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치삼겹살입니다. 술 몇 순배가 돌고 자리를 마무리할 무렵, 순간 삼겹살 한점이 남아있는 게 눈에 띄었습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지나칠법한 일이지만 그날은 왠지 ‘왜 한점이 남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나만 남아 있는 건 이 노릿노릿한 삼겹살만이 아닙니다. 밥을 먹다 남은 계란후라이, 만두하나, 피자 한조각…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먹고 싶은 마음을 꾹 참으며 상대방에게 마저 드시라고 하는게 우리의 인지상정입니다. 이모습이 바로 한국성(Coreanity)이 아닐까라는 다소 생뚱맞은 생각을 해봅니다. 서로 드시라고 하다가 결국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날은 음식점에서 키우는 개가 회식하는 날입니다. 그 어렵던 시절 당신은 못드셔도 자식의 따뜻한 밥 한술 더 챙기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떠올려봅니다. 그것은 배려입니다. 배려는 나보다 상대방을 더 생각함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3,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을 읽었습니다. 아래 구절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웃음이나 좋은 성적, 말을 잘 듣는 것에 대해 보상을 해줌으로써 결국 사랑에 조건을 다는 법을 가르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우리를 사랑하는 방식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많이, 조금만 더 오랫동안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면 지금과는 아주 다른 세상이 올 것입니다.’

얼마 전 둘째가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라고 아빠, 엄마에게 불러준 노래가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가 무엇을 갖고 싶어하는지 어른들은 몰라요.
장난감을 사주면 그만인가요 예쁜옷만 입혀주면 그만인가요.
어른들은 몰라요.(어른들은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아무것도 몰라요)
마음이 아파서 그러는건데
언제나 혼자이고 외로운 우리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사랑해 주세요.’

항상 사랑한다는 명목하에 여러가지 조건을 달게 됩니다. ‘네가 아빠를 사랑하면 공부 열심히해서 시험 100점을 받아라. 그러면 이쁜 옷 사주겠다.’ 인간이기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기는 어렵지만 조건이 붙은 사랑은 그 사람 자체를 보기 보다는 결과를 먼저 보게 만듭니다. 예전에는 동기부여를 위한 보상을 좋게 평가했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상대방의 가슴과 영혼을 울리는 칭찬과 보상이 아니라면 그 사람을 나의 꼭두각시로 만드는게 보상일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입니다. 조건적인 사랑은 상대방이 먼저 나한테 해주면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랑의 본질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냥 내 딸이고, 내 아내이기 때문에 ‘사랑한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충분히 상대방을 사랑하고 배려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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