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경영연구소-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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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로 강을 건널 때 빈 배가 떠내려와서 자기 배에 부딪치면 비록 성급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배에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비키라고 소리친다. 한 번 소리쳐 듣지 못하면 두 번 소리치고 듣지 못하면 세 번 소리친다. 세 번째는 욕설이 나오게 마련이다. 아까는 화내지 않고 지금은 화내는 까닭은 아까는 빈 배였고 지금은 사람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 장자 ‘빈 배’
신영복 선생의 ‘강의’ 책 중에서 ‘장자의 소요’ 부분을 읽는데 한 여름의 음유시인 매미의 울음 소리가 요란합니다. 매미는 7년간이나 굼벵이로 지내다가 껍질을 벗고 나와 겨우 2주 정도 살다 죽습니다. 그토록 긴 세월을 감내했음에도 얼마 안돼 떠날 자신의 운명이 가엾어 매미는 서럽게 우는지도 모릅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은 뜨거운 것입니다. 하지만 매미는 수액만 먹어 똥누지 않고 평생 집도 없이 이 나무 저 나무에서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합니다. 세상에는 매미처럼 욕심 없고 깨끗한 곤충은 없다고 합니다. 매미의 일생이 바로 빈 배의 모습입니다. 빈 배처럼 목적지는 없지만 그 자체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갑니다.
빈 배는 자신을 비우는 것입니다. 내가 너무 많기에, 나를 너무 내세우기에 사람들이 화를 내고 갈등이 발생합니다. 어느 노래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이 쉴 곳이 없습니다.
비움은 겸손입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
대학로 주점에서 술 한잔하는데 우연히 벽에 걸린 표구 글귀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겸손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비춰지는 모습도 없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내적으로 자신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있고 마음은 늘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겸손해야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할수록, 나이가 많아질수록 명령과 지시가 많아지고 자기 주장이 강해집니다. 갈수록 많이 부족해지는 게 겸손입니다. 그렇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입니다. 링컨은 겸손은 '지극히 당연한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겸손해지는 건 쉽지는 않지만 우리 시대에 꼭 갖추어야 할 미덕입니다.
비움은 변화입니다.
버림으로써 우리는 오늘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빈 마음은 초심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마치 우물을 퍼내야 다시 괴는 것처럼 텅 빈 마음에서 뜻밖에 창조적인 지혜가 샘솟기도 합니다. 삶은 더 많은 것들을 채움으로써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모두 비움으로써 더 큰 깨달음과 만족감을 얻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비움은 매우 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려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에 나직이 저의 마음을 살펴봅니다.
나의 마음은 무엇으로 가득 차 있는가?
나는 늘 비우려는 용기가 있는가?
오, 나의 배려는 순수한가?
* 다음 주부터는 원래대로 구본형 사부님이 칼럼을 보내드립니다. 다음 기회에 찾아 뵙겠습니다. 그 동안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홈페이지나 제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ksobg)를 통해 소통하겠습니다.
IP *.189.235.111
- 장자 ‘빈 배’
신영복 선생의 ‘강의’ 책 중에서 ‘장자의 소요’ 부분을 읽는데 한 여름의 음유시인 매미의 울음 소리가 요란합니다. 매미는 7년간이나 굼벵이로 지내다가 껍질을 벗고 나와 겨우 2주 정도 살다 죽습니다. 그토록 긴 세월을 감내했음에도 얼마 안돼 떠날 자신의 운명이 가엾어 매미는 서럽게 우는지도 모릅니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은 뜨거운 것입니다. 하지만 매미는 수액만 먹어 똥누지 않고 평생 집도 없이 이 나무 저 나무에서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합니다. 세상에는 매미처럼 욕심 없고 깨끗한 곤충은 없다고 합니다. 매미의 일생이 바로 빈 배의 모습입니다. 빈 배처럼 목적지는 없지만 그 자체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갑니다.
빈 배는 자신을 비우는 것입니다. 내가 너무 많기에, 나를 너무 내세우기에 사람들이 화를 내고 갈등이 발생합니다. 어느 노래가사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당신이 쉴 곳이 없습니다.
비움은 겸손입니다.
‘텅 비어 있으면 남에게 아름답고 내게 고요합니다.’
대학로 주점에서 술 한잔하는데 우연히 벽에 걸린 표구 글귀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겸손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답게 비춰지는 모습도 없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내적으로 자신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있고 마음은 늘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겸손해야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할수록, 나이가 많아질수록 명령과 지시가 많아지고 자기 주장이 강해집니다. 갈수록 많이 부족해지는 게 겸손입니다. 그렇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입니다. 링컨은 겸손은 '지극히 당연한 것을 지극히 당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겸손해지는 건 쉽지는 않지만 우리 시대에 꼭 갖추어야 할 미덕입니다.
비움은 변화입니다.
버림으로써 우리는 오늘 새롭게 시작하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빈 마음은 초심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마치 우물을 퍼내야 다시 괴는 것처럼 텅 빈 마음에서 뜻밖에 창조적인 지혜가 샘솟기도 합니다. 삶은 더 많은 것들을 채움으로써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모두 비움으로써 더 큰 깨달음과 만족감을 얻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비움은 매우 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려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에 나직이 저의 마음을 살펴봅니다.
나의 마음은 무엇으로 가득 차 있는가?
나는 늘 비우려는 용기가 있는가?
오, 나의 배려는 순수한가?
* 다음 주부터는 원래대로 구본형 사부님이 칼럼을 보내드립니다. 다음 기회에 찾아 뵙겠습니다. 그 동안 성원에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홈페이지나 제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kksobg)를 통해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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