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구본형
  • 조회 수 483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6년 10월 27일 06시 46분 등록

아이가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내가 다가가 물었습니다. 아가, 왜 그러느냐. 그러자 내 품 안으로 와락 뛰어들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품 안에서 흐느끼고 있는 아이를 품고 그 등과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습니다. 이 아이가 사랑을 잃었구나. 둘이 헤어졌구나.

한참을 울고 난 아이가 엉뚱하게 물었습니다. 아빠,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일까 ? 난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 쯤이면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이렇게 대학시절을 보내면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아.

나는 속으로 참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사랑을 잃은 것은 아니구나. 그런데 이 아이가 대학을 들어 간지 지금 겨우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졸업 이후를 걱정하는구나. 걱정도 팔자구나 했습니다. 불이 꺼져 있는 어두운 방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얘야, 인생의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라. 그곳이 어딘지 알겠느냐. 바로 너의 무덤자리다. 너를 죽음의 순간으로 데리고 가라. 그곳에서 네 삶의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아라. 무엇이 보이느냐. 무엇을 이루었느냐. 어떤 사람으로 살았기를 바라느냐.

자, 이제 그 높은 곳에서 내려와 네 대학 4년이 보이는 작은 언덕으로 올라 보자. 너를 졸업식장으로 데리고 가라. 거기서 네가 발견한 너는 어떤 사람이기를 바라느냐. 가장 아름다운 너의 모습을 서너 가지 그려 보아라. 그리고 그것을 ‘스무 살 초의 아름다운 풍광’이라 부르도록 해라. 그리고 생각날 때 마다 그 그림을 더욱 자세히 묘사해 가기 시작하거라. 그러면 대학을 졸업할 때, 너는 그 아름다움 풍광 속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알겠느냐.

딸아이를 다시 가슴에 안아 주었습니다. 인생의 아름다움이 만져집니다. 인생은 결국 사람으로 남게 되는 것이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나는 다시 시작하는군요. 내 하루가 다시 밝았습니다. 가슴이 크게 부풀어 오릅니다. 오늘 무슨 일인가 해 낼 것 같습니다. 오늘 일생에 한 번밖에 만날 기회가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오늘의 힘입니다.
IP *.189.235.11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54 엄마, 자신, 균형 [1] 어니언 2024.12.05 1448
4353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불씨 2025.01.08 1460
4352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어니언 2024.12.26 1467
4351 목요편지 - 아내의 눈물 [2] 운제 2018.10.18 1492
4350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종종 2022.07.12 1498
4349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이야기 1. 정재엽 2018.08.15 1519
4348 [일상에 스민 문학] 에필로그 [4] 정재엽 2018.12.26 1520
4347 [수요편지] 발심 [2] 불씨 2024.12.18 1522
4346 [금욜편지 89- 21세기에 프로로 산다는 것은] [4] 수희향 2019.05.24 1533
4345 목요편지 - 요가수업 [2] 운제 2019.05.09 1539
4344 핀테크는 왜 '개인금융의 미래'라 불리는가?(2편)-레이니스트 [2] 차칸양 2017.10.10 1548
4343 [수요편지] 니체가 월급쟁이에게 장재용 2020.03.04 1552
4342 모자라는 즐거움 [2] -창- 2017.08.26 1553
4341 [일상에 스민 문학] - 수녀원에서 온 편지 정재엽 2018.01.24 1553
4340 [금욜편지 32- 서울산업진흥원 창업닥터] 수희향 2018.04.13 1553
4339 [일상에 스민 문학] - 낯선 남자와의 데이트 [2] 정재엽 2018.03.07 1554
4338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리스트 정재엽 2018.07.24 1554
4337 어린이날 어떻게 보내셨나요? 제산 2019.05.06 1554
4336 [금욜편지 98- 내가 만드는 나의 미래] 수희향 2019.07.26 1554
4335 세상의 모든 쿠키는 수제입니다 [2] 이철민 2017.12.14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