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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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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일 06시 46분 등록
성장의 증거

어제는 꼬불꼬불 밭둑을 따라 행복숲 부지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서울에서는 아직 느끼지 못했지만, 그곳엔 서리가 내린 것이 틀림 없었습니다. 그 무성했던 각종 가시덤불들이 폭삭 주저앉아 뼈를 드러냈고 버드나무를 타고 오르던 칡덩굴도 꺾인 기세가 완연했으며 너무 울창해 몸매를 알 수 없던 숲의 속살이 빠르게 드러나고 있었으니까요.

입동을 맞아야 하는 나무들은 한 치의 게으름도 없이 제 잎을 말끔히 정리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숲은 점점 더 시리게 느껴질 것입니다. 대부분의 나무가 잎을 정리하고 자신의 몸을 드러낼 것입니다. 시린 숲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계신지요?

나는 이 즈음의 시려져 가는 숲을 좋아합니다. 숲의 알몸을 볼 수 있어서 입니다. 숲의 알몸은 사실 식물 모두가 그려낸 성장의 증거들이 드러난 것에 다르지 않습니다. 덤불과 잎들로 가려져 있던 체형이 그대로 드러나고 한 해 동안 성장한 모습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나아가 자연스레 어느 나무가 어느 나무를 괴롭히는 위치에 있는지, 어느 가지가 어느 가지의 햇빛을 막아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으니까요.

잎을 정리한 뒤에야 나무는 자신의 성장을 증명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자신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나무는 간결해지는 의식으로 매년 성장을 증명하는데, 사람은 자꾸 덧붙이고 쌓는 것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한 번 시려져 가는 숲에 들어가 생각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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