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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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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3일 07시 08분 등록

사람을 안는다는 것은 참 기분이 좋은 일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별로 익숙한 인사관행은 아닙니다. 고작 손을 나누는 정도지요. 그나마 소심한 여자나 남자는 악수조차 주저주저할 만큼 마음이 쓰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내 꿈의 첫 페이지’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의 자발적 커뮤니티인 ‘꿈벗 모임’ 에 참석하여 만나고 헤어지면서 모두 안아 보았습니다. 살짝 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터질 듯 꼭 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보다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사람을 안으면 오히려 안기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잠시 머물며 등을 토닥거리고 서로 좋은 말을 해 주면 그 사람을 더 많이 안 듯하고 더 친해진 듯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그렇게 해서 더 깊어지는 것이니까요.

나는 매우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악수에도 익숙치 못했습니다. 그저 바라보고 잘 있었는지 목이나 눈으로 말하는 것이 더 편했던 사람입니다. 나는 마음의 힘을 믿고 있는 사람이었고 마음은 곧 잘 그렇게 전달되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요즈음은 종종 사람들을 만나 분위기가 튀지 않으면 안아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참 좋습니다. 마음과 더불어 육체의 인식방법 역시 ‘여기 바로 지금’이라는 단명한 만남을 극화시켜 줌으로 우리의 마음을 서로에게 강력하게 잡아 둡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눈으로 말하고 손을 나누고 이제 사람을 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남의 농도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조금 더 다양해 진 것이지요. 나이와 함께 조금씩 바뀌어 갈 수 있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개인의 정체성은 과거에 매이는 것이 아닙니다. 정체성이란 흐르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규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정체성의 진화를 의미합니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가며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나이가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필수적인 것이 혁신입니다. 다시 말해 나이 들어가는 것도 혁신을 필요로 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오늘은 더 많이 안아 보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연인을 안아 보고 아내를 안아보고 남편을 안아 보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 보고, 조금 겸연쩍어하는 친구를 안아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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