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문요한
  • 조회 수 477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6년 11월 14일 03시 02분 등록

자아에 대한 강박관념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세대가 저지른 가장 뚜렷한 심리적 과오이다. 자아의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자아에 초점을 맞춰 찾으려했다는 사실에 있다. 이는 어린 시절부터 자서전을 쓰겠다는 결심을 가진 사람이 자서전 집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저지르게 되는 실수에 비유할 수 있다. (중략) 마찬가지로 모든 시간과 정력을 내부로 돌려 ‘자아를 찾는데’ 소비한다면, 그렇게 발굴된 자아는 실체를 갖지 못한 허깨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도 이상으로 자아를 찾는데 시간과 정력을 낭비해서 남는 것은 결국 ‘축소된 삶’ 뿐이다.

- Peter Singer, 프리스턴 대학 생명윤리 교수 -
---------------------------------------------------------------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에 휩싸여 본 적이 있으셨나요? 여러 계기들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자아를 찾아 나섭니다. 그 사람들 중의 다수는 마치 자아를 분실했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자아를 찾기위해 과거로의 역행을 시도합니다. 그 길을 되걷다 보면 어디엔가 떨어뜨렸을지도 모를 자아를 다시 발견할까요?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는 일입니다. 설사 찾았다 한들 그것이 자아의 실체일까요? 장님이 코끼리의 일부를 만지고 '내가 만진 것이 코끼리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과연 다를까요?

자아를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은 생의 본질적인 소외를 낳지만 자아찾기에 매몰된 채 자아실현을 외면하는 것은 소모적이고 위축된 삶을 낳기 쉽습니다. 자아는 형체가 있거나 완성형이 아니며 과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란 여러 가지 다양성과 각가지 가능성을 함축한 기능적 집합체이며 여러 시간성을 지닌 유동적인 흐름입니다. 그렇기에 자아를 찾는다는 것은 강의 발원지를 찾아 강가를 거슬러 올라가는 역추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배를 띄워 전체의 흐름과 생태를 파악하고 어디로 나아가는지를 살피는 모험과 탐사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자아를 찾고 있는데 찾지 못했나요? 그렇다면 이제는 자아찾기의 허상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해보세요. 내면의 건강한 욕망을 건져올려 자아가 담길 현실의 틀을 빚어보세요. 당신이 자아를 찾지 못했다면 아마 그것은 당신의 자아가 머무를 수 있는 현실의 그릇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자, 이제 앞으로 걸으면서 자아를 찾아볼까요? 자아찾기의 진수는 '자아실현'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입니다.


- 2006. 11. 14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55호]-










IP *.189.235.111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16 화요편지 - 오늘도 덕질로 대동단결! [4] 종종 2022.06.07 744
4215 새로운 관점, 새로운 창조 어니언 2022.02.10 745
4214 일상 관찰하기 어니언 2022.02.17 745
4213 사유의 확장을 위한 <열한 계단> (마지막 편) [2] 차칸양 2018.04.10 746
4212 목요편지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2] 운제 2018.07.26 746
4211 [일상에 스민 문학] - 빨간 머리 앤을 닮은 그녀 정재엽 2018.08.01 746
4210 [일상에 스민 문학] 피닉스 공공 도서관 앞에서 정재엽 2018.10.17 746
4209 가족처방전 –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1] 제산 2018.11.05 746
4208 [화요편지]진짜 '좋은' 엄마, ‘자기’로 사는 엄마 [3] 아난다 2019.02.26 746
4207 [수요편지] 월급쟁이, 구멍난 양말 같은 장재용 2019.07.03 746
4206 화요편지 - 사자처럼 당당하고 양처럼 온화하게 [2] 종종 2022.04.06 746
4205 이제 가는 길은 달라도 [2] 차칸양 2018.05.01 747
4204 꺼지지 않는 불꽃 어니언 2023.04.13 747
4203 목요편지, 두번째 [4] 운제 2018.03.02 748
4202 목요편지 - 마음공부 [1] 운제 2018.06.14 748
4201 목요편지 - 2019년 후반전을 위하여 운제 2019.07.04 748
4200 호기심이 이끄는대로 [2] 어니언 2022.03.24 748
4199 [일상에 스민 문학] 수녀원에서 온 편지 [4] 정재엽 2018.04.04 749
4198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06] 삼국유사 (1부) 제산 2018.07.23 749
4197 [자유학년제 인문독서] 25. 결국, 성한 사과가 이긴다! [1] 제산 2019.05.27 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