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용규
- 조회 수 483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시작된 겨울풍경
자연 속에서 ‘행복숲’을 가꾸며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기 위한 짐을 꾸리던 날. 나는 행복숲의 기반이 조성되는 몇 년 뒤의 봄날을 맞기 위해 이제 다가올 겨울을 담담하게 맞겠다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겨울이 이사로 시작되나 봅니다.
늦게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이삿짐을 싸고 있습니다. 결혼 10년 만에 여섯 번 째 하는 이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실 평수로 따져 9평. 달랑 방 한 칸에 방석만했던 거실을 서재로 활용해 보자고 베란다에 주방을 내고 살았던 상계동의 아파트. 그곳에서 시작해 몇 번의 세를 살다보니 조금씩 세간이 늘었고, 작지만 방도 세 칸인 내 집을 장만해 몇 년 살 수 있었습니다.
나무와 함께 사는 것이 소원인 남편이 행복숲 부지를 마련하겠다 하니 아내는 집을 팔아 그 대금에 보태는 대신 작고 불편한 집을 얻어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행복숲 부지에는 아직 거처를 만들지 못했으니 대략 3년쯤은 불편을 감수하며 10년 전의 삶을 다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아내는 벌써 몇 시간 째 말 없이 짐을 꾸리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분양 받아 살던 집이니 그 정을 떼야 하는 여자의 마음이 오죽할까. 이사할 집이 살던 집보다 작아서 남게 되는 세간은 여기저기 남의 집에 부탁해 맡겨야 하는 형편이니 그 마음이 불편하고도 불편할 것입니다. 바꿔 생각해 봐도 다른 이들처럼 그저 평범하게 직장인으로 살아가지 않고 산으로 가자는 남편이 문득 밉고 미울 것 같습니다.
제게 겨울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 겨울의 춤사위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더 깊이 내 삶을 사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IP *.189.235.111
자연 속에서 ‘행복숲’을 가꾸며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기 위한 짐을 꾸리던 날. 나는 행복숲의 기반이 조성되는 몇 년 뒤의 봄날을 맞기 위해 이제 다가올 겨울을 담담하게 맞겠다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겨울이 이사로 시작되나 봅니다.
늦게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이삿짐을 싸고 있습니다. 결혼 10년 만에 여섯 번 째 하는 이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실 평수로 따져 9평. 달랑 방 한 칸에 방석만했던 거실을 서재로 활용해 보자고 베란다에 주방을 내고 살았던 상계동의 아파트. 그곳에서 시작해 몇 번의 세를 살다보니 조금씩 세간이 늘었고, 작지만 방도 세 칸인 내 집을 장만해 몇 년 살 수 있었습니다.
나무와 함께 사는 것이 소원인 남편이 행복숲 부지를 마련하겠다 하니 아내는 집을 팔아 그 대금에 보태는 대신 작고 불편한 집을 얻어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행복숲 부지에는 아직 거처를 만들지 못했으니 대략 3년쯤은 불편을 감수하며 10년 전의 삶을 다시 살아야 할 것입니다. 아내는 벌써 몇 시간 째 말 없이 짐을 꾸리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분양 받아 살던 집이니 그 정을 떼야 하는 여자의 마음이 오죽할까. 이사할 집이 살던 집보다 작아서 남게 되는 세간은 여기저기 남의 집에 부탁해 맡겨야 하는 형편이니 그 마음이 불편하고도 불편할 것입니다. 바꿔 생각해 봐도 다른 이들처럼 그저 평범하게 직장인으로 살아가지 않고 산으로 가자는 남편이 문득 밉고 미울 것 같습니다.
제게 겨울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나는 이 겨울의 춤사위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더 깊이 내 삶을 사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VR Left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354 |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 어니언 | 2024.12.26 | 1258 |
| 4353 | 엄마, 자신, 균형 [1] | 어니언 | 2024.12.05 | 1261 |
| 4352 |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 불씨 | 2025.01.08 | 1283 |
| 4351 | [수요편지] 발심 [2] | 불씨 | 2024.12.18 | 1325 |
| 4350 | 목요편지 - 아내의 눈물 [2] | 운제 | 2018.10.18 | 1377 |
| 4349 | [일상에 스민 문학] 에필로그 [4] | 정재엽 | 2018.12.26 | 1385 |
| 4348 |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 종종 | 2022.07.12 | 1390 |
| 4347 | [금욜편지 89- 21세기에 프로로 산다는 것은] [4] | 수희향 | 2019.05.24 | 1398 |
| 4346 | [일상에 스민 문학] 휴가 책 이야기 1. | 정재엽 | 2018.08.15 | 1399 |
| 4345 | 목요편지 - 요가수업 [2] | 운제 | 2019.05.09 | 1405 |
| 4344 | 개들은 모르는 것을 보면 짖는다 | 옹박 | 2017.10.16 | 1409 |
| 4343 | 목요 편지 - 회상 [1] | 운제 | 2018.11.01 | 1409 |
| 4342 | 누리는 걸까, 소비당하는 걸까 [1] | -창- | 2017.09.09 | 1411 |
| 4341 | 짜라투스트라가 내 일터에 걸어 들어온다면 | 장재용 | 2020.03.18 | 1414 |
| 4340 | [내 삶의 단어장] 크리스마스 씰,을 살 수 있나요? [1] | 에움길~ | 2024.08.20 | 1415 |
| 4339 | [금욜편지 98- 내가 만드는 나의 미래] | 수희향 | 2019.07.26 | 1418 |
| 4338 | [일상에 스민 문학] 오독(誤讀)할 자유 [2] | 정재엽 | 2018.09.19 | 1419 |
| 4337 | 목요편지 - 북수꽃이 피었어요 [3] | 운제 | 2019.02.21 | 1420 |
| 4336 | 목요편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 운제 | 2018.12.06 | 1421 |
| 4335 | 목요편지 - 5월을 열며 [1] | 운제 | 2019.05.02 | 14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