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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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 이해인 시인의 ‘12월의 엽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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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바꾸고 올 한해 썼던 일기를 꺼내어 다시 봅니다. 아들과 함께 그린 그림일기도 있고, 잘 해석되지 않았던 꿈의 기록도 있고, 일상의 잔잔한 감정의 물결도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떠올리기조차 싫은 기억들도 있습니다. 그 기억들은 대개 불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시 보니 그 마저도 지우고 싶어집니다. 결함을 내보이기 싫어하는 뿌리 깊은 습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삶의 기록 모두가 나의 모습임을 어이하겠습니까? 이해인 시인의 시를 읽으며 부정적인 경험이나 과거 역시 나를 키우는데 소중한 재료들이 될 수 있을 것임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덮으려하거나 피하려하지 않고 충분히 겪는다면 말입니다. 삶의 경험이 모두 값진 것은 아니겠지만 모든 경험들이 중요하다는 마음을 지닐 때 경험은 값진 배움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한 해 동안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2006. 12. 26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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