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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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선잠결에 스쳐가는
실낱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등넝쿨처럼 내 몸을 휘감아서
몸살이 되더라
몸살이 되더라
떠나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세상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었을까
날마다 하늘 가득
황사바람
목메이는 울음소리로
불어나고
나는 휴지처럼 부질없이
거리를 떠돌았어
사무치는 외로움도 칼날이었어
밤이면 일기장에 푸른 잉크로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
이라는 단어를 채워넣고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 이외수,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살에는
--------------------------------------------------
지난 한 해는 양희은 노래의 한 구절이 생각날 만큼 유난히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가을 지나면 어느새 겨울 지나고 다시 가을
날아만 가는 세월이 야속해 붙잡고 싶었지.
내 나이 마흔 살에는..’
나이 마흔은 화살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시작점입니다.
바지 가랑이 잡고 싶지만 세월은 비정하게 매몰차게 달아납니다.
방금 보신각 타종 소리와 함께 저는 마흔의 문지방을 넘었습니다.
마흔…
나에게 마흔은 어떤 의미일까?
젊음이 지나고 나이 들어가는 초입(初入),
너무 늙지 않은 어떤 때,
인생의 허허로움을 느끼는 나이,
매운탕처럼 인생의 혜안이 걸죽하게 우러나오는데, 가장 정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데, 쉽게 버려지는 나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면서 뒷방노인처럼 급속하게 조로해지는 나이,
마흔은 사십이 아닙니다.
마흔은 두 번째 스무살입니다.
마흔 살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야 비로소 저는 노예처럼 바쁘게 살아 온 지난 날을 마감하고 ‘뭘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에서 벗어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가슴 뛰는 일은 무엇일까?’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투명한 제 나이 스무살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마흔은 급속하게 세상의 가치에 영합해가는 나이가 아니라 새롭게 자신에게 눈을 뜨는 젊음의 나이입니다.
공자선생은 마흔을 불혹이라 하여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고 하지만 이천오백년이나 더 지난 지금 마흔은 어느 때보다도 유혹이 많은 나이입니다.
이 유혹의 나이에 저는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배수진을 치고, 단호하게 저의 길을 찾아 나서고자 합니다.
마흔은 인생 제 2막의 장이 열리는 신새벽입니다.
새해 아침에 누에가 껍질을 벗듯이 새로운 나로 태어나기를 소망해봅니다.
‘더 늦기 전에 내 꿈을 찾아서 현실화하리라. 자랑스럽게 나를 칭찬하리라.’
새해에는 바위처럼 굳은 결심을 하지만 작심삼일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각별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정해년에는 가슴에 사무치는 마음으로, 돌아올 곳 없는 가난한 마음으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한 가지에 올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안녕하십니까?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오병곤입니다.
새해에 마음을 나누는 편지로 첫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에 ‘오병곤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저는 두 딸의 아빠이며,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일상을 가슴 깊은 곳의 울컥거리는 소리로 들려 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과 따뜻한 교감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IP *.189.235.111
스무 살에는
선잠결에 스쳐가는
실낱같은 그리움도
어느새 등넝쿨처럼 내 몸을 휘감아서
몸살이 되더라
몸살이 되더라
떠나 보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세상은 왜 그리 텅 비어 있었을까
날마다 하늘 가득
황사바람
목메이는 울음소리로
불어나고
나는 휴지처럼 부질없이
거리를 떠돌았어
사무치는 외로움도 칼날이었어
밤이면 일기장에 푸른 잉크로
살아온 날의 숫자만큼
사랑
이라는 단어를 채워넣고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눈시울이 젖은 채로 죽고 싶더라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 살에는
- 이외수, 그 투명한 내 나이 스무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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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는 양희은 노래의 한 구절이 생각날 만큼 유난히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가을 지나면 어느새 겨울 지나고 다시 가을
날아만 가는 세월이 야속해 붙잡고 싶었지.
내 나이 마흔 살에는..’
나이 마흔은 화살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시작점입니다.
바지 가랑이 잡고 싶지만 세월은 비정하게 매몰차게 달아납니다.
방금 보신각 타종 소리와 함께 저는 마흔의 문지방을 넘었습니다.
마흔…
나에게 마흔은 어떤 의미일까?
젊음이 지나고 나이 들어가는 초입(初入),
너무 늙지 않은 어떤 때,
인생의 허허로움을 느끼는 나이,
매운탕처럼 인생의 혜안이 걸죽하게 우러나오는데, 가장 정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데, 쉽게 버려지는 나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면서 뒷방노인처럼 급속하게 조로해지는 나이,
마흔은 사십이 아닙니다.
마흔은 두 번째 스무살입니다.
마흔 살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야 비로소 저는 노예처럼 바쁘게 살아 온 지난 날을 마감하고 ‘뭘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에서 벗어나 ‘내가 잘할 수 있는 가슴 뛰는 일은 무엇일까?’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투명한 제 나이 스무살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마흔은 급속하게 세상의 가치에 영합해가는 나이가 아니라 새롭게 자신에게 눈을 뜨는 젊음의 나이입니다.
공자선생은 마흔을 불혹이라 하여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고 하지만 이천오백년이나 더 지난 지금 마흔은 어느 때보다도 유혹이 많은 나이입니다.
이 유혹의 나이에 저는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배수진을 치고, 단호하게 저의 길을 찾아 나서고자 합니다.
마흔은 인생 제 2막의 장이 열리는 신새벽입니다.
새해 아침에 누에가 껍질을 벗듯이 새로운 나로 태어나기를 소망해봅니다.
‘더 늦기 전에 내 꿈을 찾아서 현실화하리라. 자랑스럽게 나를 칭찬하리라.’
새해에는 바위처럼 굳은 결심을 하지만 작심삼일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서, 각별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정해년에는 가슴에 사무치는 마음으로, 돌아올 곳 없는 가난한 마음으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한 가지에 올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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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오병곤입니다.
새해에 마음을 나누는 편지로 첫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에 ‘오병곤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저는 두 딸의 아빠이며,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일상을 가슴 깊은 곳의 울컥거리는 소리로 들려 주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과 따뜻한 교감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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