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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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위궤양의 원인이 세균(H. Pylori) 감염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따라 항생제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은 의학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를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인 베리 마셜 박사이다. 그는 자신의 관찰을 믿으려 하지 않았던 동료들의 태도에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 박테리아 농축 튜브를 집어삼킴으로써 그것이 위궤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의학계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 [치유] 중에서, 다비드 세르방-슈레베르 지음 -
----------------------------------------------------------------- 우리는 늘 크고 작은 설득의 상황에 부딪힙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남들에게 쉽게 설득 당한다고 생각하며 정작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설득의 심리학’과 같은 책이 스테디셀러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책을 보면 설득을 위한 6가지 핵심법칙이 나옵니다. 읽다보면 그동안 자신이 왜 그렇게 쉽게 설득 당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지며 각종 세일즈 기법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너무 비즈니스 관점에서 설득의 문제를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설득 당하는 것은 왠지 손해 보는 일이며 늘 주의를 기울여 방어해야 할 것 같은 경각심이 일어납니다. 설득은 과연 그런 것일까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먼저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할까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베리 마셜 박사는 동물실험에서 헬리코박터 균이 위궤양과 위염을 일으킨다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는 결국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하여 직접 박테리아 튜브를 삼키고 감염됨으로써 연관성을 스스로 입증해 보입니다. 19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 사람들은 토마토에 독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토마토 열매를 먹지 않았습니다. 이에 1831년 로버트 존슨이라는 사람은 대중들의 맹신을 깨뜨리기 위해 스스로 엄청난 양의 토마토를 먹음으로써 토마토에 독이 없음을 증명해보였습니다. 제가 아는 정신과 의사는 용어에서부터 풍기는 무시무시한 느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전기충격요법’의 안정성을 입증해보이기 위해 스스로 전기충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증거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꺼이 ‘자기’를 실험대상으로 삼아야합니다. '자기실험(self experimentation)’과‘자기증거(self evidence)’의 삶이야말로 ‘요령으로서의 설득’이 아니라 ‘영향력으로서의 설득’이며 '승패로서의 설득'이 아니라 'win-win으로서의 설득'이 될 것입니다. 당신의 동료에게, 당신의 고객에게, 당신의 가족에게 설득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먼저 설득의 증거가 되어보십시오.
- 2007. 1. 16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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