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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7일 14시 21분 등록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모두들 건강을 챙기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시간을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날씨입니다. 귀밑의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코털이 하얗게 변해가고 해 놓은 것은 없는데 잡지 못하는 세월이 마음을 잡고 있습니다.

 

이번 달 동안 끊임없이 책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무렵에 지은이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더 이상 손이 가지 않는 책들을 책꽂이에서 빼내었습니다. 몇 번에 걸쳐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손이 가지 않았던 책들을 회사에 가져다 놓고 회사원들이 가져가도록 두었습니다. 몇 명의 사원들이 책을 가져가지만 그들의 책상에 그냥 책이 놓여져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읽어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공짜로 생긴 책에 손이 가기 쉽지 않은 법이지요. 무엇이든 대가를 지불해야 애착이 가는가 봅니다. 사원들이 가져가고 남은 책은 모아서 중고서점에 가져다 주고 얼마만큼의 돈을 돌려받았습니다. 아이들이 보던 책들의 일부는 다른 회사에 사는 후배가 회사에 놀러 왔을 때 주었습니다.

 

그 후로 작은 돈을 돌려 받아서 그런지 자꾸 책꽂이 앞에 섭니다. 저 책을 다시 읽을 것인가? 저 책을 읽고 나는 무엇이 변하였는가? 저 책을 저기 두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그런 질문에 답을 주지 못하는 책을 계속해서 솎아 내었습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 그리고 그 유한한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지 나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아깝지만 책을 정리하기로 합니다. 몇 번에 걸쳐 정리를 하고 팔고나니 또 채우고 싶어하는 욕망이 꿈틀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런 연유로 오늘 중고서점에 가서 시집 몇 권을 사 들고 왔습니다.

 

요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네가 안다고 착각하는 것 모든 것을 나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버리고 새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가?

 

그렇게 질문을 하고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가 여전히 넘어지는 것은 두렵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서 막상 걸어가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시 용기를 내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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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8 06:02:56 *.41.83.203

챡장 정리하는 것,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일 년이 아니라, 몇 년 내내 손길 한 번 주지 않는 책이래도 솎아내기 쉽지 않거든요.

저도 용기를 내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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