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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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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3일 08시 27분 등록

낭가파르바트 봉우리가 눈보라에 휩싸이는 밤에, 비행 진로를 상실한 새들은 화살이 박히듯이 만년설 속으로 박혀서 죽는다. (중략) 눈 속으로 날아와 박힌 새들은 비행하던 포즈대로 죽는다. 낭가파르바트 북벽에 부딪치는 새들은 화살처럼, 총알처럼, 바람처럼 죽는다. 그것들의 시체 위에서 날개 달린 몸으로 태어난 그것들의 꿈은 유선형으로 얼어붙어 있고, 그 유선형의 주검은 죽어서도 기어코 날아가려는 목숨의 꿈을 단념하지 않은 채, 더 날 수 없는 날개를 흰 눈에 묻는다. 낭가파르바트를 동행 없이 혼자서 오르는 과묵한 등반가들이 눈 속에 박힌 새의 시체를 눈물겨워 하는 것은 그 유선형의 주검에서 자신의 운명을 읽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하되 만년설에 묻힌 날개의 꿈은 그 떠도는 종족의 운명 속에서 부활하는 것이어서 모든 새들은 마침내 살아서 돌아온다.

-김 훈의 자전거여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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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은 눈으로가 아니라 오감으로 읽힙니다. 이 글 역시 그렇습니다. 읽다보면 히말랴야의 미친 듯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몸이 오싹해지고 귀가 에이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만년설에 꽃혀 있는 새들의 눈동자가 아른거립니다. 나는 장면 속으로 걸어들어갑니다. 그 새의 감지 못한 부릅뜬 눈을 쓸어내립니다. 그때 얼어붙은 비행의 꿈이 얼음조각이 되어 내 혈관을 타고 들어가 정신이 번쩍 납니다.

지난 주말에 새로 들어온 연구원들과 함께 구 선생님을 모시고 남해에 다녀왔습니다. 프로그램에는 가상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새로 온 연구원들은 자신의 죽음을 가정하며 살아있는 이들에게 사자(死者)의 메시지를 전하였습니다. 여기저기서 흐느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 울음에는 억울함, 애?㉯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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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2007.04.04 13:46:06 *.133.120.2
인용해 주시는 글은 정말 오감으로 읽혀지는 느낌입니다. 조금 전에 점심식사를 하고 사무실에 들어와 읽었는데, 잠시 다른 세상을 다녀온 듯하여 마음이 좋습니다 ^^ 회사에서의 일상은 종종 가슴을 치는 답답함을 몰고오기도 하거든요. 저는 평소에 죽음에 대해 별로 생각을 안하고 사는 편이라 기회가 없었는데요, 한번 생각해 보니 죽음 앞에서는 어떤 문제도 어렵거나 심각할 것이 없는 것 같네요.. Steve Jobs도 삶을 살아가는 tool로써 내일 죽는다고 가정해 보는 것을 얘기하던데요, 정말 효과있는 방법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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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섭
2007.04.04 23:27:04 *.176.228.188
굉장히 좋은 글입니다... 감동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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