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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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지면 우선 자신의 경계를 잃어버리고 상대에게 속할 것 같은 두려움과 상대에 의해 조정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자율성을 지키고 싶은 욕구 등이 나타나게 된다. 더구나 공격성이 튀어나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파괴하고 해를 입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너무 친밀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봉쇄하게 만든다.
- 정신과 의사 김 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중에서 -
-------------------------------------------------저는 정신과 의사로서 상담을 할 때 늘 사랑에 대한 질문을 빠뜨리지 않고 물어봅니다.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적어도 자신과 타인을 신뢰할 줄 알고, 자기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어느 정도 정신적 능력을 평가하고 향후 경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떨어져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큼이나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존재합니다. 특히 부모로부터 존재 자체로 사랑받지 못했고, 과잉개입이나 무관심(냉대)속에 자라온 사람들은 더더욱 두려움이 큽니다. 사람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부족하고 사랑에 대한 불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여러가지 두려움이 피어납니다. 첫째는 자신의 실체나 감추어 둔 면들이 갈수록 드러나 상대가 실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둘째는 자신과 상대의 감정이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신감 혹은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입니다. 셋째는 자신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결국 사랑은 떠나고 자신은 다시 상처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꾸 상대를 사랑하지 않고 테스트하려듭니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지나친 관심과 헌신을 요구하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이유로 다툼을 벌이거나 갑작스럽게 냉담해지기도 합니다. 이들은 결국 헤어질 빌미를 잡거나 스스로 제공하여 '때 이른 관계정리'를 시도함으로써 자신의 두려움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었음을 입증해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뚫고 상대와의 페이스를 맞춰가며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냐구요?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만이 삶을 온전히 느낄 수 있고, 제대로 배울 수 있고, 확 달라질 수 있고, 줄기차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랑이 주는 두려움을 뚫고 지나가야 합니다.
- 2007. 7. 18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1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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