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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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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9일 00시 13분 등록
제목을 보고 살짝 놀라셨나요? ^^ 시인 김선우의 산문집 제목입니다. 주로 외국 시에 붙여쓴 사랑론인데요, 이 제목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에서 따왔군요.


맹랑한 자의식, 화려한 언어, 균형잡힌 사회의식을 두루 갖춘 김선우의 세 번째 산문집입니다. 첫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에서 ‘몸의 언어’로 새 지평을 연 저자가 마음먹고 사랑에 포문을 열었군요.


그녀는 단언합니다. 호모 파베르, 호모 루덴스, 호모 사피엔스 등 인간을 정의하는 숱한 학명들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호모 에로스라구요. 사람은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존재라는 거지요. 그게 전부라는 겁니다.


어차피 삶은 한바탕 난장이요, 내가 인지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긴 숨이니 상처받을까봐 두려워 움츠리지 말고 맘껏 사랑하라고 권합니다. 어디서도 구걸해본 일 없는 이들이 사랑을 구걸하게 되고, 어디서도 복종해보지 않은 이들이 스스로 그대의 종이 되겠노라 뜨거운 입술로 노래하게 하는 놀라운 힘- ‘정상적인 사람에게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주목의 상태’야말로 삶의 중심이라는거지요.


그러면서 김선우는 세상의 모든 사랑, 사랑의 단계와 오고감에 대해 언급하는데요, 가꾸고 변화시키지 못하면 사랑은 퇴색되고야 만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더 이상 키워나가지 못하는 순간부터 사랑이 시들기 시작하는거지요. 사랑이 퇴색하여 더 이상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지 않을 때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둔 감옥을 열어주라고 하네요. 다시는 사랑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가여울 뿐, 이별은 괜찮다고 하면서요. 내가 성숙하는 만큼 성숙한 관계가 새로 다가올 것이니까요.


김선우의 연애는 한 이성과의 관계로 좁혀지지 않습니다. 사랑의 힘이 그 모든 세계의 상처들로 자신을 확장시키고, 자신을 끝없이 창조시키지 못한다면, 그 사랑은 동굴로 처박히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칼 마르크스와 체 게바라를 사랑하고, 니체를 읽을 때마다 짜릿한 관음의 쾌감을 느끼며, 달라이 라마에게서 에로스를 느낀다는 김선우, 이 여름에 그녀의 열정을 훔쳐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휴가 떠나는 가방에 한 권 찔러넣으면 아주 어울릴 것같은 책입니다.



생텍쥐뻬리, “사랑이란 나의 안내로 그대가 그대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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