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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3일 08시 54분 등록

어느 산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여름 숲이 무성합니다. 들꽃이 간밤에 내린 비로 싱싱하게 젖어있습니다. 물방울이 구르는 이파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 중의 하나입니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노래 부르고 춤추듯 당당하게 살고 있는 인생을 보는 듯합니다. 길이 막히고 들어 선 길을 되집어 나오는데, 큰길가 어느 집 이층에서 개 한 마리가 내장이 쏟아질 듯이 짖어 댑니다. 어느 놈인가 하고 올려 다 보았더니 아주 작은 종의 개입니다.


문득 저렇게 세상을 향해 짖어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나도 한 때 저렇게 짖어 대지는 않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세상에 대한 분노, 자신에 대한 분노를 저렇게 안전한 곳에서 짖어 댄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나를 전부’ 걸고 땀 흘리는 대신 저렇게 울타리 안에 몸을 안주시키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적은 몫에 분개하고 목소리 높여 아우성치며 살아 온 것은 아닌 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악스레 짖어대는 개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일을 이루려면 자신을 걸 줄 알아야 한다. 이루어져도 내 탓이고 이루지 못해도 내 탓이 되도록 나를 믿고 나에게 성패를 맡겨두어야 한다. 결국 자기를 걸지 못하면 이룰 수 없다. 아주 낮은 목표를 잡거나 도박으로 보일 만큼 아주 높은 목표를 잡지마라. 낮은 목표는 애쓰지 않아도 이루기 쉽기 때문에 안전하다. 실패도 없겠지만 이룬 것도 없다. 끝내성취가 없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로또 같은 목표를 정하지도 마라. 너무 높은 목표는 전력을 다하게 하지 못한다. 어렵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부터 변명이 준비되어 있다. 지나치게 높은 리스크를 선택하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한 번도 신에게 봉사한 적이 없는 사람이 느닷없이 신을 찾는 것과 같다. 땀 대신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나를 전부 걸지 못하면 돌아오는 몫도 적다. 그런 면에서 길게 보면 세상은 공평하건만 적은 몫밖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세상에 대해 분개하고 짖어 댄다면 저 개와 다를 것이 없다.


개 한 마리가 오늘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 50:50 인 인생을 살아라. 애쓰면 얻고 애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인생을 살아라. 사람으로 네 몫을 다하고 그 다음은 맡겨두어라. 그 다음은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투덜대지 마라. 나는 저렇게 짖어대는 개가 참으로 싫구나. 아마 신도 투덜대는 사람을 미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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