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구본형
  • 조회 수 3637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7년 8월 17일 18시 49분 등록

며칠 전 새벽이 밝아 오면서 구름들 사이로 유난히도 푸른 하늘이 걸려 있었습니다. 간밤에 돌풍이 불어 하늘에 걸린 지저분한 우수들을 모두 거두어 갔나 봅니다. 이윽고 해가 떠오르고 동쪽 하늘을 온통 물들이기 시작하는데, 그 날 그 해는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온 하늘을 다 붉게 색칠하기로 마음을 먹었나 봅니다. 주위의 구름들이 모두 붉어지고 나는 숨 쉬기 조차 어려워 입을 벌리고 그 추이를 지켜보았습니다. 구름 밑으로 석양처럼 아침노을이 차오르자 어떤 아름다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하루 속으로 나는 풍덩 뛰어 들었습니다.


나는 웃통을 벗은 채 데크에 뛰어 나가 누웠습니다. 여름답지 않은 청명한 바람이 살갗 위로 불어 가는 데, ‘내가 살아 있구나’ ‘내가 살아 있구나’ 얼마나 감탄하게 만들었는 지 모릅니다. 이윽고 해는 산위로 다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쳐다 볼 수 없는 눈부신 위용으로 날을 깨워 밝게 합니다.


문득 이 세상을 살며 즐길 수 있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하루하루가 고마워 할 일 특별한 일 축하해야할 일로 가득하다는 알 수 없는 확신이 밀려들었습니다. 기쁨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얼핏 깨달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생긴 행운이 내게도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마치 나에게 그 좋은 일이 생겨난 것처럼 온전하게 그들의 기쁨을 나눌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밀려들었습니다. 햇빛에게 좋은 일이 생겼구나. 그리고 그 기쁨이 구름에게도 붉고 상서로운 빛깔로 스며드는구나. 그 사람의 일이 내 일로 스며 그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될 수도 있겠구나. 바로 그 때 그것이 나에게도 일어나는 경이로움이구나.


그 날 아침 기쁨으로 가득했습니다. 나도 그 구름들처럼 아침노을로 그렇게 아름다워졌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나를 즐겁게 하고 여러분들도 기쁘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며칠 전 그 날 아침 그 찬란한 아름다움을 당신도 보았는지요 ?


*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홍승완입니다. 구본형 소장님께서 오늘 편지 발송을 부탁하셨습니다. 그런데 메일을 늦게 발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구본형 소장님께서는 8월 14일부터 20일까지 3기 연구원들과 함께 해외 연수를 다녀오십니다.
IP *.189.235.111

프로필 이미지
김신웅
2007.08.19 01:44:59 *.47.91.179
아하, 그 날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저는 실제로 보진 못했고 그날 저녁에 우연히 어느 블로그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 포스트의 제목이 '불타는 북한산'이어서 저는 처음에 단순하게 제목만 보고는 "북한산에 불났나?"하고 클릭해서 보게 되었는데 묘한 느낌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저번 주 금요일에도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는 황홀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그 날도 돌풍이 지나간 다음 날이었던 것 같은데 유난히 맑은 파란하늘에 새하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더군요. 머리 속으로 상상만 해 오던 것이 현실에서 완벽하게 재현된 모습의 '진짜 뭉게구름'을 보는 듯해서 지켜보는 순간순간 정말 짜릿했던 것 같습니다.

비가 온 뒤에는 땅이 더 단단해진다고 하지만, 돌풍이 한 번 휘몰아치고 간 뒤에는 하늘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과 하얗고 폭신폭신한 뭉게구름 그리고 새파랗게 맑은 하늘로 자연은 우리들에게 감동과 황홀감이라는 멋진 선물을 안겨주나 봅니다.

그런데 한여름이라서 그런지 더위는 물러갈 생각을 안 하네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36 화요편지 - 오늘도 덕질로 대동단결! 종종 2022.06.07 639
4335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종종 2022.07.12 686
4334 뭐든지는 아니어도 하고 싶은 것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마음 [2] 어니언 2023.11.23 689
4333 [수요편지] 똑똑함과 현명함 [1] 불씨 2023.11.15 692
4332 [내 삶의 단어장] 오늘도 내일도 제삿날 [2] 에움길~ 2023.06.12 695
4331 작아도 좋은 것이 있다면 [2] 어니언 2023.11.30 702
4330 역할 실험 [1] 어니언 2022.08.04 705
4329 [늦은 월요 편지][내 삶의 단어장] 2호선, 그 가득하고도 텅빈 에움길~ 2023.09.19 716
4328 [수요편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조직문화 불씨 2023.10.11 719
4327 [수요편지] 허상과의 투쟁 [1] 불씨 2022.12.14 721
4326 등 뒤로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3] 어니언 2023.12.28 722
4325 [수요편지] 장미꽃의 의미 [1] 불씨 2023.12.05 724
4324 [월요편지-책과 함께] 인간에 대한 환멸 [1] 에움길~ 2023.10.30 727
4323 목요편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운제 2018.12.06 730
4322 두 번째라는 것 어니언 2023.08.03 733
4321 목요편지 - 거짓말 [2] 운제 2019.03.15 734
4320 모자라는 즐거움 [2] -창- 2017.08.26 736
4319 목요편지 -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다 [3] 운제 2019.01.03 736
4318 충실한 일상이 좋은 생각을 부른다 어니언 2023.11.02 736
4317 케미가 맞는다는 것 [1] 어니언 2022.09.15 737